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217,329
추천수 :
1,706
글자수 :
1,691,657

작성
16.10.26 18:50
조회
966
추천
9
글자
18쪽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DUMMY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또다시 샤라호르미아에




델하니아력 3481년 7월 14일


레닐하츠 남매 일행은 ‘라 밀로메’ 하칼라일 지점을 방문한다.


“어서와요. 어? 루미아, 제르카군, 메이필님까지 오랜만이네요?”


왠일로 그 드물다는 ‘손님’을 상대하고 있던 로나엘씨가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다.


“어? 아틸로 가주님 아니신가요?”


아틸로 크롬자이른, 델하니아 서북쪽 달리우드 지방을 다스리고 있는 제후이며 상원 2등귀족이다.


제르카는 일전 텐텐빌 무투회 이후, 메이필과 함께 크롬자이른 가의 초대를 받아 그의 아들과 함께 무술을 수련한 적이 있었다.


“그래, 자네도 이곳 고객이었나? 보기보다 거물이로군.”


“아뇨, 저희 남매야 조금 인연이 닿아서 말이죠. 이쪽은 제 동생 루미아 레닐하츠에요.”


“반갑네. 나는 아틸로 펠카틴 크롬자이른이고, 제르카군과는 면식이 있지. 이 쪽은 내 아들 렌슈터 아르프트 크롬자이른이라네. 아직 제국 사관학교 3년생인 풋내기이긴 하지만.”


“안녕하십니까. 일전의 오빠분과의 무술교류는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직 어린티가 가시지 않은 아직 학생들이 입는 무복스타일의 세탁이 귀찮을 것 같은 새하얀 광택의 제복, 입은 제르카보다 1파밀로트 (5.5cm) 정도 작은 키에, 무술인 다운 다부진 체격, 시원하게 깎은 암적색의 스포츠머리의 청년은 사관생도다운 크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인사한다.


“주문제작하러 오셨나봐요.”


“내 아들이 이번에 사관학교를 조기졸업하게 생겼거든. 기념으로 무기와 방어구 세트를 맞춰주려고.”


“오, 조기졸업이라니 꽤나 성적이 좋았나봐요?”


“그건 아니고, 성적은 우수하긴 한데, 그 정도까진 아니야.”


“그럼요?”


“렉스톨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덕분에 우리 델하니아 군부에서도 한창 그에 대비하고 있거든. 덕분에 사관생도들을 빨리 졸업시켜 일찍이 군에 들여놔서 지휘실습을 맡기고 있어. 아무래도 렉스톨의 그 야심이라면 일전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말이야.”


“그러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텐데요. 렌슈터 도련님은 제 1후계 아니신가요?”


“목숨을 잃는 것 따윈 두렵지 않습니다. 저희 가문은 상원귀족가로써 최고 무인으로써의 본보기를 영지민들에게 보일 수 있을 때에야 후계로 인정받을 수 있고, 저 또한 그럴 것이니까요.”


렌슈터는 아버지를 닮은 고지식한 무인이며 존경받을 만한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렇군요. 근데 혹시 댁의 조상님들 중에 ‘청명월 시리즈’ 무기의 쟁탈전에 참전한 적이 있나요?”


제르카는 영혼의 시련 도중 부관인 코달리츠의 이야기 속에 그 ‘펠핀’과 함께 ‘크롬자이른’의 이름이 나온 것을 기억해낸다.


“나도 어렴풋이 아는 정보이네만, 가문의 역사속에 그런 내용이 있던 것 같기도 한 것 같군. 아마도 그 옛날 명문가라던 플란조스 가문에 지고 돌아온 것 같은데, 우리 집안의 부끄럽고도 비밀스런 역사는 또 어떻게 알고 있는겐가?”


“하하, 뭐 작은 인연이 있어서 관련 역사를 조사하다 보니까요.”


제르카는 영혼의 시련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으므로 적당히 얼버무린다.


“그렇군. 인사는 적당히 끝낸 것 같으니 제작상담을 계속 해도 될까?”


“그러세요, 자리 비켜 드릴까요?”


“아닐세, 뭐 숨길일도 아니고. 숨겨야 했으면 이곳에서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라 밀로메’ 지점은 주문제작만을 받는 만큼 보통은 엄청난 주문 가격과 손님이 요구하는 세부사항들을 알리지 않기 위해 상담하는 장소가 있으나 크롬자이른 부자는 그러지 않았다.


“제르카님, 선객이 있으니 이쪽 용무부터 마치고 상대해 드릴게요. 양해해 주시길.”


로나엘이 남매 일행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러세요.”


“요구사항은 세르만틴과 네란트의 은 9:1 합금 통짜 검에 오르니톨 코팅, 그 외 16종 마법코팅 옵션에 맞춤형 중검크기, 그리고 로나카렐 가죽 보호무구에 22종 고급 마법코팅 옵션, 대 마탄 및 마법 추가강화, 맞습니까?”


“음. 맞군.”


“치수를 재겠습니다. 아마도 치수는 성장을 고려하여 조금 넉넉하게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주시오.”


이곳저곳 렌슈터의 치수를 잰 로나엘이 본사에 정보를 보낸다.


“지금 로나카렐 가죽 재고가 0이라 입수 준비기간 1개월 제작기간 20일 이렇게 해서 1.5개월 정도 걸리는데 괜찮습니까?”


“흠, 그러면 졸업식 날짜까지 못맞출 것 같군. 그 전에 맞출수 있으면 좋을 텐데. 본인은 로나카렐 가죽이 한 달 전쯤 경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왔네만.”


“저희도 가죽을 20여장 정도 입찰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만, 역시나 레어재료는 들여 놓기 바쁘게 바로 나가서 말이죠. 지금 대부분 본점 장인들의 손을 거치고 있지요. 정 빠른걸 원하시면 긴급수배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그렇게하면 보시다시피 제작가격이 이 정도쯤 변합니다만.”


로나엘이 보여준 견적서에서 세자릿수 레오가 적힌 맨 앞의 숫자가 두 개정도 증가한다.


“······흠, 그 가격이면 차라리 다른 소재를 쓰는게 낫겠군. 다른 추천할 만한 소재 있나?”


“혹시 저희가 가진 가죽 쓰실래요?”


“응? 제르카군 혹시 로나카렐 가죽을 보유하고 있나?”


“이곳에 20장 정도를 맡겨두긴 했지만요. 나중에 무구 제작할 요량으로.”


“제공해 준다면야 고맙지. 내 가격은 넉넉하게 쳐줌세. 이보시오 점원 양반, 가죽을 이쪽에서 직접 제공하면 제작 단가는 낮아지는게 맞겠지?”


“그렇지요. 아마도 이정도.”


로나엘이 고쳐쓴 견적서에는 앞자리 숫자가 2정도 내려가있다.


“고작 가죽 세장에 200레오가 내려가다니. 역시 엄청나게 남겨먹나보네.”


루미아가 힐끗 바라보고는 경매장에서 미가공상태의 가죽을 장당 평균 30레오 가량에 낙찰된 것을 알기에 ‘라 밀로메’가 얼마나 이윤을 남겨먹는지를 계산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가죽을 70장이나 팔아먹은 업계의 큰손 루미아가 가죽 세장을 90레오에 아틸로에게 팔았다.


“흠 상담과정을 숨기지 않길 잘했구만, 덕분에 100레오 넘게 아낄 수 있었으니.”


“그러게요.”


로나카렐 가죽 세장이면 투구, 상체갑옷, 장갑, 각반, 부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1700레오가 조금 안 되는(경매장 수수료와 세금-소득세-로 400레오 가까이 즉석에서 뜯겼다.) 초 거금을 벌었음에도 이곳저곳 돈들어갈 구석이 많았기에 아직 ‘라 밀로메’에 맡겨둔 1100레오 가량의 여유자금이 남아있는 남매, 그 정도면 제국 재산 서열 1000위 안에 들어갈 ‘일류 갑부’라 불릴 만했지만, 아직도 돈나갈 구석은 많고, 루이브란과 함께 그리고 있는 남매의 그림은 너무나도 커서 그 정도도 부족할 듯 하다.


그 뒤로 크롬자이른 부자가 20분정도 상담을 하고 돌아간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군요. 오늘은 무슨일로?”


“게이트 좀 이용할게요. 그리고 혹시 라 밀로메는 마탄총 제작의뢰도 받나요?”


“물론이죠. 그 엘시아님이 해방전쟁(샤토윈필-루폰테 전쟁)때 초장거리에서 대구경 마탄총으로 적 지휘관과 사령관 머리를 수도 없이 꿰뚫었다는건 저희의 자랑이니까요. 뭐 가격정책상 저희는 일반적으로 최소 5~10정단위로 주문받습니다만. 뭐 크고 아름답게 대물로 한 정 제작도 가능하고요.”


즉 최소 100레오에 5정, 또는 옵션을 타협하면 10정을 제작받는단 소리다.


엘시아가 썼던 급의 명품 대구경 마탄총은 한 정으로도 최소 그만한 가격이 나온다는 소리고.


“큭, 한정당 그 가격이면 여기선 300명 무장시키긴 글렀군.”


“300명이라면 일반병 무장용 마탄 총 제작의뢰는 다른 공방에서 하는게 좋을 거에요. 기성품은 정당 10~50세츠면 구할 수 있고, 주문제작도 보통은 50세츠는 안넘기니까요. 델하니아쪽 마도공방은 이 방면에선 생각보다 별로라 콘자아일, 파스톨, 아니면 저희 샤토윈필쪽 공방에 주문넣는게 좋을거에요. 가격은 샤토윈필>파스톨>콘자아일 순이고 품질도 같은 순서에요. 근데 렉스톨 덕분에 전략무기 금수령이 내려져 있어서 중구경 이상급 마탄총은 외국에서의 주문은 아마 힘들거에요.”


중구경 이상의 마탄총은 최대 유효사거리 안에서 하급 대마법 무장정도까지는 피해를 줄 수 있었다.


소구경 마탄총은 하급 대마법 무장이라도 10로트 (5.5m)거리에서나 간신히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하급이라도 대마법 무장은 꽤나 비싼편이기에 그보다도 못한 보호무장을 갖춘 일반병에게는 꽤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었고, 이것이 남매가 고민하는 부분.


“그렇군요. 감사해요. 마도게이트 준비해주실 수 있어요?”


“몇 명이죠?”


“18명에 애완 짐승 한마리요.”


"나 애완 짐승 아니거든?"


전문 텔레포터(?) 루벨리는 이번엔 마음 내키면 결혼식 당일날에나 현지합류(?)한다는 의사를 밝혀왔기에 마도게이트를 이용하기로 한다.


물론 루미아가 루벨리에게 양국 최고위 인물 자제들의 결혼식인 만큼 결혼식 장에 진귀한 술들이 풀릴 것이라 귀띔해 두었기에 루미아는 루벨리가 100%온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이윽고 다시 레닐하츠 일행은 샤라호르미아 자치령의 수도 빌크론하트에 도착한다.


“정겹네요, 이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


인생의 대부분을 풀한포기 안 자라는 황무지에서 자란 네아네르가 주위의 온통 숲으로 덮인 광경을 보고 신기해한다.


“뭐 샤라호르미아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 아니면 숲이니까. 일단은, 라클로얀 장원에 인사라도 하러 갈까?”


마차 두 대를 잡아타고 북쪽의 라클로얀 장원에 도착한 레닐하츠 일행은 자신들을 알아보는 라클로얀가 하인들의 환대를 받는다.


“아쉽게도, 에바닐님은 정무중이라 안 계십니다. 하지만 혹시나 여러분이 오신다면 반드시 별채에 머물 수 있도록 해 주십사 부탁하고 가셨습니다.


“좋아요. 뭐 따로 숙소를 잡을 필요도 없고.”


루미아는 숙박비가 굳었다며 좋아한다.


“제르카! 루미아! 오랜만이야! 기다렸어!”


소식을 들었는지 저 멀리서 까만 단발에 화사한 녹색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달려와 제르카를 덮쳤다.


그 덕에 제르카의 앞가슴을 탱탱하고도 물렁한 그것이 압박하지만 적당히 그 느낌을 즐긴 제르카는 조심스럽게 눈앞의 소녀를 떼어낸다.


“이 사람은 누구에요? 왜 저의 제르카님에게.”


클라렛은 처음보는 소녀의 정체가 궁금한 모양.


“아, 요번에 결혼한다는 프레나 라클로얀의 쌍둥이 여동생인 슈레나 라클로얀이야. 지골로 오빠의 또다른······”


“슈레나 언제 가슴 커졌어? 지난번엔 메이필보다 작았는데, 지금은 어째 비슷해. 클로디아는 아직도 흑.”


클로디아가 볼륨감이 높아진 슈레나의 가슴을 보고 부럽다는듯 지적한다.


“언니한테 질 수 없어서 마검사쪽으로 가기 위해 좀 잘먹고 검술 연습좀 했더니 몸매가 좋아졌어. 클로디아한테도 가르쳐줄까?”


“흑, 그거 매력적이긴 한데, 무거운 검들고 움직이긴 싫어. 그래도 커지는 건 좋을 것 같고. 어떻게하지? 클로디아도 한 번 배워 볼까?”


“클로디아야, 큰 것만 좋은게 아니라 작은 것에도 희소가치가 있는 법이야. 게다가 우리 오빠는 그 쪽 방면으로는 꽤나 수비범위가 넓은 듯 하니 그대로여도 상관 없을 걸?”


“클로디아는 루미아가 그렇게 말하니 굉장히 설득력 없어보이는데······ 그래도, 제르카?”


루미아도 평범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별달리 설득력이 없었지만 그래도 클로디아가 제르카를 쳐다보니 걸즈토크에 살짝 볼을 붉힌 제르카가 얼굴을 끄덕여주니 아무래도 괜찮은 듯 하다.


“아무래도 파티에 남자를 늘려야겠어. 루이브란과 코달리츠씨, 그리고 나밖에 없으니, 이거 원. 근데 루이브란은 어떤 사람이 취향이에요?”


“저는요······ 흠 이런데서 이야기 해도 되나요?”


“부끄러우면 나중에 우리끼리 있을때라도 합시다. 아저씨 아내분은요?”


“내 아내야 지금 장원에서 열심히 빵굽고 있겠지. 들어보겠나? 내 젊었을 때 말일세, 한참 기사단대오에서 낙오해서 혼자서 이름도 모를 어느 마을에 들렀는데, 그때 빵집에서 만난 참한 처자가 말이야···..., 한 눈에 반해 버렸거든? 빵집주인의 딸이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하룻밤만에 꼬셔서 보쌈해 온게 지금의 내 아내란 말일세. 물론 장인어른한테 엄청 맞을뻔 했지만. 모시고 있는 주군을 배경으로 잘도 승낙받았지.”


코달리츠의 연애이야기는 여성그룹도 들으러 올 정도로 길게 이어졌고, 꽤나 흥미로웠다.


“근데 말이야 아무래도 제르카군을 파면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만. 한 둘이 아닌것 같고.”


“그쪽은······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듣고 싶다면 다른 분에게나 물어보세요.”


“오빠, 이야기해도 돼? 입이 근질거려 죽겠는데.”


“안 돼! 코달리츠씨가 오해할 것 같으니 그만둬.”


“후후후, 청춘이로세. 푸른 봄날이로고.”


코달리츠도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그 뒤로 한창 결혼식 장의 장식과 꾸밈을 지시하고 있는 프레나를 만날 수 있었다.


“어? 왔어? 정말 오랜만이네?”


프레나가 친구들을 보며 반가워한다.


“프레나? 그 배?”


“음, 다섯달 째야.”


“속도 위반? 노상에서 마차의 고속질주는 벌금이 2세츠나 되는데?”


프레나는 슈레나와 쌍둥이였기에 모습이 거의 비슷해서 분간이 안갔는데 다른점은 눈 밑의 점과 지금 불룩해 보이는 배였다.


“있지 있지. 우리 폴란이 알다시피 콘자아일 정계 거물의 맏아들이잖아. 게다가 정계를 이끌어갈 후계자이기도 하고, 당연히 우리 결혼을 엄청나게 반대했거든. 그래서 기정사실을 만들어 버렸어. 반드시 쌍둥이 여자아이겠지. 그 뒤에 보고하니까. 결국은 폴란의 아버지도 어쩔수 없이 승낙하더라. 역시 사랑은 행동하고 봐야 돼.”


폴란 폴셰크는 라클로얀 자매의 어머니인 에바닐이 그토록 고대하는 ‘유능한’ 인물이다.


만성적인 인재부족에 시달리던 샤라호르미아는 레닐하츠 일행(제르카)에도 눈독을 들였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맏딸에게 인재를 물어오라고 얼떨결에 유학보내서 물어온 녀석은 대어중에서도 초대어, 이웃나라의 최고 엘리트를 덜컥 물어왔고 덕분에 에바닐은 예상보다도 일찍 은퇴를 준비할 수 있었다.


“두 명의 고동이 클로디아에게도 느껴져.”


“그래? 나는 가끔씩 배를 차는건 느끼지만, 이 아이들 덕분에 지긋지긋한 후계수업을 빠질 수 있었다니까? 한 2년쯤 뒤에는 다시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지만.”


“아이 이름은 정했어?”


“첫째는 알리사, 둘째는 멜리사야.”


“이름 예쁘네.”


“그런데 말이야, 제르카,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거야? 클로디아는 궁금해.”


“그게 말이야, 어, 음, 달의 정기가 충만한 밤에 황새가 아이가 담긴 보따리를 들고 날아와······”


“클로디아는 황새가 프레나 뱃속에 아이를 넣어줄 것 같지는 않은데?”


“어, 음, 에, 세상에는 아이를 점지해주시는 삼신 할머니라는 신적인 존재가 있는데 사랑하는 남녀가 그 분께 간절히 빌며 다리밑을 지나면 연잎에 쌓인 아이가 떠내려와······”


“클로디아도 그건 안 믿거든?”


“큭, 그렇다면 사랑하는 남녀가 아늑한 침대에서 손만 잡고 자고나면······”


“음, 됐어. 클로디아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제르카 말고 루미아한테 물어볼래.”


순수하고도 직설적인 클로디아의 물음에 거짓말을 매우 쉽게 간파당한 제르카가 당황했다.


“아이쿠, 오빠, 어디서 그런 고릿적 설명을 우리 클로디아에게! 클로디아도 성인이니 알 나이가 됐다구? 게다가 우리 섬세한 감수성을 클로디아는 어렸을 때 우리 남매만큼이나 사랑과 교육을 못받아서 더 잘 가르쳐줘야 한다니까? 게다가 클로디아에게 어설픈 거짓말은 안통한다구. 클로디아야 아이란 말이지 이렇게 저렇게 해서.”


루미아의 당당한 성교육이 시작되었다.


게다가 그 사이 프레나가 끼어들었고, 그 섬세하고도 자세한 절차와 느낌에 대한 실제 경험담이······


클로디아는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새로운 지식을 흡수해 나간다.


“으음, 그러니까 일단 클로디아가 제르카의 손을 잡고 키스부터? 기분 좋아?”


“응, 키스부터. 제르카도 있겠다 연습해볼래?”


“메이필은 해봤어?”


“으응? 응······”


“네? 벌써요?”


“아니? 메이필 벌써 새치기?”


“새치가 아니야. 내가 첫째라고? 당당하거든? 다만 제르카와의 사이에서 ‘아이 만들기’라는 말은 조금······”


“왜? 무슨 문제 있어?”


“내 체질이 조금 그렇잖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이는 엄청난 마나 때문에 어렸을 때 고생했거든. 지금이야 아티팩트로 억제하고 있기에 문제없지만.”


“괜찮아, 내가 옆에 있으니까. 어떤 때라도 반드시 지켜줄게.”


고조할머니인 레이나, 아니 그 이전부터 그녀의 가계에 이어져 내려오는 마나의 축복이자 저주라고 부를만한 체질, 그 엄청난 마나를 보유하고도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억제하지 않으면 40대를 넘기지 못하고 반드시 폭주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영혼의 시련의 실패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한 제르카는 메이필을 안심시켜준다.


당당함과는 달리 메이필이 클로디아의 물음에 수줍고 안타깝게 대답하는 그 말에 클라렛과 슈레나가 놀란다.


“메이필 먼저 혼자라니 나빠······ 제르카, 클로디아랑 아이 만들기 연습해보지 않을래?”


“크하하핫.”


“푸훕.”


“히힛?”


하지만 약간 숙연해진 분위기에 농담처럼 던진 클로디아의 말에 분위기가 확 바뀌고 일동이 빵 터진다.


그 뒤로 저녁식사시간까지 이어진 프레나의 노골적인 묘사에 결국 코달리츠를 제외한 제르카와 루이브란이 귀끝까지 빨개지고는 도망치듯 바람을 쐬러 갔던 것이다.


작가의말

역시 짐승은 제르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닐하츠 연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설정집 8 - 인간신 허마닐레온이 설명하는 카르마 시스템 +4 16.07.13 1,256 0 -
공지 제대로 등장은 안했지만 이해에 도움이 되는 설정집 7 - 등장 집단 16.07.08 712 0 -
공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 설정집 6 - 등장인물 정보. 16.05.29 1,501 0 -
공지 읽으면 도움이 되는 설정집 5 - 나카지온 대륙의 기타 국가들 +1 16.05.21 1,230 0 -
공지 반드시 꼭 읽어야할 설정집 4 - 작품 내 등장하는 경지의 분류 16.05.20 1,240 0 -
공지 읽어두면 좋을 것 같기도 한 설정집 3 - 마법체계 +4 16.05.20 1,184 0 -
공지 몰라도 지장없는 설정집 2- 나카지온 대륙의 강국 +1 16.03.24 1,338 0 -
공지 몰라도 지장없는 설정집 1 -도량형 및 돈의 단위 16.03.24 1,812 0 -
19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5화 +3 16.12.21 1,025 6 19쪽
19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4화 +4 16.12.13 746 7 20쪽
19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3화 16.12.08 436 6 16쪽
19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2화 16.12.08 424 6 15쪽
19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1화 +3 16.11.29 474 11 16쪽
19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0화 16.11.29 433 5 17쪽
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18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18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4화 +5 16.10.27 826 12 20쪽
»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7 9 18쪽
18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2화 16.10.24 717 8 20쪽
18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1화 16.10.21 613 7 17쪽
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17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2 16.10.18 905 7 26쪽
17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7화 +1 16.10.17 823 6 21쪽
17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6화 +3 16.10.14 955 6 16쪽
17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5화 16.10.12 582 5 20쪽
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4 9 19쪽
16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2화 16.09.21 1,031 8 17쪽
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15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9화 16.09.08 946 7 17쪽
15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8화 +1 16.09.05 939 6 16쪽
15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7화 16.08.31 773 7 15쪽
15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16.08.27 1,175 4 20쪽
15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5화 16.08.25 766 5 17쪽
15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4화 16.08.23 736 7 14쪽
15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3화 +1 16.08.18 808 6 16쪽
15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2화 16.08.16 862 8 17쪽
15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1화 16.08.11 909 7 15쪽
15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0화 16.08.09 997 9 19쪽
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20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9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136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6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8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5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69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6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126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6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49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0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40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2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5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