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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람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원하
작품등록일 :
2024.01.23 05:01
최근연재일 :
2024.03.07 23:49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74,329
추천수 :
1,374
글자수 :
294,661

작성
24.01.27 02:29
조회
1,289
추천
25
글자
7쪽

팔마신(2)

DUMMY

“마교의 소굴을 발견했다는 전서가 두시진 전에 왔다고 했소?”


“그래요. 하지만 천소성주와 황룡무적대 일조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고 했어요.”


“으음...”


무극이 긴 흑발을 날리며 침음성을 삼켰다. 무극은 일백의 무검단을 비롯하여 신유하와 함께 달산으로 급히 가고 있는 중이었다.


신유하는 무극이 침음성을 내는 의미를 추측하고는 예쁜 입술을 깨물었다.


“역시... 그렇겠죠?”


“맞소. 이건 구마신의 함정이오.”


무극과 무검단도 그간 몇 번이나 함정에 당할뻔한 적이 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소굴의 위치를 일부러 노출하여 유인한 뒤 몰살시키는 것은 구마신 중 사마신의 특기였다.


무극은 예감이 안좋아 더욱 속도를 올렸다.


“서둘러야겠소.”


그들은 바람같이 경공을 일으키며 달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그러나 가는내내 무극과 신유하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이 시간이라면...’


천람과 황룡무적대가 무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컸다.












“아!”


협곡에 당도한 무극과 신유하 등은 눈 앞에 펼쳐진 끔찍한 참상에 한순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협곡 앞에는 황룡무적대 수백명이 참혹한 시체로 누워 있었다.


“이럴수가...”


그 참상에 다들 할말을 잃고 망연자실했다.


무극이 굳은 눈빛으로 시신들을 살피더니 미간을 좁혔다.


“구마신 중 최소 서넛은 온 것 같소.”


“작정을 했었군요.”


신유하가 침통한 기색을 지었다.


“아마도 우릴 유인하려 했던 것 같소. 구마신 중 셋 이상이 나설 정도라면...”


“그렇다면?”


“맞소. 이들이 우리 무검단 대신 죽은거요.”


그렇게 말을 하는 무극의 눈빛이 더없이 매서워졌다.


마교의 소굴을 발견했다고 하면 무극과 무검단이 안갔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들도 함정에 빠져 황룡무적대처럼 다 죽었을 수도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모두가 참담한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켈켈! 이제야 왔느냐?”


“음!”


갑자기 들린 괴음성에 무극이 날카로이 고개를 들었다.


협곡 위 높는 벼랑에 팔마신이 한 사람의 목을 쥔 채 서 있었다.


“아! 천소성주!”


신유하가 놀라며 팔마신의 손에 들린 사람을 쳐다보았다.


천람은 상의가 풀어헤쳐진 채 아랫배와 두 다리의 발목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이미 의식을 잃은 듯 천람은 축 늘어져서 작은 미동조차 없었다.


팔마신이 무극 등을 쳐다보며 괴소를 지었다.


“단전을 먹고 두 발목의 힘줄까지 뜯어먹었는데도 이놈 아직 안 죽어. 천람성의 소성주라 하더니 뭔 영약이라도 먹였대?”


“네놈은 팔마신이냐!”


마교의 구마신 중 팔마신이 인육을 즐긴다는 사실이 떠올라 무극이 사납게 외쳤다.


팔마신이 켈켈 웃었다.


“네놈이 바로 그 사대 무신검이로구나. 삼대인 무성 놈과 닮았군.”


팔마신이 갑자기 눈에 살광을 피우더니 뾰족한 이를 빠득 깨물었다.


“오래전 네 아비 놈이 내 등짝에 검상을 냈다. 내 조만간 그놈 대신 아들인 네놈의 심장을 파먹어주마!”


“음...”


무극은 팔마신이 뿜어내는 가공할 기세에 침음성을 삼켰다. 전대 구마신이라 하더니 다른 구마신과는 차원이 달랐다.


팔마신은 무극을 노려보다가 한순간 그 옆에 있는 신유하를 쳐다보았다.


“호오, 고운 계집이로다.”


팔마신이 자신을 보며 검은 눈을 빛내자 신유하가 움찔했다.


“내 너는 친히 젖가슴과 엉덩이를 씹어먹어주마. 살결이 야들야들해 먹는 맛이 나겠어.”


“이 더러운...”


신유하는 인상을 찌푸리다가 팔마신의 눈빛이 무서웠는지 얼른 무극의 뒤로 가 숨었다.


“그를 놓아줘라!”


무극이 소리치며 등에 멘 무신검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협곡 위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무작정 달려가지는 못했다. 거기다 천람을 인질로 잡고 있기까지 하니 쉽사리 공격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팔마신이 찢어진 입가를 길다란 혀로 핥았다.


“이놈은 살려주겠다. 노부의 자비를 천하에 알리도록 해라!”


팔마신이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천람을 휙 위로 던졌다.


무극이 여차하면 받을 생각으로 멈칫하는데 팔마신의 두 눈이 갑자기 빛나더니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천람을 향해 검은 두 손이 현란하게 움직였다.


촤촤촤촥!


“꺄아악!”


팔마신의 두손이 천람의 가슴을 사정없이 헤집어 사방으로 피와 살점이 튀자 신유하가 비명을 질렀다.


“그만둬라!”


무극이 분노하며 무신검을 들고 급히 협곡 위로 뛰어올랐다.


타탓!


한순간 수십장을 격해 협곡을 타고 올라가자 팔마신이 힐끔 보며 냉소를 머금고는 살점이 사정없이 파헤쳐져 피칠갑을 한 천람의 가슴에 다섯손가락을 겨누었다.


“이것은 선물이다!”


퍼억!


팔마신의 다섯손가락이 그대로 천람의 가슴을 꿰뚫었다.


“컥......!”


천람은 가슴이 뚫리는 충격에 언뜻 의식이 돌아왔다.


눈 앞에 파란 하늘이 보이며 자신의 몸이 공중에 떠 있었다.


“아...”


생전 처음으로 보는 파랗고 청명한 하늘이었다.


천람은 벼랑 아래로 떨어지며 광소하는 팔마신의 얼굴이 한순간 보이자 눈가를 흐릿하게 감았다.


‘너는... 이런 자들을... 두 명이나...’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천람의 의식은 완전히 끊어졌다.


“천람!”


협곡 위로 뛰어간 무극이 몸을 날려 벼랑에서 떨어져내리는 천람을 두손으로 받아들었다.


“아...”


무극은 천람의 지독한 상처에 할말을 잃었다.


천람의 앞가슴은 살점이 모조리 파여나가 허옇게 뼈가 다 드러나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다섯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무극은 서둘러 협곡을 내려와 의식을 잃은 천람을 신유하에게 데려갔다.


“치료할 수 있겠소?”


“아... 해보겠어요.”


신유하가 급히 품에서 영단 하나를 꺼내 천람의 입에 넣어주었다.


하지만 영단은 천람의 입에서 녹아 내려가자마자 구멍이 뚫린 아랫배로 줄줄 새어나왔다.


신유하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아... 위장도 먹힌 모양이에요.”


천람은 너무나도 처참한 모습이었다. 단전과 내장까지 씹어먹히고 가슴은 완전히 헤집어졌다. 거기다 두 발목도 뾰족한 이빨 모양으로 움푹 뜯겨나가 있었다.


“흑...”


신유하는 과거 헌앙했던 천람이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천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두어살 어린 남동생처럼 여겼을 뿐이었다. 거기다 자신을 많이 좋아했던 것을 생각하니 한없이 눈물이 나왔다.


“으, 팔마신 이놈!”


무극은 분노에 주먹을 꽉 쥐었다. 무검단원들도 저마다 침통한 기색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들이 희생됐기에 자신들이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신유하가 눈물을 닦으며 급히 말했다.


“어서 천람성으로 옮겨야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건 출혈을 멈추는 것 뿐이에요.”


“알겠소. 어서 갑시다.”


무극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천람을 안아들었다.


그들은 빠르게 경공을 일으키며 달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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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무제의 장보도 +3 24.02.14 984 20 12쪽
40 천신룡의 정체 +4 24.02.13 972 22 11쪽
39 해어화 화영혜(2) +2 24.02.12 989 21 12쪽
38 해어화 화영혜 +4 24.02.11 1,012 23 11쪽
37 청룡 +3 24.02.10 1,052 23 12쪽
36 정천맹(2) +2 24.02.09 1,068 23 12쪽
35 정천맹 +2 24.02.09 1,07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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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너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2 24.02.07 1,117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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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산동 유가장 +2 24.02.06 1,178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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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천람성(2) +2 24.01.24 2,758 29 11쪽
2 대천람성(1) +3 24.01.24 4,843 41 7쪽
1 서장.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3 24.01.24 5,414 5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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