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217,316
추천수 :
1,706
글자수 :
1,691,657

작성
16.11.04 21:17
조회
759
추천
7
글자
19쪽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DUMMY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토닐라 아일랜드




델하니아력 3481년 7월 26일


모든 준비를 마친 레닐하츠 일행은 성명창을 얻기 위해 토닐라 아일랜드로 떠난다.


“루벨리님 텔레포트 부탁~ 목적지는 토닐라~.”


“하아, 이젠 루미아한테 대꾸하기도 싫다.”


제 5계에 적응해가는 루벨리의 이모저모를 언제나 알뜰히 챙겨주며 그 대가로 살뜰하게 부려먹고 있는 루미아의 말에 지도를 편 루벨리가 마법을 준비한다.


“음, 루미아 미안한데. 이번엔 텔레포트가 불가능 할 것 같아.”


“네? 무슨 말이에요? 컨디션 안 좋아요?”


“아니, 토닐라 아일랜드 주변에 공간왜곡이 심각해. 나 혼자라면 몰라도 다수의 이동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정말요? 루벨리님 힘으로도 어떻게 안 돼요?”


“그래, 나니까 그래도 혼자서 이동할 수 있는 거지, 왜곡된 좌표에 순간이동을 걸면 네 신체도 이상한 좌표대로 왜곡될 걸?”


“왜 갑자기 그러 일이. 설마 성명창과 관련이 있나? 왜? 지금 시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 어쨌거나 성명창은 초월급 무기에 디트릿타가 요상한 계략까지 걸어 논 물건이니까.”


“청류검이 위치한다는 카렐리토 지역조차 금지로 지정될 정도이니 성명창이 있는 곳도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루이브란도 적절히 예상해본다.


“그런고로 직접 이동은 불가.”


“흠. 그러면. 바람의 그림자 길드의 보고서대로 배를 타고 가야 하는가?”


“그래야 할 거야.”


“그럼 가까운 항구까지만 텔레포트로 이동하죠. 오빠 제일 가까운 항구가 어디였지?”


“제나타의 게보륀 항구. 카롬의 펜좔 항구는 좀 머니까.”


“이름 참 괴상하네. 아무튼 게보륀 항구로 이동하죠.”


“그래. 준비 됐어?”


“네.”


“그럼 간다. 세일링 트랜스포트!”


일행은 순식간에 제나타 왕국의 게보륀 항구 뒤쪽에 위치한 작은 언덕에 도착한다.


“전형적인 항구도시네요.”


로웨나가 해풍을 맞고 자란 굽은 소나무들을 보며 수십 척의 어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와 항구도시 특유의 짠내를 맡고는 대답한다.


“일단 배편을 알아보자.”


“음, 나는 이번엔 안 낄래. 배 멀미는 싫으니까.”


폴트 신관만큼 뱃멀미가 심하며 귀찮은 일을 싫어하는 루벨리가 도망가려 한다.


“흠, 그러면 일단 이곳 술집겸 여관에라도 머물고 계세요. 1인 텔레포트는 가능하다 하셨으니. 넉넉하게 일주일쯤 뒤에 섬의 가장 큰 도시인 하랄스타크의 지정된 숙박지에서 뵙죠.”


하지만 노련한 루미아는 루벨리가 도망가려는 수작을 간파하고는 출구를 봉쇄한다.


“그냥 쉬면 안 될까?”


“실컷 놀았잖아요. 자 숙박지 골라봐요. 오빠 보고서 어딨어?”


루벨리의 작은 반항은 묵살.


“에 추천 장소가 ‘용암 해구’, ‘훔쳐 먹는 라즈베리 잼’, ‘검붉은 밀과 보리의 강’ 어디가 좋을까?”


바람의 그림자 길드의 추천 업소는 골라서 손해볼 것이 없는 훌륭한 곳들 뿐이었다.


“’검붉은 밀과 보리의 강이 좋겠어.”


“맥주가 유명해서 고른거 맞죠?”


“맞아.”


루벨리는 순순히 시인한다.


“클로디아는 ‘훔쳐 먹는 라즈베리 잼.’”


“안 물어봤어. 호텔급 숙소라니 괜찮을 것 같지만.”


“뮤리도 거기가 좋은 것 같다.”


“라즈베리 잼은 그냥 가게 이름인데 실제로 팔 것 같아?”


“응. 가게 이름에 붙였을 정도면 팔 것 같은데?”


클로디아와 뮤리는 단 것을 좋아하는 식성이 비슷해서 죽이 잘 맞는다.


“그래서 루미아는?”


“당연히 ‘용암 해구’지 보기 드문 심해어 전문 취급 식당이 숙소 1층에 있다구! 숙박의 질도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하고.”


“이래서야 가보기도 전에 안 끝나겠는데?”


“귀찮아, 자러 갈래.”


루벨리가 마지막 반항으로 투정을 부린다.


“에휴, 이번엔 여신님 비위를 맞춰야 하니 ‘검붉은 밀과 보리의 강’으로 하자. 왠지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소모한 듯?”


“그래요.”


“앗싸.”


루벨리의 작은 기쁨(술)을 만족시켜주는 숙소로 결정된다.


“루벨리님, 용돈드릴 테니 이곳이나 하칼라일로 돌아가셔서 적당히 머무르시다가 일주일 뒤에 봐요. 저희는 배편을 알아봐야 할 것 같으니.”


“그래, 이곳 관광도 재미있을 것 같으니 둘러보고 올게. 나중에 보자구? 배 못 타서 미안해.”


그 말을 뒤로하고 루벨리가 사라진다.


“음, 우리는 토닐라 위트몰트항으로 가는 배편을 알아봐야겠네.”




이곳에 머물 예정은 없었으므로 일행은 항구도시의 뒤쪽 작은 언덕으로 난 길을 내려와 항구에 도착하여 토닐라쪽으로 가는 정기선을 알아본다.


“위트몰트 항으로 가는 배편이 어떻게 되나요?”


“위트몰트항? 토닐라에 가려는가? 안타깝게도 정기 배편은 마지막으로 황색 무복을 입은 자들이 타고 간 후 1주일 전부터 끊겼고, 앞으로도 정기선 출항은 미정이라네.”


“네? 정기선이라면서 왜요?”


“요즘 바다가 심상찮거든. 매일 취항하는 네 편의 배중에 하나가 위트몰트 항에서 이곳으로 오던 중에 침몰해버렸어. 해양마수의 짓은 아닌 듯 하지만, 배가 뒤집혀서 침몰한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해양 상태가 심상찮거든. 토닐라 아일랜드 주변 해역의 파고가 엄청 높아. 이 근처는 별로 안 그런데 토닐라 주변만 이상해. 덕분에 그쪽 해역이 안정될 때까지 아마도 정기선 배편은 무기한 연기될 걸세.”


도둑길드의 보고서는 아마도 그 1주보다 전에 작성된 듯, 정보와 실제가 달랐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흠, 잘은 모르겠다만 한 2~30년 단위로 비슷한 일이 주기적으로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지.”


“이런. 루벨리님이 말한 공간의 불안정과도 연관이 있으려나?”


“성명창과 연관이 있을지도. 팔렌티 협곡에서의 일과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몰라. 어떻게 해야 하나······ 배라도 빌려서 갈까?”


“아무리 숙련된 배의 선장이라도 지금은 그곳에 가려는 자는 아무도 없을 걸세. 까딱하면 배가 뒤집어질 정도로 풍랑과 파도가 심하거든, 수시로 폭풍우도 몰아친다 하니.”


“흠, 이런 데서 발목 잡힐 줄이야. 토마스님께라도 부탁해야 하나?”


플라겔드 II호라면 이 바다를 건널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연락해 볼게요.”


로웨나가 메이필을 보좌할 때 쓰는 직통 마도통신기를 가지고 황실과 연락하러 간다.


잠시 뒤.


“플라겔드 II호는 현재 임무에 투입돼서 1개월쯤 뒤에나 여유가 생길 거라는 데요.”


하긴 군용 최신 마도함을 놀려 둘 리가 없으니 그 동안 잘 얻어 타고 다닌 것이 더 신기할 지경이다.


“흠 어떡하지?”


“일단은 바다가 잠잠해 질까 기다려보자.”


일행은 그렇게 당분간 게보륀 항에서 묵을 곳을 찾아 하염없이 기다린다.




이틀 뒤.


“안 되겠어. 정기선이 뜰 기색이 없어. 어떻게든 배를 구해서 가는 게 좋을 듯해.”


제르카가 루미아와 항구에 다녀온 뒤 일행에게 말한다.


정기선은 한 척이 침몰한 상황에서 절대로 띄울 수 없다고 못박았기에 남매는 토닐라까지 가는 배를 수소문 해본다.


“근해나 차라리 원양 어업은 가능하지만 토닐라 근처는 무리요. 바다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저건 가끔씩 ‘신의 격노’라 해서 바다가 성났을 뿐이오. 한 달정도 기다리면 멎을지도 모르지.”


“에잉, 난 죽고 싶지 않거든, 저 정도 파고면 거의 해일 수준이야. 내 싸구려 어선으로는 택도 없어.”


“100레오를 준다 해도 안 갈 거요. 뱃사람들은 오히려 바다의 무서움을 더 잘 알거든.”


하나같이 선주들은 토닐라까지 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기에 주변 정보길드라도 수소문 하여 알아보던 도중, 한 작은 정보상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듣는다.


“하빈 라문드라는 부자가 마찬가지로 토닐라 아일랜드에 그렇게 가고 싶어 한다더군. 꽤나 좋은 배도 가지고 있지만, 기존 선장이 바다상태를 보고는 출항을 거부해 배를 몰아줄 선원들을 못 구하고 있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나.”


“어 좋은 정보 감사해요.”


‘호텔 그랑크뤼’라는 꽤나 좋은 건물로 가서 하빈 라문드를 찾아 만나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하빈씨 맞으시죠? 저는 루미아 레닐하츠, 그리고 이쪽은 오빠인 제르카 레닐하츠에요.”


“내가 하빈 맞소만, 무슨 볼일이오?”


하빈 라문드는 약간 초췌해 보이는 모습의 50대 남자로 얼굴에 꽤나 다급한 표정이 엿보인다.


“토닐라 아일랜드고 가고 싶어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저희도 그곳에 볼일이 있는데 그 쪽으로 가는 배편이고 뭐고 전부 전멸이라서 말이죠.”


“빌어먹을! 나는 이 근방에서 작은 상회를 운영하고 있다오. 내 아들이 토닐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데, 열흘 전에 열병에 걸려서 사지를 왔다갔다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필요한 의약품을 전달해 주지 못하고 있지. 휘하의 선원들은 죽어도 못 가겠다고 반쯤 파업 중이고.”


라문드 상회는 주로 토닐라에 곡류와 생필품을 운송하고 그곳의 맥주나 위스키, 특산물인 심해어 등을 가져와 팔고 있는데, 생필품 중에는 의약품도 있었다.


“배도 있고 약도 있는데 고작 파도 때문에, 배를 보낼 수 없다니!”


고용한 선장이 이런 파도를 뚫고 무사히 도착하지 못할 거라고 선언한 이상 아무리 고용주인 하빈이라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런, 저희도 토닐라에 한시바삐 가야 하는데 어쩔 수 없나 보군요.”


“하다못해, 임시 선장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좋겠다만. 직원들은 ‘해신의 강림’이라는 전설의 어부 이타룬이나 돼야 파도를 뚫을 수 있다 하니.”


“해신의 강림이요?”


“그래, 은퇴한 어부인데 파도 위에 산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어부였지. 하지만 지금 상태가 거의 반 송장인데다, 귀찮다며 무슨 말을 해도 요지부동이라 소용없다네.”


“혹시 저희가 그 분을 설득한다면 토닐라로 데려다 주실 수 있나요?”


“그렇게 된다면 나로써도 대 환영이라네. 아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의약품을 전달할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라도 들어주겠네.”


토닐라 아일랜드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쪽 사람들에게는 20~30년에 한 번씩 벌어지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레닐하츠 남매는 이 일이 성명창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가보려 하는 것이었다.


“알았어요. 혹시 어디 사시는지 아시는 가요?”


“이곳에서 대로 남쪽으로 가면 어부들이 많이 모여 사는 작은 동네가 있네. 그쪽에서 찾아보면 될거야.”


그 말을 뒤로 남매는 호텔을 나와 이타룬이라는 어부를 찾기로 한다.


“루미아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뭐야?”


“내 감이, 지금 이렇게 문제가 있는 동안 빨리 성명창을 회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 이미 파도가 멎고 나면 늦을 것 같달 까나. 셰릴 여신님 때의 일처럼 비슷해.”


“루미아 말이 그렇다면 믿어줘야지. 그 이타룬이라는 어부를 설득해보자고.”




주변에 사는 어부들이 전설의 어부의 집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으므로 이타룬의 집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계십니까?”


“무슨 일로 찾았나?”


제르카가 콧바람이라도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엄청나게 허름한 집에서 허리가 구부정하고 옷이라고 입은 넝마주이에서 가죽만 남은 듯 말라 비틀어진 거무스름한 피부를 가진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온다.


‘이 모습, 전설의 어부가 맞는가? 아니야. 저래 말라 보여도 상당한 노련미가 보여. 필시 초인 요리사 카멜 드로잔 같은.’


“저기, 죄송하지만, 저희는 토닐라 아일랜드로 가려고 하는데요. 지금의 파도를 뚫고 그곳까지 배를 몰 수 있는 분은 이타룬씨 뿐이라고.”


“미안하지만 볼 일 없네.”


제르카가 보기에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이타룬.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습니다. 혹시 도와주실 수 없으십니까?”


남의 일이긴 했지만, 필요한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달해야 하빈의 아들을 구할 수 있다.


“나는 갈 수 없네. 설사 갈 수 있다 하더라도 지금 시기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아.”


“혹시나 지금의 사태에 대해 아는 것 이 있으십니까?”


“······ 몰라.”


제르카는 노인의 태도에서 지금의 사태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으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 초인이십니까?”


제르카는 노인이 내뿜는 범상치 않은 기운에서 스승님이나, 프론켈과 같은 초월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에 한 번 물어본다.


“아니야, 내 나이 130, 한때는 어부로서 초월경을 살짝 넘보려 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평범한 노인이지. 볼 일 끝났으면 가보게.”


나이가 130이라니, 하지만 초월경을 넘보려 했다 하니, 필시 인간의 끝이라는 10단계 마스터급의 경지에 오른 어부이리라.


그리고 제르카는 그의 말투에서 아직도 초월경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음을 알아본다.


“초월자의 길은 하나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체념하지 마시고 다른 방향의 카르마를 쌓아보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하! 애송이, 풋내기 주제에 초월자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그리 떠드나? 가만, 카르마에 대해 알고 있다면 네놈도 흔해 빠진 돌덩이 수준은 아니라는 말인데.”


갑자기 치켜 뜬 이타룬의 두 눈에서 지고의 경지에 오른 대가들이나 내뿜을 만한 무시무시한 안광이 제르카를 덮친다.


“그간, 초월자니 신이니 하는 사람들을 몇몇 만나보았거든요. 제 스승님은 숨기고 계셨지만, 유명한 초월자셨고, 제 지인 중 한 분이 초인이 되는 것도 보았구요. 카멜 드로잔이란 요리사분은 당신보다는 나이가 적어 보였지만, 늦은 나이에 초인이 되었고,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아내와 사별하긴 했지만, 신들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요리사가 되었다더군요. 욕심나지 않나요?”


“자네! 카멜을 아나?”


“네? 아, 저희가 롬펠에 있었을 때, 그분의 식당에서 요리를 대접받은 적이 있지요. 뭐 그 뒤로는 2주뒤에 훌쩍 가게를 닫고 떠나긴 했지만요. 혹시 지인이십니까?”


“그래, 나는 토닐라 출신이라네. 한 60년전인가, 토닐라에서 이름을 날리며 어업활동을 하던 나에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찾아와 자신의 요리 수행을 위해 진귀한 심해어를 잡아 달라던 부탁을 했지. 그 녀석이 카멜이었어. 나 또한 그 때는 70살이나 처먹긴 했어도 어느 정도 9단계 마스터라는 경지에 올라 아직 생생했기에 흔쾌히 배를 몰고 가서 깊은 바다의 생선들을 잡아다 주었지. 이곳 남동쪽 랑토 해구의 제일가는 요리재료라는 몰락쁘라는 거대 심해어까지 잡아다 주었다니까? 그는 잡아온 심해어들을 매우 맛있게 요리해주었고, 남은 것들은 아내에게 요리해 준다며 특수한 냉동 상자에 넣어서 돌아갔지. 그 뒤로 가끔씩 심해어를 공급해주고 요리를 선물 받았던 그런 사이라네. 그런 그가 초인이 되어있다니······ 아직도 나의 기억은 그의 요리의 맛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지. 정말 그 말이 사실인가?”


“그래요. 제 동생이 그로부터 2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요리의 기초를 배우기도 했으니까요.”


“정말인가?”


“그럼요. 뭐 때도 저녁시간이니 뭐 하나 해드릴까요?”


“생선요리 가능하나?”


“그럼요, 저는 내륙에 주로 살아와서 이렇게 싱싱한 해산물을 구할 수 있는 항구에 오면 정말 좋다니까요?”


“알았네, 잠시만 기다려주게.”


이타룬이 허름한 집 밖으로 나간다.


“하빈씨 말대로 반 송장이었던 분이 어떻게 저렇게 갑자기 생기가 돌아올 수가 있네.”


루미아는 제르카가 어렵게 이어나간 주제에 갑자기 생기를 띤 이타룬의 모습을 보고 신기해한다.


“뭐, 삶에 대한 의욕이란 그런 것 일지도 모르니까. 그나저나, 저분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되는 데까지 해보자고. 지금까지는 유일한 희망이니까.”


“그래.”


이타룬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


“싱싱한 해산물일세. 특히 이곳의 특산품인 랑토 해구에서 잡히는 심해어를 아는 선장에게 하나 얻어왔지.”


“요리해 드릴게요. 이곳은 컴컴하고 별로 조리기구가 없으니 밖에서 별이나 보면서 먹도록 하죠.”


조명용 아티팩트로 빛을 밝히고 마법주머니에서 다량의 조리도구와 야채등의 식재료, 향신료를 꺼낸 루미아는 이타룬이 가져온 해산물과 심해어를 적당히 보고는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몇 년간이나 파티의 음식을 담당했던 루미아는 마법이고 상회고 다 때려 치고 음식집을 차려도 될 수준의 요리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경지로 치자면 5단계 마스터급은 되었다.


“거, 생선 손질하는 거나, 향신료를 다루는 솜씨가 카멜 그 녀석과 비슷하군.”


“뭐, 이건 직접 그분한테 배웠으니까요.”


루미아가 커다란 냄비에 렉스톨 남부 특산의 진홍빛 루비후추를 부숴 넣는 모습을 보며 이타룬이 한마디 한다.


“자 완성이요.”


“부이야베스(작가주: 프랑스 마르세유 지방의 해산믈 스튜요리.)로군. 가져온 해산물을 몽땅 넣었구나?”


“그럼요. 갓 잡아 온건 싱싱할 때 써야죠. 특히나 진귀한 특급 해산물이라면.”


남매와 이타룬 셋만의 조촐한(이타룬이 가져온 해산물이 너무나 고급이고 뛰어났으므로 조촐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마는) 저녁식사가 시작된다.


“지금 시기에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토닐라에 가려는 이유가 무언가? 정말로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서인가? 하빈 놈 도우려고 이렇게까지 할 리는 없을 테고 말이다.”


식사를 하던 도중 이타룬 영감이 묻는다.


“뭐, 배를 빌리기 위해서 그런 것도 있고요. 실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물어봐도 되겠는가?”


‘괜찮을까?’


‘괜찮겠지.’


노인의 설득을 위해 필요할 것 같다는 판단하에 루미아가 설명을 시작한다.


“실은 저희는 ‘성명창’이라는 무기를 찾으러 왔어요.”


그 뒤로 루미아는 목적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공간 왜곡에 의해 텔레포트 마법도 불가능한 지금, 일어나는 일이 아마도 ‘성명창’에 의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추측하고 있죠.”


“그런가. 성명창에 의한 이변이라······ 그렇군. 혹시 지금 토닐라 아일랜드에 어떠한 이변이 일어나는 지 알고 있나?”


“아뇨. 거기까진 몰라요. 비슷한 일을 겪긴 했지만요.”


“그렇군. 그렇다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겠나?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나는 토닐라 아일랜드 출신이지. 그곳에서 거의 70년 가까이 어업활동을 하기도 했고······ 그리고 20~30년 주기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딱 한 번 ‘맨정신’으로 겪었던 노인네 중 하나라네.”


이타룬 노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의말

청명월 시리즈 성명창편 시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닐하츠 연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설정집 8 - 인간신 허마닐레온이 설명하는 카르마 시스템 +4 16.07.13 1,256 0 -
공지 제대로 등장은 안했지만 이해에 도움이 되는 설정집 7 - 등장 집단 16.07.08 712 0 -
공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 설정집 6 - 등장인물 정보. 16.05.29 1,501 0 -
공지 읽으면 도움이 되는 설정집 5 - 나카지온 대륙의 기타 국가들 +1 16.05.21 1,229 0 -
공지 반드시 꼭 읽어야할 설정집 4 - 작품 내 등장하는 경지의 분류 16.05.20 1,240 0 -
공지 읽어두면 좋을 것 같기도 한 설정집 3 - 마법체계 +4 16.05.20 1,184 0 -
공지 몰라도 지장없는 설정집 2- 나카지온 대륙의 강국 +1 16.03.24 1,338 0 -
공지 몰라도 지장없는 설정집 1 -도량형 및 돈의 단위 16.03.24 1,811 0 -
19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5화 +3 16.12.21 1,025 6 19쪽
19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4화 +4 16.12.13 745 7 20쪽
19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3화 16.12.08 436 6 16쪽
19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2화 16.12.08 424 6 15쪽
19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1화 +3 16.11.29 474 11 16쪽
19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0화 16.11.29 433 5 17쪽
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18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4화 +5 16.10.27 826 12 20쪽
18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6 9 18쪽
18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2화 16.10.24 717 8 20쪽
18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1화 16.10.21 613 7 17쪽
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17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2 16.10.18 905 7 26쪽
17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7화 +1 16.10.17 823 6 21쪽
17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6화 +3 16.10.14 955 6 16쪽
17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5화 16.10.12 582 5 20쪽
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3 9 19쪽
16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2화 16.09.21 1,031 8 17쪽
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15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9화 16.09.08 946 7 17쪽
15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8화 +1 16.09.05 939 6 16쪽
15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7화 16.08.31 773 7 15쪽
15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16.08.27 1,174 4 20쪽
15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5화 16.08.25 766 5 17쪽
15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4화 16.08.23 736 7 14쪽
15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3화 +1 16.08.18 808 6 16쪽
15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2화 16.08.16 862 8 17쪽
15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1화 16.08.11 909 7 15쪽
15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0화 16.08.09 996 9 19쪽
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19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8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136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6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8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4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69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5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126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5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49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0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39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1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4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