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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chrome 님의 서재입니다.

레닐하츠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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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린
작품등록일 :
2015.04.22 17:29
최근연재일 :
2016.12.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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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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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DUMMY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8화 클라렛 브라이츠




델하니아력 3481년 5월 11일


“클라렛 양? 우리를 따라온다는 것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그 뒤로 깨어난 사람들은 거의 500이나 되었다.


400년전 이 일대를 지배하던 대 가문이니 식솔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제르카가 경험했던 시점에서 23년이 지나 가주의 부관을 은퇴하고 집사장이 된 코달리츠, 마찬가지로 기사단장을 은퇴하고 무술교관이 된 엠데스턴, 그외 새로운 기사단장인 르마이트와 50여명 정도가 남은 오데뇰 기사단. 숫자가 줄긴 했지만 3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던 중기병대, 그 외에 일대를 관리하던 관리들과 그들의 가족까지······ 새로운 면면들이 저택의 지하에 잠들어 있다가 깨어났다.


“소녀는 결심했사와요. 브라이츠가는 제르카 레닐하츠님을 따르기로 했사옵니다. 아버지도 마지막으로 그러라 하셨고요. 집사장님과 교관님은 어떤가요?”


“가주님의 뜻을 따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코달리츠와 엠데스턴이 대답한다.


망령의 주인, 여성갑옷(아마도 클라렛이 착용하던 갑옷으로 보인다.)을 입고 있던 테디오스는 그나마 400년이 지난 브라이츠 가문의 사정을 조금 알고 있던 듯 했다.


테그라반도에서 힐레토 수도로 이어지는 대로의 요충지라 세수가 좋은 지역이었지만, 지금 이 지방은 다른 힐레토귀족의 영토이다.

이미 잊혀져가는 브라이츠 가문은 400년 전의 지식을 가진 채, 아무런 의지할 이도 없이 오로지 500명 정도의 가솔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식량도 없고 옷가지도 없고 먼지 풀풀 풍기는 관리되지 않아 무너지기 직전인 저택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사랑하는 딸과 (그의 아내는 클라렛이 19세 되던 해에 죽음.) 가솔들이 깨어나기를 믿고 있던 테디오스는 망령의 주인이란 거짓된 직함으로부터 해방될 때, 마지막 남은 이성을 모아 제르카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미안한데 잠시 그와 관련해서 회의를 해야겠네요. 기다려 주실수 있을까요?”


“알았사와요.”




“어떻게 해야 할까?”


루미아를 비롯한 레닐하츠 일행은 고민에 빠진다.


“우리는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니 루벨리님이랑 물자들 나눠주고 있을게.”


루벨리 여신과 항구에가서 옷가지와 먹을 것들을 사온 아이렌과 로닌은 깨어난 사람들에게 물건을 나눠주러 간다.


“일단은 그냥 모른척 하고 갈 순 없어. 이것도 하나의 인연, 구시대의 사람들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것 같으니 데리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


제르카가 가장먼저 의견을 낸다.


“클라렛씨가 예뻐서 그런건 아니고?”


“지금 그런걸 따질 때는 아니잖아?”


“그래······ 시무룩”


메이필의 태클은 간단히 무산.


“결과가 이렇게 되었지만, 어찌보면 저들은 ‘난민’과 같은 위치야. 조금 도와준다면 그들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나는 그들을 품고 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


“어째서?”


“현재 우리의 이곳에 온 목적이 무엇이지?”


“비료 확보!”


비료확보라니 참, 목표라기엔 통이 좁아보인다.


“아니 그거보다도 더 큰 궁극적인 목표.”


“렉스톨 타도!”


“아, 그건 최종목표고 렉스톨 타도를 위한 중간 목표는?”


“세력의 확보! 아!”


“그래, 브라이츠가는 이름난 기사단을 가진 무가야. 나는 영혼의 시련을 거치면서 이들의 무위를 볼 수 있었어. 이들에게 도움을 베풀어 둔다면. 커다란 우호세력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제르카는 이미 결심을 내린 것 같았다.


“오빠의 생각이 확고하니 난 반대하지 않을래. 다들 이의 있어?”


“뭐, 레닐하츠 남매의 일이니까, 그렇게 결정했다면 어쩔수 없지. 저 클라렛인지 뭔지하는 아가씨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야겠어. 아, 왜 나의 제르카에게는 이렇게 여자만 꼬이는 거람.”


메이필은 벌써부터 견제에 들어간다


“클로디아는 제르카의 결정에 따르니까.”


“그런데 그들을 도와줄 만한 여유가 우리에게 있나요?”


단순히 생각해봐도 그들을 도와준다는 것은 당분간 늘어난 500명에 대한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뭐, 로나카렐 가죽이라도 팔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 가능해요. 어찌 보면 이런 일에 쓰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루미아는 악착같이 돈 벌 궁리들을 떠올리고 실행하지만 돈을 쓰는데 아까워하지 않는다.


돈을 크게 모아 부자가 되는 것이 그녀의 인생목표가 아니었으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게 돈이지만 쓸때는 어떠한 큰 지출이라도 감내하는 것이 또 루미아였다.


요컨데 ‘대상인처럼 벌어서 왕처럼 쓴다.’라고 해야 하나?


“그럼 결정되었네. 클라렛양에게 알려주러 갈까?”


클라렛은 낡아빠진 저택의 한쪽 거실에서 ‘레닐하츠 가족회의(?)’의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클라렛님, 회의를 해본 결과 저희가 브라이츠 가문이 지금의 시대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결론을 내렸어요. 다만,”


“다만?”


“저희가 나중에 하려는 일에 도움을 주십사 합니다만. 언젠가 브라이츠가의 무력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십시오.”


“소녀 또한 브라이츠가의 가주로서, 가문의 중요한 분들과 상의한 결과 결론을 내렸답니다. 제르카님이 저희를 돕기로 결정하면 반드시 따라가겠다고요.”


“그렇군요. 다행이네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가문을 다시 세우실건가요?”


“아니에요. 듣자하니 이미 이곳은 다른 귀족가문의 땅, 이미 과거에 이곳을 지배하던 브라이츠가는 이제 없어요. 새로 시작해야 하죠.”


“그렇군요. 당분간은 저희가 본거지를 둔 롬펠로 가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델하니아의 롬펠 말씀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곳을 정리하고 이동할 준비를 해야겠네요. 걸어서 20일 정도 걸리려나.”


“루벨리님 혹시 텔레포트 가능해요?”


“원래의 나라면 가능하겠지만 지금 상태에서 내가 사용할 줄 아는 이동마법으로 500명 넘는 인원은 무리. 그 뭐야, 크란델의 고유마법인 ‘텔레포트 게이트’라면 또 모르지만. 그건 그가 개발한 비기마법이라 나도 몰라.”


루벨리가 이동마법으로 사용하는 ‘세일링 트랜스포트’는 대상을 공간을 항해하듯 이동시키는 마법이지만, 크란델의 ‘텔레포트 게이트’는 두 공간을 잇는 문을 만들어내는 마법이다.


“뭐 마나를 공급해줄 초고급 마나석이 있다면 좋겠지만, 한 10단계 마나석 10개정도?”


“몇 개 있긴 하지만 그 정도면 차라리 가까운 수도로 가서 마도게이트로 이동하는게 훨씬 싸게 먹히겠네요.”


아이렌이 마나석 가격을 계산해보고는 고개를 젓는다.


“아! 대용품이 있긴 한데? 클로디아 그거 좀 꺼내 줄래?”


“그거?”


“영원한 황혼.”


“아! 여기.”


“클로디아가 자신의 마법주머니에서 주먹보다 큰 아티팩트를 꺼낸다.”


신화급 아티팩트 ‘영원한 황혼’ 엄청나게 많은 마나를 저장할 수 있으며 그 마나를 이용해 미래신 ‘프람드노스트’의 힘을 빌려 약간의 시간을 조작할 수 있는 신기.


이미 공격 아티팩트로써의 기능은 제거 된 후 프론켈이 클로디아에게 시공왜곡을 제어하는데 유용하게 쓰라며 건네주었었다.


“이 정도 양이면 가능할까요?”


“충분해. 담겨있는 마나의 반의 반도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이런 건 또 어디서 났어?”


“하하, 그런일이 있었어요.”


제르카가 일전 1차 영혼의 시련의 대가로 이와 관련해서 무시무시한 환상을 보았었기에 기억해내기 싫다는 듯 대답한다.


“하튼 이상하면서도 대단한 놈들이라니까. 신화급 아티팩트를 몇 개나 가지고 다니는 거야.”


신화급 아티팩트란 말에 클라렛이나 아이렌, 로닌도 깜짝 놀랐지만, 뭐 눈앞에서 빨강머리 여신 그 자체가 멀쩡히 돌아다니는 판에, 아이렌과 로닌은 레닐하츠 일행에 대해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그냥 납득한다.


“이거면 행성 반대편까지 보내 줄 수 있어. 이동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정말요? 한 번 가보고는 싶지만, 행성 반대쪽은 공간이 단절되었다고. 마법적인 방법으로는 이동 불가능할텐데요?”


“아차, 그랬지. 인간수준에서 직통 이동마법은 불가능인가? 뭐 그냥 해본말이니까. 준비되면 말해줘.”


“그러면 클라렛씨, 이제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해주세요. 아마도 저녁때쯤은 출발 할 수 있게요.”


저택은 반쯤 무너지기 직전이었고, 이곳에서 자고 싶은 맘이 없었기에 서둘러 롬펠로 돌아가기로 한다.


“아쉽지만 정든 이곳을 떠나야 하겠군요. 엊그제까지만 해도 이곳에 살고 있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이렇게 낡아버렸다니.”


400년 넘게 보수도 안하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기에 이곳에 있던 뭐든지간에 세월에 의해 풍화되어 있었다.


“루벨리님, 롬펠에서 펠만씨랑 일꾼들좀 데려와 주실래요?”


“그건 또 왜? 귀찮게 스리.”


준비만 되면 불러달라한게 방금전이지만 또 자잘한 심부름거리는 싫어하는 루벨리였다.


“기왕 이렇게 된거 버러고 가는 이상 골동품이라도 건져서 살림에 보태야지요. 400년 넘은 물건이라니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고, 펠만씨라면 알아서 잘 해주겠죠.”




그 뒤로 레닐하츠 일행과 브라이츠가의 대 이동 준비가 시작되었다.


반나절이 걸려 그들의 개인적인 물품(중 멀쩡한 것)과 펠만이과 그가 데려온 감정사가 감정한 가치가 있을 것 같은 물건들을 수레 두 개에 싣고, 널찍한 장원의 공터에 모인다.


“그럼 이동하지. 클로디아 그거 줘봐.”


클로디아가 ‘영원한 황혼’을 건네자 루벨리는 자신의 마나와 연동한다.


“후후, 루미아, 아이렌, 로닌 잘 봐두라고, 이건 일반적인 10단계 5차 수준의 술식과 마나양으로도 불가능한 대규모 이동 마법이니 말이야. 좋은 공부가 될거야. 세일링 트랜스포트! 가 아니라 500명 넘게 이동할건데 목적지가 어디야?”


“안잘리스트 학원 대연무장이요. 거기라면 넓고 행사때에나 쓰이니까 사람도 없을 거에요.”


“사용허가는?”


“당연히 안 받았죠.”


“난 모른다?”


“뭐 나슈룽겐 교장한테 사과의 의미로 400년 묵은 포도주라도 선물해 두죠.”


400년 묵은 포도주는 브라이츠가의 지하 술창고에서 발견한 것으로 이미 내용물은 산화되어 마실 수도 없는 시큼한 식초로 변해 있었지만(술이란 말에 루벨리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병 어렵게 따서 마셨지만 시큼한 냄새를 맡자마자 버렸다.) 그런 오래된 고급와인의 골동품적 가치를 계산해서 수집가들에게 비싼 값에 팔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전부 실어온 물건들 중 하나였다.


“가자, 세일링 트랜스포트!”


엄청난 마나의 유동과 함께 롬펠, 안잘리스트 학원의 대연무장에 500명이 넘는 사람과 5대정도의 커다란 수레가 이동해온다.


“어서오세요~ 안잘리스트 학원에.”


대충 어색하지 않도록 인사를 한 루미아는 그대로 대 인원을 시계탑으로 이동시킨다.


“현재 저희가 사는 저택이 좁아서 여러분을 모두 수용할 수 없으니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내주세요. 뭐, 허가는 차후에 얻을 테니.”


레닐하츠 남매가 머무는 롬펠 시내의 저택은 30명 정도는 살만한 꽤나 큰 저택이지만 500명 넘는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계탑 속의 연무장은 그 거대한 시계탑 안에 10개정도의 큰 방이 있었고 시계탑의 크기가 어마어마한 만큼 넓고 튼튼했기에 2000명정도는 충분히 수용하고도 넘쳤다.


게다가 루미아 학파의 간부들 빼고는 사람의 접근도 없는 완벽한 프라이빗 공간.


마침 수업이 끝난 늦은 시간이라 보는 눈도 거의 없었기에 그렇게 대 인원을 시계탑 연무장에 생활하게 한다.


클로디아는 언제나 화목한 세리니아가로 돌아갔다.


“그러면 귀찮은 일을 처리해야겠네.”


루미아는 가장 먼저 리오테아 회관 9층의 절반이나 차지하고 있는 루미아학파를 방문한다.


“어이? 잘 들 있었어?’


“아 루미아 누나!”


“언니! 오래간만!”


마침 데리안과 라나가 있었기에 반갑게 맞이해 준다.


한창 탄탄한 근육에 미남이 되어가고 있는 데리안과 루미아의 뒤를 이어 여러가지 의미로 학교 제일의 유명인사로 발돋움해가고 있는 라나는 한층 미모를 더해가고 있었다.


“음, 이건 여행선물, 이건 후학들을 위한 선물이야.”


루미아가 여행선물이라고 내놓은 것은 무두질 작업만을 마친 가공되지 않은 통짜 로나카렐 가죽 두 장, 그리고 후학들을 위한 선물이라며 내놓은 것은 몇 개의 자작마법이다.


“감사합니다. 이 가죽은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로나카렐 가죽이야. 가공해서 갑옷 만들어서 입던 팔아서 자금으로 쓰던 해.”


“잘 쓸게요. 그런데 오늘은 어인 일로?”


“당분간 시계탑 연무장 좀 쓰게 돼서 말이야. 대규모 인원이 거주하고 있거든? 당분간 사용을 자제해 주지 않을래?”


“그러죠. 우리학교는 대체 연무장이 많으니까요.”


“고마워, 그런데 셰릴 여신님은 잘 모시는 거지?”


“그럼요, 엊그제도 놀러 오셨다니까요? 참, 시계탑을 못쓰게 되었으니 그분들 자리 따로 마련해야겠네.”


“수련은 잘 되가고?”


“네, 가끔씩 무술고문인 롭씨랑, 도둑길드에서 보내준 사람들이 방문해서 배우고 있어요.”


“잘 됐네. 그럼 난 또 할 일이 있으니 이만 가봐야겠다. 잘 지내라구?”


“네, 조심히 가세요.”


데리안 남매와 후배들의 전송을 받으며 나온 루미아는 교장실로 직행한다.


방문 예약하나 없이 나슈룽겐이 교장실에 있음을 확인한 루미아는 다짜고짜 교장실로 쳐들어간다.


“나슈룽겐씨 오랜만이에요!”


“흐익! 루미아 아니냐, 졸업하고 나서 속시원히 살 수있겠다 싶었다만 오늘은 또 웬일이냐?”


“여기 선물이요. 당분간 고풍스런 고어를 사용하는 수상한 사람들이 시계탑쪽을 들락날락하게 되더라도 조금 묵인해 주십사 하고요.”


루미아는 값비싼 로나카렐 가죽 한 장과 400년 묵은 포도주 한 병을 뇌물로 건넨다.


“이사장님과 관계 있는 일인가? 이건 또 뭐고?”


“아니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요. 그거 통짜 로나카렐 가죽이랑, 오래된 포도주에요.”


“에휴······ 나로썬 말려야 하는 일이 맞지만, 뭐 시계탑은 이사장님의 특별한 장소고, 보여준 성의를 보아서 넘어가주마.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즉각 조치할거다?”


다행히도 나슈룽겐이 루미아가 건네준 뇌물의 가치를 알아봤기에 통했나보다.


“그럼요. 큰 문제는 없을 거에요.”


“근데 이 포도주 코르크가 낡은데다 레이블이 삭아있어서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오래돼 보이긴 한데······”


“아 그거, 400년 된 거니까 마시면 안 돼요? 한 명이 시도했다가 반쯤 기절할 뻔 했으니까(루벨리). 듣자하니 와인 이름이 세인트 베리타시움라던가?”


“응? 세인트 베리타시움? 400년 전에 명맥이 끝났다던, 지금의 폴른 유토피아보다도 퍼포먼스가 대단하다던 전설의 포도주인데! 이거 진품이냐?”


“귀족가의 400년 넘은 창고에서 가져왔으니 아마도 진품이겠죠.”


“어이쿠, 이거 정말 귀중한 거긴 하지만 어차피 못 마실 물건이니 박물관에나 기증해야겠구먼. 학교 박물관장한테 자랑 좀 할 수 있겠어. 볼 일은 끝났나?”


“그래요. 돌아가야겠지요.”


“이미 밤도 늦었으니 조심히 돌아가게.”


그날 저녁, 루미아는 펠만을 시켜 500명이 당분간은 먹고 살 수 있을만한 물품들을 준비하게 한다.


그 뒤 손님인 아이렌과 로닌을 포함한 레닐하츠 남매 일행은 오랜만에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이렌과 로닌은 롬펠과 안잘리스트 학원을 구경하러 간다고 나가고, 안잘리스트 학원의 시계탑에서 롬펠쪽으로 이어진 비밀통로를 통해 클라렛과 집사장 코달리츠, 은퇴기사이자 무술교관인 엠데스턴, 그리고 지금은 제대로 된 무장하나 못 갖춘(전마들은 죽은지 오래고 갑옷과 무구는 녹이 슨 채 방치되어 고철로나 쓸 수 있었다.) 오데뇰 기사단장인 르마이트가 찾아왔다.


“마도기술이란거 엄청나네요. 세상에, 꿈도 못 꾸던 장치들이에요.”


지금 브라이츠 가문의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시계탑은 오래된 명문교지만 최신기술을 앞장서서 도입하는 꽤나 진취적인 안잘리스트 학원 내에서도 마도공학부 건물과 더불어 최고급, 최첨단을 달리는 마도기술이 집약된 장치들이 들어있는 건물이다.


심지어 원 주인인 크란델이 떠난뒤에도 수년마다 개보수를 거쳐왔던지라 층을 오르내리는 고속 엘리베이터 및 한없이 자연광에 가까운 빛을 내는 광원장치, 공기 정화 및 온도조절장치, 환풍장치, 최신형 냉장고,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무기고 등등, 엄청나게 비싼 장치들이 크란델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운용되고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마도기술의 개인 실험장 같은 곳이었다.


레닐하츠 남매도 원래는 그곳에서 살려고 했지만, 창문도 없고, 폐쇄된 공간인데다, 학원 내를 들락거려야 했기 때문에(롬펠로 향하는 직통로가 있긴 하지만 어두컴컴하고 멀다.) 그러지 않았다.


400년이란 시간이 지난데다가 그 중간에 마도기술혁명이란 것이 일어났으니 클라렛을 비롯한 구시대의 사람들이 놀라움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했다.


“뭐, 거긴 조금 특별한 건물이니까요. 다른 모든 건물들이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후후 이제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논해보죠.”


루미아의 말에 새로 의상점에서 사온 흑백 모노톤의장식이 많은 드레스를 입은 클라렛이(아무래도 취향인 듯하다) 나와서 이야기한다.


“저희도 어제 중요한 인물들을 모아 논의한 끝에 결정했습니다. 제르카 레닐하츠님. 저희 브라이츠가를 가신으로 삼아주십시오.”


“네? 그건 또 무슨 이야기죠?”


“집사장에게 듣자하니 레닐하츠는 하라윈필 왕국의 네 집정관 가문 중 하나이며 뛰어난 무가! 저희를 포용할만한 재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부디 저희를 받아주십시오.”


“아니······ 하라윈필은 멸망하여 샤토윈필로 바뀐지 오래고, 저희 레닐하츠가도 가세가 기운지 오래입니다만.”


“네? 뭐라구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대화를 나눠보니 클라렛을 비롯한 브라이츠가의 사람들은 400년 전의 정보를 바탕으로 왕국시절이었던 하라윈필의 네 집정관 가문 중 무술을 담당했던 레닐하츠가문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레닐하츠가는 당대에는 뛰어난 무가였고, 다른 집정관 가문들도 어느정도 교양을 갖춘 상류사회에서는 이름과 기본적인 특징정도는 알려져 있었다.


하라윈필의 집정관 네 가문은 돌아가면서 왕을 맡았기에 다른 왕국의 왕가와도 같은 위치, 루벨리같은 무시무시한 대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를 부리고 있는데다가(착각1), 파스톨 마도제국의 명문가의 자제들과 교류를 하며(착각2) 롬펠에 저택을 두고 최고 명문학교인 안잘리스트에 개인적인 건물을 가지고 있는 레닐하츠 남매(착각3)는 필시 집정관 후계자 수업을 위해 유학온 부유한 남매(착각4)라고 생각했다는 듯 하다.


그 뒤로 루미아와 제르카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자신들의 처지를 설명했다.


“그래서 저희가 훗날 브라이츠가의 조력을 원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이유라는 뜻이지요.”


“그렇군요. 저희를 가신으로 받아들이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겠지요. 큰 조력을 기대할 수 없으니 새로 시작해야만 하는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저희는 여러분을 거둬들일 만한, 재력이 있어요.”


“루미아?”


“저는 아주, 아~주 큰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든요. 얼마전의 어떤 일로 꽤나 많은 수입을 얻어냈고, 잘만 처리하면 여러분을 먹여 살릴만한 자금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될 일에는 상당한 인력과 무력이 필요할 것이죠.”


“결국에 루미아는 거대한 브라이츠가가 고작 몇십명 남짓한 우리 남매의 가신으로 들어오는 것에 찬성이란 뜻이야?”


“그래, 그들의 의향 맞다면 그렇지 루이브란?”


“그렇습니다! 브라이츠가의 무력이라면 우리가 연초에 결의한 최종적인 목표에도 부합하는 세력! 브라이츠가로서는 과거의 시대가 아닌 현대의 시대에서 살아가는데에 대한 초석을 세울 수 있고 여러모로 이점이 많습니다. 물론 이 분들을 포용할만한 능력이 된다는 전제하의 이야기입니다만.”


“물론, 내 계획상으로는 문제 없어. 로나카렐 가죽덕분에 일시적인 자금은 충분해. 장기적으론 루벨리 상회를 꾸려야 이익이 나오겠지만.”


“그렇다고 하는군요. 그러면 저 또한 브라이츠가문의 사람들의 저희 남매의 가신으로 들어온 다는 것에 찬성합니다만,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저희 레닐하츠 남매는 이제 집정관 가문 출신도 아니며, 더 이상 커다란 세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요. 저희 남매는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움직일 뿐. 그런 저희에게 브라이츠의 미래를 의탁하실 수 있겠습니까?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와주세요.”


“그 전에 소녀는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 개인적인 목적이라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수 있나요?”


집정관 가문이라는 기대가 깨진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 전에 자신들이 몸을 기댈 사람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클라렛에게는 필요했다.


과연 현명한 처자로다.


“어디부터 이야기 해야 할까요.”


남매는 어렸을적 마을이 습격당한 것에서부터 렉스톨과 카토렐름 왕자에 대한 복수를 결의하기까지, 필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잘 들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사옵니다.”


“저희는 브라이츠 가문 여러분이 가신으로 들어온다고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떤 결론이 나오든 받아들이겠어요.”


클라렛을 비롯한 사람들은 다시 시계탑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될까나.”


“협력을 얻을 수 있겠다면 좋겠지.”




그날 24시 저녁식사 후 쉬고 있던 레닐하츠 남매에게 클라렛과 수행인들이 방문한다.


“결정했사옵니다. 많은 찬반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가주인 제가 내린 결론은······”


“결론은?”


“제르카 레닐하츠님, 루미아 레닐하츠님, 클라렛 브라이츠 외, 브라이츠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가신으로 받아들여 주십사 하는 바이옵니다.”


그러면서 클라렛과 수행인들은 무릎을 꿇고 예를 취한다.


“알겠습니다. 저희 레닐하츠 남매는 오늘부로 브라이츠가를 가신으로 받아들일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그리고······”


제르카는 마법주머니를 열어 푸른 빛 기다란 금속을 꺼낸다.


“이건? 창월극 아닌가요? 이걸 왜?”


“창월극에 담긴 저주는 풀렸습니다. 저는 영혼의 시련을 극복하고 진정한 주인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가신이 된 것에 대한 증표로 이 창월극을 그대에게 드리지요. 아무래도 이제는 좀 뛰어난 무구 정도가 될 것 같지만.”


클라렛은 제르카가 건네준 창월극을 받아들고 만감이 교차하는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한동안 쓰던, 그리고 이전 사태의 원흉이 되었던 무구였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다른 고위 귀족들이 가신들을 받을 때한다는 피를 섞은 술을 나눠마신다 하는식의 예법 같은 것도 없었다.


어차피 레닐하츠나 브라이츠나 대부분의 오래된 뿌리를 잃어버린 상태였기에.


그렇게 작은 의식이 끝났다.


“참, 소개해드릴게요. 이쪽은 저희 남매의 가신 1호이자 작전참모를 맡고 있는 루이브란 멜크스입니다. 집사장 같은 위치도 겸하고 있으니 뭐든지 필요하면 물어보세요.”


움직이기 편한 후줄근한 차림의 루이브란이 인사한다.


“그리고 이쪽은 음 저희 남매의 가신 2호인 네아네르 미르날레에요. 미르날레 일족은 저희 남매의 호위 겸 무력을 담당하고 있어요.”


하지만 평상시 남매도 호위가 거의 필요없는 실력이었기에 절반정도는 남부지방에서 농삿일(?)을 하고 있었고 요즘은 루벨리 상회의 호송임무에 많이 투입되는 형편이었지만 일단은 그렇게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이쪽은 메이필 언니의 개인 호위인 로웨나씨구요. 이쪽은 음······ 저희의 고문 마법선생님 같은 분이시고 루벨리 상회의 사장님이신 루벨리님이에요.”


“음, 잘부탁해요.”


“뚯뚜루~ 잘부탁.”




그렇게 인사가 끝나고 루미아가 직접 만든 다과를 나누며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음, 너무 오래 있었더니 힘드네, 잠시 화장실좀 다녀올게.”


제르카가 용무가 급한듯 거실을 떠난다.


“루이브란님, 지금부터라도 주군과 가신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주공인 제르카님과 브라이츠가의 유일한 적손인 클라렛님과의 성혼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이쿠 제가 나이도 한참 어린데 편하게 불러주십시오, 코달리츠님. 그렇습니다. 예로부터 혼약으로 맺어진 사이야 말로 가장 인간사에서 끈끈한 연결이며 모든 인사의 근원이거늘, 양쪽 가문 모두 뿌리가 깊지만 마지막 후예들인지라 어서 후사를······”


제르카가 없는 곳에서 루이브란과 코달리츠 사이에 그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고, 듣고 있던 클라렛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있다.


“그 이야기 반대! 결사 반대! 어디 이 메이필 실하츠베론을 앞에두고 그런소리를 말할수 있느냐! 배신자 루이브란!”


점점 경쟁자가 늘어나가는 것에 대한(물론 제르카의 제일 옆자리는 자신이라는 것을 굳게 알고 있긴 하지만.)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메이필이었기에 루이브란의 밀담에 깊은 태클을 건다.


“이 분은······ 혹시 제르카님과 혼약을 약속하기라도 한 사이이십니까?”


“아니요, 아직은 그런이야기는 오가지 않았습니다만. 그게 또 메이필님은 제르카님과 꽤나 오랜 교제를 이어오셨고, 지위도 높은 분이신지라······ 그 외에도 여러 사람이 제르카님에게”


“그렇군요. 제르카님을 마음에 둔 분이 여럿 있으시군요. 소녀는 결국······”


“괜찮습니다. 아직 결정적으로 혼약을 약속하신 분도 없고, 게다가.”


“게다가?”


“윈필족은 일부 다처제를 허용하거든요. 그리고 실은 메이필언니는 샤토윈필 출신의 윈필족으로······”


오빠의 여성진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에 당연히 빠질 수 없는 루미아가 어느새 그 사이에 끼어든다.


“오호호, 그렇다면 소녀에게도 기회가 있겠군요.”


“후후후. 수라장은 등장인물이 많을수록 재밌는 법 후후후.”


루미아의 웃음소리와 함께 루미아와 루이브란으로부터 제르카의 미래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열심히 듣던 클라렛의 표정이 환해진다.

제르카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매우 중요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또다시 분량이 산으로


독자여러분의 예상처럼 드디어 레닐하츠 남매가 '무력'을 품었습니다.

아직 시작은 미약하지만 아직도 5장은 많이 남았으니까 ㅜ.ㅜ

원래라면 40화 내외로 기획했던지라 이쯤에서 5장을 끝내고 에필로그를 들어가야 합니다만.

스토리가 길어진 관계로 언제 끝날지 모름. (더 길어지면 대략 70~80화로 끝날지도)

...... 사소한 에피소드는 외전으로 빼버릴걸 그랬어. (시간순으로 쓰기에 빼고 나중에 연재하면 헷갈릴지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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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5화 +3 16.12.21 1,025 6 19쪽
19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4화 +4 16.12.13 746 7 20쪽
19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3화 16.12.08 436 6 16쪽
19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2화 16.12.08 424 6 15쪽
19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1화 +3 16.11.29 474 11 16쪽
19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0화 16.11.29 433 5 17쪽
18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9화 +4 16.11.20 613 9 16쪽
18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8화 +4 16.11.13 830 6 21쪽
18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7화 +1 16.11.10 712 9 26쪽
18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6화 +1 16.11.04 760 7 19쪽
18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5화 +3 16.10.31 1,035 7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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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3화 16.10.26 967 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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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0화 +1 16.10.19 597 8 18쪽
17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9화 16.10.19 60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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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4화 16.10.11 552 5 16쪽
17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3화 16.10.10 589 7 20쪽
17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2화 16.10.07 602 4 22쪽
17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1화 16.10.05 643 4 19쪽
17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0화 16.10.04 594 3 18쪽
16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9화 16.09.30 761 6 15쪽
16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8화 16.09.29 713 6 17쪽
16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7화 +2 16.09.28 1,117 7 31쪽
16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6화 16.09.27 784 6 17쪽
16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5화 16.09.23 812 7 16쪽
16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4화 16.09.23 987 4 19쪽
16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3화 +1 16.09.21 944 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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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1화 16.09.19 712 7 17쪽
16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0화 16.09.19 746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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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9화 16.08.04 943 6 19쪽
148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8화 16.08.02 919 7 16쪽
147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7화 16.07.29 760 7 21쪽
146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6화 16.07.27 730 7 15쪽
145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5화 +1 16.07.23 1,048 4 19쪽
144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4화 +2 16.07.20 820 6 16쪽
143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3화 16.07.18 907 11 19쪽
142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2화 16.07.15 878 9 19쪽
141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1화 16.07.13 1,017 8 18쪽
140 제 5장 청명월의 기사 - 0화 16.07.12 929 7 3쪽
139 제 4장 여신의 대지 - 40화 +1 16.07.08 974 7 27쪽
138 제 4장 여신의 대지 - 39화 16.07.07 908 5 21쪽
137 제 4장 여신의 대지 - 38화 16.07.06 955 10 27쪽
136 제 4장 여신의 대지 - 37화 16.07.05 747 7 23쪽
135 제 4장 여신의 대지 - 36화 16.07.04 829 6 23쪽
134 제 4장 여신의 대지 - 35화 16.07.03 818 10 27쪽
133 제 4장 여신의 대지 - 34화 16.07.03 811 6 20쪽
132 제 4장 여신의 대지 - 33화 16.07.02 855 7 20쪽
131 제 4장 여신의 대지 - 32화 16.07.02 1,055 8 23쪽
130 제 4장 여신의 대지 - 31화 16.07.01 870 9 15쪽
129 제 4장 여신의 대지 - 30화 16.06.30 890 8 18쪽
128 제 4장 여신의 대지 - 29화 16.06.29 826 7 20쪽
127 제 4장 여신의 대지 - 28화 16.06.28 799 7 22쪽
126 제 4장 여신의 대지 - 27화 16.06.27 756 6 23쪽
125 제 4장 여신의 대지 - 26화 16.06.24 790 9 19쪽
124 제 4장 여신의 대지 - 25화 16.06.23 965 8 22쪽
123 제 4장 여신의 대지 - 24화 16.06.23 807 7 24쪽
122 제 4장 여신의 대지 - 23화 16.06.22 856 5 17쪽
121 제 4장 여신의 대지 - 22화 16.06.21 820 5 17쪽
120 제 4장 여신의 대지 - 21화 16.06.20 850 5 13쪽
119 제 4장 여신의 대지 - 20화 16.06.18 1,049 7 19쪽
11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9화 16.06.17 994 6 18쪽
117 제 4장 여신의 대지 - 18화 16.06.17 830 4 14쪽
116 제 4장 여신의 대지 - 17화 +1 16.06.16 1,455 7 15쪽
115 지도를 달라고 하시니 드......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16.06.15 1,121 7 1쪽
114 제 4장 여신의 대지 - 16화 +2 16.06.15 861 4 18쪽
113 제 4장 여신의 대지 - 15화 16.06.15 650 7 16쪽
112 제 4장 여신의 대지 - 14화 16.06.14 991 5 17쪽
111 제 4장 여신의 대지 - 13화 +1 16.06.14 834 6 16쪽
110 제 4장 여신의 대지 - 12화 16.06.13 835 6 18쪽
109 제 4장 여신의 대지 - 11화 16.06.12 821 5 23쪽
108 제 4장 여신의 대지 - 10화 16.06.11 840 5 18쪽
107 제 4장 여신의 대지 - 9화 16.06.10 842 6 20쪽
106 제 4장 여신의 대지 - 8화 16.06.10 991 6 18쪽
105 제 4장 여신의 대지 - 7화 16.06.09 805 6 24쪽
104 제 4장 여신의 대지 - 6화 +2 16.06.08 1,030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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