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어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의식이 흐릿하다.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떠지질 않는다.
“으음...”
천람은 아주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정신이 드느냐?”
낮익은 목소리.
하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누구..였지?
아직 머리가 멍해서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아, 아버...지?”
한참만에야 천람은 누구인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움직여 겨우 눈을 희미하게 떴다.
뿌연 황혼이 드는 창가에 뒷짐을 지고 선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천람은 왠지 그 모습이 쓸쓸하다 여기며 자꾸만 감기는 눈을 흐릿하게 떴다.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아버지의 무감정한 말에 천람은 의식이 저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게... 무슨...”
한순간 떠오르는 세 명의 소녀들.
그리고 그녀...
“......”
천람의 의식은 다시금 완전히 사라졌다.
창가를 보며 뒤돌아선 중년인은 고개를 돌려 잠든 천람을 바라보았다.
“이 불쌍한 녀석아...”
감정이라고는 없을 것만 같던 중년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 작가의말
오래전에 썼던 건데
더 써보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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