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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님의 서재입니다.

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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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6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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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5,275

작성
18.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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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53

DUMMY

“통신 마법. 종료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리첼은 통신마법을 끝냈다.


리첼이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며 일어나자, 베로니카가 리첼을 부축해주며 스태프를 받아주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가씨.”

“응. 본가에서 사람을 보내준다네.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어.”


리첼은 통신 마법을 통해서 백작가의 사람과 연락이 닿았다. 누군가에게 리첼의 목숨이 노려지고 있다는 것을 안 백작가에선 바로 사람을 보내주기로 했다.


“그때가 되면 반드시 도와주신 부분에 대한 답례를 해드리겠습니다.”


리첼은 시몬에게 다시 한 번 약속하듯이 말했다.


‘답례로 뭐가 좋을까~~’

‘왜 네가 신나서 생각하는 거야.’


살라만드라와 메탈룸이 간만에 옥신각신 거렸다.


‘시몬. 원하는 답례로 뭐가 있을지 생각해두면 좋을 것 같아.’


노움이 말하지 않아도 시몬 역시 그럴 생각이었다.


“자. 그러면 약속했다는 위치로 이동하죠.”


시몬이 마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네.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리첼은 시몬이 모는 마차에 다시 앉았다. 베로니카도 다시 말을 탄 채 고삐를 잡았다.


“이랴!”


그렇게 일행은 반나절 정도 이동했다.




“슬슬 이 정도 일텐데···.”


먼저 앞서가던 베로니카가 말을 천천히 몰며 주변을 살폈다.

어느새 저 멀리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아가씨. 말씀하신 장소는 이곳이 맞으시죠?”

“응. 여기가 맞아.”


베로니카는 지남철로 만든 나침반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영 오래 걸리겠네.’


시몬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벌써 며칠째 숲에서 야영을 하고 있다. 말이 좋아 야영이지 노숙에 가깝다.

피로는 꼭 육체의 피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과 마음의 피로도 풀어줘야 한다. 슬슬 마을에 들어가 피로를 풀고 싶어졌다.


‘여기서 더 시간을 보내긴 싫은데.’


어린 여자아이기도 해서 도와준 것도 있지만, 도와주고 보니 제법 잘 사는 듯 한 귀족인건 솔직하게 행운이다.

답례를 해준다고 해서 지금까지도 동행하고 있지만······. 너무 늘어지는 일은 시몬 쪽에서 사양이다.


“으음······. 실프. 주변에 혹시 사람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시몬은 조금 나서기로 했다. 어서 빨리 본가 사람이라는 쪽과 합류하고 싶어서다.

시몬의 질문에 실프가 날개를 펄럭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가까이에. 네명 정도···.’

“안내해 줘.”


실프는 고개를 다시 끄덕이고는 허공을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가겠습니다.”

“시몬. 뭔가 보이시나요?”

“아마 백작가의 사람이 근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시몬은 라첼이 탄 마차로 실프를 따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단정하게 차려 입은 기사 몇 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시몬이 몰고 있는 마차를 보더니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아가씨!”

“무사하셨군요!”


그들을 보던 베로니카는 말을 멈추었다.


“약속 장소는 이곳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왜 여기에 있었지?”

“네? 여기가 아녔습니까? 분명 저 나무 근처로 알고······.”

“동행하고 있던 정령사가 아녔다면 만나지 못할 뻔 했다고.”


베로니카는 마중 나온 동료들의 잘못을 꾸짖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렇게 만났으니 다행이잖아.”

“아가씨···.”

“자. 이제 본가로 돌아가자.”

“네. 이제부턴 저희들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시몬은 리첼과 기사의 얘기를 들으면서 마차에서 내렸다.


“이쪽 분은 누구십니까?‘


본가에서 온 사람이 시몬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와 제 일행의 목숨을 구해주신 보답으로, 제가 사례를 해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아아······. 그러셨습니까. 아가씨.”

“그래서 보은을 하고 싶습니다. 허나 지금은 무리이니···. 저와 함께 저희 본가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귀족은 다 이런가. 무척 제멋대로인 진행이다.


“저기. 저도 함께 그 본가에 가는 겁니까?”

“참. 제가 말씀을 하는걸 잊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네요. 정령사 시몬. 당신을 감사의 표시로 저희 마그누스 가문에 초대하겠습니다.”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귀족이 이렇게 격식을 차려서 초대까지 해주었다. 거절하기 힘든것도 있고······.


‘나도 가지고 싶은 게 마침 하나 있기도 해서.’


시몬은 마차를 끌고 오는 동안 원하는 물건을 떠올렸다. 여기서 돌아가기엔 지금까지 고생이 아깝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아아. 이제 시몬은 저희 손님이시니 저와 함께 마차를 타고 가시지요. 마차는 제 가문의 마부가 몰겠습니다.”


시몬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리첼을 바라보았다.


‘어라. 나도 마차에 타도되나?’


시몬이 어찌할지를 생각하자 어느새 마부석에 앉은 마부가 시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저를 믿고 맡겨주시지요.”


리첼은 아무렇지도 않게 먼저 마차에 타서는 말했다.


“자아. 어서요.”

“이거···. 어쩔 수 없네.”


시몬은 리첼의 옆에 앉았다.

어린 소녀의 바로 옆에 바싹 앉아 있자니 조금 어색했다. 시몬은 괜히 창밖만 바라보았다.


‘형제라고는 형 밖에 없었으니까.’


시몬은 어릴 때도 형하고 단 둘이 놀았다. 또래의 친구도 별로 없었고, 그 중에서 여자는 더 없다.


‘대장간이나 치료소를 하면서 온 손님이 전부이려나······.’


시몬은 마차 창밖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침묵만이 마차 안에 맴돌았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오히려 리첼 쪽이었다.


“그러고보니···. 시몬.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차라리 대화를 하는 쪽이 덜 어색하다. 시몬은 바로 리첼을 바라보았다.


“혹시 저희 집에서 어떻게 보답을 해드리면 될까요?”

“보답······.”


시몬을 창을 보며 대답했다.


“정령석이 좋겠네요.”

“정령석요?”

“네. 그게 좋겠습니다.”


정령석.

단어에 의미 그대로 정령의 힘을 담고 있는 광물이다. 만약 정령사가 자신이 가진 정령의 힘이 고갈되었다고 해도, 정령석이 있다면 정령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

그 밖에 여러 가지 마법 아이템을 만들거나, 마법 무기를 만들고 강화할 때도 사용되는 귀중한 광물이다.


‘다만 마정석이 몬스터의 시체에서 발견되는 것과 달리, 정령석은 자연에서 채굴해야만 하지···. 그러다보니 훨씬 찾기가 힘들어서 그 가치가 마정석보다 높고.’


어린 시절을 대장간에서 보낸 시몬도 마정석이라면 모를까. 정령석을 실제로 본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은 나도 그렇게 아주 필요하진 않지만······. 미리 이번 기회에 갖추어 두어서 나쁠 일은 없지.’


시몬은 내공 덕에 정령의 힘이 넉넉한 편이다. 그렇지만 앞으론 어찌 될지 모른다. 기왕에 온 좋은 기회를 현명하게 사용하고 싶었다.


“정령석······. 알겠습니다. 함께 가도록 하죠. 본가에 제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혹시 하센은 여기서 어느 정도 가야합니까?”

“밤길을 계속 달리면 아마 금방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시몬은 리첼과 말하며 노을이 지는 하늘만 바라보았다.


‘···차라리 정령과 얘기하는 편이 더 마음이 편하겠어.’


왜인지 쉽게 피곤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밖은 이미 노을이 온 세상에 깔려 있다.

붉은 색의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색이 달라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



그렇게 마차는 계속 밤을 달렸다.

리첼은 어느새 마차 안에서 눈을 감고 잠들었다. 시몬은 그 소녀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리첼은 긴장이 풀린 탓인지 마차가 덜컹거려도 일어나질 않았다.


‘피곤했나보네.’


시몬은 인형처럼 잠들어있는 소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옆에 말을 탄 베로니카가 보였다. 그녀는 마차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근처에 있었다. 그녀의 뒤에 백작가문에 소속된 기사도 보였다.


‘백작가······. 어떤 곳일까?’


귀족의 집 안에 직접 들어가 본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대장간에서 심부름으로 수리를 맡겼던 의뢰품을 배달했을 때도 언제나 문 앞이나 현관에서 전해주기만 했다.


‘그 현관도 충분히 우리 대장간의 여러 배는 되었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일생을 살아갈 공간 따위 아무것도 아니듯이 엄청나게 넓은 저택. 어디를 둘러보아도 값이 나갈 것만 같은 화려한 가구들. 높은 천장. 잘 손질된 정원. 그리고 그 안을 가득 채운 사용인.

귀족의 집이란 것은 그런 위압감이 있다.


‘비유하자면 다른 세상에 떨어진 것 같으려나······. 아니.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떨어져 본적이 있잖아?’


따지면 환생을 이미 했던 시몬, 자신은 다른 세상에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시몬은 그렇게 스스로에게 농담을 했다.


‘시몬. 저기를 봐. 도시가 보여.’


창에 기대어 구경을 하던 운디네가 시몬을 불렀다. 운디네의 손가락을 바라보자 거기엔 높은 성벽이 보였다.


‘저곳이······. 하센.’


어떤 도시일까.

시몬은 점점 가까워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 * *




하센에 도착한 시간은 무척 늦은 밤이었다. 깊은 밤이기에 마을에 사람은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다. 그 고요한 도시를 시몬이 탄 마차는 달렸다.

마차는 그렇게 계속 달려서 큰 대문 앞에 도착했다. 시몬은 그 대문에서 내리리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대문의 문이 열리더니 마차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창 밖에는 곱게 정돈 된 정원이 보였다.


“이제 내리셔도 됩니다.”


마부의 말에 멈춘 곳은 넓은 정원을 지나서, 바로 저택 건물의 앞이었다.


열린 문의 너머에서 베로니카가 말을 걸었다.


“아가씨. 저 베로니카입니다. 댁에 도착하셨습니다. 일어나셔야죠.”

“으응······. 이제 집이야?”


베로니카가 리첼을 살짝 두드리자 리첼은 눈을 떴다.


리첼과 시몬이 베로니카의 안내를 받으며 마차에서 내리자, 노인 한명이 그들을 마중 나왔다.

나이가 지긋한데도 불구하고 자세가 무척 올곧은데다가 갖추어 입은 옷은 기품이 넘쳤다.


“오셨습니까. 아가씨. 그리고······. 말씀 전해 들었습니다. 정령사 시몬이시죠? 마그누스 백작가에 어서 오십시오.”


그 노인은 백작가의 집사였다.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시몬은 백작가로 들어갔다.


‘이곳이······. 귀족의 집······.’


시몬이 상상한 것 그 이상으로 화려하고 거대한 집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시야에 있는 문과 창문만 해도 세기 힘들 정도였다. 멀리 보이는 계단은 말이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고 견고했다.


“자. 아가씨. 이쪽으로.”


메이드가 리첼의 짐을 받아주러 나왔다. 리첼은 자연스럽게 사용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말했다.


“그래. 참. 시몬은 내 손님이시니까 잘 모시렴.”

“알겠습니다.”


시몬은 노집사가 안내를 따라 손님 용 방에 묵게 되었다.


시몬은 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손님용 방이라지만 내가 플로렌에서 살던 집의 1층이랑 비슷할 것 같은데.”

‘시몬. 방에서 좋은 냄새가 나.’

‘꽃냄새일거야. 분명.’


정령들도 방이 마음에 들었는지 신이 나 보였다.

시몬은 피식 웃으면서 침대에 누웠다.


“귀족이라···. 하아······. 솔직히 마음이 막 편하진 않네.”


지금까지 시몬은 귀족과는 좋은 연이 없었다. 신기하기도 했지만 왠지 자신이 있으면 안 될 곳에 오게 된 불편한 기분도 조금 들었다.


“오늘은 그래도 여기서 푹 쉬면되겠지.”


방에 놓인 꽃병에서 풍기는 향긋한 꽃향기가 기분이 좋았다.

시몬은 우선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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