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착각 6
습작입니다. 세부 글의 구성 플롯은 연재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연재주기가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본 글은 허구(픽션)이며, 등장(역사)인물, 지명 등은 현실과 다릅니다.^^
그들만의 착각 6
“들리십니까? 강진입니다.”
강진은 이강철 비서실장 등 경호원들을 병실 문밖에 있도록 했다. 혹시 가족들이 오면 잘 말해서 자신이 나오기 전까지 밖에서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도록 했다.
“으음... 강진? 천재 강진?”
“아.. 네. 저 강진입니다. 어르신.”
지함천은 꼭 한번 보고 싶었던 강진이 자신 앞에 나타나자 힘겨워하던 평상시와 다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눈빛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 강진 회장이로구먼. 내 한번 보고 싶었네. 아들에게 부탁도 해보았지만 만나기는 힘들다고 하더니 이렇게 찾아왔구먼. 내 아들이 기자인데 부탁을 받은 것인가?”
“아닙니다. 어르신. 지정천 기자님이 저를 옹호해주시더군요. 알아보니 지청천 장군님의 손자분이시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그랬군.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나를 이렇게 찾아와 주어서 고맙네. 내 염치없지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네. 들어보겠는가?”
“무엇이든지 말씀해 보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난 자네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이나 자네가 좋았네. 부상을 이겨내고 훨훨 나는 자네의 모습에 이유도 없이 왠지 기대가 되었네. 자네가 그 영국에서 강의를 하는 모습이 나의 조부이신 지청천장군님의 모습과 겹쳐지더란 말일세. 자네와 같은 세계적인 천재가 우리조국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네. 나는 능력이 되지 않아 이 조국을 위해서 아무것도 못한 것이 조부님께 죄스러울 뿐이지만 죽기 전에 자네에게 조국을 위해 이 나라를 바로 세워 달라고 유언하시던 조부님의 바램을 간곡히 부탁하네.”
통한의 눈물이었을까. 지함천은 거친 세월에 주름만 생긴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조부 지청천장군께서 평소 하시던 말과 마지막 가시던 길에서 당부하시던 유언을 강진에게 하고 있었다. 조부의 유언을 지키지 못한 손자의 한(限)이 눈물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비록 아들과 딸이 있었지만 조국을 위해 큰일을 하기에는 능력이 뛰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장남 녀석은 새나라일보의 기자가 되어 나름대로 조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문밖에서 지함천의 유언과도 같은 말을 듣고 소리죽여 울고 있었고 이강철 비서실장과 경호원들도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강진 역시 울컥하였고 지함천의 한 맺힌 슬픔이 느껴졌다.
“어르신 우선 제가 어르신의 병을 고쳐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사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또한 조부이신 지청천장군님의 유언에 따라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해 일조하겠습니다. 대신 저의 부탁도 한 가지를 들어주십시오.”
“오. 그런가? 이제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네. 그리고 나는 말기 암이야. 현대기술로는 고칠 수 없네. 자네가 개발한 약도 나에게는 그렇게 효험이 없었네.”
“어르신. 제가 개발한 신약 중에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저를 믿으신다면 한번 드셔보십시오. 드시고 한숨 자고 일어나시면 쾌차하실 겁니다. 그리고 저를 찾으시면 제 부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좋네. 이리 주게. 앞으로 나의 은인이 될 사람인데 무엇인들 못 믿을꼬. 허허허”
지함천은 강진이 내미는 작은 병에 담긴 네오포션을 단숨에 마셨다. 그 포션은 최상급으로 강진이 위급할 때 쓰기 위해 따로 만들어둔 것이었다.
“슬립(Sleep), 리커버리(Recovery)!"
강진은 이제 거의 궁극의 9써클에 근접해 있었다. 솔루트가 부탁한 우주에서의 공간탐지마법의 실마리를 찾았다. 강진의 마음을 알았는지 자운(紫雲)이 심운(心雲)을 도와 8개의 써클이 힘차게 돌았다. 거의 9써클에 근접한 힘이었다.
순간 지함천의 마음이 강진에게 와 닿았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 선(線)이 있었고 그 선(線)이 잇는 공간(空間)이 있었다. 우주가 있고 만물이 있었다.
부지불식(不知不息)간에 오늘 깨달음!
강진은 9써클에 올랐다. 지함천이 강진의 인연을 느꼈고 강진은 지함천의 인연으로 큰 선물을 받았다. 깨달음은 순간에도 올 수 있지만 그데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이순간이 될지 내일이 될지 평생 가도록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병실에서 엄청난 빛이 터졌다. 다행히 창문의 커튼은 쳐져있었고 병실문은 사생활을 위해 창문이 없었다. 병실 출입문 틈 사이로 뻗어 나온 빛이 다들 놀라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긴 지 궁금하여 지함천의 가족들이 들어가려 했지만 이강철 비서실장은 간곡히 부탁하면서 강진 회장이 나오기 전까지 기다려주길 간곡히 부탁했다. 그들도 강진 회장이 지함천에게 호의를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3시간이 지난 후 강진은 병실문을 열고 나왔다. 이강철 비서실장은 강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게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강진이 더욱 아득히 멀어져 느껴지기도 하고 이제는 쳐다볼 수도 없는 엄청난 대산맥이 마주하고 있는 듯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어르신은 지금 잠들어 계십니다. 치료는 되었으나 최대한 비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것은 추후 어르신께서 저를 부르실 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저희 아버님이 치료가 되었나요? 네?”
“어르신은 한 숨 자고 일어나시면 예전보다 더욱 건강한 모습이 될 것입니다. 걱정 마십시오. 그럼 전 이만.”
지함천의 가족들이 계속 물어온다면 곤란한 상황에 놓일 것이기에 할 말만 하고 지정천의 아내로 보이는 여인에게 연락처를 준 후 강진은 서둘러 병원을 나왔다.
이제 서둘러 깨달음을 수습해야 했다. 강진은 호텔에 있는 소혜와 통화를 해서 삽시도 저택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이강철 비서실장에게 소혜를 삽시도로 데리고 오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강진은 홀로 정리할 것이 있다며 그들을 먼저 보내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솔루트에게로 텔레포트를 이용해 이동했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9써클 경지이기 때문에 9써클의 워프(Warp)마법을 쓰지 않았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이 함께 하시길...
-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서철군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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