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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팔일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 천재의 재벌 1등 도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구월팔일
작품등록일 :
2023.01.30 21:54
최근연재일 :
2023.03.07 12:20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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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32
추천수 :
747
글자수 :
217,636

작성
23.03.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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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한 번에 두 탕

DUMMY

'뭐?'


도진의 눈썹이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도 그럴게, 단지 못 해서 싫어한다니?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지?


'그런 사람도 아니잖아?'


그런 사람도 아니었다.


욕심 많고, 능력 좋은. 그런 사람이었다.

여태까지 봐온 거로는 그랬다.


"흐음."


유병철 회장이 숨을 내뱉고는 등을 보였다.

그러고는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마치 옛 기억이라도 회상하듯 입을 떼기 시작했다.


"돈은 마치 도구와 같네. 사람에 따라 주 종목이 다른 법이지. 누구에게는 톱이 가장 잘 맞을 테고, 누구에게는 망치가 가장 잘 맞을 터야. 헌데, 난 투자에는 젬병이었네. 그러니까 몸서리를 치는 게지. 내 한평생 써본 적도, 쓸 줄도 모르는 도구를 자꾸 강요하니, 오히려 애꿎은 손만 찧고 피나 몇방울 흘리더군."


그가 말하는 동안, 넓은 창틀에서 쏟아지는 눈부신 햇빛이 고스란히 그를 비추었고 그 광경이 마치 신선과 같아서 잠시도 눈과 귀를 뗄 수가 없었다.


"나에게 맞는 도구는 스타트업 투자가 아닌, 사업이었던 게야. 고로, 내가 몸서리치는 것이고. 헌데, 모든 사람이 자기한테 맞는 도구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건 아닐세. 사람의 명이라는 게 참 짧으니까. 나는 운이 좋은 게지."


그가 다시 뒤돌아, 도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자네 또한 운이 좋은 거고.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되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두둑이 건질 수 있을 게야. 어디 한번 밑천 삼아서 자네가 말했던 거, 해보시게. 그 거시기, 세계 최고 기업 어쩌고 하지 않았는가?"


마주 본 눈을 피하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밀히 말하면 그는 스타트업 투자를 못 하는 게 아니었다.


노력만 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타고난 감각하며 승부사 기질이 증명된 사람이니까.


다만, 사업을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투자를 안 하는 것뿐이었다.


저 정도의 사람이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그게 투자건 사업이건, 하다못해 직장을 다니는 거던 평균 이상의 성과를 무조건 내보일 것이 당연하다.


'욕심도 이길 줄 아는 사람이네.'


욕심조차 이길 줄 아는 사람, 도진은 그를 이리 평가했다.

태생적으로 욕심이 많지만, 그것에 먹히지 않고 자신이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쥐고 가는 사람이다.


보미가 유병철 회장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테이블에 있던 보리차 한 잔을 따라 건네주며 말했다.


"기술 인계도 사업 삼아 빠르게 사버리시지, 액션이 과하셨던 거 아시죠?"


아직도 그날에 앙금이 남아있었나 보다.

말에 뼈가 있었다.

그만큼 그의 심신이 걱정됐다는 뜻이니, 유병철 회장도 애교로 받아들였다.


"이눔이! 나한테는 이게 손 안 대고 코 푼 거랑 똑같은 게야.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는데 굳이 왜 손을 써? 난 남들처럼 펑펑 쓰려고 버는 거 아니다."


두 사람의 모습이 제법 보기 좋았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도진도 웃고 있는 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고,


"회장님, 정 박사님 준비되셨답니다."


직원이 얼굴을 빼꼼 들이밀었다.


"그래, 자네 둘은 어서 따라들 가서 일 보시게. 이만하면 이야기 많이 나눴어."


꾸벅 인사하며 돌아 나가는 둘의 등에 대고 유병철 회장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음에 올 때 좋은 소식 한 아름 들고 오이."



쾅!-


굳게 닫힌 문 안의 유병철 회장은 조금 슬퍼 보이면서도 기뻐 보였다.


'자네들이었으면 좋았을 것만. 아니, 자네들의 반 정도만 되었어도.'


노장의 깊은 한숨이 문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



"이 안에 계십니다."


한 직원이 김진혁과 정 박사란 사람이 있다는 방으로 도진과 보미를 안내했다.


도진과 보미는 김진혁이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지만, 그는 몰랐던 거 같다.


둘이 등장하자마자 대놓고 소스라치게 놀란 모습을 보였다.


"어, 어!"


하지만 둘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옆에 있는 정 박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정도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최보미입니다."

"하하, 정 박사라고 불러주시죠."


정 박사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미동도 없었다.


'뭐야?'


중요한 손님이 온다고 해서 오랜만에 쫙 빼입고 준비 중이었건만, 김빠지는 순간이었다.


'아, 아니다.'


아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리 없었다.

분명 중요한 손님이 온다 했으니, 이 둘은 그분이 오시기 전에 미리 와서 이것저것 확인해 보는 사전 요원 같은 것일 거다.


그리 생각했다.


"에혀."


이 좁은 방에 사전 체크할 게 뭐가 있다고 유난을 떠는지.


정 박사는 짧은 한숨을 내뱉고 벽에 비스듬히 기댔다.

아까까지 정자세로 서 있던 탓에 허리며 무릎이며 온몸이 쑤신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쟤들이 나가야 중요한 분이 오시는 거니까, 그 틈에 쉴 요령이다.


"함부로 만지면 고장 나요."


도진이 검은색 센서를 손에 들자, 정 박사가 바로 경고했다.


"이거 엄청 비싼 거야. 괜히 말썽 피우지 말고, 얼른 가서 모셔 와."


비스듬히 기대있는 상태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어른스러운 말이었다.


'열심히 일하려는 건 좋은데, 젊은이가 벌써부터 신세 조지면 안 되니까.'


사실 저 기계가 그리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장 내서 쌩돈 나가는 건 아깝잖아.


그리 생각 중이었는데, 자신을 도진이라 소개한 남자가 건방진 질문을 했다.


"딱 세 가지만 물을게요. 첫째, 설치하는 데 비용 많이 드는지. 둘째, 철거에는 많이 드는지. 셋째, 재활용 가능한지. 이를테면 한번 쓰고 다른 곳에서 또 사용할 수 있다거나, 그런 거요."


비스듬히 있던 자세를 다시 곧추세웠다.

'이제 갓 스물 되어 보이는 짜식이.'

사전 체크 알바 주제에 시건방지게 구는 모습이 상당히 거슬렸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입을 열려는 찰나,


"니가 알 바!···?"

"네! 설명드리겠습니다!"


갑자기 김진혁이 큰 목소리로 끼어드는 바람에 정 박사의 목소리가 묻혔다.


'평소에 묻는 말에도 개미만 한 목소리로 대꾸하던 녀석이?'


목소리 자체가 작은 놈이라 생각했건만, 그건 아니었나 보다.


지금 말하는 걸 보니 목청이 제법이었다.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도 잊은 채 그냥 넋 놓고 바라보기만 했다.


"비용 얼마 안 듭니다! 설치, 철거 둘 다요. 아직 정확한 금액은 안 나왔으나 정말 적게 들어요. 그리고 기계가 충격으로 망가지지 않는 한은 계속 재활용 가능하고요."


그렇단 말이지?


도진이 손으로 입술을 쓸며 괜스레 탁자 위에 놓인 장치들만 훑어봤다.


'비용도 안 들고, 사실상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원했던 말이긴 한데.


단순히 거래처 뚫고 매출만 많이 만들어 오라고 했으면 쉬웠겠는데.


수성을 압도적 위치에 올릴만한 무기로 사용해야 한단 말이지.


도진이 고민하는 동안, 보미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재차 물었다.


"이거, 저번에 우리가 사무실에서 봤던 거처럼 이미지는 안 나오죠?"


저번 시연 때는 장치 속 스크린에 사무실 모습이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거기서 빨간 점이 김진혁의 발걸음에 맞춰 움직였고.


"그건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사각형 방이 있으면, 전에 보여드린 거처럼 그 방 안에 있는 침대며 옷장이며 이런 건 안 나오고요, 방이 사각형 모양이구나, 정도 알 수 있을 만큼만 반영됩니다."


한 마디로 설계 도안처럼 나온다는 뜻.


보미는 약간 실망한 듯했다.


그래도 도진은 이게 어딘가 싶었다.


'아예 안 될 수도 있었어.'


가능성만 보고 질렀는데, 어찌 되었건 굴러가는 기술이었다.


이 정도면 굳이 사기 안 쳐도 됐을 거 같은데.


뭐, 사람 속은 모르는 거니까.


도진이 보미에게 말했다.


"갈까요?"

"그래요."


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순식간에 나가버렸고,


정 박사가 혀를 쯧. 찼다.


"요즘 젊은것들은 예의가 없어요. 내가 지 신세 생각해서 조언 해준 건 그렇다 치고, 나가면서 안녕히 계시라고 인사는 해야 되는거 아냐?"


가만히 있는 김진혁의 팔을 툭 쳤다.


"그치?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근데, 너 목소리 크더라? 평소에도 그렇게 좀 해. 그간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


그러자 김진혁이 마치 빈혈이라도 온 듯 두 팔로 테이블을 짚으며 몸을 지탱했다.


"야, 야! 뭐야? 내가 방금 툭 쳤다고 엄살피우냐? 일어나 짜샤."


모가지가 겨우 달려있는 사람마냥 터덜터덜 고개를 저을 뿐이다.


"박사님, 오늘 오기로 한 중요한 분·· 저 사람들 맞아요."


"뭐, 뭐??"


그게 무슨?


끽 해봐야 대학생 같은 남자애 하나랑 이제 갓 대리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애가 중요한 분?


정 박사는 심히 부정에 부정을 거듭하다가, 이내 고개를 떨궜다.


미국 유학 시절, 자신과 비교 하는 게 미안할 정도의 천재들을 얼마나 많이 봐왔는가.


굳이 그게 아니어도, 어디 명망 높은 집안의 자제들일 수도 있다.


'수성 가 사람일 수도 있지.'


"씨팔, 인생 조졌네."


그리 읊조리는 정 박사의 낯빛은,

흙빛이었다.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하루였다.


'수성 그룹만의 유일한 무기···'


피곤하지만, 집에 가지 않았다.


도진은 홀로 사무실에 돌아와서 죄 없는 긴 테이블만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리며 깊은 고뇌에 빠져있었다.


아까는 모두 함께여서 시끌벅적했지만, 지금은 적막만이 가득했고 도진은 왠지 모르게 이 분위기가 싫지 않았다.


'많이 컸네.'


많이 컸다.


무턱대고 한국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런 멋진 사무실도 갖췄고 능력 좋은 직원들도 뒀으며 수성 그룹···.


고개를 저었다.


'감상에 빠질 때가 아니지.'


모두가 엄두도 내지 못하게끔 할 수 있을 만한··


위치 파악 기술이란 게 참 쓸모는 많았다.


군대, 경찰서, 소방서, 광산, 건설 등등의 모든 위험한 현장에서 정말 쓸모 있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이걸 엮어서 하나의 큰 뭉텅이를 만들려고 하니 막히는 것.


지금도 머릿속에 수없이 많은 책 구절이 떠오르지만 아쉽게도 지금 상황에 딱 맞는 구절은 없었다.


'무조건·· 있긴 할 거 같은데.'


[좋은 기술을 잘 팔 수 없다면, 그건 좋은 기술이 아니다.]


"그건 파는 사람 능력이고."


사실 생각해둔 게 있긴 했다.

다만 확신이 없을 뿐이었고.


평소라면 거침없이 내뱉었을 테지만,

그러기엔 사이즈가 너무나 방대했다.


무엇보다 그 생각이 효용성 있으려면 기술의 실체를 알았어야 했는데, 오늘에서야 파악했고.


그 결과는,


'완벽했다.'


일단, 유병철 회장에게 보고하기 전에 모두 모였을 때 회의를 해볼 생각이다.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


'어? 그러고 보니."


시간을 보니 8시.


퇴근할 때 업무 보고를 남기라고 했건만, 여태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도진이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다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대표님!

"퇴근 안 했어요?"

-당연하죠, 아직 8신데요?

"일이 많아요? 별로 없을 텐데?"

-에이, 일 많다고 야근하나요. 그냥 하는 거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원래 컨설턴트는 그렇잖아요. 고객사 눈치 봐야되니까 어느 정도 야근 하는거죠.

"일 없으면 퇴근하세요. 바로."

-네, 네?

"바로 하세요. 그리고 내일은 저도 현장에 가봐야겠네요."


뭐라 뭐라 웅얼거리는 소리를 무시하고 바로 끊어버렸다.


원 힌트는 가오가 생명이지.


이왕 이렇게 된 거, 한 번에 두 탕 뛰어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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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여태 한 것중에 가장 사이즈 큰 일. 23.03.05 452 4 13쪽
36 일단 하나 해치우고. +1 23.03.04 495 8 12쪽
» 한 번에 두 탕 23.03.03 544 6 12쪽
34 주식 회사 One Hint 23.03.02 610 7 12쪽
33 누가 누가 더 잘났나. 마무리 +2 23.03.01 666 13 12쪽
32 누가 누가 더 잘났나 23.02.28 714 12 13쪽
31 강다정 너 실력 좀 보자 +3 23.02.27 762 16 13쪽
30 정도진이라는 초 우량주 +4 23.02.26 825 16 13쪽
29 노장의 내막과 뜻밖의 +3 23.02.25 855 16 14쪽
28 진짜 노장 +3 23.02.24 876 16 14쪽
27 도진의 신원 확인 +3 23.02.23 959 18 14쪽
26 위치 파악 기술은 과연 혁신인가? +2 23.02.22 932 15 11쪽
25 뮤즈 갤러리 마무리와 하루에 두탕 +3 23.02.21 944 18 12쪽
24 뮤즈 갤러리 3 +4 23.02.20 955 21 14쪽
23 뮤즈 갤러리 2 +2 23.02.19 1,000 16 12쪽
22 뮤즈 갤러리 +3 23.02.18 1,031 18 13쪽
21 새로운 일이 쏟아진다 +3 23.02.17 1,057 12 11쪽
20 사자, 여우, 토끼 +1 23.02.16 1,122 11 13쪽
19 유병철 회장에게 눈도장 +1 23.02.16 1,151 17 12쪽
18 포부, 씨앗, 엄청 큰 판으로. +3 23.02.15 1,297 17 13쪽
17 배달 대행업4 +1 23.02.14 1,220 13 12쪽
16 배달 대행업3 +3 23.02.13 1,222 16 13쪽
15 배달 대행업2 +1 23.02.12 1,288 17 14쪽
14 굳건한 입지와 새로운 컨설팅 +1 23.02.11 1,370 18 13쪽
13 도움닫기 +1 23.02.10 1,428 22 13쪽
12 양쿠 캔들 마무리와 더 깊이 +2 23.02.09 1,467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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