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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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하고 있나요?
까마득한 씨앗 시절은 기억나지 않아요.
줄기가 자라고 잎이 뻗어 나온 뒤에도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 못했어요.
꽃잎을 한 겹, 한 겹,
공들여 열었을 때에야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환히 기억해냈어요.
나, 잘하고 있나요?
공간과 소통하고 싶을 땐 푸른색 꽃을 피우죠.
시간적인 영역과 더 잘 소통하고 싶을 땐
붉은색 꽃을 피웁니다.
그러나 그뿐인가요?
당신 눈에 비추이는 것이 현란한 색채들 뿐이라면
푸른빛 공간과 붉은빛 시간의 영역을 결코 넘지 못할 거예요.
꽃잎을 한 겹, 한 겹, 공들여 연 것은
가슴을 한 겹, 한 겹, 공들여 연 것.
나, 잘하고 있나요?
꽃을 피운 것은
향기를 피운 것은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아는 것은
나, 잘하고 있나요?
이제 조금 투명한 결정체처럼 보이나요?
이제 조금 향기로 튕겨지는 음악 소리가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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