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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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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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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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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27쪽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DUMMY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결전 6




델하니아력 3480년 5월 2일


서서히 진군해오는 렉스톨 군대를 향해 부족연합은 최후의 통고를 날리기로 한다.


도둑길드의 류크는 깊은 밤 부족의 날랜 궁수 몇 명을 데리고 적진으로 향했다.


그리고 작전계획에서 결정한대로 칸소르 사막에서 자웅을 가리자는 내용을 적어 화살에 매어 몇 대를 쏘아 보냈다.


렉스톨군 진영.


“부족연합에서 이러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날이 밝자 숙영하고 있던 텐트에 꽂힌 화살에 매인 편지를 주워든 병사가 상부에 보고를 해온다.


“후후후, 버러지들이 가지가지 하는군. 여봐라, 후작과 백작을 불러오라!”


“부르셨습니까.”


“무슨 일이십니까?”


켈바스티안 백작과 젠탈루 후작이 왕자의 막사로 들어온다.


“저놈들이 이런 통고를 날리더군. 어떻게들 생각하나?”


이미 보고체계를 거쳐 편지의 내용을 읽은 그들이었지만 부족연합의 계략일지 고심하고 있던 차에 왕자가 부른 터였다.


“적의 계략이 분명합니다. 어떤 곳일지는 모르겠지만 되도록 이곳에서 싸우지 않는 것이 좋겠군요.”


젠탈루 후작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그 쪽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잔머리를 굴리는 녀석들이 정면승부를 택할 리가 없겠지요.”


백작도 같은 의견이었다.


“하지만 말야. 이젠 시간이 없어. 마나폭풍이 다시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6월이 돌아오고 있다고. 마나폭풍이 다가오면 탈출은 무리야, 적어도 60년은 이곳에서 썩어야해. 젠장 맞을 모래바람과 개 거지같은 황무지는 지긋지긋해. 지금이야 말로 저 버러지 같은 새끼들을 일거에 청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거지.”


“그건 그렇군요. 하지만 적어도 편지에 적힌 이 장소가 어떤지는 알아보고 전투에 응해야 할 것입니다.”


“정찰대를 보내놓도록 하지요.”


방침이 정해지자 캘바스티안 백작은 수십명 규모로 이루어진 정찰병력을 보냈고 이틀 뒤에 정찰병들의 보고가 올라왔다.


“전장은 평지로 이루어진 너른 사막입니다. 지면은 단단한 암석질의 소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작을 부릴만한 바위나 대규모의 병력을 숨기거나 매복할만한 장소는 없었습니다. 저희를 괴롭혀왔던 모래폭풍도 주변의 여러 화산 산맥에 의해 가로막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거봐, 싸워도 될 것 같잖아.”


“신중히 판단하십시오. 명백히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수작입니다.”


꺼림직함을 느꼈는지 왕자를 말리는 젠탈루 후작.


“나는 진군해도 된다고 생각하오. 어차피 이곳 대륙은 어디를 가나 적지, 당연히 부족연합이 지형에 유리할 것이고 이곳만큼 적들이 활용할만한 구석이 없는 지형도 별로 없을 것이오.”


캘바스티안 백작은 다른 의견이었고 여태까지의 매복이나 기습공격으로 끓어올랐기에 차라리 빨리 결판 짓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의견이 갈렸군. 나는 이곳에서 끝내기로 마음을 결정했네. 버러지 같은 것들이 앞장서서 싸워준다니, 부나방이 불에 달려드는 꼴이야. 그러니 후작과 백작 모두 전투를 준비하도록 해두게.”


“알겠습니다.”


젠탈루 후작은 약간 못마땅한 눈치였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시간도 촉박했고 부족이 다른 지형을 이용해 계속 게릴라전으로 나온다면 피해만 누적될 뿐이었으므로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 생각했다.




5월 6일.


부족연합의 진영에 사자가 도착하고 렉스톨 군의 의사를 전달했다.


5월 14일 최후의 일전을 벌이자는 통보였다.


“예상대로 되어가고 있군요. 그때까지 부족연합의 훈련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도록 합시다.”


한편 레닐하츠 남매는 부상으로부터 완쾌한 제르카와 다시 마나를 안정시킨 메이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었다.


“루미아, 신성력 수련은 잘 돼가?”


“아니, 전혀. 이놈의 춤은 뭐가 이리 어려운지 도대체 감도 못 잡겠어.”


메이필이 물어오자 루미아는 실망스런 표정으로 대답한다.


“쯧쯧. 둔한 녀석, 이대로 나는 이 안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말인가. 죽어도 오빠에게는 부탁하기 싫단 말이다. 제대로 나를 존경하고 신앙심을 발휘하란 말이다. 루미아야!”


항아리 속에서 셰릴여신의 투덜거림이 들려온다.


“존경심이라곤 요만큼도 안 생기는데 어쩌라고요. 혹시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줄 수 있어요?”


“이 안에서는 불가능하단다.”


“에휴, 말을 마시죠.”


“루벨리는 알고 있으니 그려달라고 하렴.”


“뭐, 나?”


옆에서 클로디아와 잡담을 나누고 있던 루벨리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대화에 끼어든다.


“그래, 너는 내 모습을 잘 알고 있으니 루미아에게 내 모습을 그려다오.”


“나? 그림 잘 못그리는데......”


“한 번만, 혹시나 없던 신성력이 생길지도 모르잖아.”


“알았어, 해볼게......”


자신 없는 모습으로 제르카로부터 종이와 펜을 받은 루벨리는 슥삭슥삭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보지마, 쳐다보고 있으면 그리기 힘들어.”


그렇게 말한 루벨리가 30분에 걸쳐 사각사각 그림을 그렸고, 곧 그림이 완성되었다.


“풉, 이게 뭐야.”


“크큭, 여신님 원래 이렇게 못생긴 거야?”


“후후후훗.”


“야! 루벨리 이걸 그림이라고 그린 거냐? 눈코입 비율이 다 엉망이잖아!”


그림을 본 여성진들은 한바탕 까르륵대기 시작했고 셰릴여신은 다짜고짜 화를 내었다.


제르카는 같이 웃을 수도 없고 감정을 표현하기 난감한 상황.


그도 그럴 것이 루벨리가 그린 그림은 어린아이가 그린 듯 선부터 삐뚤빼뚤한데다가 눈코입 비율도 엉망, 그나마 머리카락을 예쁘게 칠한다고 정성을 들인 듯 하지만 워낙 엉터리라 오히려 기괴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되었다.


“작품명 ‘붕괴’, 이거 명작인데? 나라면 1000로제 주고 사겠어. 있던 신성력도 없어질 것 같은 그림이야.”


"그럼 나는 1500로제 어때?"


루미아가 자신의 감상을 말하고 농담하듯 메이필이 가격을 올린다.


“붕괴는 무슨! 내가 못 그린다 했잖아.”


중급신을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한지 사지도 않을 그림의 평가는 거의 10레오까지 올라갔고 일행은 그렇게 떠들어 댔지만 루미아의 신성력은 정작 해결된 것이 거의 없었다.


“동생아, 어떻게 좀 안 될까? 셰릴 여신은 빨리 나오고 싶어 하는 눈치고, 여신의 봉인이 풀린다면 문제도 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르카가 진지하게 말한다.


“흐음...... 그래, 나도 그러고 싶지만, 애초에 신성력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고, 셰릴 여신님이 가르쳐주는 춤도 모르겠고, 대륙 분위기는 언제나 삭막하고, 내 감수성을 자극할만한 무언가 기적 같은 환경이 구성된다면 모를까.”


“기적은 무슨. 됐네요, 히잉, 오빠 부를거야. 흑 흑 흑. 내 신생은 망했어.”


“......”


제르카와 메이필은 몸을 점검하기 위해 대련하러 갔고 루미아는 아직까지도 애먹이고 있는 요상한 춤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그거 춤 맞아요?”


지켜보고 있던 로웨나가 궁금해 하며 묻는다.


“춤 맞아. 아주 오래전 내가 나의 신민들에게 기쁨을 주기위해 개발했던 춤이지. 언제 만들었는 지는 하도 오래돼서 까먹었지만.”


우는 연기는 어디 갔는지 셰릴여신이 대답해준다.


“극도의 고난도의 춤인데 제가보기에는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는 듯 보이네요.”


“어디가요? 구체적으로.”


루미아가 되물어온다.


“루미아님 방금의 넘어졌던 턴. 오른손을 뻗고 왼손을 가슴에 붙여 발끝으로 핑그르르 도는 동작. 오른손 끝에 마법지팡이나 봉같은 것으로 길이를 늘인다면 원심력을 살려 더욱 균형 잡힌 회전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요렇게?”


루미아의 지팡이는 커다란 마법석이 박혀있어서 꽤나 무거웠기에 자신의 호신용 검으로 균형을 맞춰 재시도 해본다.


“음, 아까보다 나은 듯? 두 번째 실패했던 점프도 한번 해보세요.”


루미아는 재차 검을 들고 고난도의 회전춤을 시도해본다.


“으음, 무언가 굉장히 나아진 것 같은데?”


“아! 생각났다.”


루미아의 품속에서 들려오는 셰릴의 목소리.


“그 춤 말이지...... 원래는 내가 검무로 만들었던 거였어!”


“뭐라고!”


“검무라고, 신민들에게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춤이니 화려해야 하잖아.”


“그걸 왜 지금말해!”


그 동안의 우스꽝스러운 실패로 루미아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까먹었어. 너도 만년 넘게 잠들어 있어보라고. 알았던 것도 다 까먹지.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좋은 것 아니야? 데헷.”


“데헷이고 여신이고 뭐고 때려주고 싶다. 정말. 꼴랑 ‘까먹었어’ 네 글자라니. 부들부들.”


“때릴테면 때려보시지! 그러려면 신성력을 연마해서 나를 꺼내야 하겠지만 말이야. 호호호. 나는 현재의 여신,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내 동생 프레미눌로스트의 일이라고.”


그동안의 삽질에 눈물이라도 흘리고 싶은 루미아였지만 이쯤에서 해결책을 찾은 것도 어디랴.


루미아는 그동안 연습했던 것들을 검을 쥐고 다시 시작한다.


“오오, 꽤나 있어 보이는 군 그래?”


검을 들고 회전의 균형을 맞추자 신기할 정도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는 루미아의 검무.


아직 미숙한 듯 스텝이나 점프에서 몇가지 실수가 있었지만, 적어도 우스꽝스럽게 넘어지지는 않았다.


“나 재능 있어! 이 엉터리 여신의 춤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루미아의 얼굴에 왠지 모를 승리의 기쁨이 넘쳐난다.


“좋아 좋아, 지금 너의 몸에는 이 몸의 신성력이 조금씩 깃들고 있단다. 더욱 연습하렴.”


“이 기운, 마나와는 다른 이질적인 힘의 덩어리. 느껴져. 여신님, 봉인을 풀려면 어느 정도의 신성력이 필요하죠?”


“으음...... 어디보자, 그걸론 어림도 없지. 그것의 10만 배 정도?”


“쿠쿵.”


“뭐, 원래는 10년 이상을 수련해야 되는 춤이니까.”


“...... 나오고 싶은 거 맞아?”


“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쌓이는 속도도 빠를거야. 아마.”


루미아가 듣기에 이 여신의 ‘아마’는 참으로 무서운 단어였다. 아마도.




5월 10일


루미아는 열심히 검무를 연습했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조금씩 신성력이 쌓여가는 것을 느끼며 여신의 조급증을 달래보지만 아직 역부족인 듯 했다.


한편 부족연합의 4000여 병력은 칸소르사막으로 이동한다.


화산재가 조금 섞여 회색빛이 도는 이곳 소금들은 보통 물에 녹인 후 불순물을 걸러내어 증발시켜 깨끗한 소금을 얻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이곳에 모인 부족연합의 부족수는 20개, 50여명에서 700에 가까운 전사들이 동포를 학살한, 자신들이 섬기던 여신을 핍박하는 렉스톨군을 격퇴하기 위해 뭉쳤다.


루이브란은 대병력을 300~400명씩 나누어 지휘하기 쉽게 소부대로 나눈다.


가능하면 같은 부족끼리,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전사들끼리 나누어 부족의 대표들이 쉽게 명령을 전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성했으며 전쟁경험이 풍부한 용병들이 연락책 및 군사고문으로 한명씩 포함되었다.


그리고 300명 조금 넘는 부족 주술사와 마법사, 용병 마법사들, 그리고 루미아와 클로디아는 한 대 묶여 로웨나의 지휘를 받기로 하였다.


“이래 뵈도 그린 벨빅트리 마법전투단의 부대장이니까요.”


어렸을 적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샤토윈필의 황립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녀는 북메르진저의 최강부대 중 하나로 칭송받는 그린 벨빅트리에 배속받았는데, 메이필의 호위로 차출되기까지 꽤나 앞날이 창창했던 듯하다.


황립대학에서 사관코스를 밟으며 전투마법사의 전술을 익히고 그 외에도 치료마법술을 익혀왔는데 덕분에 제르카와 다른 동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이었다.


제르카는 토마스와 선원들, 도둑길드원과 일부의 알길루부족 전사들과 함께 본부를 구성하였고 총대장은 제르카, 참모는 루이브란이 맡기로 하였다.


이미 류크로부터 멀지 않은 거리에 렉스톨군이 포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은 제르카는 루이브란의 조언을 얻어가며 병력들을 분산 배치한다.


“적의 방향은 남남서, 이시기의 바람이 북동풍이므로 이곳에 병력을 배치한다면 적은 바람을 거슬러서 공격해야겠죠. 체력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루이브란이 지형과 기후를 이용하는 작전은 꽤나 탁월했다.


“우리 쪽은 거의 절반이 궁수, 특히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필패입니다. 루이브란님 말씀대로 바람을 등지는 것이 가장 좋은 위치 선정이겠지요. 중심에 제 4대와 5대를 배치하고 궁수부대인 제 6대와 7대를 배치합니다. 양쪽 궁병대가 사선으로 공격한다면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제르카 또한 루이브란의 전술을 이해하고 병력 배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한다.


“제르카님 멋진 배치로군요.”


잊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제르카는 안잘리스트 학원 무술학부에서도 꽤나 전술에 관심이 많아서 나르딘과 함께 상급전술학 과정을 이수한 인재였다.


전쟁에서 총대장에 멍청이를 올려놓는 것만큼의 재앙은 없었다.


부족연합과 탐험대의 구심점역할을 할 수 있고, 전술능력도 갖춘 제르카였기에 20대 초반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책임이 막중한 총대장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5월 중순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날씨도 훨씬 더워졌는데, 내륙의 사막기후의 특성상 일교차가 매우 심해졌다.


“푹푹찌는구나.”


달궈진 소금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소금의 짠내가 올라온다.


렉스톨군 또한 황무지를 거슬러 올라와 구릉지를 넘어 소금사막의 경계에 진입한다.


“신기한 곳이군. 이런 곳에서 전투를 치르려는 속셈은 무엇인가.”


젠탈루 후작의 눈에 대낮의 열기를 푹푹받아 일그러진 하얀 소금사막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단단하면서도 모래와 같은 성질, 몬스터가 많아보이지는 않고...... 열기와 바람......”


한창 전투준비에 바쁜 왕자와 캘바스티안 백작과는 달리 후작은 적의 의도를 고심하고 있었다.




5월 12일


렉스톨군이 소금사막의 한가운데에 진입한다.


그를 맞이하는 부족연합군의 선봉은 지난 렉스톨군에 패해 노예로 부려지고 있던 부족과 매우 가까운 부족인 다랴이누르의 클레로 일족.


인근의 세 부족이 전투에 패하고 아녀자들이 노예로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분개했던 부족이었고, 이번 전투에서 선봉을 자처했다.


렉스톨군의 선봉은 용병대를 지휘하는 레븐다일 남작이 맡았다.


젠탈루 후작은 적이 어떻게 나오나 살피기 위해 소모시킬 병력을 원했고 용병들은 그에 딱 맞는 소모품이었다.


양 진영간의 거리는 약 10데카필론로트(20km 정도), 직선으로 달리면 5시간이면 닿을 거리였다.


제르카는 루이브란의 조언에 따라 클레로 일족과 함께 한 개의 400의 궁수, 50의 마법대를 동반하여 적의 선봉과 맞붙게 한다.


“최대한 시간을 끄십시오. 이번 전투는 지구전입니다. 시간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서로가 신중한 가운데 기습의 의미가 없었기에 각자의 전략과 방침에 따라 움직인다.


‘기병이 없으니 일점 돌파는 무리, 최대한 궁병전력으로 적의 선봉을 꺾는다.’


‘후작님의 주문은 최대한 적의 속내를 알아내라는 것.’


10시경, 적의 선봉이 시야 내에 들어온다.


양측 선두의 병사들과 전사들이 긴장한 가운데 서로 거리가 좁혀지고 선봉대를 지원하는 부족궁수들의 선공이 시작된다.


“슈슈슉!”


“산개!”


용병군을 지휘하는 레븐다일 남작은 예상했던 대로 적이 화살을 날려대자 화력의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용병군을 대여섯명씩 산개시키고 방패를 앞세워 철시들을 막아낸다.


“퉁 퉁 퉁!”


방패를 꿰뚫고 들어오는 화살이 있을 정도로 강력했지만 미리 대비한 용병군은 어렵지 않게 화살을 막아내고 진군해온다.


“레 칼레즈마!”


“레 칼레튜스!”


용병군이 화살을 막아내자 기다렸다는 듯 부족 주술사와 마법사들이 일제히 준비했던 마법을 시전했다.


“파츠츠츠츠!”


“마법이 온다. 대비하라!”


“자랑스런 클레로 일족이여, 동포의 복수를! 돌격!”


부족마법사들이 일제히 사용한 마법은 전격계열 마법이었고, 그와 동시에 클레로 일족이 돌격을 감행한다.


“크앗!”


용병군은 4~5단계에 이르는 대규모의 전격 마법들을 쉽사리 방패로 막아내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파츠츠츠츠츠!”


방패에 맞고 튕겨나간 전격은 바닥의 훌륭한 매질인 소금을 타고 흩어졌고 대부분 땅속으로 흡수되었지만 근처의 용병들의 다리를 약간 마비시킬 정도는 되었다.


당연히 그와 연계된 부족전사들의 돌격에 대한 대응이 느려질 수밖에 없었고 용병군은 진형을 갖추지 못한 채 선봉대는 맞부딪힌다.

궁수대 또한 활을 내려놓고 각자 자신 있는 무기를 들고 돌격한다.


마법전투단은 뒤쪽의 궁수를 견제했다.


“챙, 챙”


“크악!”


기세를 잡은 클레로 일족은 파죽지세로 용병군을 유린하였고 선봉대의 전투는 부족연합이 대승을 거두었다.




16시, 용병군은 패퇴하였지만, 제르카는 추격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용병군은 크게 후퇴했다.


보고를 받은 왕자는 길길이 날뛰었지만, 후작은 곰곰이 생각 중이었다.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역시나 지형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자이구먼, 부대 간 연계도 훌륭하고. 이거 쉽지 않겠어.”


후작은 왕자를 설득하여 부대의 진형을 바꾼다.


“적의 약점은 방어구의 부실함입니다. 역습을 노려 화력으로 물리칩니다. 우리군의 무서움을 똑똑히 보여주도록 하지요.”


한편 선봉을 무찔렀다는 보고를 받은 제르카는 도둑길드가 전해오는 정찰보고를 받으며 병력을 움직인다.


“이제 적도 강하게 나오겠지요. 선봉대인 1대는 후퇴 후 휴식, 제 2, 3대는 서북으로 이동 적의 측면을 노립니다. 제 8대인 궁수부대는 보병전력인 척 위장하다가 적정거리가 되면 빠르게 사격후 후퇴, 주력이 포진한 4,5,6,7대가 위치한 곳으로 적을 유인, 일시에 섬멸합니다.”


제르카는 두 번째 작전을 지시한다.


용병군은 패퇴 후 부대를 병력을 재편성 중이었고, 켈바스티안 백작이 지휘하는 해군병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육전에는 익숙치 않았지만 상비군인 만큼 훈련이 잘된 병력이며 특히 해전의 특성상 원거리 무기인 마탄총과 소구경 마도화포가 무장되어있는 부대이다.


엘시우스 황제의 마도기술혁명 이후에 퍼져나간 마탄총 제조기술은 어느정도 마도기기 제조기술이 발달된 나라라면 생산할 수 있는 물품이고 이는 전쟁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다.


제대로 정규군을 운용하는 나라라면 보급품으로 미약하나마 마법방어 코팅이 되어 있는 보호구의 지급이 필수일 정도였지만 부족연합은 그런 것이 없다.


소구경 마도화포는 파스톨 마도제국에서 수입한 물건이었지만 역시 해전에서는 매우 중요한 물품이고 소구경인 만큼 도수운반이 가능하였기에 지상전에서도 쓸모가 많았다.


켈바스티안 백작은 후작의 지시를 받아 마도병기를 앞세워 우위를 점하려는 속셈이었다.


“공격! 공격!”


보병으로 위장한 제 8궁수부대가 렉스톨 해군이 다가오자 화살을 들어서 공격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무수한 마탄과 파이어볼급 위력을 내는 화포들!


“쿵쾅!”


예상외의 대응에 유인임무를 받은 부족궁수들의 피해가 상당했고 측면을 노리던 다른 부대도 움직임이 묶였다.


게다가 적은 원거리 부대가 대다수인지라 후퇴하는 궁수들을 추격하지 않았다.


“2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제 8대의 피해가 큽니다.”


“제 2작전은 실패했군요. 병력을 그리 배치할 줄이야.”


“유인작전은 폐기하도록 하지요, 대기 중인 4~7대에게 복귀를 지시하십시오.”


그렇게 첫날의 교전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끝났다.




다음날.


“화살이 거의 없습니다. 총합 1000대 이하만 남아있습니다.”


루이브란의 전략상 화살 소모가 심하였기에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궁수부대를 무장시킬 화살의 수가 매우 부족했다.


“이런, 화살은 최고의 실력을 가진 부대에게만 무장시키고 다른 궁수부대는 보병으로 전환, 재편성합니다. 전투계획은 제 3작전으로 이행합니다.”


루이브란은 부족전사들을 더욱 50~100명씩 더욱 작은 단위로 쪼갠다.


“넓게 포진합니다. 전투상황은 각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소부대 단위로 공격, 피해를 입혔다 생각되면 추격하지 않고 후퇴, 인근의 부대를 도와 전투를 재개합니다. 적의 밀집병력, 마법전투단, 마탄총부대, 마도화포 부대가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후퇴하십시오. 측면공격을 중시하십시오.”


여러 개로 쪼개진 부족연합의 병력은 넓게 포진하여 적의 병력들을 각자의 판단하에 공격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교전 후 후퇴, 그 측면으로 다른 전사들이 합류하여 피해를 입히고 후퇴, 점점 렉스톨 본대의 병력들이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때로는 부족 지휘관의 경험 미숙으로 상당한 반격피해를 입긴 했지만 렉스톨군의 피해는 점점 누적된다.


특히 한 두 번만 싸우고 도망가는 부족전사들과는 달리 렉스돌 군의 병력들은 번갈아서 공격해오는 소규모 병력들을 맞이하기 위해 상당히 신경을 써야했고 병사들은 점점 지쳐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전투 둘째 날, 렉스톨군에게 피해와 피로를 누적시킨 채 하루가 더 지난다.




다음 날.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왕자님, 엔펄스 기사단을 빌려주십시오.”


“기사단은 왜?”


“5~10명씩 조장 단위로 분산시켜 일반 부대에 편입시킵니다. 그리고 소규모 병력이 공격해 온다면 맞아주는 척 하면서 끌어들인 후 기사들을 이용하여 반격, 일순간에 섬멸시킵니다.”


“좋네. 허락하지. 오늘따라 날씨가 매우 무덥군.”


왕자는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후작의 계책을 따라 엔펄스 기사단에 명령을 내린다.


셋째날도 부족연합은 어제 재미를 본 같은 방식으로 공격해왔고 적이 피해를 입은 듯 하자 지휘관들은 신을 내서 더 공격한다.


“크흐흐 걸려들었군. 역시 후작님 계책은 잘 들어맞는단 말이야.”


허술한 일반 보병속에 숨어있는 기사들은 순식간에 돌변하여 부족전사들을 덮친다.


특히 궁수들이 전환된 보병들은 근접전투력의 부족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 제르카가 지휘하는 지휘본부에도 속속들이 피해보고가 도착하기 시작한다.


“하...... 정말 어렵군요. 늙은 여우 젠탈루 후작. 시시각각 변하는 대응방식이 상당히 무섭습니다. 하지만 제 3작전은 계속 진행합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평소보다 후퇴시기를 빨리 잡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도록 전하십시오.”


루이브란의 조언은 계속된다.


피해를 입고 있는데 작전을 진행하라니, 일선 지휘관들은 상부의 지시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같은 전략을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계속 고수한다.




5월 17일. 전투 6일째.


계속해서 같은 전략을 고수하며 부족연합에게 누적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보고를 들은 왕자는 전쟁의 승리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후작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이 깨진 것은 부관의 보고를 들은 후였다.


“왕자님 식수의 재고가 거의 없습니다.”


“뭐라고!”


“마실 물이 매우 부족합니다. 대낮의 더위와 소금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에 병사들의 물 소비가 심각합니다. 이대로 가면 식사에 필요한 물도 떨어질 지경입니다. 게다가.”


“게다가?”


“새벽이슬에 병사들의 장구류가 급속히 부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비에 필요한 물도 부족한 형편이라......”


“젠장, 한방 먹었군. 피해를 감수하면서 시간을 끌다니, 이것이 노림수였군.”


후작은 잘 되어가고 있었을 때에, 모든 것이 잘못되었고, 그제야 적의 참모의 의도를 알아챌 수 있었다.


“마법사들에게 물생성 마법을 통해 최대한 물을 확충하도록 전하라. 물을 확보하는 동안 적의 공격에 취약해질 테니 용병군에게 최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전하도록!”


왕자가 지시를 내린다.




“후후후, 지금쯤이면 식수가 떨어질 때이지요.”


지난 전투부터 집요하게 보급품을 노린 루이브란.


비록 보급품 습격 작전은 실패했지만 그것도 작전의 일부일 뿐, 제 3작전 ‘말려죽이기’는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건조한 기후에 잘 적응한 부족전사들은 물 소모량이 나카지온 대륙인들보다 훨씬 적었다.


게다가 이곳의 소금을 물에 끓여 정제해서 먹는 습성상 이 근처에서 지하수를 얻을 수 있는 장소를 알아내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고 지하수를 파내 수시로 물을 보급해왔다.


“이 더위와 소금기 아래에서 아마 길어야 일주일이면 물 부족 현상을 겪겠지요.”


도둑길드의 류크가 적의 상태를 보고하였고, 적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정보를 받았다.


루이브란의 예측은 들어맞았고 렉스톨군은 전투개시 6일 만에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었다.


애초에 물은 부피에 비해 굉장히 무겁고, 운반하기 힘들다.


게다가 전투 중에는 소비량도 극심하기에 대부분 현지조달에 의존하지만 온통 소금천지인 이곳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적의 예상 대응은 마법사를 이용한 물 확보. 이 건조한 기후에서 수분을 모으는 물 생성 마법은 엄청난 마나를 필요로 하겠지요. 이로써 적의 마법사를 지치게 하여 마법전력을 봉쇄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군요.”


“아닙니다. 이제부터 조금 더 바쁘게 움직여야합니다. 지금부터 강하게 몰아붙입니다. 적을 피곤하게 하여 물소모를 심화시키고 피로를 누적시킵니다. 그리고 3일후, 지친 적을 상대로 전 군세를 몰아 최후의 일전을 치릅니다.”


그 날부터 400~500명 단위의 부대를 운용하기 시작한 부족연합은 밤낮으로 적의 마법병단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마법사들은 수천 명을 먹일 물을 생성하느라 진이 빠진데다가 반격할 기운도 없었고 한번은 마법사들이 애써 만들어놓은 물 단지들을 깨뜨리고 돌아오는 성과를 올렸다.


게다가 외각에서 경비를 맡는 용병들은 더 빨리 지치고 사기가 급격히 저하했다.


마법사들이 만들어낸 물은 최우선적으로 왕자가 있는 본대와 기사단을 우선으로 지급되고 있었고, 이 더운 사막 안에서 용병들은 하루에 한모금의 물만 겨우 지급받고 있었다.


“왕자새끼, 지들만 처 마시면 다냐, 우리는 죽겠다고.”


“내 말이. 시푸럴, 급료가 좋아서 지원했드니 완전 지옥이구먼, 벌써 반은 죽어 나자빠졌고, 우리도 말라 비틀어지게 생겼으니.”


“게다가 이 뙤약볕아래 경계를 서라니, 저 옆의 클라이놀의 부대는 어제 습격으로 전멸했다더군.”


용병군의 용병들 사이에 불만이 높아진다.




5월 20일.


제르카는 칼을 빼들었다.


“전 병력을 몰아. 적을 공격합니다. 적의 사기는 떨어져있고 우리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 사기가 충천한 상태입니다. 여러분의 형제, 자매, 부모를 죽이고 여러분의 동생 아내를 겁간하며 여러분이 모시는 여신을 핍박한 잔악무도한 렉스톨군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입니다.”


본격적인 공격전, 제르카는 사기를 고취하기 위해 간단한 연설을 한다.


본대의 지휘가 거의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에 본부의 병력까지 해체하고 루이브란과 최소의 병력만 남겨둔 제르카는 자신도 또한 돌격대에 포함되어 적의 병력을 직접 상대하기로 하였다.


‘어쩌면 지금이 카토렐름 왕자를 죽일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일지도 몰라.’


렉스톨군이 약해진 지금이야 말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무장과 준비를 단단히 한 그들은 렉스톨의 본대를 향해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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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6 7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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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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