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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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온실/이라 이름 지은 자그마한 방엔
햇살이 넘쳐나.
이곳에 앉아있으면
‘불’이란 존재는 저 멀리
절실함이 아닌
상징으로 다가와.
끝없이 타오르는 별 에너지
도깨비의 푸른 불빛
메피스토펠레스의 마법, 혹은 악마의 불빛
연금술사의 살라멘더
마녀재판
시나이산의 떨기나무 불꽃
광야의 불기둥
불의 신 헤파이토스
아프리카의 주술
시간 속의 모닥불
그런 것들이야.
불꽃이란
그러나
해가 지고 나면
대지는 어느새 /후아후아/
제이디스의 입김 속에 들어와.
그제야 깨닫는 거지.
사실 네가 피운 작은 불은,
그건 불꽃이라기보다는
불빛에 가까운 것이라 믿었어.
불꽃의 의미보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어떤 것이 /성냥/ 속에 숨어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도 같아
네가 피우고자 했던 한줌 불꽃은
견디기 위한 너의
침묵의 춤.
네 온 숨결을 다해 짜 넣은
주술.
불꽃이 타오르던 순간
세상은 조용히 울렁거리고
너의 시간은 멈추었다는 걸
밤이 찾아오니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
하얗게 화석이 된
그 불꽃의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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