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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람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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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
작품등록일 :
2024.01.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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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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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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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비밀

DUMMY

“으음...”


천람은 용혈동부에서 삼년만에 깨어났다. 천람의 몸 주위에는 마치 허물과도 같은 허연 껍질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


천람은 말없이 숨을 몰아쉬었다. 지난 3년동안 꿈속에서 천람은 아버지를 비롯해 의숙과 비단주, 그리고 황룡대제 할아버지와 함께 있었다.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가질 수 없는 꿈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순식간에 나타나 사라졌고 천람은 어둠속에서 오랜 시간 홀로 외로이 서 있었다.


“후후...”


천람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난 3년동안 황룡무상공은 초입에 들었다. 이제는 열심히 수련을 해야 했다. 딱히 먹을 것은 필요없었다. 황룡무상공과 용형혈지로 인해 천람은 이제 먹지 않아도 되는 반불사지체가 되었다. 하지만 허기가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무것도 먹을게 없으니...”


천람은 동혈을 벗어나 석실로 가서 앉았다. 석실에서 비단주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했다. 천람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고 가부좌를 텄다.


우웅우웅!


황룡무상공을 시전하자 천람의 몸에서 검은 빛의 서기와 파란 빛의 서기가 새어나왔다. 그것은 곧 다시금 천람의 몸을 감싸며 차츰 뚜렷한 형체를 이루어나갔다.


그르르릉...


이윽고 서기가 형체화된 두 마리의 용이 천람의 몸을 휘감으며 나타났다.


천람은 지난 삼년간 무의식에서 황룡무상공을 운용해 몸속에 있던 용형혈지를 완전히 용해했다. 두 번의 환골탈태를 통해 몸이 원상태로 돌아왔고 전보다 더 좋은 근골을 갖게 되었다. 천람은 과거 폐인에서 벗어나 완벽한 신체변환을 이루게 되었다.


“후우우우...”


천람이 두 눈을 뜨고 두손을 들어 움직이자 황룡무상강기가 실체화된 묵룡과 청룡이 유영하듯 석실을 날았다. 오장 길이에 한자 두께를 한 두 마리의 용은 마치 살아있는 듯 형체가 뚜렷했고 생생한 모습이었다.


후웅후웅...


검은 묵룡과 파란 청룡이 석실을 유영하며 휘도는 광경에 천람은 자기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대단하구나.”


자신이 하면서도 놀랍기만 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왜 황룡대제 할아버지를 고금제일인으로 손꼽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천람은 훗날 황룡무상공의 최후 경지인 지고무상의 경지에 이르면 과연 어떻게 될지 생각만으로도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우선 해야할 것은 먼저 아홉 개의 황룡무상강기를 내는 것으로 황룡무상공이 극성에 이르는 것이었다. 이제 겨우 두 개이니 아직 갈길이 멀었다.


‘언제쯤 될지는 모르겠구나.’


황룡무상강기 두 개가 나오는데도 3년이 걸렸다. 일곱 개가 더 나오려면 족히 7,8년은 걸릴 듯싶었다. 하지만 천람은 개의치 않았다. 이제 석실은 자신의 보금자리였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가도 상관없었다.


“안 그래? 비단주?”


천람은 석실의 허공을 보며 비단주를 떠올렸다.


비단주가 마치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듯했다. 대견하다고 칭찬해주는 것 같았다.


천람은 미소를 짓고는 다시금 눈을 감고 황룡무상공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







천하는 격변을 예고했다.


무림 연합체인 천람성이 사전의 손에 좌지우지되자 각지에 있는 수많은 패웅들이 세력을 일으켰다.


천하 곳곳에서 패도를 추구하는 단체가 생겨났고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바야흐로 군웅할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단체들을 일컬어 사람들은 구중천이라 불렀다.


그렇게 7년이 흘렀다.








*







“으음...”


석실 한가운데 앉아 있는 천람의 신형이 한순간 꿈틀했다.


그으으응...


천람의 머리 위로는 아홉 마리의 용이 서늘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눈가를 번뜩이는 용들은 저마다 고유의 색을 가진 채 석실을 느릿느릿 유영하고 있었다.


“...길었다.”


천람은 이윽고 조용히 눈을 떴다. 대체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하루가 일년 같았고, 일년이 하루 같았다.


천람의 머리는 더 없이 길어져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고, 얼굴에는 수염이 가득해 마치 야인같은 모습이었다.


“하하.”


천람은 웃으며 공중에 떠서 날아다니고 있는 구룡들을 바라보았다. 한자 두께에 오장 길이를 한 구룡은 저마다 고유의 색과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파괴의 묵룡, 날카로움의 청룡, 물의 수룡, 흉폭한 백룡, 땅의 지룡, 하늘의 천룡, 창공의 창룡, 구름의 운룡, 조화의 신룡.


모두 황룡무상강기가 실현된 궁극의 구룡들이었다.


“지금은 여기까지다.”


천람은 구룡을 보며 나직히 말했다.


황룡무상공의 경지는 극성에 이르렀다. 구룡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룡무상공의 최후경지라는 지고무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천람은 이만 수련을 마치기로 했다.


황룡대제 할아버지도 하지 못한만큼 지고무상의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일이 걸릴 듯싶었다.


슈우우욱!


천람이 두손을 들어 움직이자 아홉 개의 용들이 허공을 휘돌다 다시금 천람의 몸속으로 스며들어갔다.


구룡은 실제 용들이 아니라 황룡무상강기가 용으로 형상화된 것이었다. 눈으로 볼 때 실제 용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사실은 천람이 지닌 황룡무상공의 강기였다.


천람은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 의숙. 비단주. 황룡대제 할아버지... 저 해냈어요.”


천람은 뿌듯한 마음이 들어 그들을 떠올렸다. 그들이 없었다면, 등뒤에서 받쳐주지 않았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혼자이나 혼자가 아닌 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천람은 한동안 선 채로 그리운 그들을 떠올리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럼 이제 가볼까.”


용혈동부로 들어가니 담수인 천중수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룡대제 할아버지는 천중수 지하에 천마신교의 본교가 있다고 했다.


천람은 천중수를 보다가 이내 뛰어들었다.


풍덩!


“우르르륵?”


천람은 순식간에 몸을 옥죄는 물의 엄청난 압력에 조금 놀랐다. 마치 천근만근의 무게가 온몸을 짓누르는 듯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물이라더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천람은 서둘러 황룡무상공을 극성으로 시전했다.


후우우웅!


황룡무상강기인 구룡들이 나오며 보호하듯 천람의 몸을 감쌌다. 그러자 차츰 물의 거대한 압력이 가시기 시작했다.


‘정말 굉장하구나.’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천중수에 들어가자마자 무거운 물의 압력에 한순간 찌부러져 납작해져서 죽었을 것이다.


천람은 천중수의 무서움을 느끼며 어두운 담수 아래로 한없이 떨어져내려갔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천람은 천중수의 바닥에 닿을 수 있었다. 아래로 족히 수백장은 내려온 것 같았다.


천람은 천중수 바닥에 선 채로 주위를 살피다 한켠의 벽에 나 있는 작은 동굴을 발견하고는 그리로 들어갔다.


한동안 구불구불한 동굴안을 헤엄쳐 들어가자 입구가 나타났다.


“푸하!”


동굴 입구로 나오자 숨이 쉬어졌다. 천람은 천천히 통로로된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오...”


안은 하나의 거대한 광장이었다. 정면에는 족히 오십여장에 이르는 거대한 악마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고, 양 옆에는 삼장 크기의 갖가지 마신상과 함께 중앙에는 검은 제단이 가득했다.


“과연 천마신교의 본교로군.”


광장의 모습은 가히 악마적이라 할만 했다.


천마신교는 과거 삼천년전 발호한 사교 세력으로 당시 수십만의 인명을 살상하여 천하를 공포로 몰아넣은 가공할 마교집단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무림에서는 전설로만 회자되고 있었다. 그러한 천마신교의 본교라는 것에 천람은 호기심과 의혹이 생겨 거대한 악마상으로 다가가 단상의 제단을 살펴보았다.


“으음...”


단상의 제단에는 천마신교의 역사가 담겨 있었다.


“삼천년을 살아오다니... 인간이 아니군.”


천람은 제단에 쓰여진 글귀를 읽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대마종은...”


천람의 머릿속으로 한순간 석비에서 들렸던 황룡대제의 부탁이 생각났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대마종에게 안식을 주겠습니다.”


천람은 고개를 들고는 굳은 눈빛으로 말했다.








천마신교의 본교를 본 천람은 천중수를 나와 동혈로 올라섰다.


그런 뒤 석비를 보며 인사를 했다.


“이제 저는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할아버님.”


천람은 오른손을 들어 묵룡을 날렸다.


콰앙!


황룡무상강기가 실체화된 파괴의 묵룡이 날아가 석비를 부수고 휘돌았다.


쿠쿠쿠쿠!


석비가 부서지자 용혈동부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천중수의 수면도 급격히 가라앉았다.


용혈동부는 석비가 부서지면 무너지도록 안배되어 있었다. 천중수는 천마신교의 본교로 들어가 모든 것을 메울 것이다.


천람은 석실로 돌아가 허공을 보며 나직히 말했다.


“나 이제 가. 비단주... 밖에서 다시 만나자.”


천람은 작게 미소를 짓고는 석실의 입구에 손을 대었다.


그그그그그그긍!


석벽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며 용혈동부 전체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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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정천맹 습격(3) +1 24.02.27 881 16 12쪽
52 정천맹 습격(2) +1 24.02.26 880 15 11쪽
51 정천맹 습격 +1 24.02.25 918 17 11쪽
50 막내에겐 다 계획이 있었던 겁니다 +1 24.02.24 976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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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이마종(2) +1 24.02.21 954 16 11쪽
47 이마종(1) +1 24.02.20 1,010 17 12쪽
46 습격 +2 24.02.19 1,041 21 12쪽
45 삼대 무신검 +3 24.02.18 1,055 20 12쪽
44 악연 +2 24.02.17 1,038 20 13쪽
43 생모 +4 24.02.16 1,029 21 12쪽
42 얽힘 +4 24.02.15 1,087 22 11쪽
41 무제의 장보도 +3 24.02.14 1,139 20 12쪽
40 천신룡의 정체 +4 24.02.13 1,119 22 11쪽
39 해어화 화영혜(2) +2 24.02.12 1,133 21 12쪽
38 해어화 화영혜 +4 24.02.11 1,162 23 11쪽
37 청룡 +3 24.02.10 1,203 23 12쪽
36 정천맹(2) +2 24.02.09 1,234 23 12쪽
35 정천맹 +2 24.02.09 1,239 25 12쪽
34 구마종 +2 24.02.08 1,257 23 12쪽
33 묵룡의 후예 +2 24.02.07 1,280 23 12쪽
32 너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2 24.02.07 1,288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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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산동 유가장 +2 24.02.06 1,356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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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아버지의 동상 +2 24.02.05 1,341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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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천신룡(1) +2 24.02.02 1,406 24 14쪽
22 묵성 +2 24.02.02 1,388 29 8쪽
21 세상속으로(3) +2 24.02.01 1,439 22 11쪽
20 세상속으로(2) +3 24.02.01 1,514 26 17쪽
19 세상속으로(1) +3 24.01.31 1,560 27 12쪽
18 출도(2) +2 24.01.31 1,549 26 9쪽
17 출도(1) +3 24.01.30 1,609 25 15쪽
» 비밀 +2 24.01.29 1,604 27 9쪽
15 용혈동부 +2 24.01.29 1,680 26 11쪽
14 비단주(2) +2 24.01.28 1,523 29 9쪽
13 비단주(1) +2 24.01.28 1,559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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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옥속으로 +2 24.01.25 1,609 24 16쪽
7 출정 +2 24.01.25 1,618 26 8쪽
6 마교대전 +2 24.01.25 1,867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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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천람성(2) +2 24.01.24 3,196 32 11쪽
2 대천람성(1) +3 24.01.24 5,790 43 7쪽
1 서장.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3 24.01.24 6,453 5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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