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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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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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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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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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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DUMMY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테그라 반도




델하니아력 3481년 4월 17일


그날 저녁 루벨리가 장거리 텔레포트로 마나를 몽땅 소모한 채 기진맥진한 상태로 돌아왔기에 (루이브란은 농지 감독하러 간다고 겔브론 시에 남았다.) 숙소에서 하루 묵고 내일 테그라 반도의 최대 항구인 블라이헤스톤 항으로 가기로 한다.


여관 1층의 빵집 겸 술집 겸 식당이라는 참 공간을 알차게 활용한다 싶은 곳으로 들어가자 이미 빵은 오전에 다 팔고 없었고, 여관 투숙객과 저녁손님들을 위한 식당분위기에 몇몇 손님들이 구운 고기에 거하게 한잔 하고 있었다.


“우리도 저거 시킬까?”


고소한 냄새를 풍겨오는 돼지고기의 향미에 메이필이 웬일로 선주문을 요구한다.


“그러지 뭐. 알아보니 이집은 빵이 맛있는 것 같지만.”


한창 먹성 좋을 때이기에 통돼지 구이를 10인분이나 주문하는 루미아.


그리고 기름이 지글지글 타는 냄새를 풍기며 돼지의 온갖 부위를 골고루 잘라 10인분의 통구이가 테이블에 가득 쌓인다.


“양이 꽤나 많네? 우물 우물.”


“...... 30점.”


한입 먹고 점수를 매기는 클로디아.


“냄새랑은 다른데......?”


루미아도 한입 베어물고는 푸석푸석한 식감에 한마디 한다.


돼지 껍질의 지방이 장작에 눌어 생기는 구수한 냄새, 그와는 반대로 너무 오래 조리한 건지 수분이 빠져나가 푸석푸석한 속살은 소금간도 제대로 배어있지 않고 퍽퍽할 뿐이다.


“음. 루미아가 실패할 때도 있네.”


제르카도 한 점 먹어보고는 앞서 시식한 자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았다.


“분명히 내 코는 훌륭한 돼지고기를 사용한다고...... 설마 썩은 비료냄새 맡고 코가 이상해진 건 아니겠지?”


루미아의 코는 정확했다.


힐레토 부족국의 식당에서는 꽤나 좋은 식재와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그럭저럭 먹을 만한 음식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뿐, 힐레토 부족국의 음식은 조리법이 단순했다.


생으로 내오거나 굽고 삶고 튀길뿐.


애초에 조리법의 발달은 미식을 과시하기 위한 귀족이나 왕족, 궁중에서 발달하는 법인데, 이 나라는 농경민족들이 연합해서 만들어진 터라 역사가 깊은 고위층이 없었고, 그럼에도 농산물과 육류의 품질이 우수했으므로 적당히 대충 만들어 먹어도 먹을 만했기에 복잡한 조리법이나 향신료 사용법등이 발달하지 않았다.


결국 루미아가 고기에 뿌리는 여러 가지 향신료와 양념을 마법주머니에서 꺼내 뿌리고 나서야 한결 먹을 만해졌고 여섯명이서 10인분을 간신히 해치울 수 있었다.


“루이브란이 말 한 것이 이것이었군. 겔브론으로 도망간 이유가 있었어.”


음식에 대해 기대하지 말라는 루이브란의 충고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4월 18일


일행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꾸려 여관을 나온다.


다행이도 아침은 빵집이 영업을 했기에 조금 기교가 부족하지만 좋은 밀가루를 사용하여 갓 구워낸 뜨끈뜨끈한 빵과 신선한 우유, 루미아 특제 열대과일 잼을 발라 아침을 해결하고는 루벨리에게 부탁해 테그라 반도로 이동하기로 한다.


“어째 전문 텔레포터로 부려 먹힌다는 느낌이 계속 든다만?”


“일이 잘 풀리고 돌아가면 칵테일 잔뜩 사드릴테니 조금만 도와주세요.”


물론 루벨리에게 도수 높은 술을 먹이면 난리를 피울테니 적당히 도수가 낮은 칵테일만 먹일테지만, 어쨌거나 문제 안 일으키고 좋아하는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루벨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테그라 반도 끝이랬지? 지도 보여줘 봐.”


“여기요. 이쪽 끝 블라이헤스톤 항으로 가면 돼요.”


“그래 잠깐 기다려봐? 파 시잉!”


루벨리가 눈을 감고 마법을 주창하자 작은 스크린같은 것이 생기더니 넓은 바다가 보이는 항구도시의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다.


“우와~ 루벨리님 멀리 떨어진 곳을 보여주는 마법이라니요.”


로웨나가 평소에는 구경조차 힘든 비기급 마법을 보면서 감탄한다.


“에헤. 이정도야 식은 스튜 먹기지. 마나소모가 심해서 자주 쓰지는 않지만. 준비 됐지? 세일링 트랜스포트!”


루벨리 전용 텔레포트 마법의 당겨지는 느낌과 함께 제르카는 이번에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적당히 긴장하고 있었지만, 텔레포트로 도착한곳은 편평한 평지였다.


“미리 지형을 살펴서 안전한 곳으로 나오게 했으니까 제르카군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는데?”


루벨리가 그렇게 말하자 제르카는 그제야 어깨에서 힘을 뺀다.


“후...... 바다냄새. 짠내가 이리 풍기는 것을 보니 제대로 온 것 같네. 일단 짐을 풀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봐야겠어.”


“그래, 일단 방부터 잡고 두 조로 나뉘어 로나카렐에 대한 정보를 모으자.”


블라이헤스톤은 꽤나 큰 항구도시였기에 꽤나 커다란 호텔이 몇 개 있었고 그중 한군데를 골라 방을 잡고는 일행은 카운터의 직원에게 물어본다.


“680로제짜리 방 세 개 일주일 1세츠 4280로제입니다.”


“여기요. 꽤나 한산하네요. 무슨 문제 있나요?”


제르카가 보기에도 이곳은 커다란 호텔이지만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수가 적었다.


“요즘 보기 드문 해양 몬스터라는 로나카렐이 다수 나타나서 말이죠. 게다가 수도에서 이곳으로 오는 중요한 길목인 팔렌티 협곡에 대량으로 몬스터가 나타나서 이동이 끊겼어요. 어업과 관광수익으로 먹고사는 곳인데 둘 다 막히게 되었으니......”


“그렇군요. 저희도 그 문제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어디서 정보를 얻을 수 없을 까요?”


제르카가 호텔 직원에게 차분하게 묻는다.


“정문으로 나가셔서 우측으로 가시면 길드거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푸른 달빛’ 정보길드가 지점을 내고 있으니 그쪽에서 물어보시면 되고. 혹시나 블라이헤스톤 시 당국에서 벌이고 있는 로나카렐 퇴치 의뢰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시면 길드거리의 ‘검붉은 대지’ 용병길드 지점으로 가주세요.”


“감사해요.”


원하는 정보를 얻은 제르카는 일행에게 다가와서 들은 내용을 전한다.


“음. 일단 둘로 나뉘어서 오빠는 정보길드 쪽을, 나는 용병길드 쪽으로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래, 나랑 메이필이랑 로웨나씨가 정보길드로 가볼게.”


“클로디아랑 루벨리님은 나랑 용병길드에 가자.”


그렇게 호텔을 나온 일행은 두 조로 나뉘어 목적지로 향한다.



제르카는 호텔 접수처 직원이 알려준 대로 ‘푸른 달빛’ 정보길드를 찾아간다.


3층의 작은 건물에 노란 달과 푸르스름한 형광 페인트로 빛나는 것을 묘사한 낡은 간판이 걸려있는 길드에 도착해서 제르카는 길드의 접수처에 원하는 것을 묻는다.


“어서오세요. 얻고 싶은 정보가 있습니까?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나요?”


“시드라밀 III를 제조하고 있는 곳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50로제입니다.”


아무나 길가는 사람 잡고 물어봐도 될 만한 질문이었지만, 어쨌거나 정보길드의 사람들도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만큼 약간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여기요.”


“시드라밀 III는 하토필드 어업조합에 소속된 어민들이 생산하고 있고, 슈델사라는 작은 상회에서 매입하여 전량 수도 블롬웰의 보두만 상회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하토필드 어업조합의 위치는......”


“감사해요. 최근 로나카렐이 잔뜩 출몰해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던데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이건 시 당국에서 공개하라고 공문이 내려온 내용이니 수수료는 받지 않겠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이 곳 블라이헤스톤의 앞바다에 수백마리에 달하는 다량의 로나카렐이 발생해서 지나가는 선박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로나카렐이야 원래 십 수마리가 11~13년마다 여름에 번식기가 찾아와서 그 기간만 조업을 피하면 됐었는데 이번엔 수백마리나, 그것도 시기에 맞지 않게 발생해서 문제지요. 게다가 해양 마수인데다가 고위 마법사들이나 있어야 퇴치할 수 있는 몬스터라 시 당국에서는 꽤나 많은 돈을 들여 퇴치단을 모집하고 있지요.”


“그렇군요. 그나저나 수백 마리라니, 난감하겠네요.”


“덕분에 정보길드 장사도 잘 안 되고 있는 편이지요. 외지인들 같으신데 해로는 로나카렐 때문에 막혀있으니 혹시 육로로 오셨나요?”


“아뇨. 다행이도 우수한 텔레포터가 있어서요.”


“텔레포터라니 일행중에 고위 마법사가 있나 보군요. 육로도 이곳으로 오는 주요 길목인 팔렌티 협곡에 대량의 몬스터떼가 발생해서 오기 힘들었을 텐데 말이죠.”


“아 그런가요.”


“일단 값비싼 가죽재료가 된다는 로나카렐을 노리고 온 분이시라면 검붉은 대지 용병길드에 가시면 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형 용병의뢰를 내걸고 있으니 거기 참가하는 것도 좋으실 거에요. 더 알고 싶은 정보가 있나요?”


“아뇨, 정보 감사합니다.”


50로제 동화를 팁으로 더 준 제르카와 일행은 정보길드를 나온다.


한편 검붉은 대지 용병길드 지점으로 향한 루미아 일행.


검붉은 대지 용병길드는 발라온 길드처럼 대륙 4대 길드중 하나로 전쟁용병으로 대지를 검붉은 피로 물들이고 다녔다는 전설적인 용병 라이틀란이 만든 용병길드이며, 본부는 대륙북부 콘자아일 공화국의 수도에 있었다.


커다란 항구도시의 용병길드답게 세련된 커다란 4층건물에 위치한 용병길드로 들어간 루미아일행


“헤에, 용병길드 치고는 잘 꾸며놨네?”


지점장의 취미가 골동품 수집인 듯 낡아 보이는 골동품들이 손을 탄 듯 반짝반짝 닦여서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고, 꽤나 오래된 목재로 만든 식탁이나 의자등의 가구에 그다지 험상궂어 보이지 않는 용병들이 역시나 오래되어 보이는 술잔에 술을 따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여타 용병길드와는 다르게 꽤나 강해보이는 마법사들이나 무술가들이 많이 보인다.


“여보슈, 나는 이곳 지점장 짐머맨이라고 하오. 보아하니 세 분 다 마법사들 같은데 당신들두 로나카렐 잡으러 오셨수?”


지점장이 넉살좋게 먼저 말을 걸어온다.


“뭐, 조건에 맞으면요. 이 고장의 물건을 좀 구하러 왔었는데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말이죠. 시드라밀 III라고.”


“그렇구랴, 그 고약한 비료는 나도 잘 알지. 냄새도 끝내주고 효과도 끝내주고 가격도 끝내주는 물건이지. 뭐 요즘이야 로나카렐 덕분에 생산을 못하고 있지만. 그거 확인하러 온 것 아니겠수? 참, 봄날 같지 않게 날씨가 덥구만 시원한 차 한잔 드릴까?”


넉살좋게 차를 권하는 지점장.


“좋아요.”


“석 잔 90로제 이외다.”


적절하게 용병길드의 매출을 올리려는 지점장의 수완에 결국 100로제 은화를 하나 건네고 거스름돈은 팁으로 준 후 뜨뜻 미지근한 차에 대충 만든 얼음을 넣은 차를 받아든 루미아는 지점장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그러는 사이 정보길드로 갔던 제르카가 용병길드 안으로 들어왔고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전한다.


“결국, 시드라밀 III의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로나카렐을 퇴치해야 한다는 거네?”


루미아가 간단하게 들은 내용을 정리한다.


“뭐 시 당국에서도 현상금을 걸었고, 로나카렐 가죽은 장당 20~30레오는 하는 귀한 물건이니 잘만 하면 대박을 칠 수도 있고, 문제는 수가 많은데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거지만.”


메이필도 꽤나 흥미가 있는 듯 했다.


“그렇군. 게다가 여기 마스터의 말에 의하면 로나카렐을 퇴치할만한 고위 마법사나 용병들도 숫자가 적다고 하니 한번 지원해보는 게 좋겠어.”


“로나카렐 고기는 맛이 있을까?”


클로디아는 이상하게도 먹는 데에 관심이 있는 듯 하다.


“먹어보면 알지도.”


“그래.”


빠르게 결정이 나자 루미아는 지점장에게 간다.


“시에서 내건 의뢰서를 보여주세요.”


“결국 참가 하려는가? 여기 있네.”




긴급 수배 의뢰 – 로나카렐 퇴치.


기한 – 3481년 3월 31일부터 퇴치 완료시까지 무제한


현재 블라이헤스톤 앞바다에 수백의 로나카렐들이 이상 발생하고 있음. 이들을 어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퇴치해 주기 바람. 현재 수백의 어선들이 발이 묶여있는 상태이므로 시 경제활동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임.


지원 자격 – 로나카렐을 퇴치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의 고위 마법사 & 고위 무술가, 보증금 없음


보수 – 로나카렐 퇴치 시 가져온 꼬리 지느러미의 숫자를 증거로 치며 두당 5세츠의 성과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속함. 또한 몬스터의 부산물은 전량 퇴치자에게 가질 권리가 있음.


주의사항 – 시 당국에서는 지원자에게 바다로 나가기 위한 어선을 제공해 줄 것임. 하지만 로나카렐의 공격에 따른 어선의 피해보상은 지원자가 부담해야함. 또한 지원자의 부상 또는 사망시의 책임은 당사자에 있으며 시 당국이나 길드에서는 어떠한 보상도 지급하지 않음.


“흐음...... 결국은 지원은 해주겠지만 그 외에는 알아서 책임지라는 건가? 고위급 마수에 두당 5세츠면 보수가 적긴 하지만 원체 로나카렐 가죽이 가치가 있으니 그걸로 해결하라는 뜻이네.”


“지원 하시겠수? 보시다시피 어선을 지원해주는 것을 빼면 전적으로 자신들이 책임져야 하는 의뢰라 실력자들만 지원하고 있는데 말이우. 물론 사고가 나는 걸 원치 않으니 적당히 실력을 증명해주셔야 하겠지만. 의뢰 등록비나 뭐 그쪽 수수료는 시에서 부담할테니 걱정 마슈. 다른 의뢰로는 팔렌티 협곡 소탕의뢰도 있다우.”


길드에 모인 자들은 로나카렐 가죽의 높은 가치를 노리고 모여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마리만 잡아도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여기 제르카 레닐하츠, 루미아 레닐하츠 7단계 마스터급 무술가와 마법사에요.”


루미아가 자신과 오빠의 발라온 용병길드 용병패를 보여준다.


“발라온 길드 용병패아니우? 4대 용병길드는 용병 정보가 제휴되어 있으니 그대로 쓰시면 되겠군.”


지점장이 마도기기에 용병패를 넣어 용병패의 진위여부를 확인한 뒤 알려준다.


“이쪽은 메이필 루드바스, 로웨나 레스니아 하이츠발트, 각각 7단계 마스터급 무술가와 마법사야. 클로디아는 어쩔래?”


메이필과 로웨나도 렉스톨 수도 아인클라흐의 발라온 용병길드 지점에서 받은 용병패를 보여준다.


“클로디아 룬티티 세리니아, 8단계 마스터급 마법사. 용병패는 없지만 의뢰 등록해줘.”


“루벨리 유시타야, 9단계 마스터급 마법사. 나도 용병패는 없으니 새로 등록해.”


루벨리는 실력만큼은 10단계 마스터(제약을 받은 상태에서)이지만 낮춰서 등록하고, 본명을 쓴다면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므로(신의 이름은 알려져 있으므로) 적당히 변조해서 알려준다.


“......허허 평소에는 보기도 힘들다는 고위마법사 분들이 이렇게나. 뭐 저쪽 가셔서 적당히 자기 단계의 마법 한 번 씩 시연해 주시고 오시면 검붉은 대지의 용병패를 만들어 드리지.”


길드 뒤쪽의 연무장으로 간 둘은 대체 무슨 마법을 시연했는지 감독관과 구경꾼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지점장으로부터 용병패를 받아든다.


“일단 로나카렐 퇴치는 4월 25일부터 진행한다 하니 그동안 시에서 준비해 준다는 배를 알아보시고 대마수를 상대할 준비를 잘 갖춰 두시우. 특히 배는 로나카렐의 공격에도 침몰하지 말아야 하니까 튼튼할수록 좋지.”


지점장의 당부를 듣고 로나카렐 퇴치 의뢰를 수주한 일행은 다시 묵고 있는 호텔로 돌아온다.


“나 수영 못하는데, 배가 침몰하면 어떡해?”


클로디아가 벌써부터 걱정을 한다.


“클로디아, 기다리는 시간동안 수영이나 가르쳐 줄까?”


제르카의 제안.


레닐하츠 남매는 다행이도 수영하는 법을 알고 있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좋아.”


“나도, 수영 가르쳐줘. 황실에서는 이런 건 가르쳐 주지 않던 걸.”


“그래, 일단 물에 젖어도 상관없는 옷을 구해야 하겠지?”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사러가자.”


그렇게 내일 아침 수영복을 사러가는 것이 결정되었다.


그렇게 호텔에서 음식을 시켜먹고 로비에서 노닥거리는데 세 명의 마법사 차림의 사람이 들어온다.


“아, 아까 검붉은 대지 용병길드에 의뢰 수주하러 오신 분들 아닌가요? 같은 호텔에 묵고 있었네요.”


눈에 띄는 고급스런 원단의 붉은 로브를 걸치고 루벨리 만큼이나 불타는 듯한 긴 생머리에 역시나 고양이 눈이 빛나는 듯한 모습의 붉은 보석을 박아 넣은 고급스런 지팡이를 쥔 메이필과 비슷한 키에 꽤나 호리호리한 체형의 30대 초반의 기품 있어 보이는 여마법사가 말을 걸어온다.


“저 새하얀 작은 여자에는 8단계 마스터라고 했지? 아이렌 너보다 어린 것 같은데 경지는 더 높은걸?”


역시나 마법사인 듯 빛나는 노란색 로브를 걸치고 커다란 노란색 수정이 박힌 지팡이를 들고 염색한 듯 초록빛깔의 올백머리에 갸름한 얼굴에 미간이 조금 좁고 뿔테안경을 쓴 제르카보다 조금 작은키의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마법사도 한마디 한다.


“저 옆에 빨간 머리 마법사는 9단계 마스터라고 했어. 겉모습은 전혀 마법사 같지 않지만.”


이 쪽은 새파란 최고급 안료로 염색한 망토를 입고 역시나 마법사인 듯 파란색 보석을 박아넣은 지팡이를 찬 채 여드름 투성이의 30대 중반의 작은 키의 사내는 노출이 많은 차림에 마법지팡이 하나 안 들고 있는 루벨리를 보며 한마디 한다.


“드로셰 그런말은 실례잖아.”


아이렌이라 불린 빨간 여마법사가 여드름 투성이 사내에게 주의를 준다.


‘적, 청, 황. 아주 화려하구만.’


칙칙한 항구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원색의 향연.


루미아가 그들의 모습에 혀를 끌끌 차며 속으로 한마디 하고는 관심을 돌리려는 찰나 이들이 다시 말을 걸어온다.


“안녕하세요. 저는 파스톨 마법제국에서 온 아이렌 수퍼플레어라고 합니다. 8단계 베이직 마법사에요”


부잣집 아가씨 티가 팍팍나는 빨간 머리 마법사가 자기소개를 한다.


“동향의 로닌 라이블릿츠라고 하오. 7단계 마스터입니다.”


안경낀 마법사가 파스톨 마법제국 마법사들의 예법을 갖추어 인사한다.


“드로셸론 프로즌밸리라네. 마찬가지로 7단계 마스터지”


여드름쟁이 마법사도 소개를 한다.


“제르카 레닐하츠입니다.”


뒤이어 레닐하츠 일행도 자기소개를 한다.


“수퍼플레어라니, 초홍염(超紅焰)? 이름만 들어도 불꽃을 잘 다룰 것 같네요. 라이블릿츠면 전격이려나? 프로즌밸리라면 빙결마법을 다룰 것 같고.”


각자의 성이나 입고 있는 복장을 한눈에 봐도 누가 무슨 마법을 전문으로 쓸지 훤히 보이는 것 같다.


“호호호, 로나카렐을 잡으러 오셨나 보죠?”


“물론이에요. 이런 기회는 드물죠, 주기가 10년이 넘는 번식기에 한두 마리 잡는 게 고작인데 이렇게 대량으로 나타나다니요. 특히나 상당한 마법저항력과 물리 방어력을 동시에 지닌 로나카렐 가죽은 취약한 마법사들의 방어력을 보완해줄 최고의 재료니까요.”


아이렌이 자신들이 이곳에 온 목적을 설명한다.


“파스톨 마도제국이라니 먼 곳에서도 오셨네요.”


“마도게이트 이용료 참 비쌌죠. 하하.”


아마도 물주인 듯한(나르딘이 생각나는) 여드름쟁이 퍼렁이 마법사가 씁쓸하다는 듯 대답한다.


“뭐 그만큼 로나카렐을 잡아서 벌어가자고.”


번개 맞은 듯한 초록색 올백머리의 노랑 마법사도 꽤나 기대를 하고 있는 듯 하다.


“그나저나 수퍼플레어라면 혹시 아티팩트 제조사인 수퍼플레어 말하는 건가요?”


메이필이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 아이렌에게 물어본다.


“아, 맞아요. 저희 가문에서 그쪽 사업도 하고 있었더랬죠. 호호호”


역시나 부잣집 아가씨였다.


“아 그렇군요! 거기는 조금 비싸긴 하지만 최상품질의 마도 아티팩트를 생산하는 명가인데. 그쪽 가문의 사람을 만나다니 이것도 참 인연이네요.”


“호호호, 알아봐 주시니 감사하네요. 이거 저희 쪽 신제품인 그랑콜라 라는 제품인데 써보실래요? 발동시키면 원하는 꽃향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신제품이죠. 귀족 아녀자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상품이랍니다.”


“우와 꽃향기를 만들어내다니 대단하네요.”


이런 때 메이필의 아티팩트 수집 취미가 연결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자 부쩍 수다스러워진 그들은 같이 식사를 하기로 하고 헤어진다.


작가의말

힐레토 부족국의 요리 = 영국요리

그리고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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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18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18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4화 +5 16.10.27 826 12 20쪽
18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6 9 18쪽
18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2화 16.10.24 717 8 20쪽
18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1화 16.10.21 613 7 17쪽
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17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2 16.10.18 905 7 26쪽
17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7화 +1 16.10.17 823 6 21쪽
17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6화 +3 16.10.14 955 6 16쪽
17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5화 16.10.12 582 5 20쪽
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3 9 19쪽
16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2화 16.09.21 1,031 8 17쪽
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15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9화 16.09.08 946 7 17쪽
15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8화 +1 16.09.05 939 6 16쪽
15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7화 16.08.31 773 7 15쪽
»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16.08.27 1,175 4 20쪽
15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5화 16.08.25 766 5 17쪽
15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4화 16.08.23 736 7 14쪽
15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3화 +1 16.08.18 808 6 16쪽
15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2화 16.08.16 862 8 17쪽
15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1화 16.08.11 909 7 15쪽
15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0화 16.08.09 996 9 19쪽
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20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8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136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6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8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4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69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5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126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5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49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0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39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1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4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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