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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람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원하
작품등록일 :
2024.01.23 05:01
최근연재일 :
2024.03.07 23:49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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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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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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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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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천신룡의 정체

DUMMY

“누가 화소저를 데려갈지 걱정이 되는구만. 우리 같은 사내들은 안되겠지?”


“정천맹의 맹주이신 화섭천 대협이 어디 곱게 키운 딸을 아무나에게 주겠나? 사대 무신검 같은 사내라면 몰라도 말이야.”


“안 그래도 화영혜 소저에게 매년 엄청난 혼담이 들어온다고 하지. 다들 명문가이고 이름 높은 무가의 자제들이래. 근데 화섭천 대협은 화영혜 소저가 스물이 되기 전에는 절대 시집보내지 않을거라고 아예 만나지도 못하게 한다더군. 이렇게 내원에서 데리고 나온 것도 오랜만이야. 사대 무신검 가족들 정도나 하니까 데리고 나온거지. 보통 사람이라면 어림도 없어.”


“근데 왜 갑자기 사대 무신검이 정천맹에 온걸까? 지금껏 한번도 오지 않았잖아? 정말로 천신룡을 상대하기 위해 온 것일까?”


“천신룡은 그래도 양민들을 위해 구중천을 없애고 있는건데 만약 정말로 사대 무신검이 천신룡을 상대하기 위해 왔다면 크게 실망일거야. 그가 예쁜 아내들과 은거해 사는 동안 무림이 얼마나 피폐해졌나. 근데 그걸 바로잡은게 바로 천신룡 아닌가?”


“그렇다고 천신룡이 정천맹을 치는데 그냥 당해줄 수도 없지 않아. 정천맹이 비록 양민들에게 세금은 걷지 않는다 하나 엄연히 패도 세력이긴 하니까 말이야. 사대 무신검도 전에 함께 마교대전을 치른 정도 세력이 무너지는 것은 원치 않을테니 천신룡이 정천맹을 쳐들어오면 둘은 반드시 싸우게 될거야.”


“둘이 싸우면 과연 누가 이길까? 이거 생각만해도 흥미진진해지는데?”


“글세, 사대 무신검도 대단하긴 하지만 천신룡은 거의 인간이 아니라 하니... 모르지. 고수들의 대결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하니까 둘 다 서로에게 만만치 않을거야. 게다가 지난 십년 이후 무신검이 얼마나 강해졌겠나. 당시 스물한 살의 나이로 구마신들을 벤 무신검이야. 천신룡도 무신검을 상대하려면 꽤나 긴장해야 할거야. 어쩌면 무신검이 무서워서 정천맹에 안 올지도 모르지.”


“혹시 왔을지도 몰라. 얼마전에 형산에서 심마니들이 용을 봤다고 하니까.”


“근데 그 용이 천신룡의 용인지 아니면 다른 용인지 모르잖나. 천신룡이라면 당장 정천맹에 쳐들어왔을텐데 지금껏 오지도 않았고 말이야.”


“양민들에게서 세금을 안 걷으니 그냥 여길 지나간게 아닐까. 아직 한군데 더 구중천이 있으니 거길 치러 갔을지도 모르고 말이야.”


“동서궐 말인가? 하지만 동서궐은 이미 수뇌들이 양민들에게서 거둔 세금을 다 돌려주고 있지 않은가. 다른 구중천처럼 망하지 않고 세력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세금 걷은거 다 돌려주고 무인들에게 밖에 나가 일하게 하면서 돈을 벌어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하더라구.”


“그럼 동서궐도 거의 끝난거네? 무인들이 밖에 나가 일을 하는데 무슨 패도세력인가.”


“그렇다면 이제 남은건 정천맹 뿐인데 과연 천신룡이 정천맹을 쳐들어올지 그게 문제로군.”


표사들이 저들끼리 하는 말을 들으며 천람은 입맛을 다셨다. 정천맹에 일단 와본 뒤 그 뒤에 동서궐을 칠 생각이었는데 수뇌들이 알아서 처신을 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구중천을 칠 일이 없었다. 문제는 정천맹인데 비록 패도를 이루고 있다 하나 양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있으니 쳐부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천하에 산재해 있는 구파의 수많은 속가제자들이 후원을 하고 있는데다 상권 자체도 많이 갖고 있어서 굳이 양민들에게 세금을 뜯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거기다 마교와 싸울 세력이기도 하니 와해시켜서는 안되었기에 천람은 더 이상 패도를 이루지 말라는 경고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먼저 천녀화인 것 같은 청룡을 잡는게 급선무였다. 그를 잡고 나서야 다른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대체 청룡은 어디 있는걸까.’


천람은 창가에 선 채로 거대한 정천맹의 정경을 쳐다보았다.





*





맹주전에 있는 넓은 회의실에는 정천맹의 수뇌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정천맹의 맹주인 인의도협 화섭천을 비롯해 구파의 각 장로들과 오대세가의 인물들이 있었고 한켠으로는 사대 무신검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정천맹의 맹주인 인의도협 화섭천이 먼저 운을 떼었다.


“이제 사대 무신검이 왔으니 그간 논의했던 것들을 마무리 지을까 하오. 우선 천신룡에 대한 것인데 무극 대협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오.”


모두의 시선이 무극에게로 향했다. 무극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말문을 열었다.


“저도 이번에 산을 내려왔다가 천신룡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혼자서 양민을 핍박하는 구중천을 멸하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점창파의 장로이자 정천맹의 구대장로 중 한 사람인 사일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이미 구중천 중 일곱 곳이 천신룡으로 인해 궤멸한 상태요. 남은 두곳은 우리 정천맹과 동서궐 뿐인데 동서궐은 천신룡을 무서워하여 이미 해체 수준이나 다름없는 수순을 밟고 있소. 더 이상은 구중천이라고도 부르기 민망할 수준이오. 동서궐의 무인들이 온갖 잡일을 하면서 궐을 유지시키고 있다고 하니 말이오.”


마찬가지로 정천맹의 구대장로이자 소림의 장로인 무학대사가 입을 열었다.


“중요한 것은 과연 천신룡이 우리 정천맹도 쳐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요. 우리가 비록 양민들을 핍박하지는 않는다지만 세력을 크게 일궈놓고 있소. 천신룡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 정천맹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오. 이에 대해 무극 대협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소.”


무극이 잠시 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천신룡이 비록 구중천을 멸하고 다녔다 하나 모두가 양민들을 위해서였습니다. 구중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양민들을 핍박하며 세금을 강제로 거두었습니다. 저였더라도 그런 행태는 그냥 두고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말에 남궁세가의 현 가주이자 남궁은의 아버지로 무극에게는 장인이 되는 창천검 남궁천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자네는 천신룡을 두둔하는 것인가? 천신룡은 사술을 부리는 자일세. 어리석은 백성들을 현혹하고 있단 말이지. 구중천을 멸하고 다닌 것도 양민들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목적이 있을지 모르네. 그것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일이야. 우린 천신룡의 정체는 물론이고 목적조차 모르네. 하다못해 본 얼굴로 몰라. 그가 마교의 끄나풀이 아닌지 어찌 알 수 있겠나? 무림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구중천을 멸한 것이라면 말이네.”


무극이 잠시 고민하는 얼굴을 하더니 말했다.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물론, 천신룡의 정체를 알아야만 그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적으로 보자면 그는 일반 양민들의 영웅입니다. 그들의 고통을 해소시켜주었으니까요. 만약 정천맹이 대놓고 천신룡을 핍박한다면 천하에 있는 백성들은 정천맹을 원망하게 될 것입니다.”


구대장로 중 한 사람이자 아미파의 장로인 혜인 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오. 천신룡은 지금 양민들의 영웅이오. 우리가 천신룡을 적대시하면 할수록 양민들 또한 우리 정천맹을 적대시하게 될 것이오.”


“그러면 나중에 천신룡이 우리 정천맹을 쳐들어와도 그냥 두고 보잔 말입니까?”


정천맹의 구대장로이자 종남파의 장로인 현청도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반박했다.


무극이 고개를 저었다.


“일단 그 자의 정체를 알고 난 뒤에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적대시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자 하북 팽가의 가주이자 팽하연의 아버지인 오호도 팽강이 미덥지 않은 눈을 하였다.


“천신룡이 신출귀몰하거늘 어찌 정체를 알 수 있단 말인가? 그자는 지금까지도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네.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도 모른단 말일세.”


“언젠가 정천맹을 찾아올테니 만나게 된다면 정체를 알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무극이 하는 말에 인의도협 화섭천이 진중한 눈을 했다.


“얼마전에 형산에서 용을 봤다고 하는 심마니들이 있었네. 그 말로 말미암아 천신룡이 이미 정천맹 인근에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을 하고 있네.”


“아직 찾아오지는 않았습니까?”


“안 왔네. 그래서 긴가민가 하는 중이네.”


화섭천이 고개를 저었다. 그때 정천맹의 구대장로이자 화산파의 장로인 양정이 입을 열었다.


“정천맹은 지금까지 양민들을 딱히 핍박한 적은 없네. 오히려 상인들이 앞다퉈 후원을 할테니 상권을 달라고 할 정도였지. 그렇기에 우리는 하늘을 우러러 전혀 부끄러움이 없네. 언제나 당당히 합법으로 일을 처리했으니 말일세. 천람성이 변질된 이후 정도 세력을 흡수한 것도 그들이 다 우리와 뜻을 함께했기에 한 것이지 강제로 힘을 써서 가입하라 한적도 없네. 그래도 천신룡이 트집을 잡아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기에 자네를 부른 것일세. 솔직히 혼자서 구중천의 대부분을 멸한 천신룡을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워서 말일세.”


“그래서 그런 거창한 환영 행사를 하셨습니까? 천신룡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무극이 반문하자 화섭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사대 무신검이 여기 있으니 천신룡도 긴장하라는 뜻에서 그랬던 것이네. 사전에 미리 말하지 않아 미안하네. 하지만 자네도 우리 정천맹의 일원이나 다름없기에 그런 것이네. 화산파의 장문인과 남궁세가, 그리고 하북 팽가의 가주가 자네의 장인이 아닌가. 그렇다면 사위인 자네도 우리와 한식구라고 할 수 있지. 사대 무신검 또한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영웅이니 자네 이름으로 한번 천신룡을 불러내볼 수는 없는가? 그의 목적이 뭔지 정체가 뭔지 알아야 하니 말이네.”


무극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저도 천신룡의 정체와 목적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제가 부른다고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는 어쩐 이유에서인지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있으니까요. 제가 불러서 나올 사람이라면 진작에 자신의 정체를 밝혔겠지요.”


“비무를 청하는 것은 어떠한가? 그렇다면 분명 자존심이 있어서라도 나올테니 말이네.”


무당의 청허자가 문득 말했다. 하지만 무극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신경을 쓰는 자였다면 구중천을 멸하면서 자신의 추종세력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그 어떠한 세력도 만들지 않고 있으니 호승심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작정 천신룡이 쳐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란 말인가?”


남궁천이 답답한 음성을 내뱉었다. 무극이 눈가를 약간 찡그리고는 말했다.


“정천맹의 이름으로 천신룡을 한번 정식으로 초빙해보십시오.”


“초빙을 하라고?”


팽강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렇습니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자고 하십시오. 그의 목적이 뭔지, 그리고 정체가 뭔지 궁금하다는 것과 함께, 천신룡이 원할 경우에는 정천맹의 세력 확장을 멈추겠다고 한다면 분명 천신룡은 대화에 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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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이마종(2) +1 24.02.21 816 16 11쪽
47 이마종(1) +1 24.02.20 875 17 12쪽
46 습격 +2 24.02.19 900 21 12쪽
45 삼대 무신검 +3 24.02.18 910 20 12쪽
44 악연 +2 24.02.17 897 20 13쪽
43 생모 +4 24.02.16 890 21 12쪽
42 얽힘 +4 24.02.15 950 22 11쪽
41 무제의 장보도 +3 24.02.14 984 20 12쪽
» 천신룡의 정체 +4 24.02.13 972 22 11쪽
39 해어화 화영혜(2) +2 24.02.12 989 21 12쪽
38 해어화 화영혜 +4 24.02.11 1,012 23 11쪽
37 청룡 +3 24.02.10 1,052 23 12쪽
36 정천맹(2) +2 24.02.09 1,068 23 12쪽
35 정천맹 +2 24.02.09 1,075 24 12쪽
34 구마종 +2 24.02.08 1,097 23 12쪽
33 묵룡의 후예 +2 24.02.07 1,106 23 12쪽
32 너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2 24.02.07 1,117 23 11쪽
31 산동 유가장(2) +2 24.02.06 1,132 23 11쪽
30 산동 유가장 +2 24.02.06 1,178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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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대 무신검(1) +2 24.01.25 2,017 28 8쪽
3 대천람성(2) +2 24.01.24 2,758 29 11쪽
2 대천람성(1) +3 24.01.24 4,843 41 7쪽
1 서장.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3 24.01.24 5,414 5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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