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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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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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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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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DUMMY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신물의 행방1




델하니아력 3480년 2월 33일


세 명과 한명의 신, 아니 그냥 네 명이라고 하자. 넷은 왔던 곳을 돌아가 넓은 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방에 가까워지자 보이는 것은 결계 벽면에 얼굴을 맞대고 기대서 안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메이필과 네아네르.

그리고 제르카의 옆에서 걸어오고 있는 쭉쭉빵빵한 불타는 빨간머리 여성을 확인했다.


“그 사람은 또 대체 누구야?”


“그분은 대체 누구죠?”


각기 언어는 다르지만 똑같은 질문을 해오는 두사람.


“이야기 하자면 길어.”


제르카가 대충 얼버무린다.


“아 참 이제 이 결계는 필요 없으려나?”


루벨리가 손을 한번 휘두르자 결계가 사라졌다.


“쿠당!”


“아야!”


결계 벽면에 몸을 기대고 있던 메이필과 네아네르가 기대고 있던 벽면이 사라지자 쓰러졌다.


결계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메이필이 다가와서는 조금 지저분해진 제르카의 갑옷을 확인하고서는 다짜고짜 루벨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뭐하는 사람? 제르카를 다치게 한건 아니지?”


“아니야 잠시 시험했을 뿐. 그나저나 너도 잠재력이 상당하구나? 마나가 조금 불안정하긴 하다만.”


루벨리가 메이필안에 잠재되어있는 강렬한 마나를 확인하고 말한다.


그리고 제르카가 나서서는 그동안의 일에 대해서 두 여신에 대한 소개와 함께 메이필과 동료들에게 설명했다.


“흐음, 그러면 티아베르트 여신을 돕기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건가?”


토마스가 묻는다.


“네, 그럴 거예요. 원래 목표는 두 개의 신물이었지만 티아베르트나 그녀의 신물이나 어차피 목표는 동일한 거니까.”


루미아의 대답.


“그렇군, 오늘은 늦었으니 일단 쉬고, 내일 미르날레 일족의 거주지까지 내려가서 새로운 방침을 정하도록 하세.”


깊은 산속이었지만 고도가 고도인데다가 아직 겨울날씨였기에 굉장히 추웠고 일행은 보온을 위해 세 개의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잠들었다.


루벨리는 내일 온다면서 차원게이트를 열고 사라졌다.



루미아, 클로디아, 제르카가 머무는 텐트 안.


“거기 하얀 녀석, 이름이 뭐지?”


루미아의 품에 담긴 자줏빛 항아리에서 셰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클로디아는 클로디아야.”


이상한 대답.


‘흐음 특이한 녀석이로구나, 하얀 꼬맹이에게서는 다른 신의 힘이 느껴지네,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나?’


이름을 물어봤으면서 클로디아를 ‘하얀 꼬맹이’라고 부르는 셰릴 여신.


제르카는 클로디아의 일에 대한 지난 이야기를 해준다.


“흐음 그렇네, 그렇다면 하얀 꼬맹이에게 두 신의 권능의 일면이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인간들이랑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오랜만인데 내가 아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줄까? 너를 두고 싸웠다던 두 신 중 흐름의 신 라크슈는 시간계열의 권능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나머지 존재의 신 프겐바르트는 내가 가진 권능인 존재와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른데, 나의 ‘존재’에 대한 권능은 나의 주 권능인 ‘현재’라는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다 라는 개념인 반면, 프겐바르트의 ‘존재’의 권능은 어떠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개념이지. 프겐바르트의 권능은 공간 안의 ‘존재’들을 지배하는 권능이야.”


인간의 언어로는 같은 ‘존재’ 지만 엄연히 다른 영역.


반신 이상의 존재들은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개념, ‘권능’을 가진다.


그리고 그 권능은 다른 신과 중복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신들 중에서 그 개념이 가장 많이 겹친다는 ‘무(武)’의 신이나 ‘전쟁’의 신등으로 불린 신들은 지금도 수십 명씩 있을 정도로 흔했으니까.


하지만 상위 신이 가지는 권능은 대부분 특수해서 겹치지 않는다.


셰릴 여신이 가지는 ‘현재’라는 개념이나 티아 여신이 가지는 ‘삶’이라는 개념처럼.


“그래서 말이지 하얀 꼬마야, 혹시 다른 사람의 의지 같은 것을 느낀 적이 없지 않더냐?”


“응, 그래, 클로디아는 클로디아 주위에 있는 사람, 사물, 동식물들의 의지 같은 것을 희미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당신이 설명하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클로디아의 명료한 대답은 자신의 힘을 조금은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래, 그것이 프겐바르트가 가진 권능의 일부이다. 프겐바르트의 권능은 같은 신들에게서도 조차 조금 꺼려지는 힘이지.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마음대로 움직이게도 할 수도 있고.”


“클로디아도 가끔은 그것 때문에 힘든 점이 있어. 가끔 다른 사람의 클로디아에 대한 생각이나 악의가 흘러올 때도 있고. 하지만 말이야. 좋은 점도 있어.”


“호오, 그게 뭔데?”


“루미아, 제르카 이 두 사람이 항상 클로디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거든. 가끔은 장난도 치지만.”


클로디아가 미소를 띤 후 레닐하츠 남매를 한 번씩 바라보며 말한다.


“그래,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나도 그랬고. 티아나, 루벨리나 무서운 오빠(프람드노스트)도 있지. 하얀 꼬맹아, 네가 가진 힘은 네가 컨트롤 할 수 있는 힘이다. 지금이야 다른 사람의 의지가 마음대로 흘러들어오겠다만 조금만 노력한다면 그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응 클로디아는 노력해 볼게.”


잠자코 듣고만 있던 레닐하츠 남매.


“그런 거였나.”


무심히 중얼거리는 제르카.


“그런 거였어! 이거 잘만 이용하면?”


또다시 음흉한 흉계를 생각해 내었는지 살짝 미소를 흘리는 루미아.


생각해 보면 셰릴 여신이 했던 말들이 잘 들어맞았다.


클로디아는 푸른 숲의 고성에 있었을 때부터 가끔씩 들어오는 사람들의 악의를 느끼곤 했고 그 때문에 힘들어 했다.


롬펠의 축제에서는 ‘사기꾼들의 사신’이라 불릴 정도로 속임수를 잘 찾아내곤 했는데, 옆에만 가도 그냥 속임수라고 느끼고 있었으니 알아채는 것은 당연했다.


클로디아가 레보티카를 잘하는 이유도 상대의 수를 무의식적으로 거의 반쯤 읽고 있다시피 했기 때문이었고, 골즈가 숨기고 있던 일족의 탐험일지를 찾아낸 것도 클로디아였다.


체노대륙으로 와서 모르는 언어를 들어도 상대방의 의지를 느끼고 있으니 의미를 대략적으로 읽어 대화가 가능했던 것도 있었다.


“흐음. 속마음을 읽히는 것 같아서 조금 부끄럽네.”


클로디아를 이용한 음흉한 흉계를 꾸미다가 자신을 바라보던 클로디아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말하는 루미아.


“루미아 괜찮아, 구체적으로 마음을 읽는 게 아니라 그냥 막연한 심상 같은 것이 흘러 들어오는 거니까. 스스로의 의지로 조절이 가능하도록 노력해 볼게. 소중하게 여겨주는 것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근데 클로디아는 지금의 루미아가 엄청나게 시커먼 흉계를 꾸미고 있다는 것만은 알겠어. 클로디아는 그런 계획에 불참할 예정.”


단호하게 루미아의 머릿속에서 열심히 기획 중인 클로디아를 이용한 ‘떼돈 벌 계획’에 불참을 선언하는 클로디아.


루미아는 꺼내지도 않은 계획을 머릿속에서부터 부정당했다.


“젠장, 그 능력을 이용하면 큰 돈을 벌수 있는 좋은 건수였는데, 클로디아, 말로 꺼내기도 전에 선수치다니. 에이 몰라, 나쁜 하얀 꼬맹이. 잠이나 자자.”


루미아는 클로디아의 머리를 힘차게 쓰다듬은 후 클로디아와 두터운 이불을 함께 덮는다.


루미아의 시커먼 계획은 계획의 중심인 클로디아의 불참으로 머릿속에서 3분 만에 백지화 됐고 클로디아가 새근새근 잠들기 시작하자 나머지 두 남매도 그렇게 잠이 들었다.


그 무렵 티아베르트의 성소 근처의 평원.


“왕자님, 티아베르트의 신물을 가져왔습니다.”


젠탈루 후작이 들고 온 것은 은빛 광택을 띤 보석.


“이 안에 여신의 권능이 담겨져 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좋아, 무녀는 어떻게 했지?”


“이제 쓸모가 없기에, 병사들에게 주려고 합니다만?”


“일단 오늘 저녁에는 내 막사에 데려오도록.”


“그리고 보고사항이 있습니다만,”


“무언가?”


“산을 오르는 동안 몬스터의 습격으로 용병군에서 사망자 42명 중상자 21명, 병사들 중에서 12명의 사망자와 9명의 중상자가 나왔습니다.”


“뭣이? 이깟 산 하나 오르는데 잘들 죽어나는고만, 안그래? 지휘는 제독이 했겠지?”


“그렇습니다. 다만 산에서 7~9단계의 강력한 마수들이 다수 출몰했다하니 이번엔 넘어가시지요.”


“하, 언제는 그 정도 마수들 처리를 안했다고, 뭐 후작의 말이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다음 목표는 어디인가?”


“저희들이 조사한 바로는 이 부근입니다.”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키는 후작.


“내일 출발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알겠습니다.”


후작이 나가자 검은 머리의 사내가 나타난다.


“어이 셀게란, 티아의 신물은 확보해두었다.”


“잘했군, 그래. 어디 한 번 볼 수 있을까?”


“여기 있네.”


“음, 확실하군. 봉인된 상태 그대로야. 이전에 내가 이것에 봉인을 설치해둔 뒤로 성역에 갑자기 강력한 결계가 생겨나서 접근할 수가 없었는데 말이지.(루벨리가 친 결계.). 혼자서는 꺼내올 수 없었거든.”


“하셰릴유스트의 신물은 어떻게 해야 되나? 마찬가지로 셰릴의 무녀를 찾아야하나?”


“아니, 그럴 필요 없어. 그 신물은 제 발로 자네를 찾아올 걸세.”


“그게 무슨 소린가?”


“실은 이 대륙에 한 무리의 다른 탐험대가 있거든. 적당히 가다보면 그들이 찾아올 걸세.”


“그들이 우리가 누군지 어디 있는지 알고 찾아온단 말인가?”


“다 생각이 있네, 내가 누군가, 농락의 셀게란 아닌가.”


“생각이 있는가 보군, 일단은 믿어보기로 하지.”


“아무렴, 네냐센타스님께서 지켜보고 계신다.”


셀게란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사라졌다.




제 2계 크샤룬의 암흑층계


어딘지 모를 회갈빛 진득한 마나가 가득 들어차있는 이곳의 존재를 아는 자들은 초인 탐험가 크샤룬이 처음 발견하여(그전에도 존재를 아는 자들이 있었지만) 크샤룬의 암흑층계라 부른다.


그곳의 어느 한 지역에 다수의 존재들이 모여 있었다.


“이봐 엄장군, 이 곳에 ‘레이디 볼바’의 비밀장소가 있는 것 확실해?”


무성한 검은 수염이 비죽비죽 나있는 꽤나 세련된 디자인의 가죽갑옷을 입고 있는 남자가 묻는다.


“나도 확실치 않아, 다만 내가 아는 신중의 한명이 이곳에서 혈천화(血天花) 슈엔핑을 보았다고 하네. 그나저나 저쪽은 그냥 나둬도 되나?”


엄장군이라 불린 사나이가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있는 한 곳을 가리키며 수염이 잔뜩 난 사내에게 말한다.


엄장군이 가리킨 곳에는 세련된 금발머리를 길게 기른 한 여성이 초월마수로 보이는 거대한 몬스터에게 자신의 키보다 더 큰 대검을 들고 무지막지하게 휘두르고 있었다.


“놔둬, 딴에는 스트레스 푼다고 하는 거니까. 그나저나 녀석이 왔구만.”


수염이 비죽비죽 난 사내가 한쪽을 가리키자 덩치가 곰만한 사내와 그와는 대조적으로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매우 가녀린 몸체의 호리호리한 여성, 그리고 수인(獸人)으로 보이는 사내가 둘 다가온다.


“어이, 곰탱이 정찰 결과는 어때?”


“일단 이곳에서 서쪽에는 지독한 냄새를 뿜는 늪이 있어, 거의 바다처럼 넓은 데다, 한쪽 발만 담가도 살을 녹여버릴 듯 부글부글 끓어오르더군. 일단 그쪽은 일단 배제함이 좋을 것 같네. 엄 장군이 알려준 혈천화를 보았다는 장소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네. 북쪽은 절벽이더군, 절벽 끝이 보이지가 않아서 탐색은 못했어. 혹시 텔레포트로는 확인 못하나?”


덩치가 곰만한 사내가 수염난 사내에게 묻는다.


“불가능해, 마법의 신 아이즈라하가 오더라도 여기서 텔레포트는 불가능할 걸? 워낙 진득진득한 마나가 불규칙하게 유동해서 말이지.”


“동쪽은 확인해 본 결과 괴상한 몬스터 천지야, 바글바글해. 네 여동생이 오랜만에 희귀재료수집하러 간다고 갔고 영감탱이는 그것들 마도기기로 사진 찍고 부산물이 뭐가 나오나 기록한다고 갔는데, 지금쯤 정리되어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나마 다행인 것이 몬스터의 수준은 높지 않은 것 같아. 근데 이 진득한 마나를 들이마시고 있자니 목이 컬컬 하구만, 어이 약쟁이, 답답해 죽겠는데 혹시 속이 뻥 뚫릴만한 약은 없나?”


덩치가 곰만한 사내가 옆의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에게 묻는다.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왜 나를 맨날 늬들 주치의로만 보는 거냐? 좀 도와달래서 와 줬드니. 에휴 말을 말자. 애초에 네놈 주변에 있는 녀석들은 하나같이 정상인 놈들이 없었으니.”


툴툴거리면서도 어느새 손에서 알약하나를 만들어 내서 냅다 집어던지는 하얀 가운의 남자.


“대충 정보가 모인 것 같으니 수색을 시작해야 될 것 같네. 어이 곰탱이, 너는 영감탱이랑 여동생이랑 데려오고, 어이~ 여보야, 불쌍한 몬스터들 그만 괴롭히고 돌아와! 출발할거야!”


수염난 사내가 외치자 거대한 대검으로부터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몬스터 세 마리를 그대로 관통하여 분해시킨다.


“맨날 집구석에서 뒹굴 거리다가 나오니까 신나 죽겠나 보구만.”


한숨을 쉬는 수염난 사내.


“그나저나 자네 그 갑옷은 언제 바꿨나? 예전의 구질구질한 갑옷은 어디가고?”


엄장군이 세련된 갑옷을 만져보며 묻는다.


“응 로나카렐로 만든 그거?”


“그래, 예전 그거 낚시로 잡았을 때는 손맛이 쥑여 줬지. 그놈이랑 사투하느라 거의 한나절을 보내긴 했지만.”


상당한 공격성을 가져 여러명의 마법사들이 협력해야 잡을 수 있는 상급마수를 고작 낚시로 잡았다니 뭐했다느니 하며 엄 장군이 탐험을 하며 바다낚시를 하던 때를 그리워하며 말한다.


“그거 요전에 제자가 생겨서 말이지. 제자들 하산시키는 김에 입혀줬어. 그리고 이건 동생이 새로 맞춰준 거. 이제는 녀석이 나보다 무구 제작 실력이 훨씬 뛰어나졌단 말이지.”


“네 제자도 참 불쌍하다. 그 갑옷이 성능이 좋긴 하지만 그 구린 디자인에 50년은 입고 다닌 낡은 갑옷을 입고 다니면 어디를 가나 눈에 띌 텐데 쯧쯧.”


“그 디자인이 어쨌다고, 내가 3일 밤낮을 고심해서 세계를 놀랄만한 디자인으로 고안해서 만들었고만.”


“에휴 네놈의 미적 감각이랑 미각이랑은 어딜 가서 제발 자랑하고 다니지 말아라. 쯧쯧, 내가 더 부끄러워서 에잉. 갑자기 네놈 제자들이 불쌍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떠들고 있자 다른 사람들이 모여왔고 곧바로 암흑 층계의 수색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엣취. 거 춥지도 않은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네.”


바깥날씨는 엄청 추웠지만 텐트 안은 보온 아티팩트로 훈훈한 공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막 잠에서 깨어난 제르카가 재채기를 했다.


그리고는 기지개를 크게 펴고 간밤에 벗어놓은 누군가가 50년은 입고 다닌 듯한 구린 디자인의 갑옷을 착용한 후 무장을 점검한다.


오빠의 재채기 소리에 루미아도 깨어나고 곧이어 다른 사람들을 모두 깨워 적당히 아침을 먹인 루미아는 루벨리가 차원게이트를 열고 오자, 일행을 이끌고 한나절을 내려와 미르날레 일족의 거주지에 도착한다.




2월 35일


지금까지의 일을 간단하게 용병들과 다른 일행에게 설명한 제르카는 그 다음 목표로 티아베르트의 신물을 회수하러 갈 것이라고 알린다.


그리고 미르날레 일족 또한 남매 일행과 같이 행동하기로 한다.


“저희 일족은 하셰릴유스트님이 깨어날 때까지 셰릴족 무녀를 보호하는 것이 사명, 끝까지 지켜드리겠습니다.”


네아네르는 그렇게 말하고 일행을 따라왔다.


“제르카님, 길잡이가 사라졌습니다.”


도둑길드원들의 대장인 류크가 제르카에게 전한다.


“네 무슨 말씀이시죠?”


“길잡이는 어젯밤까지 저희랑 같이 있었는데, 오늘 여러분들이 위에서 내려온 뒤부터 도통 보이질 않는군요. 부하들을 시켜서 찾아보게 했습니다만, 몬스터가 없는 부분까지는 수색을 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혹여나 몬스터에게 당했는지 걱정되는 군요.”


“그렇습니까. 혹시 여러분들 중에 최근에 길잡이를 보신 분 계십니까?”


제르카가 모두에게 물어봤지만,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제르카 일행이 오기 전 한 시간 전쯤이라는 대답이었다.


제르카는 일행을 시켜 주변을 샅샅히 수색했지만, 길잡이는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길잡이가 다시 돌아올지도 몰랐기에 하루를 더 기다렸지만 길잡이는 끝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3월 1일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제르카는 결단을 내렸고 거주지에 약간의 식량과 클로디아가 쓴 메모지를 남기고는 티아베르트의 신물을 회수하기 위해 움직였다.


“길을 잃었거나, 몬스터에게 잡혀 먹혔거나, 부족으로 돌아갔거나 셋 중 하나겠지요. 어쩔 수 없지만 내려가도록 합시다.”


일행은 그렇게 누르이하 산을 내려왔다.


지도를 펴고 티아베르트 신의 성소가 있는 산까지의 경로를 탐색하여 이동하는 일행.


이곳 누르이하 산에서 티아베르트의 성소까지는 대략 120데카필론 로트(1440km)정도로 이동하는데만 아무리 빨라도 한 달 가까이 걸릴 터였다.


“마나 폭풍이 다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6월 중순. 그 전까지 어떻게든 신물을 회수하고 플라겔드 II호가 정박해 있는 곳까지 도달해야 할 것이여.”


골즈가 남은 일정을 계산하고 일행에게 전달한다.


일행은 여전히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톰바스쿠 산의 아래를 지나 새로운 황무지에 진입한다.


이제 이 대륙의 황무지나 사막, 화산, 돌산, 설산 등 온갖 더러운 자연지형들을 거쳐 적응되어온 일행이었기에 몬스터가 나타나건 모래폭풍이 불던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렉스톨의 탐험대는 어떻게 되었으려나?”


메이필이 렉스톨의 탐험대에 대해서 걱정을 하며 혼잣말을 한다.


“일단 셰릴 여신쪽의 신물은 우리가 확보했으니까. 어쩌면 티아 여신의 신물을 노리고 그쪽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네요.”


로웨나가 메이필의 혼잣말에 대답해준다.


그리고 며칠 후 메이필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3월 16일


황무지를 지나자 드넓은 초원이 펼쳐졌다.


레닐하츠 남매의 탐험대로써는 체노대륙에 와서 처음 보는 녹색의 땅.


초원지대가 형성되는 이유는 단 하나, 이곳에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었다.


우기를 맞은 이 지역은 1주일 전쯤 내린 많은 비로 오직 그 시기에만 싹을 틔우는 식물들이 일제히 자라서 금세 꽃과 씨앗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런 파릇파릇한 대지가 펼쳐지는 기간도 길지 않아서 한 2주쯤 지나면 다시 건기가 찾아오고 대지는 누렇게 말라붙을 것이다.


그리고 길을 가던 도중 눈썰미 좋은 네아네르가 한 무리의 인파를 발견했다.


무리의 구성원은 300여명 정도, 몬스터의 뼈와 가죽으로 대충 만든 목책(뼈로 만들었으니 골책인가......?)에 유목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동식 파오(몽골식 유목민들의 집입니다.) 5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일행은 미르날레 일족을 앞세워 그들과 접선했고 곧 목책안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들어서자마자 메이필과 로웨나가 탄식을 내지른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 구성원의 상당수가 부상자였다.


여성과 어린아이가 200명가량, 그리고 노인들은 거의 없었고 나머지 청년들 100여명 중 절반은 갖은 부상에 이곳에서는 흔치 않기에 귀한 천을 덮고 신음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제르카가 부상자들을 보며 그나마 멀쩡한 현재 부족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다랴이누르의 칼체스터 부족이고 나는 셉누르라 하오. 한 30여일 전 우리는 당신들과 비슷한 복장을 한 처음 보는 무리에게 공격당했소. 세 부족이 연합했지만 그들은 강력했소, 단 하루 밤만에 전투에서 패배하고 미리 피신시킨 사람들만 이렇게 도망쳐 왔다오.”


청년의 목소리가 비통해 보였다.


이들은 약 한달 전쯤, 티아베르트 여신의 성지 근처에서 유목생활을 하다가 렉스톨 군과의 전투에 패한 유목민족중의 하나였다.


패배를 직감한 족장의 3남인 셉누르(장남과 차남은 전사했다.)가 미리 피신시켜둔 아녀자들과 아이들, 그리고 살아남은 부상자들과 주변 부족의 청년들을 모아 이곳으로 피신했다.


부족의 노인들은 두고 올 수밖에 없었고 렉스톨의 입장에 노인들은 쓸모가 없었기에 대부분 살해당했다.


“그렇군요. 혹시 저희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 부상자들이 많아 보입니다만은.”


당장에 도와주고 싶지만 일단은 의사를 묻는 제르카.


“고맙소. 현재 전투경험 많은 전사들과 노인들이 죽어서 치료가 버거운 상황이라오. 그나마 이곳이 우기에 초지라 식량은 조금 구할 수 있었다만은......”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제밀리카님, 딜핀님, 폴트님 저분들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루미아가 지시를 했지만 이미 셋은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당연하지. 요론드힐님은 아픈자를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하셨네.”


“요론드힐님께서는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같이 대하라 하셨습니다.”


신관 폴트와 딜핀이 입을 맞추기라도 하듯 하나트교의 복음을 전한다.


“의약품이 부족할 것 같은데, 소독을 위해 독한 술 가진 것 없나?”


“여기요.”


루미아가 선원들과 용병들을 달래주기 위해 가져왔던 중등품 증류주를 제밀리카에게 건넨다.


경험 많은 제밀리카가 상처를 소독 봉합 후 하나트교 신관인 딜핀과 폴트가 강력한 요론드힐의 신성치료를 시작하자 곳곳에서 들리던 신음소리가 줄어들었다.


“여기서 잠시 머물도록 하죠. 렉스톨의 군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셉누르의 양해를 얻어 한쪽 구석에 텐트를 치고 이곳에 머물기로 한 일행.


“식량도 부족한 것 같네요. 토마스씨, 골즈씨, 류크씨 네아네르씨, 잠깐만 와주실래요?”


루미아가 부른 네 명이 다가오자 루미아는 다시 지시를 시작한다.


“제가가진 식량으로는 이곳의 입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군요. 특히 보존식량은 저희도 아껴야 하니까요. 토마스씨와 골즈씨, 네아네르씨는 이곳의 전사들과 사냥을 가주시면 안될까요? 가능하면 고기가 많은 녀석들을 잡아왔으면 좋겠네요.”


“그랴, 걷기만 해서 심심해서 힘들었는디, 용병들 몸이나 좀 풀라고 전해두지.”


“우리 선원들도 실력 발휘 좀 해볼까.”


“맡겨 주세요.”


그렇게 세 명이 떠나고 도둑길드의 류크에게는 쟁여두었던 다수의 곡물과 반쯤 루미아가 성국의 마법상회에서 반쯤 사기당한 마법보존 야채를 주며 선원요리사와 함께 죽이라도 쑤어 나눠 달라고 부탁했다.


로웨나는 남은 몇 몇 용병마법사들과 외곽 경계를 하러 가기로 하였다.


남은 레닐하츠 남매와 클로디아, 메이필, 루이브란과 루벨리는 그동안 셉누르로부터 렉스톨의 군대에 대한 정보를 듣는다.


“이거 참 감사합니다. 이방인들은 하나같이 나쁜 사람들만 오는 줄 알았는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군요.”


“도울 수 있을 때 도와야죠. 그런데 당신들을 공격한 사람들은 어땠습니까?”


“그들은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저희들로써는 악몽과도 같은 날이었죠.”


렉스톨 군에 대한 셉누르의 전투담이 파오안에 담담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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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5화 +3 16.12.21 1,025 6 19쪽
19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4화 +4 16.12.13 745 7 20쪽
19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3화 16.12.08 436 6 16쪽
19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2화 16.12.08 424 6 15쪽
19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1화 +3 16.11.29 474 11 16쪽
19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0화 16.11.29 433 5 17쪽
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18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18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4화 +5 16.10.27 826 12 20쪽
18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6 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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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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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4 9 19쪽
16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2화 16.09.21 1,031 8 17쪽
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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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3화 +1 16.08.18 808 6 16쪽
15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2화 16.08.16 862 8 17쪽
15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1화 16.08.11 909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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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20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9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136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6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8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5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69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6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6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49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0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39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1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5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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