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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람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원하
작품등록일 :
2024.01.23 05:01
최근연재일 :
2024.03.07 23:49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74,300
추천수 :
1,374
글자수 :
294,661

작성
24.02.03 11:16
조회
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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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1쪽

천신룡(2)

DUMMY

간밤 묵성에서 있었던 사건은 온 천하를 경동시켰다.


구중천 중 한 곳으로 묵성의 성주인 묵연성을 비롯해 묵성 최강이라 하던 묵성기갑대의 전멸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하늘에서 내려와 용을 부린다는 천신룡에 대한 소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소문을 믿지 않았지만 묵성주와 묵성기갑대의 전멸에 어느 정도는 수긍을 하고 있었고, 어지러운 천하 무림을 바로잡을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기대하게 되었다.


이에 다른 구중천은 그 진상 조사를 위해 자체 조사단을 언주에 급파하게 되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어떻게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연하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저었다.


탁자에 앉아 국수를 먹고 있던 손님들이 항변을 했다.


“정말이라니까. 묵성의 무인들이 모두 다 봤다고 하잖아.”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묵성을 해체하고 지금까지 거둬간 세금을 돌려줄 리가 없잖아.”


손님들이 그리 말했지만 연하는 그래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하지만 전 정말 못 믿겠어요. 세상에 용이 어딨어요?”


“허허, 참나. 사실이라니까 그러네. 나도 믿기지는 않지만 묵성의 무인들이 죄다 혼이 나간 사람처럼 언주를 떠나며 한 말이니 틀림없다니까.”


“그럼 정말 이제 묵성은 없어지는거에요?”


연하가 부엌에서 고개를 들고 물었다.


“묵성의 무인들은 이미 다 해산했고 장로들이 남아서 세금 문제만 처리하는 중이래. 지금껏 양민들에게 걷어간거 다 돌려주기 위해서 묵성도 팔고 성 부지도 다 팔기로 했다는군.”


“정말 돌려주긴 할까요?”


“그 천신룡이 거둬간 세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다시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를 다 죽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대. 그래서 묵성의 장로들이 자기 재산을 털어서라도 모두 돌려준다고 했어.”


“정말 그렇게만 되면 좋겠네요. 천람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묵성에서 세금을 걷어가지 않으면 살림이 조금 피긴 하겠죠.”


“근데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모르겠어. 아직 하늘은 인간 세상을 보고 계신가봐.”


손님들이 껄껄 웃으며 국수를 다 먹고는 가게를 나갔다. 연하는 빈 그릇을 가져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며 고개를 저었다.


“암만 그래도 용이라니. 뭔가 좀 이상한데.”


연하가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사이 천람이 어깨에 광주리를 메고 가게안으로 들어왔다.


“뭘 그렇게 중얼거려?”


“엇? 왔어요?”


“배달 다 끝났다.”


천람이 광주리를 내려놓자 연하가 어느새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돈은요?”


“준다 줘. 누가 안줄까봐.”


천람이 타박하며 품에서 돈을 꺼내 내놓았다. 연하가 돈을 받으며 베시시 웃었다.


“수고했어요. 국수 좀 드세요.”


“어이구...”


천람은 입맛을 다시고는 양푼에 국수를 한가득 담아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찬찬히 돈을 세던 연하가 그 모양새를 보고는 눈을 흘겼다.


“그렇게 많이 먹으면 어떡해요?”


“오늘 많이 벌었잖아. 거 몇푼 한다고.”


“한두푼 모아 태산이에요. 반만 드세요.”


연하가 양푼에 든 국수 반을 건져냈다.


“어이그...”


천람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탁자에 마주 앉아 천람과 연하는 늦은 점심을 했다. 연하가 국수를 먹던 중 넌지시 말했다.


“근데 오빠도 들었죠? 묵성 얘기.”


“응.”


“정말 사실일까요? 하늘에서 용이 나왔다는게?”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런건 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구. 세상에 용이 어디있어, 쳇.”


천람이 퉁명스런 표정으로 혀를 차자 연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정말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정말로 하늘에 신이 있어서 내려오셨는지도...”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라. 세상에 그런건 없어.”


“오빠도 가만보니 꽤 회의적이군요.”


연하가 눈가를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천람은 후루룩 국물까지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요?”


연하가 물어보자 천람이 인상을 썼다.


“물 배 채우러 간다.”


연하가 미안한 듯 자기 국수 그릇을 가리켰다.


“내거 좀 더 먹을래요?”


“됐어. 그리고 난 요즘... 밥을 먹고 싶어.”


“쌀은 비싸요.”


“한끼만이라도 먹어보고 싶다. 한달동안 줄창 국수만 먹었더니 위가 국수가락이 되는거 같아.”


“치, 언제는 국수만 먹어도 좋다더니.”


연하와 천람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사이 비호방의 인물 한 사람이 가게로 들어왔다.


“비호방에 국수 오십그릇 배달이다.”


“오십그릇이요?”


연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일각안으로 가져와. 안가져오면 가게 날려버린다고 소방주님이 말했다.”


비호방도가 그렇게 말하고는 휙 돌아가버렸다. 연하가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인간이 무슨 수작이야.”


“어서 만들어라. 가게 날린다잖냐.”


천람이 남의 일처럼 말하자 연하가 눈을 흘겼다.


“오빠도 도와요!”


“에이...”


그들은 서둘러 오십그릇의 국수를 만들었다. 국수 다발을 바구니에 따로 담고 국물은 커다란 통에 넣은 뒤 갖은 양념과 그릇, 젓가락을 챙겨 광주리에 넣었다.


천람이 광주리를 어깨에 메고 가게를 나서는데 연하가 느닷없이 팔을 잡았다.


“혹시나 그 인간이 뭐라고 하더라도 꾹 참아요. 알았죠?”


“그래.”


천람은 그러마고 한 뒤 광주리를 멘 채 비호방으로 향했다.









“여기 국수 왔습니다!”


약 반각 정도 걸어가 비호방에 도착한 천람은 커다란 대문 앞에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잠시 뒤 대문이 삐그덕 열리며 비호방도 한 사람이 나왔다.


“따라와라.”


천람은 그를 따라 곧 수십여명의 방도들이 모여 있는 공터로 갔다. 다른 한놈이 천람을 보고는 다가오더니 인상을 험악하게 썼다.


“빨리 빨리 국수 담아라. 지금 어르신들 기분이 안좋으시다.”


“아, 예예.”


천람은 서둘러 광주리를 내려놓고 그릇들을 꺼냈다. 그릇마다 국수를 담고 국물을 국자로 퍼담는 사이 공터에 퍼져 앉아 있던 방도들이 하는 말이 들려왔다.


“제길, 지들이 동서궐이면 동서궐이지, 왜 우리 밥줄까지 끊는거야?”


“그 새끼들은 지금쯤 산해진미를 맛볼텐데 우린 국수 따위나 먹어야 하니, 참 더러운 세상이야.”


방도들은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저마다 투덜거리고 있었다.


천람은 한그릇씩 국수를 넘겨주며 슬쩍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 있나요?”


방도 하나가 국수를 받으며 대답을 했다.


“너도 묵성 소식은 들었지?”


“아, 네.”


“그 조사차 구중천 중 한곳인 동서궐에서 조사단이 왔는데 하필이면 우리 비호방으로 왔어.”


“그게 왜요?”


“왜긴 왜야? 비호방이 그놈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니 우린 국수나 쳐먹는거지.”


그놈이 툴툴대자 다른 놈들도 불평을 토로했다.


“그것들은 돈 한푼 없이 와서 묵성을 조사하는 내내 우리 비호방의 돈을 축낼거야.”


“그러니 우린 밥도 못먹고 국수를 먹는거지. 그놈들이 돌아가서도 한 몇 달은 제대로 세끼 밥 못먹을거야.”


방도들이 궁시렁대며 거칠게 국수를 입에 쳐넣었다.


천람은 대충 이해가 가서 고개를 끄덕였다.


‘접대하느라 돈이 꽤 많이 드나보군.’


방도들이 국수를 먹고 있는 사이 천람은 한켠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비호방의 소방주인 귀공자가 식식대면서 공터로 들어왔다.


귀공자는 국수를 먹고 있는 방도들을 보며 눈알을 부라렸다.


“이 새끼들이! 지금 국수가 목으로 넘어가냐!”


“소, 소방주님...”


방도들이 국수를 먹다 말고 일어나 전전긍긍했다. 귀공자가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울분을 토했다.


“으아! 그 새끼들 점심 한끼 먹이는데 금 이십냥이 들었다! 개놈들이 어찌나 비싼 것만 쳐먹는지!”


귀공자는 분이 안가시는지 더욱 광분하며 날뛰었다.


“거기다 오늘 밤에는 연회를 준비하란다! 계집들도 부르고! 아, 그 씨앙! 최소 보름은 여기 있을텐데 그 돈을 어떻게 다 감당하라고!”


귀공자가 지 혼자 펄펄 뛰다가 한켠에 앉아 있는 천람을 발견하고는 사납게 쳐다보았다.


“너 이 새끼!”


귀공자가 갑자기 성난 야수처럼 인상을 쓰며 천람에게 냅다 달려들었다.


“어어? 소방주님?”


천람은 성난 인상의 귀공자가 달려오자 놀라 황급히 몸을 웅크렸다.


귀공자는 다짜고짜 천람에게 발길질을 가했다.


퍽퍽!


“야이, 개새끼들아!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그걸 달랑 뽑아가냐! 니들이 양심이 있는 놈들이야!”


귀공자의 무지막지한 발길질에 천람은 이리저리 채여 휘청거렸다.


“우욱...”


귀공자가 계속 천람을 사정없이 때리자 방도들이 급히 말렸다.


“소방주님, 이러다 죽겠습니다.”


“놔, 이 새끼들아! 이 새끼 죽이고 나도 죽을거야!”


광분하는 귀공자를 방도들이 팔을 붙잡고는 황급히 데려갔다.


“으음...”


천람은 바닥에 쓰러져 신음을 삼켰다. 방도 한놈이 다가와 살피며 위로를 했다.


“이봐, 괜찮아? 네가 이해해라. 돈을 좀 많이 써서 소방주님 기분이 안좋으신가보다.”


“예예...”


천람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빈 국수 그릇들을 광주리에 담으며 무리들을 쳐다보았다.


“저기 돈은...”


“외상이다.”


그들이 나몰라라 가버렸다.


“안 돼요. 돈은 주셔야...”


천람이 다급히 말했지만 그들은 듣는 척도 안하고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공터에는 어느새 천람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안되는데... 연하가 화낼텐데...”


천람은 흙이 묻은 옷을 손으로 툭툭 털고는 걱정스런 기색으로 광주리를 어깨에 멨다.









“돈은 받아왔어야죠!”


천람이 가게로 돌아와 국수값이 외상이라 하자 연하는 방방 뛰기부터 했다.


“외상이 어딨어요! 전 지금껏 단 한번도 국수 오십그릇의 외상을 준적이 없어요!”


“하지만 안주는데 어떡해? 달라고 했다간 목이 댕강 날아갈 분위긴데.”


“어이그!”


연하가 식식대며 냉수를 한사발 마시고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안 주기만 해봐. 집세에서 다 까버릴테니까.”


“근데 아직 묵성에서 걷어간 세금 못받았어?”


“시간이 좀 걸리나봐요. 근데 그렇게 쉽게 줄 것 같지도 않아요.”


연하의 표정이 어두웠다. 천람은 의아해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구중천이라는 다른 세력들이 언주에 왔는데 그들이 묵성을 먹을 생각이라나 봐요.”


“......”


천람은 좀 할말을 없이 혀로 어금니를 팠다.


“돈이나 마나 다른 놈들이 뜯어가지나 않았으면 좋겠어요.”


연하가 돈 받기는 다 틀렸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이고...”


천람은 골치가 아파와 한숨을 놓았다. 묵성만 없애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른 구중천 놈들 때문에 한동안 바빠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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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무제의 장보도 +3 24.02.14 982 20 12쪽
40 천신룡의 정체 +4 24.02.13 970 22 11쪽
39 해어화 화영혜(2) +2 24.02.12 988 21 12쪽
38 해어화 화영혜 +4 24.02.11 1,011 23 11쪽
37 청룡 +3 24.02.10 1,051 23 12쪽
36 정천맹(2) +2 24.02.09 1,066 23 12쪽
35 정천맹 +2 24.02.09 1,074 24 12쪽
34 구마종 +2 24.02.08 1,096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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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너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2 24.02.07 1,116 23 11쪽
31 산동 유가장(2) +2 24.02.06 1,131 23 11쪽
30 산동 유가장 +2 24.02.06 1,177 23 14쪽
29 십전룡 +2 24.02.05 1,192 27 15쪽
28 아버지의 동상 +2 24.02.05 1,162 24 16쪽
27 천람성으로(2) +2 24.02.04 1,159 24 12쪽
26 천람성으로(1) +2 24.02.04 1,193 26 9쪽
25 천신룡(3) +2 24.02.04 1,212 24 15쪽
» 천신룡(2) +2 24.02.03 1,182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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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천람성(2) +2 24.01.24 2,758 29 11쪽
2 대천람성(1) +3 24.01.24 4,843 41 7쪽
1 서장. 너는 모든 것을 잃었다 +3 24.01.24 5,414 5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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