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217,330
추천수 :
1,706
글자수 :
1,691,657

작성
16.07.05 18:22
조회
746
추천
7
글자
23쪽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DUMMY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결전 8




델하니아력 3480년 5월 21일


창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널따란 소금사막에 울려 퍼진다.


메이필은 대검을 뽑아들고 본대의 용병들과 함께 알길루부족과 싸우고 있는 엔펄스 기사단을 막으러 간다.


현 렉스톨군의 최정예라 할 수 있는 엔펄스 기사단을 맞아 알길루부족과 다른 부족전사들은 꽤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는데, 개개인의 힘이나 머릿수에서는 부족연합의 전사들이 앞서긴 했지만, 전투기술의 세련됨이나 정예도에서는 기사단이 앞서 있었고, 특히 60인대를 맡고 있는 기사단의 부장들(8단계 이상급)이나 부관급(7단계 마스터급)기사들은 전투력이 차원이 달랐다.


알길루족의 무장은 주로 거대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한 투창과 양날도끼였는데, 움직임이 둔하거나 큰 표적이 될 수 있는 거대몬스터나 밀집병력에는 효과적이었으나, 이렇게 정예도가 높은 병력을 상대하기에는 별로 좋은 구성이 아니었다.


메이필은 급하게 전장에 뛰어들어 부족전사의 목을 베려하던 기사의 뒤를 공격 허리를 단숨에 두동강낸다.


“푸샥”


피가 튀고 로웨나가 깨끗이 닦아놨던 대검이 다시 붉은 피로 물든다.


부족전사의 감사의 눈빛을 읽은 메이필은 뒤이어 부러진 창날로 힘겹게 싸우고 있는 전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기사에게 가서 대검을 크게 내지른다.


“어허! 어디서 개수작을!”


감이 좋은 사내였는지 쉽사리 대검을 피해내지만, 곧 메이필의 눈에띄는 은청발과 얼굴, 그리고 피묻은 거대한 대검을 보자마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그때의 악마!”


“악마는 무슨! 이래봬도 일국의 황녀라고!”


메이필이 대검을 붕 휘두르자 기사는 검을 들어 막아냈지만 메이필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단번에 검을 놓친다.


“히익!”


별 표정 없이 대검을 휘둘러대는 메이필을 보고 무섭다고 생각한 그 기사는 검을 놓치자 마자 쏜살같이 도망간다.


“저, 한심한. 황년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악마 같은 여자야 나 하그누 남작이 상대해주마!”


요전날, 토마스에게 유인되어 부족연합의 본대의 매복공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은 하그누 남작은 다시 공을 세울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이때다 싶어 메이필을 공격한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멀쩡한 숙녀를 악마라고 부르다니 보는 눈이 없네. 그 눈 이상한 것 같은데 내가 좀 봐도 될까?”


메이필은 이전의 특작조 공격의 경험으로 엔펄스기사단에게 상당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곁에서 제르카를 지켜주고 싶었지만, 자신과 제르카의 목숨을 위험하게 했던 엔펄스 기사단에게 갚아줄 빚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제르카의 신변을 클로디아에게 부탁하고는 엔펄스 기사단이 싸우고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메이필은 대검을 들어 크게 휘둘렀고 하그누는 자신의 키만한 대검이 덮쳐오는 것을 보며 역시 크게 받아친다.


“텅!”


“이 무슨 힘이!”


그냥 휘둘렀을 뿐인데, 기사단장이 휘둘렀던 검보다 몇 배나 무거운 거력이 깃든 대검을 받아낸 하그누는 검을 놓칠 뻔 했지만 손아귀가 터져나갈 것 같은 반동을 느끼며 간신히 검을 붙잡는다.


“아저씨말이야, 부족하다고, 부족해.”


제르카였다면 상당히 짜릿한 손맛을 전해주며 메이필의 검을 어렵지 않게 받아쳤을 테지만, 힘겹게 견디고 있는 하그누는 그런 짜릿한 저항의 손맛을 느낄 수 없었다.


“가볍다고, 기사단 부대장정도 되면 좀 더 강해야 하는거 아니야? 이거 원 싱거워서.”


메이필은 힘 안들이고 대검을 붕붕 휘둘러대지만, 그걸 온 힘과 마나를 다해서 막아내는 하그누는 죽을 맛이었다.


제르카가 메이필을 상대할 때는 단단한 하체에서 나오는 근력으로 지면을 받치는 반동으로 메이필을 막아내곤 했는데 엔펄스 기사단은 주로 마나를 응집하고 빠르게 전개하는 것에 기술이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기술은 메이필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무용지물.


검기를 발휘할 틈도 없이 무슨 단도를 휘두르는 것 마냥 무거운 검을 거침없이 휘두르는 메이필에게는 막기도 바빠 반격할 틈이 없었다.


하그누의 팔에 전해오는 충격이 뼈를 울리고 근육을 저릿저릿하게 만들 무렵, 부족전사 몇을 처리한 기사단의 몇몇이 메이필의 싸움에 끼어든다.


“대장님 돕겠습니다.”


하그누가 지휘하는 부대에 속해있는 기사들이 상관의 위기를 보고 메이필을 공격해온다.


“뭐야? 이것들은”


하그누를 공격하느라 생긴 옆구리의 빈틈을 찔러오는 기사.


“하압, 레이징 펄서! (6단계 기술, 비전, 엔펄스 기사단에 내려오는 3~4 연속 찌르기기술)”


6단계 수준의 기사로 보이는 자가 급속으로 메이필을 찔러온다.


“텅!”


메이필은 그런 공격을 대검을 곧추 세워 마나를 씌운 뒤 맞받아치자, 기사는 연속 찌르기 기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방에 튕겨나간다.


“기술이...... 투박해.”


제르카였다면 빈틈을 발견했어도 곧바로 찌르기는커녕 다른 곳을 찔러오는 척하면서 노리거나 빈틈을 찌르는 척 다른 부위를 노렸겠지만, 기사의 공격은 너무나 정직하다.


“참...... 이런 순간에도 계속 제르카 얼굴만 떠오르네. 얼른 정리하고 도와주러가자.”


스스로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메이필이었지만, 그러면서도 메이필의 손속은 매서웠다.


튕겨나간 검을 기사가 붙잡으려는 순간, 메이필은 내지른 검을 그대로 쳐올렸고 기사의 머리가 두둥실 떠오르며 자신의 머리가 사라진지도 모르는 부지런한 심장이 목동맥으로 피를 힘차게 뿜어 올린다.


“악마......”


머리를 잃은 몸뚱아리가 쓰러지고 메이필은 대검을 휘둘러 피를 털어내고는 다른 기사를 향해 돌진하자 이미 겁을 먹은 기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채 심장을 꿰뚫린다.


“아까부터 말하잖아. 악마 아니라고.”


메이필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은 듯하다.


“끄르르르.”


피거품을 내뿜으며 기사는 쓰러지고 자신의 등을 내려치려는 기사를 향해 눈앞의 기사를 발로 걷어차 대검을 뽑아낸 메이필은 그대로 시계방향으로 몸을 돌려 원심력으로 검을 밑에서 위로 그어버린다.


“크윽!”


그에 또 다른 기사는 오른쪽 겨드랑이에서 왼쪽 어깨까지 주욱 잘리고 접합부를 잃어버린 상체가 주륵 미끄러진다.


그 뒤로 대여섯 명의 기사들을 상대하며 대부분 일격에 목숨을 거둔 메이필은 마지막으로 하그누가 지휘하는 제 5대의 부관을 자신의 특기인 란켈드라이버로 복부를 시원하게 뚫어버렸다.


“괴, 괴물,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단칼에 차례로 살해당하는 자신들의 부하를 지켜보다가 겁먹은 듯 입에서는 두려움의 말이 멋대로 튀어나온다.


“악마에 이어서 이제는 괴물이야? 정말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아저씨도 그랬잖아. 다랴이누르 부족의 몇 명을 죽였지? 저항하지 못하는 노인과 아이들은? 여자들은 얼마나 겁탈했어? 여기는 사람의 목숨이 앵앵거리는 파리목숨만도 못한 전장이야. 안 그래?”

메이필의 표정이 험해진다.


“그, 그건.”


이전의 부족들과의 전쟁에서 자신보다 못한 무력을 가진 부족민들을 무참히 유린하던 그였기에 대꾸할 수도 없었다.


“죽, 죽어라!”


말문이 막힌 하그누는 검을 꼬나들고 메이필을 향해 덤벼 든다.


“레이질 펄......”


“슈칵!”


엔펄스 기사단의 비기를 쓰려던 그에게 빛살같이 달려든 메이필은 그가 채 검술을 완성시키기도 전에 대검을 던져버렸고, 대검은 한 호흡도 쉬기 전에 하그누의 오른쪽 눈을 관통해버렸다.


“눈, 멀쩡하잖아......”


메이필은 대검을 회수한 뒤, 묻어있는 뇌수와 피를 닦아내고는 다른 기사단을 섬멸하기 위해 움직인다.


5월 21일, 엔펄스 기사단 1~6대는 말단부터 대장까지 모두 전멸하였고, 그 날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엔펄스 기사단의 합동 제삿날이 되었다.




한편, 제르카는 카토렐름 왕자를 상대하고 있었다.


“쿠르릉 쿵!”


중천에 뜬 해가 조금씩 기울어져 가고 있었고, 여느 때처럼 소금사막을 둘러싼 화산이 폭발하여 회색빛 먼지구름을 피워올린다.


클로디아와 네아네르, 그리고 미르날레 일족은 제르카의 주위에서 일반병들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존재를 감추고 급소를 노려 일격에 즉사시키는 미르날레 일족의 솜씨에 감히 일반병들은 접근하지 못한다.


미르날레 일족을 감지하려면 그들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지니거나, 다른 마법적인 방법을 이용해야 할 테지만 일반병들이 그런 실력을 가질 리가 없었다.


클로디아는 첫 실전이었다.


푸른숲에 있었을 적에는 까만공, 빨간공으로 헌터나 채집꾼들을 쫓아냈지만, 여기는 전장.


사람을 죽이고 사람이 죽는 흡사 광기에 휩싸인 것과 같은 지역이다.


주위의 존재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의념을 파악할 수 있는 그녀는 병사들이 적을 대하는 살기, 광기, 두려움, 체념의 심정들을 느낀다.


며칠 전 루미아와 함께 제르카를 구하러 갔을 때 강력한 마법을 적 진영에 던졌던 것이 그녀의 실질적인 첫 살인이었다.


그리고 기 뒤에 이어진 병사들의 비명과 단발마를 들으며 제르카와 특작조를 구출한 클로디아는 그 뒤로 죄책감에 시달리며 한동안 구토를 해야만 했다.


“오빠나 나도 그랬으니까. 클로디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그런 클로디아에게 제르카와 루미아는 자신의 첫 전투였던 롬비아 산적단과의 일전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 뒤로 안정을 찾은 클로디아는 마지막 결전을 위해 출진하는 제르카의 손을 꼭 잡고는 자신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많은 목숨이 오고가는 전장에서, 클로디아는 자신을 염려하고 있는 제르카의 배려를 느낀다.


자신의 원수인 왕자를 앞에 두고서도, 사람을 상처 입히고, 죽이고, 죄책감에 시달릴까봐 염려하는 제르카를 보며 클로디아는 마음을 굳힌다.


“클로디아는...... 강하니까, 클로디아는 혼자가 아니니까, 클로디아는 정말 강하니까!!!”


푸른 숲에 혼자 살던 나약한 울보 클로디아는, 새로운 가족도 생기고, 친구도 생기고, 연인도 생기고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지금, 그녀의 마음은 한 층 더 강해지고 있었다.

“번 플레어!”

클로디아의 새하얀 마법지팡이에서 화염계 마법이 뿜어져 나와 수명의 병사들을 날려버린다.


시간이 많았다면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볼까 생각하는 클로디아지만 지금은 오직 자신을 염려해주는, 그리고 평생 같이 있고 싶은 제르카를 지키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가까이 오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을 거야.”


클로디아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거대한 화염의 구체를 띄워 올린다.


그리고 클로디아의 신체 주변에는 새하얀 마나가 파츳거리며 그녀에게 모이고 있음이 보였고 병사들은 무시무시한 마나의 압력과 마법구체를 보고는 접근할 엄두를 못냈다.


‘고마워 클로디아.’


저 멀리서는 셀게란과 루벨리가 싸우고 있는지 산 한쪽이 무너지는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고 화산이 폭발하며 피워올리는 먼지구름은 짙어져만 간다.


제르카는 방해할 사람이 적어지자 왕자와의 대결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른 방해꾼들이 나타난다.


“왕자님 괜찮으십니까? 지원하러 왔습니다!”


왕자를 직접 호위하는 친위대 40명과 엔펄스 기사단 부단장, 클라보 자작이 나타난다.


엔펄스 기사단은 60인대로 구성된 1~6대와 40명의 친위대, 그리고 100여명의 하급기사와 종자로 이루어지는데 1~6대는 이미 전멸했고 하급기사와 종자들은 전투중이다.


원래대로라면 단장인 크샬라투 자작이 지휘해야 하겠지만 그는 지금 중상을 입고 함대로 후송된 상태, 부단장인 클라보 자작이 친위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오, 클라보 자작, 저 놈이 우리를 방해하는 최대 원흉일세 내 눈앞에서 싹 치워버리게.”


왕자 자신도 전황이 기울어 가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눈엣가시인 적의 총대장을 죽인다면 셀게란의 도움만 있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최소 6단계 실력인 기사단 내에서도 친위대는 최정예 기사들이었다.


갑작스런 적의 등장에 제르카는 친위대를 상대해야만 했고 병사들을 위협하던 클로디아는 결국 모아두었던 마법을 발사한 뒤 제르카를 돕기 위해 합류한다.


“결국 이렇게 되는가, 어쩔수 없지. 최대한 기회를 살리는 수밖에.”


직접 왕자와 1:1로 복수할 기회를 얻으리라고는 기대했지만, 그 순간이 방해를 받자 약간 실망한 제르카는 클로디아와 함께 공격해오는 기사들을 상대한다.


주변에 여전히 전투중인 다른 부족전사들과 몇몇 용병이 있었지만, 이 지역 만큼은 엔펄스 기사단 친위대의 합류로 전력의 열세였다.


“저희도 돕습니다.”


네아네르와 미르날레 일족이 렉스톨 해군의 원거리 부대를 제압하고 제르카를 지원하러 왔다.


네아네르의 의도를 제르카에게 전한 클로디아는 뛰어드는 기사단의 발밑에 마법을 폭사한다.


“코멧 버스터! (8단계 3차 공격마법, 공개, 땅, 빛, 화염속성)”


강렬한 빛을 뿌리며 날아간 마법은 친위대의 발밑에서 폭발하였고 기사 두 명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날아갔으며 친위대의 돌진을 저지한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네아네르와 미르날레 일족은 제르카의 곁에 합류해 친위대를 상대한다.


존재감을 죽여 발하는 일격.


미르날레 일족은 지도자인 네아네르를 제외하면 무력은 동급 무인과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지지만, 눈뜨고도 알아채지 못하는 빈틈을 노리는 암습을 통한 일격하나로 이 거친 대륙의 가장 험지에서 살아남은 일족이다.


“네놈들 이렇게까지 왕자님을 방해해놓고 무사할 줄 알았더냐!”


클라보 자작이 날아가는 부하들을 뒤로하고 앞장서서 제르카에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알라스 플뤼겔!”


제르카는 스승에게 배운 보법을 극성으로 운용하며 클라보의 전력이 담긴 일격을 피하고는 뒤따라오는 기사의 금속갑주의 관절부위를 노려 찌른뒤 살의가 담긴 마나를 주입한다.


“카일 데뮤 오네어!(폭살흉무, 7단계 기술, 비기, 강대한 마나를 주입하여 상대를 내부로부터 파괴하는 살육기술)”


“끄르르르륵......”


제르카의 살벌한 기운이 담긴 마나는 기사의 상처를 통해 침투하고 흉포한 마나는 기사의 장기들을 헤집어놓자 기사가 쓰러지고, 아직 생생한 검붉은 핏물이 기사의 갑주에서 주륵 흘러나온다.


크란델의 비기, 제르카가 연공하고 있는 스승의 책 후반에는 그가 개발한 각종 상승 무술과 비기들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오로지 인명살상만을 위한 강력한 파괴 기술들도 적혀있었는데, 제르카가 시전한 기술은 그중의 하나였다.


제르카는 처음으로 사용해본 기술의 위력에 새삼 놀랐지만 곳 비기에 적혀있던 스승의 당부를 떠올린다.


‘이것은 내가 한창 조국의 복수에 불타고 있을 때 개발한 검술이며, 오로지 대인살해만을 위해 만든 기술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나는 이 기술을 봉인했다.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파괴하며, 나 자신에게도 상당한 심적 부담을 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르카여, 나는 이 기술을 너를 위해 남겨둔다. 네가 이 기술을 사용할지 안할지, 그리고 언제 사용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에게 휘두르는 검, 마나, 기술은 모두 자신의 마음가짐과 연관이 있나니, 설령 이 기술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 내면의 어둠과 마주하도록 하여라. 그 또한 하나의 수련이요 시련이 될지니.’


마지막 단말마도 외치지 못하고 쓰러지는 기사를 뒤로하고 왕자에의 복수를 방해하는 무리에게 제르카는 용서없이 검을 휘두른다.


강맹한 엔펄스 기사단의 친위대도 무참히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기사를 보며, 또는 예상치 못했던 시각의 사각(死角)에서 뛰어나와 일격에 심장을 찌르고 목을 베어내는 미르날레 일족의 공격에 수숫단처럼 무너진다.


“이럴수가, 엔펄스 기사단의 최정예는 이렇게 무너지지 않는다!”


클라보 자작이 제르카를 일격에 놓치고 뒤돌아 보는 잠깐의 사이, 엔펄스 기사단의 친위대는 이미 반이나 쓰러져 있었다.


“일번즈 애로우! (8단계 5차 필살급 공격마법, 비전, 불타는 빛의 창이 시야 안의 모든 적이라 인식된 자에게 쏘아집니다.)”


그리고 클로디아의 무지막지한 살상마법, 샤토윈필의 세이실 황후가 개발한 전략급 공격마법이 친위대의 나머지 절반에게 쏘아졌고 눈부신 섬광이 지나간 후 남은 친위대는 고작 대여섯, 그나마 눈부신 섬광에 시야를 빼앗긴 친위대원들은 그대로 미르날레 일족에게 공격받아 쓰러진다.


“말도 안돼! 믿을 수 없어! 내 최강의 친위대가!”


왕자가 탄식한다.


그야말로 1분도 안되는 사이, 왕자가 믿었던 친위대는 부단장인 클라보 자작을 제외하고 전멸한다.


정면으로 맞부딪혔다면 엔펄스 기사단도 제대로 된 힘을 발휘했을지 모르겠지만, 난전상황에서 상대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기습은 뼈아팠다.


“당신차례로군요. 방해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주셔야 겠습니다.”


“대가는 무슨, 너야말로 어리석게 이 몸 앞에 나타난 것에 대해 대가를 치루리라.”


클라보 자작은지지 않고 대꾸한다.


그 뒤로 클라보와 제르카가 격돌하고 검과 검이 맞부딪히는 금속성이 울려퍼진다.


클라보 자작 또한 8단계 마스터의 실력자, 단순 검 기술이나 마나 운용면의 측면에서는 제르카보다 한수 위인 고수이다.


하지만 생사가 어디 겉으로 드러난 무위에만 결정되겠는가, 이미 제르카는 기세를 타고 있었고, 클라보 자작은 순식간에 부하들을 잃었다는 충격과 특히 제르카의 일격에 피죽이 되어 쓰러진 기사를 보고 제르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클라보는 끝까지 제르카를 물고 자신의 기술을 발현한다.


“샤이닝 랜서! (7단계 기술, 비전, 검을 일순 창처럼 찌릅니다.)”


“플러슁 소드! (6단계 기술, 상대의 검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반탄기.)”


클라보 자작의 일격 필살기와 제르카의 반탄기가 부딪힌다.


“투쾅!”


“첼그랑!”


기술과 기술이 부딪히는 폭음과 함께 금속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자작의 검이 산산히 부서진...... 것이 아니었다.


기술을 통해 서로를 지나친 뒤에, 제르카의 검푸른 검신은 중간 부분이 부러졌고 부러진 검끝은 지켜보고 있던 클로디아의 발치에 박힌다.


“제르카!”


10년을 매일 같이 잡고 수련한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아버지의 검, 그리고 크란델 스승에 의해 한 번 더 재탄생된 제르카의 애검이 부러졌다.


이미 제르카의 검은 기사단장인 크샬라투 단장과의 일전에서 많은 손상을 입었었다.


그 뒤로도 제르카의 검은 계속 혹사를 당하고 제르카는 여러 번 강력한 기술들을 사용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르카의 마음에 생긴 격정, 그것이 제르카가 사용한 기술에 약간의 틈을 불러왔고 완벽하게 제어되지 않은 검기는 기어코 검을 부러뜨리고야 말았다.


“하하하, 그거 가관이군, 그 딴 싸구려 검이나 쓰니까 부러지지, 클라보 자작, 어떻게 되도 좋으니 저 자식만은 끝내도록 하라!”


왕자의 명에 클라보 자작은 몸을 돌려 제르카에게 다시 일격을 내지른다.


“샤이닝 랜서!”


좀 전과 같은 기술을 내지르는 자작의 눈은 먹잇감이 될 제르카를 쳐다본다.


‘무슨 눈이! 하지만 반토막 난 검으로 내 기술을 막을 수 없어!’


무기를 잃고 당황해야 할 제르카의 눈빛이 자작을 잡아먹으려는 듯 시퍼런 안광을 뿜어내고 있고 자작은 그 의기에 기가질린다.


“미탈라 안 플로케시브! (금갑폭쇄격, 7단계 기술, 비기, 크란델의 인명살상기)”


제르카는 반토막난 검으로 자작의 기술을 피하며 공격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기술에 왼쪽 옆구리가 뜯겨나간다.


“크학!”


하지만 제르카는 끝까지 기술을 유지하며 자신의 반토막난 검을 자작의 가슴팍에 맞추었고 자작이 크게 밀려났지만 애초에 힘이 부족했는지 자작은 멀쩡했다.


“크하하하, 반토막난 검으로 무슨 기술을 쓰나 했더니 겨우 그거냐, 이제 죽을 준비나...... 크학!”


멀쩡히 서있던 자작의 금속갑옷의 왼쪽 상체부분이 퍼석하는 소리가 나더니 금이 가더니 무시무시한 파열음과 함께 동그랗게 부서져 바로 뒤의 심장에 무수한 금속파편을 날린다.


그리고 클라보 자작은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절명했다.


미탈라 안 플로케시브(금갑폭쇄격), 말그대로 적의 금속갑옷을 통째로 파쇄하는 필살기는 역시나 이전의 카일 데뮤 오네어(폭살흉무)와 함께 인명살상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맹한 기술이었다.


제르카는 자작의 검기에 스쳐 주먹만큼 뜯겨져나간 옆구리를 움켜쥐고 있었고, 강맹한 기술을 견디지 못한 제르카의 검은 결국 자루만 남기고 부서져 내렸다.


“크하하하, 가관이군 가관이야, 모든 걸 잃더라도 네놈만큼은 내가 목숨을 끊어주지!”


혼자 남은 왕자가 실성한 듯 자신의 붉은 색과 황금빛이 섞인 보검을 뽑아들고 제르카에게 다가온다.


그런 왕자의 앞을 클로디아가 가로막고 뒤이어 네아네르가 막아선다.


“제르카, 어서 지혈을!”


네아네르가 가로막는 사이 클로디아는 빠르게 지혈마법을 사용했지만, 제르카의 고통은 여전한 듯 했다.


“클로디아, 고마워, 하지만 잠시만 비켜줘, 왕자의 마무리는 꼭 내가, 크흑.”


“제르카. 됐으니까 왕자의 처리는 다른사람에게 맡기고 가서 치료를 하도록 해.”


“무기를 가져다 줘, 왕자만큼 은 꼭 내가!”


“짝!”


제르카안의 격정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클로디아가 제르카의 뺨에 따귀를 때린다.


제르카는 평소와 다른 클로디아의 행동에 충격을 먹었는지 잠시 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 사이 네아네르는 성난 기세의 왕자를 막아내고 있었고, 알길루 부족과 함께 엔펄스 기사단을 전멸시킨 메이필이 왕자가 있는 전장에 합류한다.


“제르카! 클로디아! 이 무슨!”


메이필은 옆구리의 부상으로 피범벅이된 제르카를 보며 상황을 묻지만 클로디아는 쉬이 대답하지 않는다.


“클로디아, 미안. 그래도 난 싸워야겠어. 무기를......”


“제르카, 제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제르카, 그런 그를 본 뒤 왕자를 한번 쳐다보고, 바닥에 부러져 있는 검신을 바라본 메이필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르카에게 외친다.


“그런거였나, 제르카, 말리지 않겠어. 끝까지 해보라고!”


메이필은 자신의 대검을 풀어 제르카에게 던졌고, 평소 자신의 검보다 너댓배는 무거운 메이필의 검을 제르카는 힘겹게 받아든다.


“메이필, 클로디아는......”


제르카의 걱정에 눈물을 보이는 클로디아.


“클로디아, 제르카를 믿어보자, 제르카도 참, 평소엔 안 그러면서 한 고집 한다니까, 혹시나 모르니까 도와줄 준비는 해두자고.”


메이필이 설득하자 그제야 자신의 마법지팡이를 고쳐 잡고 눈물을 닦는다.


“꼴 좋군, 그래, 알아서 너와 나의 무대를 만들어 주시는 구만, 너나 나나 무인인건 마찬가지, 네가 이긴다면 순순히 목숨을 내놓도록 하마, 자 간다!”


‘셀게란, 어째서 이 몸을 돕질 않는 거냐!’


겉으로는 당당하게 말한 왕자였지만 속으론 내심 셀게란이 자신을 도와 이 상황을 빠져나가게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서 들리던 산을 무너뜨리는 격렬한 신화급 마법들이 부딪히는 소리는 웬일인지 조금 전부터 잠잠했다.


“왕자, 아버지의 원수, 아레미야 마을의 원수, 그리고 수 없이 네놈의 손에 죽어간 죄 없는 사람들의 업의 무게를 지금부터 느끼게 될 것이다.”


메이필의 대검을 달려든 제르카와 왕자가 격돌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닐하츠 연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설정집 8 - 인간신 허마닐레온이 설명하는 카르마 시스템 +4 16.07.13 1,256 0 -
공지 제대로 등장은 안했지만 이해에 도움이 되는 설정집 7 - 등장 집단 16.07.08 712 0 -
공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 설정집 6 - 등장인물 정보. 16.05.29 1,501 0 -
공지 읽으면 도움이 되는 설정집 5 - 나카지온 대륙의 기타 국가들 +1 16.05.21 1,230 0 -
공지 반드시 꼭 읽어야할 설정집 4 - 작품 내 등장하는 경지의 분류 16.05.20 1,240 0 -
공지 읽어두면 좋을 것 같기도 한 설정집 3 - 마법체계 +4 16.05.20 1,184 0 -
공지 몰라도 지장없는 설정집 2- 나카지온 대륙의 강국 +1 16.03.24 1,338 0 -
공지 몰라도 지장없는 설정집 1 -도량형 및 돈의 단위 16.03.24 1,812 0 -
19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5화 +3 16.12.21 1,025 6 19쪽
19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4화 +4 16.12.13 746 7 20쪽
19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3화 16.12.08 436 6 16쪽
19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2화 16.12.08 424 6 15쪽
19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1화 +3 16.11.29 474 11 16쪽
19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0화 16.11.29 433 5 17쪽
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18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18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4화 +5 16.10.27 826 12 20쪽
18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7 9 18쪽
18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2화 16.10.24 717 8 20쪽
18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1화 16.10.21 613 7 17쪽
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17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2 16.10.18 905 7 26쪽
17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7화 +1 16.10.17 823 6 21쪽
17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6화 +3 16.10.14 955 6 16쪽
17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5화 16.10.12 582 5 20쪽
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4 9 19쪽
16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2화 16.09.21 1,031 8 17쪽
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15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9화 16.09.08 946 7 17쪽
15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8화 +1 16.09.05 939 6 16쪽
15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7화 16.08.31 773 7 15쪽
15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16.08.27 1,175 4 20쪽
15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5화 16.08.25 766 5 17쪽
15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4화 16.08.23 736 7 14쪽
15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3화 +1 16.08.18 808 6 16쪽
15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2화 16.08.16 862 8 17쪽
15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1화 16.08.11 909 7 15쪽
15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0화 16.08.09 997 9 19쪽
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20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9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7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8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5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69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6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126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6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49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0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40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2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5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