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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람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원하
작품등록일 :
2024.01.23 05:01
최근연재일 :
2024.03.07 23:49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74,296
추천수 :
1,374
글자수 :
294,661

작성
24.01.25 23:12
조회
1,405
추천
26
글자
8쪽

출정

DUMMY

“황룡무적대는 무적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천람은 성내에 있는 대무장에서 삼백명으로 구성된 황룡무적대 앞에 서 있었다.


황룡무적대는 성주 직속으로 천람성 최강의 무위를 자랑하는 상승무단이었다.


천람은 단상에 서서 모두가 말을 타고 서 있는 위풍당당한 황룡무적대원들을 보며 주먹을 들고 힘차게 외쳤다.


“이제 성주님이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내가 자네들의 대장이 되었다! 나를 따라 마교의 마인들과 싸울 자신이 있는가!”


“있습니다!”


“시켜만 주십시오!”


황룡무적대는 모두가 충성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성주가 직접 거두었기에 더 충성심이 남달랐다. 천람도 그들과는 형제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이번 대전에서 큰 공을 세워 우리 황룡무적대가 무림 최강임을 온 천하에 알리도록 하자!”


“예! 알겠습니다!”


“우와아!”


황룡무적대 전원이 검을 빼들고는 힘차게 함성을 질렀다. 천람은 그들이 뿜어내는 기세에 가슴이 더없이 충만했다. 이들만 있으면 마교 따윈 한방에 부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대무장 외곽에서는 성내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그 광경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성주가 황룡무적대를 이끌다니...”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황룡무적대는 무위가 고강하니까 별일은 없겠지.”


“사대 무신검이 전장에서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으니 소성주님도 답답하셨을거야.”


“그래도 전투 경험도 없는 소성주에게 황룡무적대의 대장을 맡기다니 성주님도 참...”


중인들이 그렇게 웅성거리는 사이, 한켠에서는 세 소녀가 안색을 굳히고 있었다.


“정말로 나가나봐요.”


팽하연이 하는 말에 남궁은이 입가를 비틀었다.


“그 여우같은 계집이 사대 무신검과 함께 있으니까 그런거야.”


담수하도 질투어린 눈빛을 하였다.


“흥, 하여간 조신한척 하면서 할 짓은 다 한다니까.”


그녀들은 상당히 착잡한 표정이었다.


“아버지가 집으로 오라고 하던데...”


문득 팽하연이 말을 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남궁은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오라고 하셨어.”


“나도.”


담수하도 마찬가지란 표정이었다.


그녀들은 서로가 속사정을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각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혹시 무신검과 맺어주려고 하시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집으로 오라고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게 아니더라도 굳이 천람성에 남아있을 생각은 없었다.


“출진한다!”


천람이 백마에 올라타 소리치며 힘차게 앞장서 나갔다.


삼백의 황룡무적대도 일제히 말을 몰고 지축을 뒤흔들며 따라갔다.


“반드시 이긴다!”


천람은 성문으로 가는 길에서 더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길가에 서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시쿤둥한 모습이었고, 세 소녀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뒤돌아 걸어갔다.


천람은 성문을 빠져나가며 입가를 굳게 다물었다.


‘이번에 반드시 나도 명성을 얻을거야! 그놈에게 지지 않을거야!’


두두두두두두!


천람과 삼백의 황룡무적대가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질풍같이 성문을 빠져나갔다.










천극성은 집무실의 창가가 서서 이제 막 성문을 빠져나가고 있는 천람과 황룡무적대를 보고 있었다. 눈가에 힘이 없는 그는 이윽고 그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부디 살아오거라...’








*








천람성이 있는 하남의 정주를 출발한 천람과 황룡무적대는 한 달이 지나 청해의 수도인 서녕에 당도했다.


그들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관도를 지날 때마다 주민들이 나와 환호성을 터트렸다.


“우와! 천람성의 황룡무적대다!”


“저 백마를 탄 사람이 천람성의 소성주라는 비룡출검 천람인가봐!”


“와아! 멋지다!”


길가에서 들려오는 환호 소리에 천람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야 자신의 진가를 보일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구마신 중 한 명의 목만 가져가면 나를 무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


자신도 사대 무신검처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셈이었다.


천람은 기분좋게 웃으며 황룡무적대와 함께 천람성의 서녕 지부로 말을 몰았다.








“아니, 소성주님. 정말 오셨습니까?”


청해성 서녕 지부의 지부장으로 있는 염전은 천람을 보자마자 난색부터 했다.


“왜? 나는 오면 안되오?”


천람은 기분이 좀 나빠져 시쿤둥하게 물었다. 염전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여긴 너무 위험합니다. 장난삼아 오실 곳이 아니라서...”


염전이 말끝을 흐리자 천람의 눈가가 꿈틀했다.


“장난이라니! 난 구마신 중 하나의 목을 베기 위해 여기 왔단 말이오!”


“으음...”


염전이 난처하여 할말을 찾지 못하는데 근처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쳇, 구마신이 무슨 애들 장난인줄 아나.”


“황룡무적댄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죽고 싶지 않으면 다들 꺼지라구.”


“뭣이?”


천람은 화가 치밀어 올라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그곳에는 부상당한 자들이 한가득 모여 앉아 있었다.


“음...”


천람은 다친 놈들에게 뭐라 할 순 없어 일단 참았다. 그때 머리에 붕대를 감은 자가 목발을 짚고는 다가왔다.


“천람성의 소성주라 하셨소?”


“그런데?”


천람은 고개를 돌려 그 사내를 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낭인으로 보이는 듯한 삼십대 장년인이었는데 다리 한짝이 없었다.


낭인 사내는 천람의 찌푸린 얼굴을 보고는 자신의 잘린 다리를 보며 씁쓸한 입가를 지었다.


“마인들과 싸우다 이렇게 되었소. 내 충고하는데 그냥 돌아가는게 좋을거요. 그들은 당신들이 상대할 자들이 아니오.”


“흥! 낭인 주제에 감히 누구에게 충고를 하는거냐! 가서 치료나 해라!”


천람은 더 들을 가치가 없다는 듯 소리치고는 말을 몰아갔다.


그러자 낭인 사내가 혀를 찼다.


“쯧쯧, 천람성도 끝이로군. 저런 자가 소성주라니. 무검단의 단주로 있는 사대 무신검의 반만 닮았어도 좋았을 것을...”


“뭐라고?”


천람은 크게 화가 나 입가를 사납게 비틀었다.


“이놈! 지금 뭐라고 한 것이냐!”


채앵!


천람은 백마에 탄 채로 허리에 찬 황룡검을 뽑아 낭인 사내의 목에 대었다. 그러나 낭인은 눈하나 깜빡 않고 천람을 쳐다보았다.


“죽이시게요? 마인들과 싸우다 다리까지 잃은 나를 죽일거요?”


“으...”


천람은 어쩔까 주위 눈치를 보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뒤편에서 무거운 음성이 들려왔다.


“검을 치워라.”


낯익은 목소리에 천람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사대 무신검인 무극이 냉정한 눈으로 서 있었다.


“너 이놈...”


천람은 무극을 보며 인상을 쓰다가 그 옆으로 다가온 절세의 여인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바로 천녀신궁의 소궁주인 신유하였다.


“신소저 당신...”


천람은 질투심과 분노에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둘이 함께 있는 광경을 보니 미칠 것만 같았다.


신유하는 천람을 보고는 한숨을 쉬더니 천천히 걸어왔다.


“검을 거두세요. 다친 사람에게 이러시면 안 돼요.”


신유하가 낭인 사내의 목에 대어진 황룡검을 손으로 밀어냈다.


“으...”


천람은 할 수 없이 검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신유하는 낭인 사내를 부축해 보내고는 고개를 들어 천람을 쳐다보았다.


“왜 여기 오신거죠?”


“왜라니? 나도 당신과 함께 싸우기 위해...”


“휴우, 여긴 소성주가 있을 곳이 아니에요.”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살레살레 저었다. 천람은 화가 났다.


“아니, 왜? 내가 있으면 왜 안된다는거요?”


“여기는 하루에도 수백명이 죽어가는 곳이에요. 치기만으로 있을 곳이 아니에요.”


“치기?”


신유하의 말에 천람은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 나를... 그렇게 봤었단 말이오? 이 나를...”


“돌아가세요.”


신유하는 냉정하게 말하고는 다시금 무신검 곁으로 갔다. 천람의 눈알이 돌았다.


“이...”


하지만 무신검의 싸늘한 눈을 보니 덤빌 엄두가 나질 않았다. 몸이 예전의 공포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무극과 신유하는 이내 지부안으로 들어갔다.


“으...”


천람은 분을 못참고 이를 악물었다.


기세좋게 삼백의 황룡무적대를 이끌고 온 천람의 서녕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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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천람성(2) +2 24.01.24 2,758 29 11쪽
2 대천람성(1) +3 24.01.24 4,842 41 7쪽
1 서장.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3 24.01.24 5,414 5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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