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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티 님의 서재입니다.

SS급특성 두개가진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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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티
작품등록일 :
2024.03.29 08:47
최근연재일 :
2024.05.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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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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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8화

DUMMY

*


클라이드는 말이 많았다.

그는 앞에 있는 맥주를 마시지도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니깐 네가 피아노의 귀공자 라파우를 이겼다는 거 아냐?”


“라파우를 아세요?”


“물론 알다마다

예술을 가까이하는 나같은 교양있는 사람에게

음악원 콩쿠르 3년 연속 우승자인 라파우는 유명인사지.

그런데 정말 대단하군······

음악원에서 교육을 받은 지 몇 달도 안되어 그를 이기다니.

네 몸속의 그 힘 때문에 음악을 배운다고 들었는데?”


안경 속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


파비안은 그에게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했다.

실버새도우조직의 클라이드..


두 번째 임무의 동행인 그는 미스테리한 면이 많았다.


파비안은 클라이드가 루카스나 페르소집사 미네르바처럼 검을 쓰는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능력을 갖췄는지조차 몰랐다.

그에게서는 다른 기사들과 완전히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마나의 색채..

기사의 오라는 아니었다.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그가 숨겨둔 능력을 발휘하면 지금 눈앞에 있는 미소 띤 남자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사람이 된다는 느낌이었다.

검은 짐승의 예리한 감각이 파비안에게 은밀히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파비안은 호기심의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클라이드에게 말했다.

“저의 몸속에 깃든 힘은

선천적이고 매우 불균형합니다.

그 힘을 제어할 수 있는 원동력이 음악입니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검을 잡지도 못했을 거에요.”


클라이드는 두손가락으로 턱을 괴었다.

호기심에 찬 그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과거에 남 대륙 끝에 있는 하이에른공국의

천기사 에른하르트가 뛰어난 음유시인이었다고 했는데

그의 비밀도 음악이었을까······

음악의 본질이 고대의 정령과 요정의 언어라고 했는데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면

천기사의 실마리를 찾을지 모르지.

모든 기사가 꿈꾸는 천기가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나에게 음악을 가르쳐줄 수 있어?”


“물론 가르쳐줄 수는 있죠.

하지만 음악의 경지를 올리면

몸속의 기운이 강해지는 사람은 아직 나 하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한번 두드려 봐야지.

난 강해지고 싶다고.

나같이 음악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어떤 악기를 배우면 좋을까?”


파비안은 그의 손가락을 보았다.

호리호리한 외형과는 달리 손은 컸고 손가락은 굵었다.

“손을 보아하니 어울리는 악기가 하나 있군요.

우쿠렐레를 추천드려요.”


“우쿠렐레?”


“동방에서 건너온 네 개의 줄이 달린 악기에요.

처음 악기연주를 하는 사람이 배우기 좋은 악기죠.”


“그래 호텔로 돌아가면 네게 찾아가 볼게.”


“지금 여기서도 가르쳐줄 수 있어요.”


클라이드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짐에는 악기가 없지 않아?”


파비안은 미소지었다.

“잠깐만 기다려봐요.”


잠시 어딘가로 사라진 파비안이 다시 나타났을 때는 손에 악기 우쿠렐레가 들려있었다.


클라이드의 눈이 빛났다.

‘작은 짐가방 하나가 전부였는데.

저 악기는 어디서 난거지?’


파비안은 그에게 우쿨레레의 간단한 연주법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틸보여관의 1층


여관의 시끌벅적한 한쪽에서 청명한 우쿠렐레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떠들면서 대화하던 모험가들과 상인들의 시선이 둘에게 향했다.


하지만 클라이드의 어설픈 연주를 들은 그들은 곧바로 신경을 껐다.

시끄럽다고 소리치는 이도 있었다.


파비안은 그런 이들에게 조금의 신경도 쓰지 않고 우쿠렐레연주기법을 세심하게 가르쳤다.


클라이드는 열심히 배웠지만, 불행히도 그는 악기연주에 재능이 전혀 없었다.


우쿠렐레에서는 계속해서 삐걱대고 어색한 소리만 났다.


술 취한 모험가들이 야유했다.

“그것도 연주냐?”


“시끄러우니깐 방에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


클라이드는 발끈해 두 주먹을 들었다.

“뭐야?

나랑 해보겠다는 거야?”


안경 속에서 그의 강렬한 눈빛이 매섭게 타올랐다.

그의 눈빛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강자의 기세를 느낀 모험가들이 입을 다물었다.


한가닥 하는 모험가들이 모인 여관의 1층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클라이드는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한참을 연주를 반복하던 그는 질리는지 테이블에 악기를 거칠게 내려놓았다.

“아무리 해봐도 모르겠네.

몸속의 기운이 조금도 움직이질 않아.

게다가 악기연주..재미 하나도 없어.”


파비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음악은 재미로 연주하는 게 아니에요.”


“그럼?’


“마음을 담아 연주하는 거죠.”


클라이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마음을 담아?

그런 연주 한번 해보지 그래”


파비안은 테이블 위의 우쿠렐레를 들었다.

부드럽게 네 개의 현을 손가락이 지나가자 감미로운 소리가 주변을 진동시켰다.


삽시간에 공기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클라이드의 눈빛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파비안은 눈을 감고 천천히 연주를 시작했다.

우쿠렐레에게서 나오는 멜로디는 햇살 아래에서 반짝이는 호수로 클라이드를 이끌고 갔다.


통통 튀는 발랄하고 청초한 멜로디가 이어지자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술 취해 격하게 이야기하던 상인들과 모험가 조용히 술 마시던 기사의 시선이 이곳으로 모였다.


파비안의 손가락이 조화롭게 우쿠렐레의 현을 스치자

네 개의 현에서 마법과도 같은 일이 펼쳐졌다.


눈부신 햇살 아래의 호수에서

통통 튀는 송어들이 물결 위를 스쳐 지나갔다.


생동감 있는 환상적 분위기

끊임없이 이어지는 감동적인 연주!


파비안의 연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다.


메아리치는 멜로디가 여관의 사람들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연주가 끝나자 적막한 여관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술 취한 사람들이 맥주잔을 치켜들며 멋진 연주를 들려준 파비안을 찬양했다.


“음유시인 만세!”


“감동적인 연주였어.”


“내 생애 최고의 음악이었어!”


파비안은 클라이드를 보며 말했다.

“음악이란 마음의 언어를 말하는 거예요.”


클라이드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파비안이 클라이드에게 우쿠렐레를 내밀었다.

“이건 가져도 좋아요.”


클라이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나는 그저 호기심이 들었을 뿐

악기를 배우는 건 여기까지야.

잠깐 연주했지만, 곧바로 깨달았어.

네 연주는 죽었다. 깨어나도 따라 할 수 없다는 것을.”


파비안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긴 하죠.”


클라이드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젠 장난도 치네?.”


“그나저나 그녀는 이곳에 나타날까요?”


“물론이지.

미네르바가 이 도시에 있다면 반드시 이 여관에 있을 거야.

그녀는 잠자리에 민감해

네테르토프에 올 때마다 이곳에서 지내지.”


파비안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두 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여관의 1층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술에 취해 테이블에 엎드려 있거나 긴 나무 의자에 대자로 뻗어있는 사람들뿐이었다.


파비안이 말했다.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요?”


클라이드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미네르바는 곧 나타날 거야.”


그때 파비안의 시선이 계단에서 나타나는 한 여자에게로 향했다.


검은 흑발에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매

차가운 눈빛의 아름다운 외모..


미네르바였다.


그녀는 야생고양이같이 소리 없이 계단을 내려왔다.


파비안이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타났군요.”


클라이드가 고개를 돌렸다.

그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발견한 것처럼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손을 높이 들어 흔들었다.

“여기야 여기!”


미네르바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그녀는 차가운 기운을 풀풀 풍기며 다가왔다.

“뭐 하자는 거야! 죽고 싶어?”



*


파비안은 이틀 전 루카스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루카스가 말했다.

“두 번째 임무가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급한 일이 생겼다.”


“급한 일?”


“지금 당장 클라이드와 함께 네테르토프로 가라.

그곳에서 조직원 한 명을 막아야 한다.”


“어떤 조직원이죠?”


“검희 미네르바.”


“검희를 막으라고요?”


루카스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그녀는 태양의 수호기사와 검을 겨루겠다고 마법도시로 이동했다.

그 둘이 만약 진짜 싸운다면

미네르바는 최소 중상 아니면 사망이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


파비안은 자신의 주머니 쪽을 보았다.

일정 주기로 반짝이는 별바라기..

이 신호는 며칠 전부터 시작되었다.


검은 짐승이 말한 대로 불멸왕의 두 번째 룬이 나타난 것이다.


그즈음 콜로니수도에서도 마법도시의 경계에서 엄청난 크기의 미궁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과거 대미궁의 크기에 필적할만한 고대유적이······


‘그 일로 태양의 수호기사 클로드가 이동하는 것이군..’


예전의 악마토벌 때는 수호기사 스칼라가 제국장군 탈타오르의 기습을 받아 거의 죽을뻔했다.


파비안이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스칼라는 미궁과 함께 사막 속으로 사라졌으리라..


정말 이상한 것은 스칼라가 무사히 돌아간 이후에 신성국가와 제국간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체 왜 성황청······정확히는 성녀는 그 일을 그냥 묻고 지나갔을까···.’


사람들은 소천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성녀 아델린이 일부러 제국과의 갈등을 피하는 것이라고 수군댔다.


‘그건 그렇고 미네르바 그녀는 대체 왜······”


파비안이 말했다.

“미네르바는 왜 수호기사와 싸운다는 것입니까?”


“그녀는 본래 검의 수녀원 출신이다.”


파비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검의 수녀원?

수호기사의 후보들이 있다는 그 수녀원!

미네르바는 아카이아왕국 출신이 아니었나요?”


“물론 그녀는 아카이아왕국사람이지.

하지만 독실한 태양교의 신자였던 그녀의 부모님은

특별히 부탁해 성황청의 심사를 받게 했지.

자질이 뛰어나 까다로운 심사에 합격한 미네르바는

수녀로 귀의하게 되었지.

그런데 그녀는 수호기사가 되기 직전에 검의 수녀원을 도망치게 되었어······”


루카스는 말끝을 흐렸다.


파비안은 그가 말하지 않은 나머지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게 6년 전 제국의 침공 때군요..”


“그렇다.

미네르바는 검의 수녀원을 나오기 전에 강력한 태양의 수호기사 후보였지.

지금 태양의 수호기사가 된 클로드와 함께 마지막까지 혹독한 시험과 수련 과정을 거쳤다고 해.

그런데 그 과정 중에 무슨 일인지 클로드와 원수지간이 되었고

틈만 나면 태양의 수호기사를 죽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루카스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검희 미네르바!


조직에서도 순수하게 검술 실력으로 그녀와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은 루카스 정도가 유일했다.


하지만 실버새도우는 다른 미션을 앞두고 있었기에

클라이드와 파비안을 마법도시로 보낸 것이다.


루카스는 파비안에게 신신당부했다.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 둘이 싸우게 하는 일만은 막아야 해.”



*


파비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빵을 집어 드는 미네르바를 보았다.


미네르바는 파비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 얼굴에 뭐가 묻은 거야?”


“아니 아니에요.”


빵을 한 입 베어먹은 그녀가 이번에 수프를 보았다.


물끄러미 수프를 보던 미네르바가 팔찌를 풀었다.


그곳에서 고대의 마력이 느껴졌다.


팔찌에서 붉은빛이 나자 수프에서는 검은 연기가 솟아왔다.


미네르바가 클라이드를 노려보았다.

“죽을래?”


클라이드는 과장된 동작으로 두 손을 치켜들었다.

“역시 알아챘구나.

독은 아니야. 독아니라고.”


“그럼 이 수프에 든 건 뭔데?”


클라이드는 당당하게 말했다.

“수면제.

큰 마수도 순식간에 재울 수 있는 아주 강한 수면제지.”


“결국, 나를 방해하러 온 거네?”


“나는 검희를 방해하러 온 게 아니야.

그저 위험한 일을 막으려 하는 것뿐이지.”


미네르바는 가만히 클라이드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파비안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대체 왜 태양의 수호기사와 죽이겠다고 하는 건가요?”


미네르바는 고요한 눈빛으로 파비안을 보았다.

“클로드는 내게 가장 아끼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어.”


파비안도 클라이드도 더이상 아무런 말을 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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