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준비 2
습작입니다. 세부 글의 구성 플롯은 연재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연재주기가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본 글은 허구(픽션)이며, 등장(역사)인물, 지명 등은 현실과 다릅니다.^^
나의 준비 2
택시를 타고 강진이 살던 관평동의 원룸으로 갔다. 강진은 혼자 원룸에 살았고 비밀번호를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들어온 흔적이 없었다.
‘이상한데, 영혼이 빠져나오고 나면 육체는 죽었을 텐데. 아버지 어머니가 오시질 않았나?’
근처 공중전화로 강진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강진과 강석철의 접점을 나타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여보세요?”
“네. 어머니 저 강진이형 아는 동생인 강석철이라고 합니다. 어제 약속을 했는데 약속장소에 나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고 걱정이 돼서 전화드렸습니다. 혹시 강진이 형한테 연락안왔나요?”
“어. 그래요? 연락 없었는데... 급한 일이예요?”
“아. 아닙니다. 형은 최근 회사일이 바빠서 밤샘도 하고 그런다고 하네요. 그럼 나중에 형한테 다시 연락해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혹시나 어머니 자신의 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물어보실까봐 급하게 끊었다. 그런데 이상한게 이제 강진은 없는데 어머니나 아버지, 형제들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평상시에도 강진은 부모님에게 큰 정(精)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아직 장가를 못간 강진을 다그치기만 해서 명절 아니면 집에도 내려가지 않았다.
‘우선 아직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건데, 혹시 백인걸과 루아니넨이 육체가 소멸했던 것처럼 내 몸도 처음 번개를 맞으면서 소멸했을 수도 있겠군.’
강진의 생각은 맞았다. 처음 번개는 지구의 번개가 아니라 백인걸과 루아니넨이 차원이동을 하면서 같이 넘어온 9써클의 라이트닝 퍼니쉬먼트(Lightning Punishment) 기운으로 강진의 몸을 강타할 때 이미 육체는 소멸되었던 것이다.
‘실종처리가 되려면 최소 몇 일이 지나야 하니까. 그래도 최대한 빨리 필요한 것부터 처리해야겠군.’
우선 집에 있는 컴퓨터로 강진의 통장에 있는 돈을 강석철의 통장으로 모두 이체하기는 어려웠다. 실종처리가 되면 수사가 진행될 테고 분명히 통장도 확인할 것이다. 그런데 현금카드가 육체가 소멸될 때 같이 소멸되었다. 생각해보니 통장이 책꽂이에 꽂아 둔 기억이 나서 통장을 챙겼다.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다시 집을 나왔다.
‘이거 돈을 인출하다가 CCTV에 잡히면 내가 용의자가 될 수도 있겠는데. 우선 오늘 밤에 다시 와서 양복으로 갈아입고 다른 지방에서 인출해야지 어디 여행이나 자살로 생각할 수 있겠군.’
현재 강석철의 몸을 차지한 강진은 자신의 인생에 미련이 없었다. 백인걸과 루아니넨의 기억으로도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묘한 흥분과 기대감으로 차 있었다. 당분가 강석철과 강진의 접점을 없애면서 신중을 기해 행동해야 했다.
다시 집으로 택시를 타고 도착하자 이미 강석철의 아내 가족들은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평상시 한번 나가면 저녁에나 들어오는 강석철을 묘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장인어른! 저 이혼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짐 싸서 나가겠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모두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나 그들이 원하던 대답을 들어서 한편으로는 기쁜 표정이 잠시 스치고 갔다. 자신은 강석철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서운한 감정의 표현이 있었더라면 좋을 것을...
“그래, 산책하면서 결심이 섰는가? 이혼서류는 내 가져옴세. 잠시 기다리게.”
장인은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서 이혼서류를 가지고 나왔다. 그 가운데 강석철의 아내와 장모는 그저 식탁만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혼을 한다면 위자료니 뭐니 강석철의 아내와 부모는 강석철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들 것이니 미리 막기 위해서 재산분할 신청이니 뭐니 하지 않기로 했다. 서로간의 각서를 작성하고 나는 평상복 몇 벌을 챙기고 다른 짐이 나중에 가지러 오겠다고 했다.
“자네 집을 구할 돈은 있는가? 먹고 살 돈은 있고?”
“제 연봉은 모두 장인어른이 관리하셨잖습니까? 당분간은 구단 선배에게 신세지기로 했습니다.”
“그래. 잘됐군. 짐은 그리로 보내주면 되는가?”
“나중에 주소를 알려드릴 테니 제 짐은 그리로 택배로 보내주십시오.”
그 길로 나는 집을 나왔다. 강석철의 아내와 장모는 나오는 동안 한마디로 하지 않았다. 쳐다보지도 않고 안방에 들어가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잘 들 사시오. 하하하 앞으로 내가 어떻게 성공하는지 지켜보시길.”
불쌍한 강석철을 위한 나의 위로의 한마디였다.
그날 밤 다시 강진의 집으로 가서 강진이 평상시 입던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유성의 한 여관으로 향했다. 내일 유성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우선 부산으로 가 돈을 모두 찾고 수련을 할 지리산에서 당분간 수련에 임할 생각이었다. 지리산 근처 마을에서 집을 구해서 당분간 그곳에서 생활할 것이다.
‘지금부터 앞으로 강석철 너의 꿈과 세상의 지배자(World Lord)가 될 나의 꿈이 시작될 것이다!’
그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있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이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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