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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4.01.09 05:53
최근연재일 :
2021.11.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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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2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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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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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10화. 나는 정말 나는 정말 나는 정말 그럴 의도가 - 1

DUMMY

평화로운 주말, 음, 그래, 평화는 좋지, 나도 좋아해. 너무 평화롭다 못해 잉여롭기까지 한 이 주말.

나는 느긋하게 늦게까지 누워 침대에서 야한 상상이나 하고 있다. 딱히 할 게 없다. 이 기숙사에선.


아니, 뭐가 있어야 뭘 하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긴 내가 무언가 재미나게 놀 만한 컨텐츠가 전혀 없다.

컴퓨터도 없고, 밖에 나가 놀만한 친구도 없고. 주말인지라 다른 여자애들도 없을뿐더러 놀자고 불러내는 것도 그렇고. 아무리 친구라지만 감수성 예민한 여학생들이잖아? 괜히 내가 불러냈다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그냥 소문 나는 게 무서워서 그렇다.

그리고 정작 여자애들이랑 논다면 엄청 귀찮겠지. 지내봐서 알지만, 비슷해 보여도 확실하게 사고방식이라던가, 흥미라던가 엄청 다르니까. 괜히 화성에서 온 남자, 목성에서 온 여자 하는 게 아니더라고.

컴퓨터도 없다, 운동도 못 한다, 친구도 없다. 해서 나는 그냥 잉여롭게 누워만 있다. 외부와의 접촉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인 휴대폰은 기력을 잃고 책상 위에 충전기가 꼽힌 체 그저 놓여 있을 뿐이다. 있으면 뭐해, 데이터를 다 썼는데. 이래저래 심심하고 잉여력 충만한 주말 아침이기에, 더 자기는 그렇고 해서 그냥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다.

─새벽에 꿨던, 야시시한 꿈을 다시 상상하며.



『야, 변태새끼!』

『엉?』


희세가 부른다. 고개를 돌려 희세를 보니 희세는 어째 볼이 상기돼 있다.


『너는 자위 같은 거… 안 해?』

『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 랄까 너 왜 내 방에 들어와 있냐?!!』

『아, 아니! 따, 딱히 너랑 할려고 온 건 아니니까!』


무슨 소리 하는 거냐, 이 년은!! 아무 징조도 없이 다이렉트로 꽂히는 거야?!!


『너, 너 같은 거 진짜 싫은데… 이, 이런 건 네가 잘 알 거 아냐!』

『아, 아니! 그렇긴 한데! 너무 갑작스럽잖아! 무드라던가, 뭔가 분위기라던가!』

『시, 시끄러! 여자애가 이만큼까지 얘기했으면 곧이곧대로 쳐 박으면 될 거 아니야!』


으악, 너 왜 이렇게 격하게 말하니?! 그보다 이거, 수위가 너무 센 거 아니야!! 우리 고등학생이라고, 고등학생! 아동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자, 잠깐만, 이거 진짜 위험하잖아?!』

『나, 나만 벗으면 부끄러우니까… 너, 너도.』


희세는 스스로 교복 단추를 풀어 블라우스를 벗는다. 하필 속옷도 왜 검은색인건데! 눈부시게 흰 희세의 어깨. 아찔한 그 계곡. 희세는 목덜미까지 붉어져서 수줍게 말한다. 아아, 수줍은 상태의 희세는 어떤 누구보다도 귀엽구나! 뭔가 희세한테서 빛이 나는 것 같아 눈이 부실 정도로 희게 느껴진다.


『아아… 아아아…』

『……몰라!』


나는 터질 듯한 심장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내 교복 단추를 풀었다. 나도 잔뜩 부끄러워서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졌다. 힐끗 희세를 보니 마치 첫날 밤 서방님을 보고 얼굴을 붉히는 새각시처럼 수줍어한다. 아아, 정말!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 주체할 수 없는 나의 소우주를 보거라! 바지를, 바지를 벗자!


……라니!! 아악, 으아아아악! 창피해, 부끄러, 으아아아아!!


아, 참고로 그 덕에 몽정했다. 이 몽마 같은 년… 하긴,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하다. 이 고등학교 와서 단 한 번도 못 했(?)으니까. 그러면서도 정작 여자애들이랑 계속 같이 생활하면서 그런 자극적인(?) 장면들만 많이 봤으니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희세가 나쁜 거다. 애써 태연한 척 팬티를 갔다 버렸다. …기분 나빠.

그래도 부끄럽긴 부끄럽다. 괜히 자괴감마저 들려고 한다. 이걸 희세가 알면 정말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보겠지. 난 쓰레기야, 난 친구라는 여자애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다는 거잖아. 아니, 그런 눈으로 보긴 했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꿈으로 직접 내 눈 앞에 나타나니까… 창피하잖아!!

꿈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꿈은 자기가 바라는 걸 투영한다고 한다. 꿈은… 그렇다, 나는 희세를… 으아아! 아무리 혈기왕성한 남자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니잖아!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침대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다.


“어흠!”


이건 아니지, 사나이 정웅도,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나. 여자애들하고 노니까 마음씨도 계집애처럼 구는 거야?! 사람이, 남자가, 며칠 안 빼면! 몽정 할 수도 있지! 그게 죄야!? 남자가 변태인 게 죄야?!! 난 당당하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그건 야한 몸을 하고 있는 희세의 잘못이다. 그냥 넘어 가! 쿨하게!

…이거 강간범들이 자주 하는 변명 같은데. 책임전가.


‘띠리리리리리링─! 띠리리리리리링─!’

“깜짝이야.”


혼자 자리에서 일어나 공허하게 외친 뒤 딱히 할 게 없어 다시금 침대에 누우려는데, 책상 위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혼자 뻘짓하다 누구에게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깜짝 놀랐다. 얼른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보니, 전화 온 사람은─




“아씨, 지금 보면 이상할 것 같은데…….”


나는 걸어가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전화가 온 건 희세. 그것도, 아주 의외의 내용인 말을 하면서


『너, 너! 어디야! 하는 거 없지?』

『어, 뭐, 그렇지. 기숙사야.』

『그, 그, 그러면! 딱히 하는 거 없으면, 내, 내가 놀아줄게!』

『……에?』

『노, 놀아준다니까! 여, 영광으로 알아야지! 너 하는 것도 없잖아! 기숙사에서 혼자 쓸쓸하게 찬밥처럼 식어가고 있겠지! 하핫!』

『아… 맞는 말이긴 한데. 어쩐 일로 네가 먼저 놀자고 전화를…』

『……! 아, 아니야! 내가 놀자고 전화를 먼저 한 게 아니라!! 그, 빈민 구제라구, 이건! 그래, 구제! 봉사 같은 거니까! 내가 너를 위해 봉사해 주는 거라구! 후훗, 난 착하니까!』

『……네네, 그것 참 듣기 좋네요.』



전형적인 자존심 센 여자애인 희세인지라, 당당하게 놀자고 말은 못한다. 당황하면서도 고압적인 그 목소리에 나름대로 매력이 느껴진다. 할 짓도 없고, 마침 기숙사에서 잉여 때리고 있던 나이니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서 지금에 와서야, 후회하고 있다.


전화로 말만 들을 때엔 희세의 그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그런 장면 연상되잖아, 어떻게든 나랑 놀고 싶은데 차마 자기가 먼저 놀자고는 자존심이 허락칠 않아서 전전긍긍하면서 결국엔 전화 하는! 그런 모에한 희세!! ……참, 상상력도 뛰어나지. 아주 놀고 있다. 막상 희세가 알려준 대로 길을 따라 희세네 집 앞에 도착하니 심장이 떨린다. 그런 꿈까지 꿨는데, 지금 희세를 마주하면 기분이 굉장히 묘할 것 같은데.

그보다 나, 지금 복장이고 뭐고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것 같잖아! 아무래도 신경 쓰여서, 도저히 츄리닝 바람으로 올 순 없어 적당한 남방에 청바지를 입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벌 안 되는 옷들 중 제일 무난한 걸로. 아니, 이건 그냥 간단한 옷이잖아! 스티븐 잡스도 이렇게 10년을 입었어! 꾸민 것도 아니잖아! 머리 왁스로 띄운 것도 아니잖아! 보통이야, 보통! 에이, 모르겠다. 돌진이다.


‘띵동.’

“…….”

『누구세요! 아, 변태새끼야?』

“네네, 맞습니다.”

『아하하, 금방도 왔네. 들어와!』


희세의 말에 나는 맥이 빠져서 대답했다. 아주 당연한 듯 「변태새끼」라고 말한다. 거기에 목소리에선 아까 같이 수줍거나 새침한 매력이 없이 평소의 그 고압적이고 당당한 목소리 그대로다. 뭘 기대한 거냐, 나는.

희세네 집은 단독 주택이다. 벽은 흰 색이고, 지붕은 회색에 2층까지 있는, 꼭 별장 같기도 한 예쁜 집. 부잣집까진 아니어도 꽤나 사는 것 같은, 그런 집이다. 중산층 정도는 되겠지. 우리 집은 아파트인데. 희세의 말에 ‘철컥’ 하고 문이 열린다.


“아, 안녕.”

“뭘 긴장하고 있어. 얼른 들어와.”


나는 괜히 극도로 긴장해서 현관문이 열리고도 가만히 멀뚱하게 서 있었다. 희세는 씨익 웃으며 나를 맞이한다.

사복 차림의 희세는 처음 봐서 색다른 매력이 있다. 평소에는 화려하게 웨이브 펌 기운이 있는 머리를 풍성하게 내려뜨리고 있지만 지금은 집이라 그런지 단정하게 포니테일로 한데 묶었다. 옷은 차분한 느낌의 아이보리색 니트에 적당한 면바지를 입었다. 흠, 그리 꾸며 입은 건 아니지만 집에서 팬티 바람으로만 있는 나와는 딴판이구나. 지금 당장이라도 어디 나간다 해도 딱히 지장 없을만한 모습이야.


“실례합니다…”

“부모님 안 계셔. 나가셨어.”

“아, 그래.”


희세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찬가지로 무감각하게 대답했다.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섰다. 오, 집 크구나. 거실도 부엌도 널직널직하게 크다. 음…


잠깐만, 이거 대위기?! 아니, 대기회?!! 부모님이 안 계신다, 근데 나를 불렀어?! 어째서! 왜! 부모님 안 계신데 왜 남학생을 불러다 같이 놀려는 건데?!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데! 이, 이거… 아까 전 꿈은 설마 예지몽이었나! 앜! 그럼 오늘이 내 역사를 이루는 날인건가…! 아아, 아니지, 그럴 리가… 아니, 또 모르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희세라면… 으아아!


“음, 얜 내 여동생, 희나라고 해. 열 살.”

“아… 안녕. 그… 희세 친구인 오빠야. 정웅도.”

“아~ 오빠가 그 웅도 오빠야? 에헤헤, 만나보고 싶었는데! 반가워!”

“어, 그래.”


희세 여동생이라고 했나. 희나, 열 살 꼬마애 치곤 꽤나 성숙해 보이는 애다. 하긴, 그 희세의 여동생이니 그럴까. 열 살이라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는 돼 보인다. 어찌 보면 리유랑 또래가 맞을 것 같다. 자매인지라 희세를 닮은 듯 안 닮은 듯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굉장히 귀엽다. 희세에서 날카로운 면과 색기를 빼고 귀여움을 다량 투입한 변종(??)이면 이렇게 될 것 같다. 바람직하게도 그 희세의 여동생인지라 열 살임에도 약간 가슴이 봉긋하게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이 여자애도, 될 성 부른 떡잎이구먼. 그보다 열 일곱이면서 열 살 짜리한테 지는 납작가슴 정리유는 반성하라! 반성하라! 으하하… 으아, 이거 엄청 변태 같잖아! 열 살 짜리 가슴을 왜 보고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히익 페도!


“그리고 얘는 우리집 강아지. 케이나인이야.”

“이야… 이름이 참… 그렇다?”

“후훗. 누구 강아진데. 안타깝게도 말은 못 하지만.”


개 종류는 잘 모르겠지만, 만화에 나올 법한 털 복슬복슬하고 덩치 큰 강아지다. 희세나 나만큼 크진 않지만 희나만큼은 클 것 같은 개다. 매우 순하게 생긴 표정이 귀엽다. 쓰다듬어 주니 하악하악 거리며 내 손을 핥는다. 귀엽네. 개 좋아하는데.


“…….”

“…….”


희세는 소개를 마치고 말이 없다. 나 역시 딱히 할 말이 없다. 으아, 이 정적 뭐야… 희나도 멀뚱멀뚱 나와 희세를 올려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케이나인은 정신 사납게 희세 주위를 왔다갔다 할 뿐이다.


“그, 그럼 놀아. 재밌게.”

“어… 불러줘서 고마워.”


희세는 어색해하며 말한다. 살짝 얼굴이 상기돼 있다. 나도 괜히 아침 나절에 꿨던 꿈 때문인지, 희세를 보기가 부끄러워서 의식이 된다.


“부, 불러주긴! 마, 말 했잖아! 이건 구제라구! 거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네가 불쌍해서, 자비로운 이 몸이 구제해 주는 거라구! 후훗.”

“네네, 알고 있습니다.”

“에? 언니 엄청 기대하고 있지 않았어? 오빠 온다고 막 옷 입고…… 으아아!”

“넌 좀 닥쳐!! 방에 가둬 놓는다?!”

“아앙, 싫어!”


희세는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하지만 그 자신만만한 태도는 옆에서 의문스런 표정으로 말하는 희나에 의해 와장창 무너진다. 잔뜩 당황한 희세는 학교에서처럼 우악스런 말투로 희나를 위협하며 번쩍 들어 올려 버린다. 우와, 여자애가 힘도 세지. 희나는 발버둥 치며 싫어한다. 그래, 확실히 평소 입고 있을 만한 옷은 아니지. 갈아입은 게 맞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뭐… 뭐하고 놀지?”

“그, 그건 네가 생각해내야지! 내가 불러냈는데! 아, 아니, 내가 부른 건 아니고! 네가 제 발로 온 거잖아?! 그치!”

“네네, 맞습니다. 그럼 생각하는 것도 제가 해야 하나요.”

“모… 몰라! 어쨌든 난 그냥 장단만 맞춰줄 테니까! 흥!”


희세는 내 말에 왠지 삐친 것처럼 말하며 고개를 홱 돌린다. 틀림없이 어디에도 삐칠만한 구간은 없었던 것 같은데. 나는 알았다고 하고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거실에 있는 쇼파에 앉았다. 내 옆에 바로 앉는 희나. 눈을 말똥말똥 뜨며 나를 올려다본다. 응? 뭐 원하는 거라도 있나?


“히히히힛.”

“좋아?”

“응!”


뭔가를 원하는 애처로운 표정에, 나는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손이 움직여 희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 이거 실례인데. 방금 처음 본 꼬마 여자애한테. 하지만 희나는 방긋방긋 웃으며 더욱 내 옆구리에 머리를 기댄다. 우옷, 위험할 정도로 귀여운데. 리유랑 똑같은 반응이라 더 좋아.


“희나 너! 내가 귀여움 부리지 말랬지?! 어디 어린애도 아닌게!”

“으아앙! 안 그랬어, 희나 안 그랬어!”

“여자는 남자 앞에서 당당하게 있으라고 언니가 만날 그러잖아! 근데 오자마자 교태야?!”

“아니, 아니야! 그냥~~!”


어이어이, 10살이면 충분히 어린애 맞아요. 사실 내가 잘못한 거구요. 쓰다듬었을 때 희나가 ‘히익 패도새끼?!’ 하면서 움찔 했다면 나는 그대로 철컹철컹 쇠고랑을 찼겠지. 희세의 꾸짖음에 희나는 잔뜩 짜증을 내면서 나에게서 획 떨어진다. 우와, 독재자 같은 언니구나. 거기에 저 스파르타식 주입식 교육은… 자기 철학을 그대로 여동생한테 넣고 있어. 말은 좋은데, 10살 짜리 어린애한테 ‘교태’ 라는 어휘는 좀… 그렇잖아?


“케이나인? 케이나인, 이리 와─”

“월!”

“어유, 말도 잘 듣네. 우악! 크하하.”


희나는 희세의 엄명에 울상이 돼서 나와 한 칸 떨어져 앉았다. 아쉬운 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아, 저런 애처로운 표정이면 정말 귀여워해주고 싶은데. 아쉬운 대로 강아지를 불렀다. 케이나인은 나를 방금 봤을 텐데도 금세 나에게 달려와 덥썩 나를 덮친다. 이름을 분명하게 알아듣는구나. 그나저나 이 녀석, 힘이 장사네! 으악! 얼굴을 잔뜩 핥아 대는데 침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세수한 것처럼 됐다.


“훗, 우리 케이나인은 똑똑해서 말도 잘 알아 듣는다구. 거기다 얼마나 충성심이 강한데. 지금은 너한테 안겨 있지만, 내가 부르면 금세 나한테 올걸?”

“아, 그래. 그럼 부탁할게, 좀 떼주라.”

“흐흥, 당황스럽나보네. 케이나인! 일루 와!”

“월!”


나는 케이나인의 거대한 발과 혀가 부담스러워 말했다. 희세는 팔짱을 끼고 도도한 말투로 케이나인을 부른다. 마치 부잣집 아가씨가 하인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일까. 희세의 한 마디에 케이나인은 당장 몸을 돌려 외마디 짖곤 달려가는 기세로 희세에게 달려든다.


“아앙, 꺄하핫, 간지러워! 아앙, 케이나인! 무거워어~ 헤헤헤.”

“…….”


케이나인이 덮치는 기세로 희세 품에 달려들어 희세는 자리에서 팍 넘어졌다. 살짝 넘어져서 아프진 않을 것 같다. 케이나인은 희세에게 달려들어 얼굴과 목덜미를 마구 핥는다. 희세는 희세답지 않게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콧소리 가득한 여성스런 목소리로 말하며 케이나인을 껴안고 좋아한다. 개 좋아하는구나. 그나저나, 저거 좀… 어째 위험한 장면 같다. 케이나인은 굉장히 큰 개여서, 희세를 아예 덮고 있는 모양이다. 앞발은 희세 가슴 쪽에 올려놓고선, 그 크고 아름다운 혀로 희세 목덜미를 핥다가 더욱 내려가 쇄골 쪽을 핥는다. 희세는 ‘꺄하하하하, 간지러, 거기는, 거기는~~!!’ 하면서 좋아한다. 우, 이건 마치… 좀 위험한 장르의 무언가가 떠오르는데.

너, 너! 케이나인 이 음탕한 자식! 그 허리! 왜 그 허리를 바루 두지 못하고 그렇게 흔들어 대는 거야! 이 놈이, 희세는 사람이라고!! 인간! 네 주인이라고! 뭐하는 짓이야, 음탕하게!

희세는 한참 기분 좋게 꺄르르 웃더니 잠시 뒤에 ‘잠깐만 케이나인, 여기 있어.’ 하고 말한다. 영특한 케이나인은 말을 알아들은 건지 잔뜩 흥분한 혀와 허리를 멈추고 공손하게 옆으로 빠진다. 침착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희세. 어째 표정이 장엄하다.


‘쿡.’

“아악 내 눈! 무, 무슨 짓이야!!”

“또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 우리 나인이 그런 개 아니거든!!”

“아니야!! 쟤 틀림없이 있어! 허리를 막 흔들었다고!”

“그, 그걸 그렇게 보는 게 더 이상한 거잖아!! 나인이는 좋아서 그런 건데!! 이, 이 변태새끼가!! 진짜 진짜 변태!!”


희세는 불문곡직 나에게 가까이 접근해 냅다 눈을 찌른다. 정확하고도 날카로운 그 공격에 나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지만 눈커풀 위를 꾸욱 찔러도 눈은 충분히 아프다. 눈물이 절로 나온다.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희세는 주먹으로 퍽퍽 내 가슴팍과 팔뚝, 배를 무차별적으로 때리며 말한다. 으악, 명치 맞았어! 너무 아파! 아니, 그건 누가 봐도 오해할 법 하잖아! 예쁜 여자애가 개한테 깔려 있는데 개가 음탕하게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고! 굉장히 기쁜 듯이! 부러워! 나도 하고 싶어! 아니, 이건 농담이고. 어쨌든 난 왜 이렇게 억울하게 맞아야만 하는 건데?!!


작가의말

네, 낚시 완결글을 올리고 6시간도 안 돼 새 글을 올리네요, 허헣...


많은 분들께서, '희세의 출현도가 너무 높다', '희세는 나오기만 하면 가슴 얘기만 나와 부담스럽다', '뭐만 하면 기-승-가-슴 으로 끝나 거부감이 든다' 같은 많은 의견을 제시해 주셨는데... 지금은 고칠 수가 없습니다 ㅠ 그 지적을 받았을 때, 이미 10화는 다 써져 있었거든요 ㅠ 


2월 초부터 천천히, 1권부터 탈고 작업에 들어가려 합니다. 어차피 보신 분들은 다시 보시지 않겠지만, 자잘한 것부터 너무 대충 넘어간 부분, 너무 지나치게 묘사한 부분 등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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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6

  • 작성자
    Lv.64 도선선자
    작성일
    14.01.28 02:56
    No. 1

    키스신 나오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8 03:03
    No. 2

    키, 키, 키스라뇨!! 키스는 연인끼리만 하는 거에욧!! 아직 연인은 한 명도 없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rosemary..
    작성일
    14.01.28 03:01
    No. 3

    ... 외압에 굴복하는거냐.. 실망스럽군... 하지만 그동안의 노고를 떠올려서 나를 더욱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겠다. 변태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8 03:03
    No. 4

    좀 빈도와 수위를 낮춰서 해야겠죠, 아무래도... 너무 섹드립으로 난무하면 또 질리잖아요, 너무 뻔하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역주행
    작성일
    14.01.28 08:14
    No. 5

    섹드립도 품위와 종류가 있는 법! 그런 의미에서 나친적을 추천합니다. 최소한 섹드립에 관해서라면 배울 점이 많지요.
    그리고 희세 쟤는 여동생에게 심해! 동생에게 맞으며 즐거움을 느끼라는(!?!?) 말이다! 나처럼(!!!!!)
    마지막으로... 히익 패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8 08:42
    No. 6

    히익!! 나친적까지 봐 버리면 정말 희세의 세나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확실히, 워낙 유명하니 언젠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곤 안 읽었네요. 하지만 섹드립을 위해서라면!! 꼭 읽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똑딱똑딱
    작성일
    14.01.28 08:57
    No. 7

    사실 po섹드립wer은 학생회의 임원들이죠. 사실 그건 수위가 높긴합니다만...그리고 기승슴가 거부감보단 좋습니다. 딱히 거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확실한건 18금 소설을 15금으로 낮춰야 공모전에 낼 수 있을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8 09:37
    No. 8

    아, 그 정도인가요 제 글!! 이 정도면 15세 아니에요?! 헤렛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광인입니다
    작성일
    14.01.28 15:10
    No. 9

    이글이면 7세미만 금지 처분 정도군요. 음.. 15세쯤 되려면 분발하셔야하겠네요...
    흠... 아마 이건 유아용 연애소설정도 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8 18:26
    No. 10

    그쵸그쵸?? 후후, 이 정도는 역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J제이
    작성일
    14.01.28 15:13
    No. 11

    와...오늘 처음 봤는데.. 끝까지 한번에 다봐버렸네요 ㅋㅋㅋㅋ
    한호흡에 다 읽어버렸어요 ㅋㅋㅋㅋ
    웃기기도 하고 재미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8 18:26
    No. 12

    오옷!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Yaksa
    작성일
    14.01.29 01:06
    No. 13

    개가 자주포의 느낌이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1.29 01:55
    No. 14

    헉, 자주포라니... 얼마나 멋진 비유인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널그리워해
    작성일
    14.08.23 19:25
    No. 15

    케이나인 발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진주곰탱이
    작성일
    14.09.13 10:28
    No. 16

    주인공 머리속에는 변태적인것만 가득~~~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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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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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09.5화 - 2 +13 14.01.27 4,211 129 20쪽
37 09.5화. 잉여잉여 - 1 +13 14.01.27 3,204 56 19쪽
36 09화 - 4 +10 14.01.26 2,899 66 20쪽
35 09화 - 3 +7 14.01.26 2,986 67 17쪽
34 09화 - 2 +12 14.01.25 3,155 60 18쪽
33 09화. 친구가 돼 주세요!! - 1 +21 14.01.25 3,652 69 19쪽
32 08화 - 4 +12 14.01.24 3,410 110 18쪽
31 08화 - 3 +20 14.01.24 3,071 71 18쪽
30 08화 - 2 +16 14.01.23 4,800 165 17쪽
29 08화. 격전!! - 1 +13 14.01.23 3,151 57 19쪽
28 07화 - 4 +14 14.01.22 3,475 58 19쪽
27 07화 - 3 +11 14.01.22 3,084 63 21쪽
26 07화 - 2 +4 14.01.21 3,105 62 21쪽
25 07화. 다시 시작된 그것 - 1 +9 14.01.21 3,517 61 20쪽
24 06화 - 4 +10 14.01.20 3,667 97 20쪽
23 06화 - 3 +13 14.01.20 3,797 63 20쪽
22 06화 - 2 +11 14.01.19 4,079 65 20쪽
21 06화. 자연스럽게! - 1 +7 14.01.19 4,313 72 18쪽
20 05화 - 4 +17 14.01.18 4,517 139 19쪽
19 05화 - 3 +24 14.01.18 3,923 72 19쪽
18 05화 - 2 +24 14.01.17 3,474 100 17쪽
17 05화. 크아아아 흑화한다 +12 14.01.17 4,655 124 21쪽
16 04화 - 4 +10 14.01.16 3,771 80 19쪽
15 04화 - 3 +18 14.01.16 3,287 79 18쪽
14 04화 - 2 +16 14.01.15 3,312 73 25쪽
13 04화.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11 14.01.15 3,736 92 20쪽
12 03화 - 4 +9 14.01.14 3,538 85 20쪽
11 03화 - 3 +7 14.01.14 4,217 127 18쪽
10 03화 - 2 +7 14.01.13 3,881 9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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