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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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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티
작품등록일 :
2024.03.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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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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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089

작성
24.04.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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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화

DUMMY

*


무역도시 리머릭은 동부콜로니의 남부의 풍부한 농산물과 북부의 특산물들이 교류하는 큰 도시였다.


파비안은 트리나브의 자유용병패로 이곳 도시에 들어올 수 있었다.


어두워져가는 도시의 불들이 들어오자 길거리는 환해지고 사람들로 붐볐다.


파비안의 눈에 밤에도 환한 리머릭이 신기해 보였다.


‘중부의 무역도시답구나···.’


활기찬 도시를 신기한 눈으로 보는 파비안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파비안은 지금 가진 돈이 은화 3개와 동화 열 개가 전부였기에 어떻게든 돈을 아껴서 써야 했다.


길거리에 가판을 놓고 진열해놓은 각종 맛있는 음식들이 배고픈 소년의 발걸음을 유혹했지만 파비안은 꾹 참고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파비안은 도시의 큰길가에 있는 음식점 레스토랑들은 모조리 무시하고 뒷골목이 있는 거리로 향했다.


허름한 집들이 줄지어 서 있는 구역이 나왔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하층민 주거 구역


이곳에 있는 빵집은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파비안은 낡은 작은 빵집을 찾아 그곳에 들어갔다.


밀가루를 반죽하던 뚱뚱하고 체격이 큰 빵집 주인이 파비안을 본체만체 반죽만 계속했다.


파비안은 그곳에서 크고 딱딱한 바게트 빵하나를 골랐다.


주인은 파비안을 보지도 않고 퉁명하게 말했다.

“동화 3개”


파비안은 품에서 동화 세 개를 꺼내어 반죽하는 주인의 테이블 앞쪽에 올려놓고 빵을 가방에 넣고 나왔다.


빵집을 나온 파비안의 등 뒤에 어두운 모퉁이의 골목에서 불쾌한 시선이 느껴졌다.


빵집 맞은편의 어두운 골목길의 초입에서 기대어 서 있는 험상궂은 외모의 남자 두 명과 덩치 큰 소년 한 명이 파비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의 옷차림은 지저분했고 도시의 뒷골목의 부랑아처럼 보였다.


파비안은 그들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고 하층민 주거 구역의 안쪽으로 이동했다.


아무리 찾아도 여관이 보이지 않자 파비안은 길가에 의자를 놓고 도박을 하고 있는 나이든 남자들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이 근처에서 여관을 찾고 있습니다.”


도박을 하던 남자들은 파비안을 귀찮다는 듯이 바라보았는데 그중 한 명이 파비안의 위아래를 훑어보며 말했다.

“저기 앞쪽에 정육점이 있는 골목 안쪽으로 끝까지 가면 여관이 하나 나올 거야.”


“알려줘서 감사합니다.”


도박하던 남자들의 시선이 파비안에게 쏠렸다.


그들은 옷차림과 달리 파비안의 공손한 말투와 기품있는 태도를 보며 호기심이 가는 눈으로 보았다.


그들은 도박을 잠시 멈추고 정육점 골목 쪽으로 사라지는 파비안을 보고 있었는데


잠시 뒤 지저분한 옷차림의 남자 세 명이 그 골목을 함께 사라지는 것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


“돈 냄새가 풍기는 초짜가 들어온 것을

저놈들이 봤구먼.”


“옷차림과 달리 있는 집 자식 같은데 곧 있으면 가진 것 다 털리겠구먼.”


“왜 거기에 신경을 쓰나?

도박판이나 집중해.

난 오늘 계속 잃었다고.”


남자들은 다시 도박에 집중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간 파비안은 자신의 뒤를 누군가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파비안의 발걸음이 빨라지자 따라오는 발자국소리도 빨라졌다.


갑자기 앞쪽의 좁은 골목에서 파비안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곳에는 얼굴에 긴 흉터가 난 지저분한 수염이 난 한 명의 남자가 좁은 골목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뒤쪽에서 따라오던 세 명의 부랑아들이 멈추어 선 파비안의 주위를 둘러쌌다.


좁은 골목길에는 성인 남자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곳이라 파비안은 완전히 포위되었다.


흉터 난 남자가 가세한 부랑자들은 파비안을 옆쪽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다.


파비안은 뒤쪽을 보았다.


막다른 골목이었다.


흉터 난 남자가 단검을 꺼내어 혀로 날을 핥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어이 애송아.

죽고 싶지 않으면 가방 속에 가진 거 전부 내놔.”


다른 부랑자들이 킬킬대고 웃었다.


파비안은 말없이 흉터 난 남자를 바라보았다.


왼팔에서 흉폭한 기운이 서리는 것이 느껴졌다.


파비안은 그들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고 마음이 그저 편안했다.


먹잇감을 앞에 둔 육식동물의 여유로움 같은 게 느껴졌다.


감옥에서의 기이한 일을 겪은 후의 파비안은 그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파비안이 그들을 보며 말했다.

“나는 가진 돈이 없으니 이만 물러들 가시오.”


흉터 난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파비안의 말투를 흉내 냈다.

“크크큭 이만 물러들 가시오.?

뭐야 그 어색한 말투는 어디 귀족 흉내라도 내려는 거야?

이런 뒷골목에서..크크.

결국 험한 일을 당해야 가방을 열 모양이군. 크크”


그러자 남자 두 명과 덩치 큰 소년이 파비안에게 주먹과 목을 풀며 다가왔다.


남자 한 명이 파비안에게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파비안은 잽싸게 밑으로 주저앉았다.


크게 주먹을 휘두른 남자의 옆구리의 빈틈이 보였다.


그곳으로 파비안의 왼팔이 저절로 휘둘러지려 했다.


파비안은 다급하게 왼팔의 충동을 억눌렀다.


감옥에서 얻은 검은 기운 이후 왼팔의 힘은 말도 안 되게 강해졌기에


왼팔로 남자를 가격했다간 그의 갈비뼈가 모조리 박살 나고 내장이 터지게 될 것이다.


파비안이 잠시 주춤하자 주먹이 빗나간 남자는 오른발로 숙인 파비안의 무릎 쪽을 걷어찼다.


파비안은 무릎을 들어 올려 정강이 부분으로 남자의 공격을 받아내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남자의 몸을 밀었다.


말도 안 되는 괴력에 의해 남자의 몸이 뒤로 붕 떠서 뒤쪽에 있던 남자의 몸에 부딪혔다.


그러자 덩치 큰 소년이 파비안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손에는 언제 들렸는지 모르는 두꺼운 나무몽둥이가 들려있었다.


풀스윙으로 휘두르는 나무몽둥이를 파비안은 왼팔을 들어서 막았다.


지켜보던 흉터 난 남자는 파비안의 왼팔이 부러지리라 생각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크크 멍청한 놈.

단단한 떡갈나무로 만든 몽둥이를 팔로 막으려 하다니.”


빠각


그런데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부러진 것은 두꺼운 나무 몽둥이였다.


흉터 난 남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완전히 박살 난 나무몽둥이의 날카로운 조각들이 파비안의 얼굴을 스쳐갔다.


파비안은 부서진 나무 몽둥이 자루를 들고 있는 소년의 복부를 오른손으로 강하게 강타했다.


커억


소년이 주저앉자


“결국, 피를 보겠다는 거군.”

흉터난 남자가 시퍼렇게 날이 선 단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파비안은 벽을 박차고 남자의 공격을 피한 뒤 일어서려는 남자의 머리를 발로 차 다시 쓰러뜨렸다.


그리고 등에서 검을 뽑았다.


오른손에 검을 쥐자마자 파비안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짙어진 살기가 주변을 뒤덮었다.


흉터 난 남자의 몸놀림은 민첩했고 날카로운 단검은 예상할 수 없게 빠르게 휘둘러졌지만


검을 쥔 파비안의 눈에 남자의 단검은 느리게 보였고 그 행로는 뻔히 예측되었다.


파비안이 찔러 들어오는 남자의 단검을 위로 쳐올리자


남자의 팔이 위로 들려 올라갔다.


그러자 그 기세로 파비안의 검이 남자의 목에 겨누어졌다.


흉터난 남자는 단검을 버리고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


“사······살려주..시오..

실력있는 용병을 몰라뵀습니다.”


파비안은 남자의 목을 겨누고 있던 검을 내리고 바닥에 떨어뜨린 남자의 단검을 주웠다.


왼손의 괴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단검의 날 쪽에 파비안의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이 올려지자


단검의 날이 나무막대기처럼 손쉽게 부러졌다.


흉터 난 남자와 몸을 일으키던 남자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파비안이 차가운 눈으로 그들을 보며 말했다.

“다음번에 또 나를 만나면 그때는 단검이 아니라 두개골을 이렇게 만들어 주겠다.”


흉터 난 남자가 공포에 질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올빼미여관은 도박하던 남자들이 말한 것처럼 정육점 골목의 끝에 있었다.


벌써 어두워진 하층민 주거 구역에서 유일하게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는 여관의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자


골목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3층짜리 여관의 1층은 식당과 술집을 겸했는데


나무 테이블에서 삼삼오오 모여앉은 사람들이


술을 곁들여 음식을 먹고 있었고 가장 안쪽에는 체격이 큰 중년의 여자와 대머리의 근육질 용병이


카운터를 겸하는 높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호탕하게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대머리 용병의 옆에는 한 명의 남자가 테이블 위에 머리를 파묻고 쓰러져 있었다.


파비안이 여관의 안에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잠깐 입구로 향했다.


검은 머리의 곱상하게 생긴 소년이 체격보다 큰 옷을 입고 들어오는 게 그들의 눈에 특이하게 보였다.


파비안은 곧장 1층 여관의 안쪽으로 걸어갔다.


체격이 큰 중년 여자가 여관의 주인인 듯 보였다.


카운터로 가자 옆쪽에서 대머리 용병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상당한 실력을 갖춘 용병으로 보였다.


일단 용병의 옆쪽에 테이블에 기대여 있는 거대한 크기의 대검만 봐도 그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년여자가 말했다.

“무슨 일로?”


파비안이 중년여자를 보며 말했다.

“하룻밤 묶어가려 합니다.”


“마침 방은 하나 남은 게 있는데

숙박만 아니면 식사도?”


“숙박만 하려 합니다.”


여관주인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여관 음식 맛있는데..

일단 숙박만 하면 동화 다섯 개야.

너는 얼굴이 곱상하니 밤에 내 방으로 오면 음식값까지 동화 다섯 개에 해줄 수 있는데.”


덩치 큰 여자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파비안을 보았다.


마치 놀리려는 듯했다.


파비안의 옆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덩치 큰 용병이 도끼눈을 뜨고 파비안을 보고 있었다.


파비안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숙박만 하겠습니다.”


파비안은 품에서 동화를 다섯 개 꺼내어 그녀에게 주었다.


여관주인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파비안은 이런 여관에서 하룻밤 묶는 사람은 식사비를 매우 비싸게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일부러 큰 빵을 하나 사서 이곳에 왔다.


여관주인이 녹슨 열쇠를 하나 꺼내어주며 말했다.

“2층 끝방으로 가.”


파비안은 열쇠를 받고 그녀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다른 도시에서 온 용병인데

이 도시에서 용병 일을 하고 싶습니다.

용병길드가 어디에 있나요?”


대답한 것은 여관주인이 아닌 대머리용병이었다.

“몇 급 용병인데?”


“자유용병 3급입니다.”


“흠 자유용병이라.

너는 콜로니사람이 아니군.”


용병길드는 북대륙과 남대륙 모든 나라에서 활동하는 거대한 단체였다.


용병길드의 용병은 각 나라별로만 한정되어 활동할 수 있는 지역용병과 국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자유용병 두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파비안을 습격한 용병 중에 검은 피부의 트리나브가 가진 패는 바로 자유용병패였다.


하지만 등급이 가장 낮은 3급이라 의뢰받을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었다.


파비안은 정보길드가 있는 수도로 가서 여동생의 행방을 찾아야 하기에


콜로니 수도로 가야 했지만, 그곳은 용병패말고도 신분패까지 있어야 그곳으로 갈 수가 있었다.


파비안은 수도로 갈 수 있는 방법과 여동생의 행방을 의뢰할 돈을 벌어들일 때까지 이곳에서 용병으로 활동할 계획이었다.


“안 그래도 내일 아침에 용병길드로 가니

그때 나와 같이 가자.”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럼 내일 아침에 1층에 오면 되죠?”


덩치 큰 용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비안은 여관주인에게 부탁해 먹을 물을 받아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딱딱하게 변한 빵을 물에 적셔서 절반을 먹고 절반은 탁자 위에 두었다.


파비안은 침대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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