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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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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24
추천수 :
28,900
글자수 :
215,275

작성
18.11.19 06:00
조회
14,223
추천
399
글자
8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35

DUMMY


“이제 괜찮냐?”


용병 동료들이 다가와서 다쳤던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남자는 팔을 빙빙 돌리며 답했다.

“응. 조금 진통은 남았지만 다쳤던 곳은 말끔히 다 나았어.”

“이야···. 이거 다행이네. 일행 중에 정령사가 있을 줄이야.”

“그러게. 운이 좋았어.”


이제 상처가 다 치료된 남자는 시몬의 등을 툭툭 두들겨 주었다.


“솜씨가 꽤 좋은 정령사잖아. 견습이라고 했지? 앞으로 잘 될 것 같다. 너.”

“아하하···.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아, 맞다.”


다쳤던 용병은 품을 뒤적거렸다. 그러더니 시몬에게 은화 몇 개를 건네주었다.


“자. 받아.”

“이건······?”


시몬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은화를 받았다.

대장간에서 자란 시몬은 장사를 돕다보니 물가에 그럭저럭 밝은 편이다. 지금 이 남자가 준 돈은 포션을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받아라. 수고비다.”

“아···.”

“미안하지만 내가 아직 봉급 받기 전이라 내가 여유가 없어서 줄 수 있는 돈이 이 정도네. 부족하지만 감사의 표시라고 생각해줘.”


시몬은 사실 딱히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이 아녔다.

다친 사람이 있으니 자연스레 고칠 수 있는 자신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 것뿐이다.


‘그리고 실전 경험도 쌓을 수 있고.’


어쩌면 동정심에서 나온 오지랖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돈까지 벌 수 있네?’


시몬은 은화를 품속에 집어넣었다.


“감사합니다. 그러시면 잘 받을게요.”

“앞으로도 혹시 우리가 급하게 다치거나···. 무슨 일이 있다면 부탁해. 정령사 씨!”


용병들은 뿌듯하게 말했다.


“치료가 가능한 정령사가 있다니. 한숨 돌렸네.”

“그래. 포션으로는 치료가 더디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부상은 최소한으로 하자고.”

“어린 정령사 군. 고맙다.”


시몬은 용병의 마차에서 인사를 받으며 나왔다. 그리고 자신이 원래 타고 가던 마차에 탔다.

어느새 마차에 있는 사람은 모두 졸고 있었다. 시몬은 그 구석에 앉아 자신이 받은 은화를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정령사라는 사실로 사람들이 반겨주네.’


용병들의 웃는 얼굴을 떠올렸다.

그것만으로도 왠지 가슴 한 구석이 뿌듯해졌지만···. 시몬은 다른 사실도 떠올렸다.


‘그리고 정령사는···. 돈이 된다!’


그것은 무척 중요한 사실이다.

시몬도 정령사가 직업이라는 사실은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시몬이 살았던 곳은 대장간이다. 대장간은 특성상 정령사나 마법사가 직접 가게에 찾아오는 일은 드물고, 만약에 오더라도 농기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사는 경우일테니 일부러 자신이 정령사라고 말하지 않으니 자세하게는 모를 수 밖에 없다.

대신에 기사나 검사는 자신의 직업을 말하는 빈도가 높다. 그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직업인 정령사나 마법사에 대해서 말할 때도 있었다.


‘정령사나 마법사는 사람 수에 비해서 수요가 많아서 어딜 가도 대우를 받는다고 했지.’


물론 일방적으로 기사나 검사가 보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무술과 검술을 배운 사람은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자식이 운동신경이 좋거나 무술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면 평민이라도 무리해서 검술을 알려줄 정도다. 아무래도 소작농이 되는 것 보다 신분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일반 병사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실력을 갖춘 자는 수가 적어서 그 안에서도 신분의 피라미드적 구조가 존재하게 되었다.


반대로 마법사나 정령사는 타고 난 재능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마법사도 수련에 따라 자신의 능력이 달라지지만,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센스가 더 중요했다. 정령사의 경우는 아예 날 때부터 정령을 볼 수 있는 사람과 아무리 노력해도 정령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차이가 더욱 더 심했다.


‘이런 사회에서 정령사라는건 확실히 인재(人材)라고 봐도 되겠지.’


시몬은 마차 안에서 잠시 전생의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전에 살던 세상은 어떠했더라?’


전생의 기억은 시몬에게 있어 말 그대로 기억이기야 했지만 경험이 실감되진 않았다. 굳이 따지면 정보로서 존재하는 쪽에 가까웠다.

지식처럼 머리에 있지만 완전히 체감하고 있진 못했다.


‘알고야 있어. 전생에 내가 경험했던 것들···. 그렇지만 이상하게 실감은 나지 않아.’


어쩌면 환생하고 나서 바로 그 기억을 이어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몬은 열여섯 살까진 평범하게 자라왔다.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전부 기억해내지 못한다. 시몬에게 한 살 때의 기억이 있냐고 묻는다면 비웃으면서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되물을 것이다.


‘내 최초의 기억은······. 무척 어렸을 때지.’


시몬이 기억하는 가장 최초의 기억은 흐릿하게나마 세 네 살 정도이다. 그때도 시몬을 낳아준 부모님에 대한 부분은 전혀 기억나지 않고, 시끄러운 대장간에서 고르드 아저씨와 유리 형과 놀았던 기억 정도이다.

지금 생애에서의 기억도 당연히 그 과정에서 전생의 기억은 점점 흐려졌을 것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 기억나는 것들도 잃어버릴 테니까···. 한번 정리해봐야겠어.’


시몬은 자신의 가방을 뒤져보았다. 거기엔 종이와 흑연도 있었다. 시몬은 흑연에 천를 감아쥐어서 손에 묻지 않게 한 다음에 종이에 몇 가지 적어 나갔다.


‘우선······. 전생에서 내 나이는······.’


시몬은 중년의 나이를 넘은 나이까지 살았다. 지금의 나이는 열일곱. 이 나이에 비하면 몇 배는 살았다.


‘무림에서 그 실력으로 나 정도 나이면 그래도 오래 살았다고 볼 수 있지.’


시몬은 무공은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이류다. 그 정도 실력으로 오행신공의 비급을 가졌으니 살해당할만도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마흔은 용하게 넘겼지만···. 쉰 살은 넘기지 못했지?’


어떻게 살해당했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림계에서 거물도 아녔기에 그다지 공들인 암살도 아녔다. 정말로 오행신공의 비급을 노린 자에게 살해당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당시 시몬은 죽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사고사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인생에서 쌓아온 경험에서 나온 지식은 무시하지 못할 정보야.’


누구도 훔쳐갈 수 없는 재산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보이다.

시몬은 지금 기억이 날 때 그 정보를 기록해두기로 했다.


시몬은 무릎을 세워서 종이를 댄 다음 글씨를 적어나갔다.


‘기왕이면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게···. 으음···. 전생에 사용하던 글자를 이용하면 되려나? 근데 하도 안 써서 기억이 잘 나질 않네. 그냥 지금 세상의 글씨로 할까···.’


글씨를 적다말고 시몬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 보니 지금 세상에서 사용되는 글자는 전생 때처럼 잘 알진 못하네.’


살아가는데 지장은 크게 없다. 사람 이름을 읽거나 숫자를 셀 수도 있고 쉬운 문장은 작문을 할 정도긴 해도, 어려운 말을 사용 할 정도로는 알지 못했다.


‘어쩔 수 없지. 대장간 일을 하며 배운 정도니까.’


그나마 알고 있는 단어도 대장간에서 사용하는 광석이나 무기 종류에 관한 것들뿐이라 전생의 기억을 적어내는 일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어쩐다···.’


시몬이 결국 지금 세상의 글자와 전생에서 사용하던 글자를 섞어서 적어 내려갔다.


“으음······. 꼬마야. 안 자고 뭐하니. 그림이라도 그리니?”


졸고 있던 남자 한명이 시몬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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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공으로 대정령사 - 35 +9 18.11.19 14,224 399 8쪽
34 무공으로 대정령사 - 34 +21 18.11.17 15,052 43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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