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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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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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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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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91,657

작성
16.06.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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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20쪽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DUMMY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신물의 행방 3




델하니아력 3480년 3월 32일


코이누르 일족을 설득하기 위해 출발한 루미아는 이미 두 개의 부족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나는 이전에 만났던 체르피 일족이고 두 번째는 그들이 소개해줬던 오즈란이라는 대장장이 일족이었다.


그들은 셰릴 여신에 대한 이야기를 반신반의하는 눈치였지만 루미아가 꺼내놓은 항아리에서 셰릴 여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곧 믿음을 가지고 합류하기로 하였다.


중간에 루미아는 대장로 로부스타에게 길잡이가 돌아왔냐고 물어봤지만, 길잡이는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장일족의 소개로 다른 부족들을 설득하러 떠나는 루미아와 클로디아, 그리고 네아네르 일족.


그들이 가고 있는 곳에는 이 근방에서 가장 무력이 뛰어난 뱅가르 일족이 살고 있다고 했다.


대장장이 일족으로부터 3일 거리에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작은 황무지 사막을 지나 가는 길.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동안 루미아는 한창 셰릴여신으로부터 그녀의 신성력과 신성마법에 대해서 배우고 있었다.


“거기서 왼쪽 다리를 높이 들고, 양쪽 팔을 쭉 펴고 두 바퀴를 돈 후에 오른쪽 다리에 힘을 실어 펄쩍 뛰라고.”


항아리에서 들려오는 셰릴의 목소리.


루미아는 셰릴이 지시해주는 대로 따라하다가 중심을 잃고 핑그르르르 돌다가 우스꽝스럽게 넘어졌다.


“루미아 뭐해?”


마법으로 식기를 세척하고 온 클로디아가 마침 폴짝 뛰다가 넘어진 루미아를 보며 묻는다.


“뭐하긴, 신성력 배운답시고 뭐시기 무녀의 춤인가 뭔가 만들다 만듯한 이상한 춤을 배우고 있다고.”


루미아가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약간 짜증이 난 투로 말한다.


“그야 루미아 네가 이 몸의 무녀이면서도 신성력이라고는 요만큼도 없기 때문이잖니. 그래서 신성력을 쌓으려면 이 몸이 직접 개발한 춤을 완벽히 추어야 된단 말이다.”


셰릴 여신의 아줌마 같은 잔소리가 들려온다.


루미아는 먼저 셰릴 여신에게 몇가지 신성력을 발현하는 기술과 신성마법에 대한 기초를 배웠는데 루미아는 손톱만큼도 그것들을 발현하는 데에 실패했다.


“대체 이 몸이 뭐가 부족해서 그깟 신성마법을 계속 실패하는 거냐구!”


셰릴이 가르쳐준 것들을 충실히 이행했지만 번번히 ‘퐁’하는 맥빠지는 소리와 함께 실패하고 마는 신성마법.


“루미아야, 너는 나의 무녀가 맞느냐? 네게서는 조금도 나에 대한 신성력이 느껴지지 않는구나.”


“네? 뭐라구요? 신성력이 하나도 없다고요?”


셰릴의 말에 놀라는 루미아.


신성마법을 쓰기위해서는 신성력이 필요한 것은 저 멀리 코흘리게 꼬맹이도 알고 있는 자명한 일.


하지만 루미아에게는 그 중요한 셰릴 여신에 대한 ‘신성력’이라는 것이 한 톨도 없었다.


“루미아야, 너는 나를 믿느냐?”


갑작스런 셰릴 여신의 물음.


“아뇨, 전혀.”


생각할 것도 없이 대답을 하는 루미아.


“쿠쿵. 그러니 실패할 수밖에, 신성력은 신앙심으로부터 나온단다. 너는 여태까지 어떠한 신에 대해서 믿은 적이 있느냐?”


신앙심은 신성력의 원천이다.


대륙에 존재하는 많은 종교들의 사제, 신관, 주교들이 새벽부터 기도를 올리고 신앙심을 수련하며 그것을 시험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쌓은 신성력을 통해 그들의 종교에 전해지는 신성기술과 신성마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고 쌓은 신성력이 많을수록 더욱더 높은 경지의 신성을 발휘할 수 있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아뇨. 전혀.”


한결같은 루미아의 대답.


“쿠쿠쿵. 그럼 앞으로 나를 믿고 셰릴 정교를 널리 퍼트릴 생각은 있느냐?”


“아뇨, 전혀.”


매우 단호한 루미아, 너무 단호하다 못해 단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오고 있었다.


“에휴, 이런 녀석이 마지막 남은 나의 무녀라니, 흑흑, 셰릴 정교도 이제 다 망해버렸구나. 흑흑. 옛날엔 안 그랬는데, 내가 꿇으라 하면 산천이 무릎을 꿇었고, 내가 죽으라 하면 진짜 죽기 직전까지 행동했던 내의 신민들이 있었는데, 흑흑흑. 나의 권위도 고작 만 년만에 땅에 떨어졌구나. 흑흑흑.”


흰 소리를 내뱉으며 우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셰릴 여신.


“아줌마 울지 마요. 어떻게든 신성력을 배울테니까.”


아줌마라니 거의 신성모독급(?) 발언을 내뱉는 루미아.


“아줌마는 무슨!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네 녀석을 이 몸의 신자로 만들 던지 해야겠어.”


아줌마라는 말에 우는 흉내를 그만두고 살짝 독기오른 어조로 기운을 차린 셰릴 여신.


“그래, 그러면 지금의 너는 무엇을 믿느냐?”


“저요. 그리고 오빠랑...... 그리고 스승님 정도?”


당당하게 대답하는 루미아.


옆에서 듣고 있던 클로디아는 오빠라는 대답에 약간 놀라긴 했지만 그동안 보여온 행적을 보면 그럴 만도하다고 납득했다.


“자기 자신을 믿는다니, 너에게는 정말 눈곱만치도 신앙심이 없구나. 에휴.”


특히 마법사라는 족속들은 신앙심이 없기로 유명했는데, 그 이유는 마법을 배우는 마법사들이 대부분 이성과 지성을 중시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고등마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술식에 대한 강한 확신이 필요한데 자기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기 자신을 믿는 힘이 강할수록 마법의 성공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마법사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었다.


그런고로 대부분의 신성력과 마법은 상극, 두 가지를 모두 다 익히고 있는 자들은 극히 드물었다.


루미아라고 예외는 아니었고, 그 때문에 셰릴 여신의 신성력을 수련하는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면 루미아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있느냐?”


셰릴 여신은 방침을 바꿔 자신의 속성과 연관되는 가치를 중심으로 루미아를 가르쳐보려 시도한다.


“돈! 권력! 명예! 먹을 것!”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온 루미아의 대답은 대단히 속물적이었고 셰릴 여신이 가진 속성이나 가치와는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 그것 참 라쟈나우룸(상급신, 돈과 재화의 신)이 좋아할 만한 가치로구나. 어휴 그렇다면.”


“라쟈나우룸은 누구에요?”


“돈과 재화의 신이다. 금전신교라는 교단에서 믿는 것 같다만.”


루미아의 물음에 대답해주는 셰릴 여신.


“그것 참 좋은 교단이로군요. 그러면 당장 거기에...... 아니 어떻게든 거기의 교황이 된다면, 세계 최고의 부자가... 흐흐흐.”


또다시 음흉한 계략이 생각났는지 시커먼 웃음을 짓기 시작하는 루미아.


“그건 됐고, 어쩔 수 없네. 최후의 수단이다. 루미아, 춤을 배우렴.”


셰릴 여신의 한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루미아의 망상을 깨우고 귓속으로 들려온다.


“네? 춤이요? 그건 또 무슨.”


“나의 종들이 왜 무녀(舞女)라 불리겠느냐, 춤을 통해 신성력을 쌓았기 때문이란다. 신앙심 따위는 요만큼도 없는 너에게 신성력을 쌓게 하기 위해서는 강제로 신성력을 쌓게 할 수밖에 없단다. 그런고로 너는 내가 가르치는 춤을 배워야한다.”


“저는 별로 배울 맘이......”


“이전에 한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나의 신성력을 배워 이 봉인을 깨야만 이 항아리를.”


“알았어요. 배울테니 가르쳐주시죠.”


그렇게 셰릴 여신의 무녀의 춤을 배우게 된 루미아였다.


“쿠당.”


또다시 스텝이 꼬여 넘어지는 루미아.


“뭐가 이리 어려워요!”


“흠흠. 무녀의 춤은 신성한 의식이며 아름다움의 극치. 수천만 신민들에게 선보이는 춤인데 당연히 어렵지 않겠느냐. 무녀의 춤을 장시간 수련하면 피부도 고와지고 아름다워진다는 속설이......”


“어머, 그러면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셰릴 여신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열심히 수련하는 루미아.


‘우후후, 네가 배우고 있는 춤은 제대로 시현한사람이 다랴이누르 역사속에서도 열손가락에 꼽는다는 최고난이도의 춤. 어디 좀 혼좀 나봐라.’


‘얼른 배워서 여신을 꺼낸 후 이 세르의 돌로 만든 항아리를 꿀꺽.’


루미아와 셰릴여신, 서로의 이해관계(?)속에 셰릴 여신은 얼른 신성력을 가르쳐서 봉인을 깨고 나간다는 목적도 잊고, 배우기도 극히 어려운 최고난이도의 춤만을 루미아에게 가르치고 있었고, 루미아는 값비싼 세르의 돌을 얻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동작들을 배우고 있었다.


“쿠당!”


그리고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은 루미아라도 거의 100번 넘게 계속 넘어지고 있었고 셰릴 여신은 속으로 고소해하며 웃고 있었다.


“으아악,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 더러운 춤!”


신성한 무녀의 춤을 더럽다고 깔아내리며 어떻게 해서든지 춤사위를 연습하려 하지만 애초에 춤을 춰 본일이 거의 없는 루미아에게 매우 어려운일이었다.


크란델에게 구해진 뒤로 배움에 있어서는 어려움없이 탄탄대로를 걸어가던 루미아에게는 크나큰 시련이었다.




한편 제르카가 머물고 있는 칼체스터 일족의 거주지에서 속속들이 도착하는 코이누르와 다랴이누르 민족들의 전사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척박한 땅에서 강력한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생활해온 강인한 전사들.


하지만 그들의 무기는 대부분 몬스터를 사냥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었고 특히, 체노 대륙은 먹고 살기가 빡빡했기 때문에 서로 도왔으면 도왔지 부족들간에 전쟁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곳 전사들의 전쟁경험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고 전술 같은 것이 발달할리가 없었다.


게다가 렉스톨군을 무찌르기 위해 왔다지만 아직 새파란 애송이가 자신들을 지휘한다는 사실에 반발하는 전사들도 있는 상황이었다.


“저 꼬맹이가 정말로 이방인들의 군대를 무찌를만한 힘이 있단 말이오? 나는 믿을 수 없소.”


이미 렉스톨군의 전술에 한번 패퇴한 적이 있는 다랴이누르 아칸불타족의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강인한 전사가 제르카를 보고 묻는다.


“하, 어디 한번 붙어봅시다. 제가 꼬맹이인지 아닌지. 거 둔중하게 근육만 키워 놓구선. 그래서야 토끼한마리나 잡을 수 있겠소?”


제르카는 왠일로 그답지 않게 전사를 강하게 도발한다.


‘제르카님, 다른 부족들이 도착하면 일단 그들을 강하게 도발하십시오. 그들과 싸워서 일단 기를 꺾어 놓아야 향후 지휘를 할 때에 수월해 지실 겁니다.’


“허, 꼬맹이 큰 소리를 칠 자신이 있나? 한판 붙어보자고, 맞고서 울지나 말게.”


루이브란의 충고대로 제르카가 도발하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진 전사가 자신의 양날 도끼를 꺼내들며 위협한다.


자신보다 머리 두 개 만큼 키 큰 전사의 앞에 제르카는 자신의 검푸른 검을 꺼내들며 당당하게 다가선다.


그리고 이곳의 족장인 셉누르(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의 참관 아래 둘은 대결을 시작했다.


먼저 공격한 것은 양날도끼의 전사, 통짜 쇠로 만든 거대한 도끼를 한손으로 빙글돌리며 빠르게 사선으로 내리친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일격.


슝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는 제르카의 목과 어깨사이를 지나갔지만 전사의 도끼 끝에는 아무런 걸리는 감각이 없었다.


제르카는 공격의 방향을 예측하여 잽싸게 사선 스텝을 밟아 물러났는데, 그대로 있었다면 두쪽이 났을 뻔했다.


“흐음, 한가락 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막아보시지.”


제르카는 알아 들 수 없었지만 대충의 뉘앙스를 파악하고는 횡으로 도끼날을 피해 옆으로 빠진 후 상대를 기다린다.


자신의 일격을 쉽게 피하는 제르카를 보며 약간 혈압이 오른 전사.


다시 한 번 도끼를 고쳐 잡은 그는 기존과는 달리 마나를 실어 수직으로 베어내린다.


하지만 제르카는 움직임이 큰 그의 동작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 한발 앞서 오른쪽 아래로 숙여 빠진 후 전사의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간 틈을 찔러 중심축이 되는 다리를 차버렸고 전사는 휘두르는 동작과 함께 휘청거리며 쓰러진다.


그리고 전사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시퍼런 검.


“실전이었으면 당신은 죽었소. 당신은 날 죽일 기세로 내리친 것 같지만.”


담담하게 말하는 제르카와 그것을 통역해서 전해주는 루벨리.


분한 얼굴의 전사는 다시 일어서더니 다시 한 번 붙자며 제르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돌격해온다.


제르카는 당황하지 않고 스텝을 밟아 빠르게 뒤로 물러난 후 기세를 죽여 덩치의 왼쪽 아래를 파고든다.


갑작스런 제르카의 방향 전환에 급하게 도끼를 휘두르려 하지만 역동작에 걸린 그는 반응이 느릴 수 밖에 없었고, 제르카는 그러한 전사의 옆구리를 발로 차 버림과 동시에 칼등으로 전사의 팔목을 한번 내리치자 전사는 도끼를 놓쳐버린다.


그리고 전사의 심장에 똑바로 검을 겨누는 제르카.


“당신은 두 번 죽었소.”


“인정 못해, 쫄래쫄래 피해 다니기는. 강한 전사는 강한 힘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어디 힘으로 한 번 붙어보자!”


머리끝까지 열이 오른 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날아간 도끼를 주워 들고서는 돌진해온다.


그에 제르카는 당황하지 않고 검을 양손으로 고쳐잡고는 막무가내로 휘둘러 오는 도끼를 하나 둘씩 쳐내기 시작한다.


“팅, 휭, 탱, 팅, 휑”


거력이 실린 양날 도끼는 제르카의 목을 위협하며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휘둘러졌지만 제르카는 양손으로 잡은 검을 바탕으로 도끼를 쳐내고 있었다.


“젠장, 한방만 맞으라고!”


더욱더 마나를 가득 담아 붉은 빛이 감도는 시퍼런 도끼날이 내리쳐진다.


제르카도 도끼에 실린 거력을 깨닫고 자신의 검에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하는 한편 온 몸의 근육에 마나를 넣기 시작한다.


매일같이 메이필과의 수련으로 발달된 잔근육, 겉으로 보아서는 말라 보이는 듯한 제르카의 발달된 잔근육은 실은 몸을 빠른 속도로 수많은 반복 수련을 하면서 생긴 근육으로 항상 강력한 근력을 보이진 못했지만 순간적으로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근육이었다.


붉은 마나가 실린 도끼의 궤적을 확인한 제르카는 자신 또한 검에 마나를 담아, 그동안 수련해온 검의 기술을 발한다.


“리플라스티언! (7단계 비전기술, 상대의 무기에 힘을 받아쳐 그대로의 충격을 적의 손목에 입히는 상급기술)”


무게가 다섯배나 되어 보이는 도끼와 검의 정면충돌, 하지만 발해진 제르카의 기술은 상대의 힘을 고스란히 무기를 잡고 있는 손에 주는 기술이었다.


특히 이 기술은 구사하는 자에게도 상당한 충격을 견뎌야만 하는 양날의 검과 같은 기술이었지만 순간적으로 온몸의 근육을 폭발적으로 움직인 제르카는 그 충격량을 고스란히 상대에게 전가시켰다.


“쿠쾅!”


도저히 금속끼리 부딪혔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충격음과 함께 전사의 양날도끼가 날아가고 지켜보고 있던 전사에게 날아가 전사가 황급히 피하자 그 뒤에 있던 파오를 하나 찢고 땅에 박히고 나서야 멈췄고, 엄청난 충격량을 한손에 받은 전사는 그대로 뒤로 날아가 다른 전사에게 부딪히고 나서야 굴러가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실전이라면 당신은 세 번째 죽었소. 내가 봐주지 않았더라면 오른쪽 손목이 터져나갔을 것이오.”


담담하게 말하는 제르카.


크란델이 남겨준 책에 쓰여 진대로라면 무기에 받은 반탄력이 그대로 상대의 팔목을 폭발시켜 뜯어낼 정도로 강한 힘을 안겨줄 수 있었지만, 제르카는 상대 전사를 죽일 맘은 없었기에 충격을 분산시켜 몸 전체에 주도록 하였고 덕분에 전사는 꽤나 끔찍한 고통과 함께 날아가긴 했지만 팔목이 절단나는 꼴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사도 자신의 부족에서 서열 3위의 꽤나 강한자였고, 대륙의 기준으로 7단계 유저쯤 되는 실력이었지만, 비슷한 실력의 제르카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전사는 금세 정신을 차리더니 끝끝내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수많은 강력한 몬스터를 해치웠던 전사였지만, 극한의 대인전으로 단련된 제르카를 힘으로도 이길 수 없었다.


그 대결은 수많은 다른 부족들의 전사들이 관전하고 있었고, 제르카의 무위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호승심이 들끓기 시작했다.


“자네, 강하군, 나와도 한번 대결해 주시오.”


“어허이, 내가 먼저라네, 나의 피가 끓어오르는 듯 하구먼.”


“제가 상대해 드리지요.”


여러 부족의 강자들이 제르카에게 대결을 신청했지만 제르카의 몸은 하나였기에 메이필이 나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결은 메이필이 대부분의 전사들을 힘으로 때려눕히고 나서야 끝이났다.


그리고 왠지 대장인 제르카보다 메이필을 우러러보는 듯한 눈빛을 받으며 제르카의 탐험대는 다른 부족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다음 날.


제르카는 도둑길드원으로부터 렉스톨 군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현재 렉스톨군은 여기서부터 약 20일 거리 떨어진 위치에서 매우 천천히 이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진행방향이 셰릴의 성지 쪽이 아닌 이곳인 것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신물의 위치를 알고 있는 듯 하더군요.”


도둑길드의 수하 한명이 그렇게 보고를 한다.


“그렇군요. 적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여기 보고서가 있습니다. 정찰결과는 대부분 이곳에 적혀있습니다.”


제르카와 루이브란이 보고서를 받아들고 내용을 훑어보기 시작한다.


“적의 규모는 전투원이 약 8000명 이상, 지휘관 막사에서 렉스톨 제 3함대 사령관과 검은 머리의 키 큰 남자를 목격했다라. 진군속도는 느린편이고, 무장수준이 꽤나 높다니 하...... 힘들겠네.”


찬찬히 보고서를 읽어보는 제르카.


“적의 병종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까?”


루이브란이 궁금한 점을 물어온다.


“아니오. 아직 그것까지는 완전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기병은 전혀 없다는 것만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오랜 원양 항해에다가 모래와 바위가 많은 사막과 황무지로된 지형이 많다보니 이곳에서는 거의 기병을 운용할 수가 없었다.


“그렇군요. 가능하면 류크대장에게 적의 병종편성을 자세히 조사해달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적의 이동경로와 함께요. 이 둘이 가장 중요합니다.”


“알겠습니다. 더 부족한 정보는 없으십니까?”


“그 둘이 최우선입니다.”


그렇게 도둑길드원에게 지시를 한 후 루이브란은 제르카와 다시 상담을 한다.


“이곳의 전사들은 강인합니다만, 저렇게 여러 부족이 모인 이상은 오합지졸에 불과합니다. 서둘러 전술을 가르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장 또한 몬스터 사냥에 최적화 되어있을 뿐, 적의 원거리공격이나 마법방어에는 매우 취약합니다. 대장장이들에게 방어구를, 특히 방패를 많이 제작해 달라고 주문하십시오.”


루이브란이 제르카에게 조언한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지시하도록 하지요. 특히 전술훈련은 지금부터 시작해야겠군요.”




그 날 오후, 대장장이들에게 지시를 한 후 전술훈련을 시작했다.


가장먼저 한 것은 모여든 부족중 강인해 보이는 부족하나를 골라 제르카의 탐험대와 20:20의 모의전을 시작한 것.


참가한 부족도 자존심이 있던 지라 부족의 최강 전사들을 내보냈고 어찌 보면 기량은 부족전사들이 더 위였던지라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었지만 루이브란이 지휘를 하자 순식간에 전투에서 밀려버렸다.


“이것이 전술의 힘입니다. 아무리 힘이 강하더라도 그것을 방어하고 상대의 약한부분을 칠 수 있도록, 또는 상대가 약한 부분을 스스로 내보이도록 유도하는 것. 유리한 상황에서 싸우고 불리한 상황에서 빼는 것, 가장 전술의 기초입니다. 하지만 심화된 전술을 가르치기에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가능하면 이곳의 상황에 맞는 전술을 배워야 하겠지요.”


분명히 이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모의전에서 밀리자 어리둥절해하는 부족전사들에게 루이브란이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이윽고 용병들과 제르카, 메이필이 합세하여 루이브란과 함께 급조된 전술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술훈련이 한창일 즈음.


“루벨리님, 그런데 금의 달이 뜨고 은의 파도가 밀려올때 결판을 짓는다는 전승은 루벨리님이 퍼뜨린 것 맞죠?”


메이필이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묻는다.


“그래.”


“그게 무슨 뜻인가요?”


“나도 몰라. 셰릴과 티아가 봉인되었을 때, 나는 셰릴의 오빠인 미래신 프람드노스트에게 도움을 구하러갔지. 하지만 그는 셰릴의 일은 자기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한 결과라면서 도와줄 수 없다고 하셨지. 그리고 내게 전해준 말이 그거였어.”


“그게 전부에요?”


“그렇다니까, 그분은 먼 미래를 보시지. 뭐 허튼소리는 하시지 않으니까 조만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군요.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그들은 그렇게 앞으로 다가올 전쟁에 착실히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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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0화 16.11.29 433 5 17쪽
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18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18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4화 +5 16.10.27 826 12 20쪽
18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6 9 18쪽
18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2화 16.10.24 717 8 20쪽
18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1화 16.10.21 613 7 17쪽
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17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2 16.10.18 905 7 26쪽
17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7화 +1 16.10.17 823 6 21쪽
17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6화 +3 16.10.14 955 6 16쪽
17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5화 16.10.12 582 5 20쪽
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3 9 19쪽
16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2화 16.09.21 1,031 8 17쪽
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15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9화 16.09.08 946 7 17쪽
15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8화 +1 16.09.05 939 6 16쪽
15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7화 16.08.31 773 7 15쪽
15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6화 16.08.27 1,175 4 20쪽
15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5화 16.08.25 766 5 17쪽
15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4화 16.08.23 736 7 14쪽
15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3화 +1 16.08.18 808 6 16쪽
15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2화 16.08.16 862 8 17쪽
15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1화 16.08.11 909 7 15쪽
15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0화 16.08.09 997 9 19쪽
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20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8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136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6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8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4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69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6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126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5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49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0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39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1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5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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