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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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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01
추천수 :
28,900
글자수 :
215,275

작성
18.11.14 06:00
조회
16,661
추천
444
글자
7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31

DUMMY


* * *



며칠 동안 칸디스의 분위기는 점점 더 어둡게 변해갔다.

방화범을 찾는다는 벽보가 여기저기 붙기 시작한지도 며칠이 지났다. 이제는 도시 어디를 가도 방화 살인범을 찾는다는 벽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그 범인이 누구일지 관심을 가졌다. 거기에 단순한 방화범 치고는 현상금이 꽤 높다는 사실도 더 화젯거리였다.


“자. 여기. 맡기신 방패 수리가 끝났습니다. 한번 확인해주세요.”


시몬은 대장간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오. 그래. 말끔하게 되었구나. 점점 더 실력이 좋아지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너. 이 대장간의 일꾼인가? 나이가 몇이지?”


손님 한명이 시몬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하듯 들여다보았다.


‘이 사람···. 나를 의심하고 있나본데.’


현상범의 정보는 시몬과 제법 닮아있었다. 충분히 의심을 살법했다.

그렇지만 시몬은 동요하지 않고 태연하게 답했다.


“네. 올해로 열일곱 살입니다.”

“열일곱 살이라···. 하긴. 키가 꽤 커서 몰랐는데,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확실히 솜털이 나 있는 어린애구만.”


손님은 시몬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건······. 좀 위험한데···.’


시몬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기려 했지만 그 손님은 계속 시몬에게서 주의를 놓지 않았다.

시몬은 불편해졌다.


“시몬. 혹시 바쁘지 않으면 이리 와봐라.”

“아. 네. 고르드 아저씨. 그럼······. 저는 이만.”


마침 타이밍 좋게 고르드가 시몬을 불렀다. 시몬은 손님에게 목례를 하고 뒤를 돌아 고르드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아저씨. 저 부르셨어요?”

“그래. 그······. 그러니까. 으음······. 아. 그래! 그게 있었지.”


고르드는 뭔가를 고민하더니 철판 하나를 시몬의 손에 들려주었다.


“자. 이걸 데이브에게 가져다주렴.”


그 철판을 전해주는 고르드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아저씨···. 억지로 중요하지도 않은 심부름으로 나를 부르셨던 거구나.’


이런 심부름은 고르드가 직접 해도 그만일 간단한 일이다.

시몬은 고르드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아마도······. 고르드 아저씨도 눈치를 차리셨나봐.’


도시 전체가 찾고 있는 방화범의 범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네. 금방 데이브 아저씨께 가져다 드릴게요.”


시몬은 철판을 잡고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이대론 안 돼.’


이대로라면 가족에게 폐만 끼칠 뿐이다.

어쩌면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도 있다.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야했다.




* * *




그날 밤이었다.

시몬은 가족 모두에게 할 말이 있다고 불렀다.

가족들은 저녁을 먹고 나서 모두 시몬의 방에 모여 주었다.


“왜 그래? 갑자기 무게를 잡고···. 너. 무슨 일 있어?”


가장 먼저 유리가 시몬을 걱정하며 물어봤다.

아마 이렇게 시몬이 먼저 무게를 잡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말을 하는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으음······. 다들 도시에 퍼진 사건에 대해선 알고 계시죠?”


시몬이 말을 꺼내자 데이브는 먼저 말하지 않고 고르드의 눈치를 살폈다.

고르드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사건? ······아아. 그거? 누가 방화를 하고 사람을 죽였다는 사건?”


시몬의 질문에 답해준 사람은 유리뿐이었다.


“응. 그래. 그 사건이······. 사실은,”

“시몬. 밤이 늦었구나.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자거라.”


고르드가 시몬의 말허리를 끊어내고 말했다. 시몬은 고르드를 바라보았다.


“그, 그래. 시몬. 오늘도 일이 많아서 힘들었지? 오늘은 이만 자는게···.”

“아뇨. 이건 제 일입니다.”


시몬은 데이브가 말을 흐릴 때를 놓치지 않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니 제가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예요.”

“······뭐야. 갑자기 무섭게 왜 이리 분위기를 잡아······?”


유리는 대화를 따라가지 못했는지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몬은 마른 침을 삼키고 말했다.


“그 방화 사건의 범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접니다.”

“·········.”


데이브와 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르드 만이 두 손으로 세수하듯이 얼굴을 가릴 뿐이었다.

유리는 어른들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다 말했다.


“아니. 뭐? 왜?······. 아니. 잠시만. 네가···. 네가 사람을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잖아. 지금 무슨 생각으로······.”

“아냐. 유리 형. 그게···.”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된다. 시몬.”


고르드는 시몬을 감싸듯 말해주었다. 그렇지만 시몬은 굳은 다짐을 하고 말했다.


“아뇨. 모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말해야합니다. 그 일은 제가 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제가 한 일입니다.”


시몬의 말에 유리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시몬. 네가 그런 일을 한 이유는···. 우리 대장간을 친 놈들······. 그 놈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이지?”


데이브가 시몬의 말에 보충해서 설명해주듯이 말을 꺼냈다.

시몬은 고개를 끄덕했다.


“네. 그 놈들은 ‘검은 칼’이라는 이름을 가진 놈들이었습니다.”

“‘검은 칼’···.”


유리가 시몬의 말을 따라했다.


“응. 그래서 나는······. 그놈들의 아지트를 찾아가서 그놈들을 혼내주고 왔는데······.”


시몬은 간략하게 자신이 한 행동을 설명해주었다.

처음엔 분한 마음이 컸다. 분노가 앞서서 복수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번 혼쭐을 내줄 생각으로 찾아갔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일이 심하게 커져 있었다.


시몬은 이 모든 것이 아마도 귀족과 그 ‘검은 칼’ 조직이 연결이 되어 있는 탓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그런. 그 놈들이 나쁜 놈들이잖아! 귀족이 다 뭐야! 겨우 그런 일 때문에 너에게···!”


유리는 엄청나게 화를 냈다. 시몬의 일이 억울했다고 느껴서다.


“진정해라 유리. ···그렇지만 지금 시몬이 그 일 때문에 현상범이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아무래도 귀족이란 평민들 따윈 안중에도 없을 테니까.”


데이브는 침착하고 냉정하게 지금 상황을 정리해서 말해주었다.

그 말 대로였다. 시몬이 한 일은 지금에서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일로 변해버렸다. 시몬이 한 사실은 심각할 정도로 불어나서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대로 있다가는 대장간에 피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

“그래. 전혀 그렇지 않단다.”

“그럴 일은 없어.”


유리와 고르드, 그리고 데이브는 동시에 말했다.


“·········.”


시몬은 속으로 생각했다.


‘모두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어. 다들 나에겐 정말로 상냥해······. 그렇지만···.’


시몬은 그 친절한 애정이 오히려 미안해졌다.


경솔한 것은 자신이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했다는 행동 때문에, 오히려 가족을 위험하게 해버렸다.

말도 되지 않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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