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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팔일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 천재의 재벌 1등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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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팔일
작품등록일 :
2023.01.30 21:54
최근연재일 :
2023.03.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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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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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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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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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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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위치 파악 기술은 과연 혁신인가?

DUMMY

"안녕하세요. 정도진입니다."

"최보미에요."

"주도형입니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름은 주도형이었다.

도진이 먼저 그와 악수를 했고, 보미가 이어서 악수할 때.


사무실을 전체적으로 훑어봤다. 들어왔을 때부터 평범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더욱 짙어졌다.


'10평 남짓한 사무실.'


사무실용 책상이 5개 있었는데, 그중 사람의 흔적이 보이는 책상은 단 하나뿐이었다. 나머지 4개는 꽤 오랜 시간 사용 안 한 거 같았다. 멀리서 봐도 먼지가 보일 정도니까. 유일하게 흔적이 있는 책상도 그리 멀쩡한 편은 아니었다. 그냥 컴퓨터 하나만 달랑 놓여 있을 뿐, 자질구레한 사무 용품은커녕 볼펜 한 자루조차 보이지 않았다.


'최소한 사람 두 명 흔적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보미 씨와 나를 반긴 주도형, 그리고 삐쩍 마른 사람. 총 두 명이니까.


시선이 사무실 곳곳을 향하던 중, 갑자기 도진의 앞에 삐쩍 마른 사람이 나타났다. 기척 없이 등장해서 깜짝 놀랐지만, 최대한 덤덤히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정도진입니다."


도진은 속으로만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진혁이에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의 김진혁은 맞잡은 손에도 힘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바람 불면 날아갈 거 같은 인간상이다.


사무실 구경을 조금 더 하고 싶었지만, 눈앞에 김진혁이 있는 이상 불가능할 거 같았다. 이대로 있기가 뻘쭘해서 보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주도형과 태블릿 PC를 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저쪽으로 가볼까요?"


도진은 애써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허약한 김진혁과 사이좋게 걸어갔다.


가까이 가자 보미가 빨리 오라고 재촉했다.


"빨리 와서 이것 좀 봐봐요. 이게 위치 파악하는 장치래요."


생긴 건 영락없는 태블릿 PC였는데 어디에도 그 흔한 브랜드가 적혀있지 않았다. 주도형이 장치를 이것저것 조작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생긴 건 우리가 흔히 아는 태블릿 PC 같죠?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어요. 친숙한 게 다루기 편하잖아요."


도진과 보미가 고개를 끄덕이자, 주도형이 장치의 화면을 켰다. 화면 속엔 우리가 있는 건물의 모습이 보였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길 찾기 해보신 적 있어요? 거기 들어가면 이렇게 인공위성에서 찍은 사진이 나오잖아요. 실제 모습 그대로 찍은 사진. 우리도 그걸 이용한 거예요. 지금은 저희 사무실 건물이 화면에 비치고 있는 거고요."


주도형이 장치의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밀고, 당기고, 확대하는 제스쳐를 하자, 정말 곧이곧대로 화면 속 사무실 건물이 축소되고, 확대되고, 옆면이 보였다.


"휴대폰 조작하는 방법이랑 똑같아요. 손가락을 이용해서 건물을 360도 회전시킬 수도 있고, 확대, 축소까지 가능하죠. 심지어 이런 것도 가능해요."


장치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두 번 톡톡 치니, 1층 로비가 나타났다. 도진이 곧바로 물었다.


"어떻게 한 거예요? 이건 구글에서도 안 되는 기능이에요."


"저희는 위치 파악 기술을 개발했잖아요."


손가락으로 툭툭 칠 때마다 한 층씩 올라갔다. 사무실이 있는 3층에 도착하자, 장치 스크린에 빨간 점이 보였다.


"빨간 점 보이시나요?"


도진과 보미가 거의 동시에 말하다시피 했다.


"네. 보여요."


주도형이 그런 둘을 흐뭇하게 보고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했다. 도진과 보미는 시키는 대로 눈을 떼지 않았고, 주도형이 김진혁에게 손짓하자 그가 어디론가 가더니 10초 정도 뒤에 사무실 저 끝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그때, 도진이 혼잣말을 뱉고는 김진혁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뭐야?"


보미도 김진혁과 스크린을 번갈아 봤다.


스크린 속 빨간 점이 김진혁의 걸음에 맞춰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스크린에는 사람만 안 나올 뿐이지 사무실 내부 모습이 마치 사진처럼 선명했고, 사람 대신 빨간 점이 움직이고 있었다.


도진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이거 뭐예요? 일단, 건물 내부로 어떻게 진입했는지부터 설명해주세요."


이번에도 주도형이 손짓했고 김진혁이 어디론가 가더니 고프로 액션캠 같이 생긴 걸 들고 왔다. 주도형이 건네받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건 사실 별거 없어요. 노가다 하면 돼요. 우리가 직접 카메라 들고 건물 내부 하나하나 찍어서 매끄럽게 편집하고, 이 장치에 업로드해놓는 거에요."


주도형이 도진에게 카메라를 건네줬고, 도진은 이리저리 돌려가며 구경했다.


"이것도 직접 만든 건가요?"


"개조한 거죠. 원래 있던 카메라에 필요한 기능만 조금 추가했어요."


이번엔 보미가 물어봤다.


"빨간 점은 뭐에요? 아까 저분이 걷는 거에 맞춰서 움직이던데요?"


500원 동전 크기의 검은색 무언가를 도진과 보미에게 보여주며 주도형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겁니다. 이게 우리 핵심 기술이죠. 우리가 운전할 때 쓰는 내비게이션은 GPS 위성이라는 인공위성을 활용하고 있는 거 알고 계신가요?"


도진이 끼어들었다.


"기술적인 부분은 최대한 빼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끔 말해주세요."


"아, 네네. 아무튼, 내비게이션은 인공위성을 사용하기 때문에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정확한 위치가 안 나오는 게 단점이잖아요? 저희는 그걸 보완한 겁니다. 이 작은 크기의 센서만 가지고 있으면 지상에 있든, 지하에 있든, 층수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위치까지 알 수 있습니다."


의문이 들었다. 저 좋은 기술을 가지고 어디에 써먹을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당장 떠오르는 거만 해도 열 가지가 넘는데. 도진은 보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보미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저게 무슨 표정일까?'


보미의 얼굴엔 경악이 번져있었다. 기술이 깜짝 놀랄 만큼 좋아서 저런 표정이 나온 건지, 아니면 자신과 똑같이 찜찜한 구석이 있기에 저런 표정이 나온 건지 가늠이 안 됐다. 근데, 언젠가부터 보미의 표정이 참 다양해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됐고, 도진은 궁금한 게 생겼다. 방금 떠오른 써먹을 곳에 도입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미리 체크해야 할 요소였다. 도진과 보미의 반응을 기대에 찬 눈빛으로 기다리는 주도형에게 물었다.


"그 센서, 인터넷 안되는 환경에서도 감지 되는 건가요?"


허무할 정도로 당연하단 듯이 대답했다.


"그럼요! 그러니까 기술이죠. 하하."


도진은 고개를 숙이고 절레절레 흔들었다.

'볼 장 다 봤다.'

저 기술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수십의 거래처를 뚫을 수 있을 만큼 범용성과 매력이 탁월했다.

아니, 투자한 수성 그룹만 해도 저 기술을 본다면 계열사부터 하청 업체들까지 난리가 날 거다.

이번 건은 헛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난이도가 쉬운 일인데?


고개를 들고 사무실 책상 쪽을 바라봤다.

'저건 좀 찜찜하단 말이지.'

고난이도 기술을 개발하느라 책상에 엉덩이 댈 시간도 없었나?

아무렴 무슨 상관이랴.


도진은 이만 갈 채비를 하기로 했다.


"보미 씨, 인제 그만 가죠? 볼 거 다 본 거 같은데."


보미도 도진과 같은 심정인지, 허무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그렇게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도형이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두 분 중에 이번 컨설팅 총책임자가 누구시죠?"


보미가 도진을 쳐다보자 주도형이 두 손을 공손히 맞잡고 보미에게 양해를 구했다.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자리 좀 피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말 잠깐이면 됩니다. 죄송해요!"


"그러면 전 먼저 나가 있을게요. 도진 씨, 차로 오세요."


도진은 혹여 주도형이 위치 파악 기술의 단가를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높게 부르진 않을까 걱정됐다.


보미가 먼저 내려갔고, 주도형이 슬금슬금 다가왔다.


얼마까지 납득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전혀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주도형이 도진에게 아무 말 없이 묵직한 흰 봉투를 내밀었다. 도진은 정황상 이게 뭔지 알 거 같았지만 억측은 하면 안 되기에 직접 물었다.


"이게 뭐죠?"


도진의 물음에 그는 저열하게 웃었다.


"조촐한 성의에요. 저희 좀 잘 봐주셨으면 해서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좋은 기술을 가지고 뇌물까지 들이미는 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얼마나 마음 졸이면 이럴까 싶었다. 도진은 강하게 손을 내저었다. 확실한 거절의 표현이었다.


"아닙니다. 기술 충분히 좋으니까 이럴 필요 없어요. 그리고 저는 힘 있는 사람도 아니에요."


분명 확실하게 거절했음에도 주도형은 포기하지 않았다. 옥신각신하다가 끝끝내 흰 봉투를 도진의 품에 강제로 안겨주었다. 도진은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


"오늘 이후로 돈독한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하하. 부담 갖지 마세요. 앞으로도 성의 표시 하겠습니다."


품에 안겨진 봉투를 돌려주려 하는데, 도진의 머릿속에 책 구절이 떠올랐다.


[명심해라. 사업상 당신에게 돈 봉투를 건네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판매하는 가격이 비싸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맞네.'


도진은 사무실 책상을 보고 생겼던 의심이 돈 봉투를 받고 확신으로 바뀌었다.

주도형과 김진혁은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명명백백히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도형이 자기가 안겨준 흰 봉투에 눈짓하며 슬며시 웃었다.


"퇴근하시면서 맛있는 거 사 들고 가세요."


도진은 삐뚤어지려는 웃음을 바로잡고 멀쩡히 웃어 보였다.


"기계랑 센서 한 세트만 가져갈 수 있을까요?"


따로 실험해볼 심산으로 물었다. 분명 작동 안 될 거다.


그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왜요? 물론 드리는 거야 어렵지 않은데 ···"


도진은 흰 봉투를 흔들어 보이며 씨익 웃었다.


"어차피 작동법도 모르니까, 기계만 가지고 가서 이렇게 대단한 걸 개발하고 있더라. 라고 설명해야죠."


주도형이 그제서야 해맑게 웃으며 부랴부랴 가지고 왔다. 들고 가기 좋게 쇼핑백에 담아주기까지 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또 봬요."


부담스러울 정도로 90도 인사를 하는 주도형과 김진혁을 마주 볼 때는 웃고 있었지만, 뒤 도는 순간 도진의 표정은 딱딱히 굳어버렸다. 만약 자신이 책을 안 읽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봤다.


'저 둘이 구린 구석이 있다는 걸 눈치 못 챘겠지.'


섬뜩했다. 결함 가득한 기술을 엄청난 기술이라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을 텐데, 그랬다면 결국 사기꾼 소리를 면하지 못했을 거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보미의 차에 탔고, 보미는 도진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태 본 적 없는 섬찟한 표정으로 굳어있던 것.


위에서 무슨 말이 오갔나 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도진이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할 거 같아서 묻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출발했다.



********



침묵 속에 한참을 달리다 도진이 뜬금없이 말했다.


"보미 씨, 잠깐 차 세울 수 있어요?"

"왜요? 세우는 거야 어렵지 않죠."

"같이 사기꾼 한번 잡아봐요."

"네?"

"요 앞에 폐건물 보이죠? 그쪽에 차 세워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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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도진의 신원 확인 +3 23.02.23 963 18 14쪽
» 위치 파악 기술은 과연 혁신인가? +2 23.02.22 937 15 11쪽
25 뮤즈 갤러리 마무리와 하루에 두탕 +3 23.02.21 949 18 12쪽
24 뮤즈 갤러리 3 +4 23.02.20 961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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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뮤즈 갤러리 +3 23.02.18 1,033 18 13쪽
21 새로운 일이 쏟아진다 +3 23.02.17 1,062 12 11쪽
20 사자, 여우, 토끼 +1 23.02.16 1,127 11 13쪽
19 유병철 회장에게 눈도장 +1 23.02.16 1,154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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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굳건한 입지와 새로운 컨설팅 +1 23.02.11 1,375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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