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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님의 서재입니다.

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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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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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5,275

작성
18.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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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48

DUMMY


플로렌의 도시 성문 앞.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아침이지만 성문을 지키는 경비 초소에는 등불이 켜져 있다.


“아직 해가 뜨려면 몇 시간은 더 남았지?”

“네. 그렇습니다.”

“어휴······. 오늘도 시간이 참 안가네···.”

“어라. 저기 누군가가 말을 타고 옵니다.”


지루하게 관문을 지키던 경비들은 멀리서 접근해오는 사람의 그림자에 경계를 굳혔다.


“누구지?”


그리고는 점점 등불 가까이에서 오는 사람을 보고는 그 경계를 누그러뜨렸다.

다가오는 이는 플로렌 소속의 기사들이 입는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아. 저희 기사단 사람입니다.”

“뭐지? 이 시간에······. 확인해봐라.”

“네!”


기사의 갑옷을 입고 걸어오는 남자, 시몬은 조금 긴장했다.


‘침착하자. 여기서 부터가 중요해.’


시몬은 초조해하거나 긴장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여유를 가지고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초소 까지 절도 있게 걸었다.


“수고 많으십니다.”

“무슨 일입니까? 아직 교대 시간은 먼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 교대는 아닙니다. 도시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들렀습니다.”

“도시 밖으로 말입니까?”


잠시 기사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시몬은 먼저 선수를 쳐서 말했다.


“이번에 귀족분의 집을 노린 도적이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있었지요.”

“그 놈들 중 한명이 포위망을 돌파해서 도시 밖을 나갔다는 제보가 들어 왔습니다.”

“아니···. 정말입니까? 저희는 듣지 못했습니다만.”

“상인 중 한명의 제보입니다만, 아직 확실한 정보는 아닙니다. 그래서 적은 인력으로 확인해보고 있던 중입니다.”


대화를 하면서 알 수 있었다.

아직 시몬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여기에 퍼지지 않았다. 시몬은 자신감을 가지고 말했다.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그놈들이 말을 타고 도망갔다고 해서···. 한시가 급합니다.”

“아, 그러시면 신원 확인을······.”


기사는 시몬을 크게 의심하진 않았지만 절차상 신원을 확인하려 했다.


‘이런···! 이렇게 나오면 곤란한데···!’


시몬이 최대한 표정 관리를 하고 있을 때였다.


휘이잉―


갑자기 시몬과 기사 사이에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으악? 뭐, 뭐지?”

시몬에게는 확실히 보였다. 두 사람 사이를 큰 나비의 날개를 가진 실프가 강하게 날고 있다.


우당탕탕!


그리고 조금 멀리서 큰 소리가 들렸다.


“초소 뒤 울타리가 바람에 쓰러졌다!”

“어이! 거기! 급한 일이 없다면 이리 좀 와봐!”


기사 몇명이 다급하게 소리질렀다.


“네? 정말입니까?”

“그래. 이런 젠장···. 오래되어서 그런가? 바람이 불었을 뿐인데 초소를 덮쳤어. 손이 모자라니까 와서 도와라.”

“네. 지금 가겠습니다.”


시몬의 앞에 있던 기사는 아무래도 계급이 낮은지 바로 안절부절 못했다. 시몬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저기······. 저는···.”

“아, 네. 괜찮습니다. 어서 가보십시오.”

“네. 그러면 이만······.”


시몬은 자연스럽게 말에 올라타려 했다.


‘좋아. 이대로 무사히―.’

“참.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고삐를 막 잡은 시몬에게 다시 기사가 말을 걸었다.


‘설마···. 뭐지? 역시 들켰나?’


시몬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도적 검거. 위험할텐데 힘내십시오.”

“아아······. 네. 감사합니다.”


시몬은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말을 몰았다.


“이럇!”


시몬은 그렇게 플로렌의 성문을 나섰다.



성문을 나가고 나서부터는 눈치 볼 것 없이 거칠게 말을 몰았다.


“참. 고마워. 실프. 딱 좋았어.”


실프가 딱 좋은 타이밍에 기사의 주의를 끈 것이 무척 도움이 되었다.

시몬은 자신의 눈앞에 날아다니는 실프에게 말을 걸었다.


‘응······. 노움과 메탈룸의 작전일 뿐. 나는 그냥 실행하기만 했어.’

“노움과 메탈룸이?”


노움은 통통한 팔을 올리며 말했다.


‘시몬이 난처해 보이기래. 뭔가 좋은 방법이 없나 생각했지.’

“고마워. 역시 노움은 침착하구나. 큰 도움이 되었어.”

‘그렇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건 메탈룸이야.’


메탈룸은 시몬의 어깨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시몬을 바라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살라만드라가 불을 피우면 너무 작위적이잖아? 그리고···. 노움이 지진을 일으키면 너무 사건이 커지고. 이런 일에는 역시 실프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메탈룸은 일부러 장황하게 말했다.


“정말 훌륭했어. 좋은 생각을 내줘서 고마워.”

‘아, 알고 있으니까 굳이 두 번 말하지 말라고.’


메탈룸은 여전히 시몬 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시몬은 웃으며 메탈룸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보다 시몬. 이제는 어디로 갈 생각이야?’

“으음······. 생각중이야. 아예 멀리 가보면 어떨까 해서.”

‘멀리라면···. 설마 외국?’


정령들의 질문에 시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한번 북쪽에 있는 왕국에 가보는 건 어떨까 싶어.”

‘북쪽 왕국이라면······. 모스크 말이야?’


모스크.

시몬이 태어난 나라, 아르시아 왕국의 북쪽에 있는 왕국이다.

두 나라의 사이는 매우 우호적이며 무역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왕래가 잦은 나라다. 그 때문에 양국의 국민들도 서로의 나라에 쉽게 갈 수 있다.


“물론······. 플로렌에서 한 번에 갈 거리는 아니지. 나도 알아. 그렇지만 마지막 목표는 그 곳으로 하고 있어.”


시몬은 아예 다른 나라에 가서 용병을 하든. 아니면 정령사로서 치료소를 차리든. 무언가를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꽤 먼 거리가 될 것이다. 어쩌면 생각하지 못한 사건 사고는 지금보다도 더 많이 생길지도 모른다.


“다들 괜찮겠어?”


시몬은 정령에게 물었다. 정령들은 시몬의 주변을 날며 말했다.


‘다른 나라라니. 좋아.’

‘멀리 가면 갈수록 볼거리는 많으니까.’

‘기대 된다! 얼마나 멋질까?’

‘놀러 가는 게 아니라고.’

‘당연히 계약자가 가면 따라가야 하잖아?’

‘찬성······.’


저마다 다른 성격의 정령들이 시몬에게 동의해주었다.


“좋아. 그럼 가볼까!”


지금은 그것이 그 무엇보다도 든든하고 뿌듯했다.

그렇게 시몬은 동이 트는 광경을 보면서 말을 타고 달렸다.




* * *



그렇게 시몬은 말을 타고 하루 종일 내내 달렸다. 만약 따라오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마음이 불안했던 탓이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시몬. 말이 많이 지친 것 같아.’


주변을 경계하며 달리던 시몬의 귀에 정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리아드였다. 드리아드는 긴 머리카락으로 몸을 가린 모습으로 시몬의 앞에 나타났다.


‘말도 쉬게 하는 게 좋겠어.’

“아아······. 확실히 그러네.”


시몬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 주변에 마땅한 마을은 없는 것 같고······. 노움. 근처는 어때?”

‘······꽤 멀리에 가야 마을이 하나 있어.’


노움은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가서 예전보다 더 멀리를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노움이 멀다고 말했으니······.


“어느 정도야?”

‘가려면 꼬박 하루는 다시 말을 타고 달려야 해. 어쩔래?’

“그렇다면 너무 머네. 곧 해가 질 것 같으니까······. 이 근처에서 잘 곳을 찾아보자.”

‘야영! 좋지. 좋아!!’


살라만드라가 신이 나서 시몬의 머리에서 쾅쾅 뛰었다.

이제 크기가 제법 커져서 옛날과 달리 좀 묵직했다.


“자자. 다들 진정하고···. 주변에 잘 곳이 있는지만 확인해줘.”

‘·········알겠어. 잠시만 기다려.’


시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실프는 높게 날아올라서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노움은 통통한 팔다리를 앙증맞게 흔들면서 땅에 내려와 손바닥을 땅에 가져다 댔다.

운디네도 노움의 옆에서 빙빙 돌더니 귀를 막고 눈을 감고 말했다.


‘가까이에 물이 흐르는 곳이 있어.’

‘아. 그 근처가 조용하고 좋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람도 적게 다니고······.’


두 정령이 말하는 동안 때를 맞춰 실프가 다시 시몬의 팔에 앉았다.


‘······길 안내. 맡겨줘.’

“응. 부탁할게. 자! 조금만 더 가자.”


시몬은 지쳐 있는 말을 천천히 몰며 정령이 인도하는 곳으로 갔다.




실프와 운디네. 그리고 노움이 발견한 곳은 딱 좋은 숲속 이었다.

멀리에 작은 개울이 졸졸 흐르고 있고 큰 나무가 있는 한적한 장소다. 드리아드도 오자마자 마음에 들었는지 나무뿌리에 제일 먼저 누웠을 정도다.


“여기 정말로 좋네. 오늘은 여기서 쉬도록 하자.”


시몬은 챙겨온 짐을 꺼내서 땅에 두었다. 어느새 노움이 땅을 조정해서 짐 근처에 낮은 벽을 세우고, 그와 가까운 일대의 땅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시몬이 쉬기 좋도록 땅을 고르게 해준 것이다.


“자. 너도 수고 많았어. 맑은 물을 마시고 풀을 먹으면서 좀 쉬도록 해.”


시몬은 말을 맑은 개울가 근처로 끌고 갔다.

말은 목이 말랐는지 한참동안 물을 마셨다. 시몬은 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까지 게으름 한번을 부리지 않고 부지런히 달려온 말이다. 비록 급한 마음에 훔쳐온 남의 말이지만···. 시몬은 진심으로 말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동물과도 친하네. 시몬.’


드리아드가 긴 머리를 넘기면서 시몬에게 말을 걸었다. 드리아드의 모습은 별다른 옷을 입고 있지 않고 자신의 긴 넝쿨 같은 머리카락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즉, 나신이다.

크기가 작았을 땐 잘 몰랐는데 단계가 올라가 조금 커지고 나서 시몬은 눈 둘 곳을 찾느라 고민하곤 했다.


“그래? 사실 동물을 키운 적은 없어.”


전생에서도 타고 다니는 말을 제외하면 동물과는 별로 연이 없었다.

이번 생애에서는 대장간에서 동물을 키운 경험이 없기에 동물과 별로 친하지 않았다.


‘아마도 정령과 친해서겠지.’

“정령과?”

‘응. 정령과 계약한 정령사는 그만큼 자연과 친하다는 뜻이야. 당연히 실력이 좋은 정령사라면 자연스럽게 동물이 따르곤 하지.’


시몬은 지금 꽤 많은 수의 정령과 동시에 계약하고 있다. 자연과 가까운 존재인 동물도 시몬의 주변에 있으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아하. 그렇구나. 그건 몰랐어.”

‘모든 정령사 전부가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그만큼 시몬의 마음이 동물에게도 통한다는 뜻이야.’


드리아드는 느긋한 목소리로 말하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숲속에 와서인지, 나무의 정령인 드리아드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보였다.


‘너도 조금은 쉬어둬. 이곳은 안전해보이니까.’

“응. 그러면······. 다들. 부탁해.”


시몬은 정령을 소환해 둔 상태로 잘 준비를 했다.

단순히 소환한 것이 아니라 주변을 계속 경계해두게 부탁한 것이다.

물론 보통의 정령사라면 당연히 자살에 가까운 행동이다. 정령을 사용하는 일은 사람의 기력을 많이 소모한다. 쉬지 않고 계속 정령을 사용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시몬은 오행신공의 1갑자 내공을 가지게 된 이후로 정령을 계속 소환해두어도 몸에 부담이 생기지 않았다.


‘정령사로서 활동하는 데에 내공이 이렇게 유리하다니. 생각도 못했어.’


오행신공을 습득한 덕에 자연의 오행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 점만으로도 시몬은 무척 자신이 정령사로서 이점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무공을 익히고 정령사가 된 것엔 좀 더 장점이 있다.

내공을 바탕으로 한 정령력이다.


‘어쩌면 더 있을지도 모르지.’


시몬은 그렇게 정령을 소환한 채로 잠에 들었다.


그렇게 아침까지 푹······. 편하게 잠에 들······예정이었지만.

일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뭐지?”


시몬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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