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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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이었던가.. 나비는 날아다니는 꽃이라 했지.
그러나 어제 보니 꽃잎은 나비더라.
비에 젖어 제 몸보다 무거워진 외날개는
꽃받침에서 떨어진 순간 추락뿐이라는 진리를 알지 못한다는 듯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날갯짓을 하더라.
누가 알겠니.
꽃잎이 빙글빙글 도는 동안
그 안에 잠들어있던 나비의 영혼이 깨어났을지.
영혼은 찰나를 영겁의 시간으로 데리고 가주니까 아마도,
꽃잎은 자신의 외날개가 땅에 떨어져 흙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아니 개의치 않고
꽃받침 아래 생채기 위에 앉아있을 걸.
그래서 꽃잎이 떨어진 자리마다
동그랗고 작은 영혼들이 알알이 맺히는 거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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