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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 님의 서재입니다.

영원으로가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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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
작품등록일 :
2012.11.14 03:43
최근연재일 :
2017.10.08 22:44
연재수 :
19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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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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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89,625

작성
11.09.28 04:24
조회
3,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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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23쪽

영원으로 가는 문 -140화-

DUMMY

#




" -리체."


으음, 정신이 몽롱하다. 눈꺼플은 그 어느때보다도 무거웠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이렇게 포근했었던 적은 없었다-

라고, 인간적인 감상을 해볼려는 차에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칼리체! 얼른 정신차려. 복도의 게시판에 성적이 게시됐어. 등수 뿐만 아니라 과목별 점수까지 모두! 세상에 어쩜 이리 잔인한 일이…!"


잔인한 일이라고…?


네리셰가 자꾸 채근대서, 나는 그녀의 손아귀에 이끌려 복도로 나왔다. 아카데미 제복을 입은 학생들이 곳곳에 설치된 게시판마다 모여 있었다. 복도는 나즈막하지만 웅성거리는 소리들로 가득했고, 어디선가 울음을 터트리는 소리도, 반대로 웃음을 터트리는 소리도 들려오는듯 했다.


나는 그녀의 손에 이끌려 가며, 모여있는 인간들을 차분히 살펴보았다.


모두 점잖게 서있긴 했지만, 시선은 그 어느때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며 게시판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이곳이 사람이 좀 적네. 여기서 확인해 보자!"


네리셰는 적당한 게시판을 하나 찾아 그 앞에 나를 데려와 자리를 잡고는 게시된 종이에서 눈동자를 굴리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듯 했다.

나는 그제서야 다른 인간들에게서 시선을 떼고 게시된 종이를 주목했다.


하얀 종이 위로 '표' 라고 부르는 네모난 도형들이 가득했다. 그 도형들 안엔 누군가의 이름과 과목, 숫자가 들어가 있었다.

과연… 이러면 누가 어느정도의 성적을 받았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쉽겠군.


그런데 네리셰가 이게 잔인한 일이라고 했던건….


"꺄악--!"


옆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는 복도를 크게 울릴 정도로 컸고, 적지 않은 수의 인간들이 이쪽을 주목했다.


"성적이 떨어졌어…."


시선은 금방 흩어졌다.


흐음, 성적이 떨어지다니, 어디보자-


『 네리셰 드 레베링턴 - 클래스 석차 18 위(位) - 학년 석차 56 위(位). 』


… 그리고 그 뒤로 각 과목당 배정된 점수가 줄지어 이어져 있었다.

음- 클래스 별로 인원이 약 40 명 정도에 학년으로 따지면 대강 120명 정도 되니, 따져보자면 그녀는 중간 보다 약간 나은 성적을 받은 셈이다.


그럼, 과목별 점수는-


"점수까지 보지마, 칼리체! 이건… 내가 이번 시험에 집중을 못해서 그래! 평소엔 이런 실력이 아니니까…!"


… 이해할수 없군. 왜 나에게 변명하는거지?

나는 네리셰의 성적을 가지고 그녀에게 추궁 같은걸 할 생각이 없다.


"알았어."


나는 간단히 대답하며, 이 '성적표' 라는걸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한눈에 보아도, 성적을 받은 당사자가 어느정도 수준에 속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성적표의 정렬 순서는 이름순이 아닌 성적순이었으니까.


옆을 보니 네리셰는 계속 상심한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양호한 수준이다. 어떤 인간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리는 경우도 있었다.


… 나는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울음 소리를 흘리며, 다시 한번 성적표를 들여다 보았다.


네리셰가 했던 말을 이해하겠다.

잔인하다, 라고 했었지.


인간에 대한, 이렇게 적나라한 평가표가 있을까…?


그간 겪어왔던 기억들을 회상해 보았다. 개개인 인간의 능력은 각기 천차만별이었다. 무력이 뛰어난 인간도 있었고, 지력이 뛰어난 인간도 있었다. 그들이 '예술' 이라 부르는 것에 재능을 보이는 인간도 있었으며, 임기응변이 뛰어난 인간도 있었다.


… 가 뛰어난 인간도 있었다.

… 가 뛰어난 인간도 있었다.


눈을 한번 깜빡일 사이에 수 많은 '…가 뛰어난' 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에 비해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가지고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히 평가할 수 없다. 능력이라는 것에 객관적인 기준은 없으니까.


그것은 비단 인간들의 사회 뿐 아니다.


이 세상은, 언젠가 이 아카데미의 인간들과 했었던 게임이란 것과 같지 않다. 게임에선 어떤 말이 다른 말 보다 더 뛰어난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명백하니까.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더 강한 말이 약한 말에게 이긴다.'


하지만 이건… 게임 같은게 아니지 않은가.


성적표라는건 인간을 그저 '성적'이라는 기준하에 평가하고, 이렇게 모두가 볼 수 있게 게시한다. … 마치, 일종의 게임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잔인하다.


"무슨 생각해 칼리체? 쓸데 없이 고민하는 표정 짓지 말고 얼른 네 성적이나 찾아봐. 어휴… 결국 또 용돈이 떨어지겠구나."


… 뭐, 그렇지 않은 인간도 있는 모양이다.


나는 생각을 접고, 네리셰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 부분부터 천천히 내 이름을 찾아나갔다.

… 쉽게 찾아지지 않는군.

120 명이 좀 넘는 인원의 이름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으니 금방 눈에 띄질 않는다.


차분하게 위에서 부터 찾아 보기로 할까. 그런데 학년 1위가… 아는 이름이로군.


『 레쥬에브 드 메르시오 - 클래스 석차 1위(位) - 학년 석차 1위(位) 』


똑똑한 인간이군.

내 이름은 좀더 아래에 있으려나….


그리고 나는 시선을 얼마 내리지 않아, 내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 칼리체 리블란셰 - 클래스 석차 3위(位) - 학년 석차 7위(位) 』


아…?

성적이 상당히 괜찮은데.


과목별 점수를 보았다. 점수가 나와있는 곳에 조그맣게 (100점 만점기준) 이라고 적혀 있었다.


제국의 역사 - 100

마도 공학 - 90

기초 교양과 사회 - 23

현대 수학 - 98



기초 인문학 - 40

종족 전쟁 - 98

인류의 변혁(선택 과목 - 교수 레먼데일) - 100

슈헬츠만 의 '도구'(선택 과목 - 교수 슈헬츠만) - 100


… 이건 그야말로 적나라하군.

관심있던 분야들만 좋은 점수를 받고, 신경쓰지 않은 과목은 다른 인간들과 비교해 봤을때 턱없이 낮은 점수다.

성적이라는 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었으니까. 관심 없는 과목은 강의때 교수에게 들은 지식이 전부다.


"칼리체 대단한데? 네가 학년 석차 7위야! 너,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은것 같은데 점수가 대단- "


말을 이어나가던 네리셰의 얼굴이 형편없이 구겨졌다.


"세상에 무슨 점수가 이렇게 극단적이야!?"


다른 인간들의 성적을 살펴 보았다. 대부분 과목별로 받은 점수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나처럼 성적을 받은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선택 과목들이 모두 하나 같이 질릴 정도로 어려운 것들이네… 근데 세상에, 선택 과목들은 전부 만점을 받다니. 기초 교양과 사회 같이 쉬운 과목은 고작 23점을 받아놓고서!"


네리셰의 목소리가 상당히 크다.

적지 않은 인간들이 이쪽을 주목하고 있다. 확실히 다른 인간들에게도 내 성적은 이상해보였는지, 그것에 대해 웅성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했는데….


예상… 이라기 보다는 성적이란것에 관해, 나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




강의실에서 나와 건물 밖으로 나왔다.


"뭐야, 시험 잘 본 칼리체 씨 아냐?"


카리에르제가 다소 뾰로통한 표정을 지은채 벽에 기대어 서있다.

시험이 끝난 직후라 오늘은 딱히 출석할 필요는 없는 날이었다. 때문에 오늘 카리에르제는 강의실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었다.


"어떻게 알았니?"


"어떻게 알기는… 네리셰가 떠들어대는 소리가 온 복도를 진동하던데. 잠깐 내 성적 확인하러 들렸다가 들었어."


"그래…."


그의 와인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렸다. 그는 벽에 기대고 있느라 굽혔던 허리를 펴며 잠깐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철 없는 계집애지? 성적이 떨어짐으로 인해 용돈이 깎인다는걸 학년 내에 소문내려는 것도 아니고 말야…."


"네리셰 말이야?"


"걔 말고 또 누가 있겠어. 그냥 철부지인 건지, 순진한 건지… 평민들은 성적에 목숨을 걸 정도야. 아무리 귀족이라 성적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곤 하지만 성적을 고작 용돈에 결부시키는걸 그렇게 크게 떠드는건 좀 아니지."


그 괴리감이 좀 크다고 생각한 적은 있다.

카리에르제의 말 대로다. 귀족에게 성적은 체면치레일 뿐이지만 평민에겐 목숨을 건다고 표현할 정도로 가치있는 것이니까.


네리셰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했을 인간이 적지 않을테지.


"너도 좋지 않아, 바보야."


그렇게 말하며 카리에르제는 품속에서 막대 사탕을 하나 꺼내더니 포장을 뜯고 입에 물었다.


"왜?"


"왜, 라니…."


그는 말끝을 흐리며 내게도 막대 사탕을 건네었다. 나는 그것을 건네받고 손안에 들고 있다가 역시 그처럼 포장을 뜯고 막대 사탕을 입에 물었다. 달콤한 맛과 향이 입안에서 퍼져 나간다.

… 인간의 귀족들만 먹을 수 있다는 고급과자였다.


"귀족 녀석들이야 별로 신경 안쓰겠지만, 평민들이 보기에 너는 성적가지고 장난친 놈으로 밖에 안 보일꺼야. 그 정도로 극단적인 성적이라니…. 조작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걸? 거기다 너, 사실 열심히 공부했다면 학년 1위(位)정도는 아무런 문제 없는거 아냐?"


"과연."


무슨 말인지 알겠군.

성적가지고 장난친 놈이라….


본의아니게 그런 성적이 나오긴 했지만, 성적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평민들은 카리에르제가 말한것 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마, 네리셰의 말 만큼이나 내 성적이 그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


"과연이 아니야. 과연이!"


카리에르제는 답답한듯 가슴을 치며 말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약간 냉정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역시 그들과 같은 평민이야. 나나 네리셰 같은 귀족이 아니라. 그들은 성적이란걸 굉장히 중요시 한단 말이야. 그걸 농락한 너에게 무슨 보복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안해봤어?"


"…."


농락이라니….

어쨌든, 그런 얘기인가. 그런데 보복이라니… 상상력이 닿지 않는다. 내 성적을 보고 상했을 그들의 기분에 대한 보복이라는건가?


알듯 말듯 하게 그 보복의 밑에 깔려 있을 감정의 이름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시기, 질투, 열등감….

잊고 있던건 아니다. 다만, 인간에겐 그런 마이너스한 감정도 있었었지….


카리에르제는 와그작- 소리를 내며 사탕을 씹어먹더니 남은 막대기를 화단 쪽으로 휙 던져버렸다.


"뭐, 너야 어쨌든… 나는 학년 27위 정도면 가문에 체면치레 할 정도의 성적은 받았고, 오늘은 피곤하니 휴게실에서 낮잠이나 자야겠다."


카리에르제는 양 손을 머리 뒤에 대고는 느릿한 발걸음으로 날 스치고 지나갔다.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뒤로 돌아서더니 내게 말했다.


"아, 그리고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내게 이야기해. 어렵지 않게 해결해 줄테니까."


그는 얼굴을 약간 붉히며 볼을 긁었다. … 부끄러움인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무슨 얘기?"


"바보. 아무튼 말이야. 그럼 난 간다!"


카리에르제와 헤어졌다.




#




카리에르제가 말했던 보복이란 것에 대해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되었다.


성적이 나와 그걸 확인하고 휴식을 취하러 기숙사에 홀로 돌아가는 도중, 나는 누군가의 부름을 받았다.


"칼리체… 라고 했나? 잠깐 따라와 볼래?"


우리 클래스에서 같이 강의를 듣는 인간이었다. 신분은 평민이고, 이름은 프엘고 라고 했던걸로 기억한다. 그리 눈에 띄는 편은 아닌 인간이어서 얼굴이 낯설다.


"무슨 볼일이지?"


그는 인상을 와락 구겼다.

덩치도 좀 있고, 원래 인상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 상당히 박력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인상을 구긴채, 그는 주변의 이목을 신경쓰는듯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이내 나즈막한 목소리로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잔말 말고 따라와.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 명백히 악의를 갖고 있는듯한 모습이지만, 나는 그를 따라가 주기로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앞장서서 걸었다.


흐음… 이게 카리에르제가 말했던 보복이라는 건가. 그에게서 풍기는 명백한 적의를 생각한다면, 그 예상이 틀림 없을듯 하다.

카리에르제가 무슨일 있으면 얘기하라, 라고 했던 말은 그가 이런 상황을 예상했고, 내가 카리에르제에게 이 상황을 알린다면 그가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였겠지. 호의는 기껍지만, 카리에르제의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프엘고는 나를 데리고 그늘이 진 건물 뒤편으로 돌아 들어갔다. 그곳엔 그를 제외한 두 명의 인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신분은 역시 평민 이었다.


한 명은 약간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나머지 한 명은 프엘고와 마찬가지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각각 레디난도, 슈렐헤그 라는 이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할 얘기란?"


"잘난척 하지마 이자식아! 넌 이쯤 되어서도 네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모르겠냐?"


프엘고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양 손으로 내 어깨를 쳐 나를 밀쳐냈다. 꽤 강한 힘이라 나는 여러 발자국 뒤로 밀려나 결국 건물의 벽에 등이 닿을 수 밖에 없었다.

나머지 두 명도 곧 이쪽으로 다가와서, 총 세 명이 나를 벽에 몰아넣고 둘러싼 형국이 되었다.


"너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민인 주제에 귀족과 좀 어울린다고 잘난척 하지마!"


잘난척…?

타인에게 과시하듯 으시대는것 말인가?


"나는 잘난척 한적이- "


"닥쳐!"


다시한번, 프엘고라는 인간이 거칠게 내 어깨를 밀쳤다. 강한 충격에 매고 있던 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프엘고는 화풀이 하듯, 내 가방을 걷어찼다. 굉장히 세게 걷어찬 모양인지 가방이 터져버렸고, 내용물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방인데… 다리 힘이 굉장히 센 모양이다.


나는 저 멀리 굴러간 가방을 쳐다보다가 조금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프엘고를 바라보았다.


"저, 프엘고… 너무 심하게는 하지 않는게- "


겁먹은 듯한 표정을 한 레디난도 라는 인간이 그를 말렸다.


"무슨 소리야! 오늘 이자식 성적 못봤어? 완전 장난쳐 놓은 수준이잖아! 너는 화도 나지 않아?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귀족도 아닌 평민이란 자식이…!"


"그래, 칼리체 라고 했던가? 오늘 몸 성히 기숙사에 들어가진 못할줄 알아라. 다른 평민들을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귀족들과 어울린다고 해서 네가 귀족이 된건 아니란 말이야."


프엘고에게 슈렐헤그라는 인간이 호응했다. 그는 유약해 보이는 레디난도하곤 다르게 적극적으로 프엘고에게 동조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다소 난감함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성적이 그렇게 나온건 고의가 아니고, 귀족들과 어울린다고 해서 딱히 내가 귀족이 되었다는 생각도 해본적 없어."


"이 자식이! 말이면 단줄 알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프엘고의 주먹이 내 가슴을 때렸다.

숨이 막히는 듯한 통증과 함께, 나는 미약한 신음을 흘리며 다시 벽에 기대었다.


프엘고와 슈렐헤그는 내게 가한 그 폭력으로 약간 흥분한듯 눈이 벌게져 있었다. 레디난도 역시 더욱 겁먹은듯한 표정을 짓긴했지만, 내게 보내는 시선은 역시 미약한 적의로 물들어 있었다.


이게 카리에르제가 말했던 보복… 인가.


그들의 눈동자는 시기와 질투, 열등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성적으로 장난친 적도, 귀족들과 어울린다고 해서 잘난척을 한 적도 없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호소는 이들에게 무의미하다.


그것은 명백한 오해다.

애초에 드래곤인 내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사소한 관념들 속에서 우월감을 느끼며 이들을 하찮게 여길 수 있을까?


하지만 인간들에게 있어 오해란 것은 받아들이는 자가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 사실 내 진심은 알 수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이다. 그들은 내가 우쭐댄다고 생각했고, 그들에게 오직 그것만이 진실이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찰나의 시간동안 생각했다.

불완전한 인간의 언어…. 서로의 진심은 알 수 없고, 인간은 단지 믿는것 밖에 할 수 없다. 믿음의 기반은 대단히 연약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믿는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소통은 불모하다.




#




지금껏 내게 호의를 보이는 인간은 많았지만, 적의를 보이는 인간은 몇 없었다. 나는 그것의 이유를 내 아름다운 외견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못생긴것 보다는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선호하니까. 그래서 나는 나의 이러한 아름다움이 인간들의 사회에 녹아들어가는게 적절한 것이라 생각했고, 지금까지의 일들로 나는 그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름다운 내 외견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내게 이렇게 뚜렷한 적의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이들의 경쟁 구조속에 '참여' 했기 때문이다.


경쟁에선 남을 도태시키고 자신이 위로 올라서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런 경쟁에 많은 의미를 두는 자라면, 다른 경쟁 상대들이 '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평민이다. 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턱없이 약한, 사회적 약자다.


그런 이들이 귀족을 경쟁에서의 '적' 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나는 발을 크게 휘둘러 프엘고의 가슴을 걷어찼다. 내 근력은 상당히 약한 편이지만, 나는 발에 회전력을 실음으로서 약한 근력을 보충했다.


"크악!"


가슴을 맞은 프엘고가 신음을 흘리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나는 쓰러진 프엘고를 바라보며 계속 생각했다.


원래, 나는 이들에게 '적'이 아니었을 것이다. 귀족을 '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소수인 평민들이 같은 평민인 나를 '적'으로 인식했었을까?

내가 보기에 이들은 단결력이 강하다.

귀족들이 대부분인 이 루블라브룽 아카데미에선, 자신과 같은 평민이 같이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었겠지.


"이야앗- !"


소리를 내지르며 나는 향해 달려드는 슈렐헤그를 살짝 피해, 몸을 숙여 빠르게 그의 뒤로 돌아갔다.

텅빈 그의 등을, 나는 발을 들어 걷어찼다.

원래 그가 향하던 방향에 내 힘까지 더했더니 그는 스스로 벽을 향해 달려가 거기에 머리를 들이 받는 신세가 되었다.


"히익!"


레디난도라는 인간은 슈렐헤그가 완전히 쓰러지자 겁먹은 비명을 지르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가 보기엔 아마도 다음엔 내가 자신을 때리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 계집애 같이 생긴 녀석이!"


충분한 타격을 주지 못했었는지, 프엘고가 금방 바닥에서 일어나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에게로 향하는 그의 주먹을, 고개를 숙여 피했다.

이 가느다란 팔로 프엘고의 주먹을 정면에서 받을순 없었다.


나는 뒤로 물러서며, 산발적인 그의 공격을 몇차례 더 피해내었다.


"쥐새끼 같이 자꾸 도망치지 말란 말야!"


그는 자꾸 공격을 피하는 나를 묶어둘 심산인지, 덮치듯 나에게 달려들었다. 동작이 커서, 빈틈이 보였다.

나는 말아쥔 주먹으로 그의 명치부근을 때렸다.


허윽-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명치를 움켜쥐고 뒤로 물러섰다.


… 이들이 내게 화가난 이유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내가 이들의 경쟁자체를 조롱해버렸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내 성적은, 내가 진지한 태도로 시험에 응하지 않고, 일부러 점수를 떨어트렸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을 테니까.


"…."


나는 여전히 명치를 움켜쥐고 있는 그에게 달려가, 체중을 실은 발길질로 그의 복부를 걷어찼다.

그는 곧 바닥에 쓰러졌다.


"으으…."


내 시선이 유일하게 서있는 레디난도 에게로 향하자, 그는 창백한 표정으로 뒤로 몇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듯, 표정을 굳혔다.


그는 주먹을 앞으로 내세우며, 입을 열었다.


"더, 덤벼!"


이것참….


"… 그만하자. 이 녀석들, 네가 데리고 가주겠어?"


그는 자존심이 상한듯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었지만, 이미 누그러진 기색이 나와 싸울 태세는 아니었다.


"끄윽- 우릴… 우습게 보지 말란 말이야."


슈렐헤그는 벽에 머리를 박는 동시에 정신을 잃은듯 했지만, 프엘고는 여전히 의식이 남아 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용돈타령 하는 귀족들 따위야 어쨌건,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우리의 미래가 달린 일인데! 네가 뭔데 우릴 조롱- "


"오해야."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프엘고의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그는 말이 없었다. 때문에 그가 내 말을 믿고 정말로 오해라고 생각했는지, 내가 여전히 같지않은 변명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진 통찰해 볼 수 없었다.


숨죽여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걸로 봐선, 후자인듯 하지만….


나는 찢어져버린 가방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흩어져 버린 내용물들을 모아 다시 가방에 넣었다.

찢어진곳 사이로 내용물이 다시 새어나오지 않도록 잘 신경써야 했다.


… 여전히 쓰러져 있는 프엘고와 멍한 표정의 레디난도, 정신을 잃은 슈렐헤그를 나는 잠시 씁쓸한 기분으로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본래 이들의 화가 풀릴 정도로 적당히 맞아줄까도 생각했다만… 그쪽보다는 적당히 반격해 주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내가 이 인간들의 오해로 인한 감정 따위를 포용해 줄 필요까지는 없겠지.


가방을 싸매고 건물의 앞쪽으로 다시 걸어나오다가 팔짱을 낀채 벽에 기대어 있는 흑색 머리카락의 소녀를 발견했다.


"레쥬에브…."


"저 녀석들을 상대로 마법을 사용할 순 없으니 영락없이 얻어맞으리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싸움도 잘하네?"


마력에 의한 신체의 강화는 보이지 않는 마법이니, 그녀가 눈치채진 못한 모양이다.


"봤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 인간은 왜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 남아서 이 사태를 구경하고 있는거지? 그리 유쾌한 일도 아니었다만…. 떠오른 의문에 대해 생각하다 이내 결론에 도달했고,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호의적인 표정을 지어보이며 물었다.


"혹시… 걱정했어? 내가 저들에게 맞을까봐?"


"아, 아냣!"


레쥬에브는 얼굴을 화악- 붉히며 나를 밀쳤다.

불행하게도, 그녀와 나 사이엔 찢어진 가방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밀침에 겨우겨우 수습했던 가방의 내용물들이 다시 바닥으로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곤란한 심정으로 그것들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드니, 어느새 레쥬에브가 저쪽으로 달려가 있었다.

그녀는 잠시 뒤를 돌아 붉은 혀를 낼름 내밀더니, 도망치듯 사라졌다.


그러고보니, 저번에 그녀와 피아노라는 악기를 연주해보았을 때도 저런 행동을 보였었지…. 이제야 혀를 내민다는게 어떤 행동인지 대강 알겠다.


… 귀여운 인간이군.


작가의말

* 4시 23분이네요ㅠㅠ 빨리 자야되는데.

* 오토손가락이 조금씩 돌아오는듯 하군요. 요새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꽤 빠르게 써지네요.

* 봐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3

  • 작성자
    Lv.47 wolfbee
    작성일
    11.10.04 20:04
    No. 31

    느낌이 너무 좋군요 ㅠㅠㅠ 이대로 계속 쭈우우욱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領天華
    작성일
    12.03.08 13:15
    No. 32

    감사합니다.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큰소나무
    작성일
    14.06.14 06:52
    No. 33

    핳... 저런분들 만나면 피곤하죠. 특히 성별이 다르다면 더더욱. 그냥 관심 없는 과목은 공부도 안되고 귀찮고 해서 그냥 시험치고 했는데 관심 안가진 과목들이 어쩌다 다 아는게 나오면 과톱 하고니까.. 대놓고 따돌리다니. 그리고 그걸 내 탓 하면서 울것 까지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그냥 적당히 성적 받으면서 피하고 있죠. 가끔 열~심히 공부하는거 같은 모습도 보여주고요. 공부 안하면서 성적 잘나오고 하면 안좋게 보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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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8)- +16 13.05.21 2,771 68 11쪽
186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7)- +20 13.01.31 3,517 51 12쪽
185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6)- +19 12.12.29 3,019 52 23쪽
184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5)- +18 12.11.14 2,875 53 16쪽
183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4)- +17 12.10.26 2,917 47 15쪽
182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3)- +17 12.10.07 2,946 46 12쪽
181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2)- +25 12.08.15 2,829 47 14쪽
180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1)- +32 12.06.17 3,558 51 22쪽
179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10)- +32 12.06.10 3,024 54 12쪽
178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9)- +24 12.05.20 3,339 54 10쪽
177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8)- +26 12.05.07 3,408 44 17쪽
176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7)- +20 12.05.03 3,127 39 12쪽
175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6)- +18 12.04.20 3,341 50 17쪽
174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5)- +45 12.04.09 3,787 44 12쪽
173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4)- +34 12.02.18 4,286 51 12쪽
172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3)- +21 12.02.13 4,988 44 11쪽
171 원본입니다. +39 12.01.20 8,874 38 2쪽
170 영원으로 가는 문 -完- +113 12.01.15 6,932 97 9쪽
169 영원으로 가는 문 -161화- +12 12.01.15 4,211 68 24쪽
168 영원으로 가는 문 -160화- +54 12.01.06 4,238 58 22쪽
167 영원으로 가는 문 -159화- +7 12.01.06 3,709 60 17쪽
166 영원으로 가는 문 -158화- +33 12.01.01 4,050 58 15쪽
165 영원으로 가는 문 -157화- +28 11.12.24 3,499 57 17쪽
164 영원으로 가는 문 -156화- +44 11.12.20 3,617 58 22쪽
163 영원으로 가는 문 -155화- +36 11.12.18 3,992 60 17쪽
162 영원으로 가는 문 -154화- +51 11.12.12 3,510 52 24쪽
161 영원으로 가는 문 -153화- +29 11.12.05 3,884 50 18쪽
160 영원으로 가는 문 -152화- +46 11.11.27 3,725 56 23쪽
159 영원으로 가는 문 -151화- +31 11.11.21 3,911 66 19쪽
158 영원으로 가는 문 -150화- +31 11.11.14 3,574 55 19쪽
157 영원으로 가는 문 -149화- +27 11.11.08 3,475 65 16쪽
156 영원으로 가는 문 -148화- +19 11.11.03 3,352 47 18쪽
155 영원으로 가는 문 -147화- +35 11.10.28 3,526 54 17쪽
154 영원으로 가는 문 -146화- +26 11.10.25 3,358 51 17쪽
153 영원으로 가는 문 -145화- +33 11.10.19 3,728 51 25쪽
152 영원으로 가는 문 -144화- +23 11.10.17 3,454 55 24쪽
151 영원으로 가는 문 -143화- +41 11.10.09 3,651 50 13쪽
150 영원으로 가는 문 -142화- +32 11.10.08 3,722 61 27쪽
149 영원으로 가는 문 -141화- +34 11.10.03 3,780 65 24쪽
» 영원으로 가는 문 -140화- +33 11.09.28 3,700 45 23쪽
147 영원으로 가는 문 -139화- +25 11.09.24 3,676 56 20쪽
146 영원으로 가는 문 -138화- +28 11.09.19 3,493 50 25쪽
145 영원으로 가는 문 -137화- +24 11.09.14 3,819 56 10쪽
144 영원으로 가는 문 -136화- +8 11.09.14 3,460 43 12쪽
143 영원으로 가는 문 -135화- +46 11.09.06 3,700 48 13쪽
142 영원으로 가는 문 -134화- +16 11.09.04 4,001 46 10쪽
141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2)- +25 11.09.01 5,067 56 15쪽
140 영원으로 가는 문 -133화- +37 11.08.25 4,083 57 9쪽
139 영원으로 가는 문 -132화- +30 11.08.17 3,939 44 11쪽
138 영원으로 가는 문 -131화- +21 11.08.10 3,876 45 9쪽
137 영원으로 가는 문 -130화- +29 11.08.06 3,806 52 9쪽
136 영원으로 가는 문 -129화- +41 11.08.01 4,038 59 8쪽
135 영원으로 가는 문 -128화- +52 11.07.25 3,919 53 11쪽
134 영원으로 가는 문 -127화- +51 11.07.13 4,319 45 11쪽
133 영원으로 가는 문 : 지금까지의 줄거리 +54 11.07.07 5,840 31 4쪽
132 다시 오랜만입니다. +73 11.07.03 4,585 25 1쪽
131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드래곤 슬레이어- +72 10.12.29 6,208 58 20쪽
130 영원으로 가는 문 -126화- +34 10.12.25 4,691 49 7쪽
129 오랜만에 뵙습니다. +71 10.10.16 5,224 37 2쪽
128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어느날, 로나벨아크하임- +31 10.06.05 5,662 47 8쪽
127 영원으로 가는 문 -125화- +52 10.06.01 4,903 40 5쪽
126 영원으로 가는 문 -124화- +55 10.03.14 5,161 42 5쪽
125 영원으로 가는 문 -외전 : 어느 겨울 아침- +57 10.02.17 5,824 48 10쪽
124 오랜만에 뵙습니다. +73 10.02.13 5,837 32 1쪽
123 영원으로 가는 문 -123화- +76 09.09.17 7,631 46 22쪽
122 영원으로 가는 문 -122화- +64 09.09.10 6,499 42 17쪽
121 영원으로 가는 문 -121화- +53 09.09.08 6,586 41 9쪽
120 영원으로 가는 문 -120화- +59 09.09.03 6,951 55 16쪽
119 영원으로 가는 문 -119화- +60 09.08.29 7,109 46 16쪽
118 영원으로 가는 문 -118화- +72 09.08.26 6,959 45 12쪽
117 영원으로 가는 문 -117화- +46 09.08.25 6,410 47 14쪽
116 영원으로 가는 문 -116화- +79 09.08.20 6,937 53 16쪽
115 영원으로 가는 문 -115화- +20 09.08.20 6,431 47 10쪽
114 영원으로 가는 문 -114화- +56 09.08.15 7,079 38 13쪽
113 영원으로 가는 문 -113화- +67 09.08.11 7,287 52 10쪽
112 영원으로 가는 문 -112화- +63 09.08.08 7,165 44 11쪽
111 영원으로 가는 문 -111화- +69 09.08.01 7,258 45 7쪽
110 영원으로 가는 문 -110화- +54 09.07.30 7,246 46 10쪽
109 영원으로 가는 문 -109화- +68 09.07.24 7,586 56 10쪽
108 영원으로 가는 문 -108화- +20 09.07.24 6,830 48 7쪽
107 영원으로 가는 문 -107화- +69 09.07.18 8,070 55 9쪽
106 영원으로 가는 문 -106화- +59 09.07.16 7,304 49 13쪽
105 영원으로 가는 문 -105화- +80 09.07.07 8,125 52 12쪽
104 영원으로 가는 문 -104화- +73 09.07.02 8,553 52 12쪽
103 영원으로 가는 문 -103화- +58 09.06.29 8,202 46 10쪽
102 영원으로 가는 문 -102화- +85 09.06.26 8,758 72 10쪽
101 영원으로 가는 문 -101화- +88 09.06.24 8,831 57 11쪽
100 영원으로 가는 문 -100화- +153 09.06.21 10,272 57 8쪽
99 영원으로 가는 문 -99화- +64 09.06.19 8,626 55 11쪽
98 영원으로 가는 문 -98화- +57 09.06.19 8,242 51 15쪽
97 영원으로 가는 문 -97화- +69 09.06.16 8,653 52 11쪽
96 영원으로 가는 문 -96화- +62 09.06.14 8,603 62 11쪽
95 영원으로 가는 문 -95화- +25 09.06.14 8,056 64 12쪽
94 영원으로 가는 문 -94화- +50 09.06.11 8,135 55 10쪽
93 영원으로 가는 문 -93화- +48 09.06.10 7,876 61 9쪽
92 영원으로 가는 문 -92화- +39 09.06.07 8,306 61 13쪽
91 영원으로 가는 문 -91화- +54 09.06.04 8,230 57 11쪽
90 영원으로 가는 문 -90화- +22 09.06.03 8,216 59 10쪽
89 영원으로 가는 문 -89화- +35 09.06.02 8,340 51 10쪽
88 영원으로 가는 문 -88화- +38 09.06.01 7,549 48 9쪽
87 영원으로 가는 문 -87화- +34 09.05.28 7,727 55 11쪽
86 영원으로 가는 문 -86화- +36 09.05.27 8,209 52 13쪽
85 영원으로 가는 문 -85화- +15 09.05.27 7,970 53 8쪽
84 영원으로 가는 문 -84화- +34 09.05.26 7,879 58 9쪽
83 영원으로 가는 문 -83화- +32 09.05.25 7,948 58 11쪽
82 영원으로 가는 문 -82화- +51 09.05.23 8,292 57 10쪽
81 영원으로 가는 문 -81화- +27 09.05.21 7,961 52 9쪽
80 영원으로 가는 문 -80화- +24 09.05.20 8,553 66 9쪽
79 영원으로 가는 문 -79화- +18 09.05.19 8,136 53 8쪽
78 영원으로 가는 문 -78화- +26 09.05.17 8,307 53 10쪽
77 영원으로 가는 문 -77화- +20 09.05.16 8,229 50 11쪽
76 영원으로 가는 문 -76화- +31 09.05.14 8,208 65 11쪽
75 영원으로 가는 문 -75화- +22 09.05.13 8,273 53 11쪽
74 영원으로 가는 문 -74화- +23 09.05.12 8,276 63 11쪽
73 영원으로 가는 문 -73화- +25 09.05.11 8,536 65 15쪽
72 영원으로 가는 문 -72화- +26 09.05.09 8,207 61 11쪽
71 영원으로 가는 문 -71화- +30 09.05.07 8,689 63 14쪽
70 영원으로 가는 문 -70화- +20 09.05.06 8,552 48 8쪽
69 영원으로 가는 문 -69화- +35 09.05.05 8,341 56 6쪽
68 영원으로 가는 문 -68화- +24 09.05.04 8,238 60 12쪽
67 영원으로 가는 문 -67화- +25 09.05.04 8,772 58 10쪽
66 영원으로 가는 문 -66화- +18 09.05.02 8,492 53 7쪽
65 영원으로 가는 문 -65화- +24 09.04.30 8,646 49 8쪽
64 영원으로 가는 문 -64화- +26 09.04.27 8,805 48 19쪽
63 영원으로 가는 문 -63화- +17 09.04.27 9,037 49 8쪽
62 영원으로 가는 문 -62화- +14 09.04.26 8,772 51 10쪽
61 영원으로 가는 문 -61화- +25 09.04.25 9,085 62 11쪽
60 영원으로 가는 문 -60화- +28 09.04.24 9,073 54 10쪽
59 영원으로 가는 문 -59화- +35 09.04.23 9,588 61 11쪽
58 영원으로 가는 문 -58화- +23 09.04.23 9,670 58 9쪽
57 영원으로 가는 문 -57화- +32 09.04.22 10,121 67 8쪽
56 영원으로 가는 문 -56화- +23 09.04.22 9,483 54 10쪽
55 영원으로 가는 문 -55화- +15 09.04.22 9,541 67 9쪽
54 영원으로 가는 문 -54화- +14 09.04.22 9,135 71 14쪽
53 영원으로 가는 문 -53화- +7 09.04.22 9,521 66 8쪽
52 영원으로 가는 문 -52화- +5 09.04.22 9,584 65 13쪽
51 영원으로 가는 문 -51화- +16 09.04.22 10,091 78 20쪽
50 영원으로 가는 문 -50화- +25 09.04.22 10,127 69 9쪽
49 영원으로 가는 문 -49화- +17 09.04.22 9,830 64 12쪽
48 영원으로 가는 문 -48화- +18 09.04.21 10,304 64 9쪽
47 영원으로 가는 문 -47화- +13 09.04.21 10,159 72 10쪽
46 영원으로 가는 문 -46화- +24 09.04.21 10,257 71 12쪽
45 영원으로 가는 문 -45화- +17 09.04.21 10,293 78 13쪽
44 영원으로 가는 문 -44화- +12 09.04.21 10,453 68 11쪽
43 영원으로 가는 문 -43화- +16 09.04.21 10,597 84 14쪽
42 영원으로 가는 문 -42화- +17 09.04.21 10,784 68 12쪽
41 영원으로 가는 문 -41화- +13 09.04.21 11,043 76 8쪽
40 영원으로 가는 문 -40화- +12 09.04.21 11,099 73 16쪽
39 영원으로 가는 문 -39화- +14 09.04.21 11,076 75 10쪽
38 영원으로 가는 문 -38화- +14 09.04.21 11,002 91 7쪽
37 영원으로 가는 문 -37화- +18 09.04.21 11,591 90 8쪽
36 영원으로 가는 문 -36화- +8 09.04.21 11,376 80 10쪽
35 영원으로 가는 문 -35화- +7 09.04.21 11,087 70 11쪽
34 영원으로 가는 문 -34화- +21 09.04.20 11,246 84 13쪽
33 영원으로 가는 문 -33화- +10 09.04.20 11,358 81 16쪽
32 영원으로 가는 문 -32화- +15 09.04.20 11,773 78 11쪽
31 영원으로 가는 문 -31화- +18 09.04.20 11,680 84 16쪽
30 영원으로 가는 문 -30화- +10 09.04.20 11,770 82 12쪽
29 영원으로 가는 문 -29화- +16 09.04.20 11,787 77 12쪽
28 영원으로 가는 문 -28화- +13 09.04.20 12,254 75 8쪽
27 영원으로 가는 문 -27화- +16 09.04.20 12,205 84 11쪽
26 영원으로 가는 문 -26화- +20 09.04.20 12,258 91 13쪽
25 영원으로 가는 문 -25화- +11 09.04.20 12,658 98 8쪽
24 영원으로 가는 문 -24화- +17 09.04.20 12,919 94 11쪽
23 영원으로 가는 문 -23화- +21 09.04.19 13,217 87 15쪽
22 영원으로 가는 문 -22화- +22 09.04.19 13,904 96 12쪽
21 영원으로 가는 문 -21화- +29 09.04.18 13,759 97 12쪽
20 영원으로 가는 문 -20화- +26 09.04.16 14,874 104 26쪽
19 영원으로 가는 문 -19화- +13 09.04.16 14,374 89 11쪽
18 영원으로 가는 문 -18화- +14 09.04.16 15,548 104 12쪽
17 영원으로 가는 문 -17화- +20 09.04.15 16,289 104 10쪽
16 영원으로 가는 문 -16화- +25 09.04.15 16,727 110 13쪽
15 영원으로 가는 문 -15화- +18 09.04.15 17,441 116 13쪽
14 영원으로 가는 문 -14화- +25 09.04.14 17,665 114 10쪽
13 영원으로 가는 문 -13화- +13 09.04.14 17,972 129 8쪽
12 영원으로 가는 문 -12화- +11 09.04.13 18,476 122 9쪽
11 영원으로 가는 문 -11화- +19 09.04.13 18,875 123 13쪽
10 영원으로 가는 문 -10화- +18 09.04.13 20,061 124 9쪽
9 영원으로 가는 문 -9화- +21 09.04.12 20,456 139 9쪽
8 영원으로 가는 문 -8화- +20 09.04.12 21,294 137 10쪽
7 영원으로 가는 문 -7화- +21 09.04.09 27,060 151 22쪽
6 영원으로 가는 문 -6화- +52 09.03.25 29,488 174 11쪽
5 영원으로 가는 문 -5화- +44 09.02.09 31,971 193 12쪽
4 영원으로 가는 문 -4화- +25 09.02.08 34,290 202 12쪽
3 영원으로 가는 문 -3화- +42 09.02.05 35,514 231 8쪽
2 영원으로 가는 문 -2화- +23 09.02.05 38,500 215 7쪽
1 영원으로 가는 문 -1화- +47 09.02.05 59,485 22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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