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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님의 서재입니다.

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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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10
추천수 :
28,900
글자수 :
215,275

작성
18.11.15 06:00
조회
16,106
추천
420
글자
8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32

DUMMY

다들 너무 나에게 상냥하고 다정해···.

그렇지만······.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한 행동 때문에 가족을 위험하게 하다니. 이건 자신의 실책이다.


“저는···. 이 곳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자신이 안전하고 편하자고 가족에게 피해를 줄 순 없었다.


“시몬. 정말 그래야겠니?”

“네. 걱정 마세요. 저 이제 정령사기도 하잖아요? 먹고 살 길은 괜찮습니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데이브에게 시몬은 일부러 밝게 답했다.


“그렇지만 이제 막 대장간 일이 익숙해져서 한사람 분의 일을 하는데 말이죠. 그건 좀 아쉽네요.”

“그러게 말이다. 나도 이제야 좀 일하기가 편해졌는데.”


데이브는 가볍게 받아쳐주며 웃었지만 그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시몬은 일부러 그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도······. 나도 함께 갈게!”


유리는 화를 내면서 주먹을 쥐며 말했다.


시몬은 유리의 말에 놀라서 유리에게 말했다.


“안 돼. 진정해. 이건 나 혼자 가야 하는 일이야.”


화를 내는 유리를 말리기 위해 시몬은 유리의 어깨에 두 손을 올렸다.


“형은 대장간 일을 도와야지.”


키가 훌쩍 큰 시몬은 유리와 어느 정도 시선이 맞을 정도였다.


“젠장······! 그렇지만 네가 위험해졌는데···. 정작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니. 이건 이상해. 이상하다고!”


유리는 정말로 자신의 일처럼 분노해주었다.

아니. 어쩌면 가족의 일이기에 더 크게 화를 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몬 역시 자신의 문제가 되니 침착하고 차분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지만, 가족이 다쳤을 때는 머리에 피가 몰려서 판단을 급하게 내렸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형은 여기에 남아서 대장간을 지켜줘.”

“·········.”

“너무 걱정 마. 나 잘 지낼 자신 있으니까. 그리고 형도 전에 말했잖아? 내가 정령사로서 지내는 쪽이 더 좋을 것 같다고.”

“그거야 그랬지만······.”


몇 달 전에 밥을 먹다가 우연히 나온 말이다.

유리는 정령사로의 재능이 있는 시몬이 일부러 대장간을 걱정해주어서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던 적이 있었다.

가족이 시몬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신경 쓰지 말라고 말이다.

그때 시몬은 그런게 아니라고 시원하게 답해주었다.


“나는 걱정 하지 마. 형.”


동생의 어른스러운 말에 유리는 섭섭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속내를 말하지 않고 알았다는 듯이 고개만 끄덕였다.


“우선···. 오늘은 자 두어라.”

“그렇지만 고르드 아저씨. 저는···.”


이미 이 도시는 위험하다. 현상금이 걸린 방화 살인범에 대한 정보에서 시몬을 유추해내기엔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집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시몬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고르드는 이미 읽었다.


“그렇다고 밤늦게 갑자기 길을 떠나서는 오히려 더 시선이 집중돼. 그리고 너는 우리 도시 밖의 길도 잘 모르잖아.”

“그···. 그 말씀이 맞아요.”


시몬은 태어나서 이 도시인 칸디스를 떠나 본적이 없었다. 나가서 어디를 향해야할지도 막막했다.


“이런 문제는 어른인 우리에게 맡기고 오늘은 우선 자 둬.”


시몬은 여기선 고르드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네. 알겠습니다.”


아무리 전생의 기억이 있다고 해도 이 생애에서 시몬은 아직 사회경험이 없다.


시몬은 그날 밤. 홀로 짐을 챙겼다.

정말로 소중한 물건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도 바로 생각나는 것은 별로 없었다.

소중한 것은 마음속에 담은 추억뿐이었다.





* * *





다음날 아침.

대장간이 문을 여는 시간보다도 이른 시간에 온 가족이 모였다.

표면상으로는 대장간에 원자재가 들어오는 날이라는 이유였지만, 사실은 시몬이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서였다.


가족들은 대장간에서 조금 떨어진 곳 까지 함께 걸어갔다.

상단에서 오는 마차는 한 가게를 위한 짐만을 옮기는 일은 드물다.

각지에서 이송되어오는 짐을 모두 실은 채 그 마을에 운반해야할 짐을 전해주는 것이다.

모든 가게에 다 들리지 않기 때문에 매번 상단에서 마차를 멈추는 자리는 정해져있다.

그 때문에 상인들은 자신의 가게 근처에 있는 정해진 위치로 나와서 짐을 받기 위해 나오곤 했다.


고르드의 대장간 역시 대장간에서 조금 떨어진 큰 길까지 나와서 매번 짐을 받곤 했다.


“저기 오는 구나. 상단의 마차가.”


멀리서 큰 소리를 내며 마차가 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봐 왔던 광경인데도 이상하게 평소와는 달리 마차 소리에 맞춰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 마차에 얘기를 해 둘 테니 걱정 말거라.”


고르드의 말에 시몬은 조용하게 알겠다고 답했다.


여러 대의 마차는 사람들 앞에 멈추어 섰다.

마차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렸다. 그리고는 분주하게 짐을 옮겼다.


“어라. 고르드 씨 아닙니까. 오늘은 웬일로 모두가 같이 나오셨네요.”

“수고가 많습니다. 로버트 씨.”

“수고는요. 하하. 제 일 아닙니까. 어디보자······. 으음. 대장간에 전해드릴 물건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보통 대장간의 원자재는 무겁고 옮기기도 힘들기 때문에 아예 광산에서부터 따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

고르드는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오늘은 좀 부탁을 드릴까 해서 말입니다.”

“부탁? 어떠한 부탁입니까?”

“그것이······.”


고르드는 목소리를 낮추고 속닥속닥 얘기를 진행했다.


“저희 집 아들이 갈 곳이 있는데 좀 태워다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뭐 그런 쉬운 일을 이리 어렵게 말씀하십니까. 별 일도 아닙니다. 이미 다른 승객들도 많습니다만···. 한 자리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상단의 마차는 짐만 옮기는 것이 아니다.

다른 도시로 가는 마차를 일부러 부른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귀족이라면 자주 사용하겠지만, 일반 시민에게 그 정도의 돈은 지나치게 부담이 된다.

그 때문에 상단의 마차는 먼 거리를 떠나는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입니까?”“물론이죠. 어차피 가는 길입니다. 염려 마십시오.”


로버트는 아마도 다른 도시에 요 며칠 있던 덕에 이 도시에 퍼진 현상범에 대한 얘기는 잘 알지 못한 듯 했다.

고르드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 그러면······. 시몬. 인사드려라.”“안녕하세요. 시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그래. 짐은 이게 전부냐? 여기 앉도록 하렴.”


로버트는 시몬과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일을 하느라 바빴다.

시몬은 짐을 올려두고 마차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아저씨······.”

“잘 갔다오너라.”


데이브는 아무 일도 아닌 듯이 시몬의 어깨를 토닥거려주었다. 고르드 역시 밝은 표정으로 시몬을 안아주더니 귓속말을 했다.


“괜히 의심 살 말을 하지 말거라. 알겠니? 너는 떳떳해.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단다.”

“······네.”

“언제나 당당한 태도로. 바르게 살아라.”

“알겠습니다.”


고르드는 시몬을 껴안은 채 등을 두들겨 주었다.


“건강하고.”


유리가 괜히 아무렇지도 않은 척 시몬에게 툭 말을 던졌다.

그렇지만 그의 두 눈은 붉어져 있었다. 어제 한숨도 잠을 못 잤는지 눈 밑은 어두웠다.


“응. 가끔 편지할게.”


시몬은 밝게 말했다.


마침 로버트가 일을 다 끝냈는지 마을 사람들에게 짐을 다 나누어 주고는 마차로 돌아왔다.


“자. 인사는 끝냈니?”

“네.”

“나는 일이 있어서 조금 돌아서 갈텐데 괜찮지?”“물론이죠.”

“자! 그러면 다들 올라타라고! 출발한다!”


로버트의 말에 상단의 다른 사람들도 각자 다른 마차에 올랐다.


“자. 갑니다.”


맨 앞에 있던 마차에서 마부가 크게 말하며 고삐를 내려쳤다.

시몬은 달리는 마차 밖을 내다 보지 않았다.


‘안녕히. 모두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가족에 대한 인사는 속으로 삼켰다.


‘시몬. 힘들겠지만 슬퍼하지마.’

‘그래. 시몬. 다 잘 될 거야.’

‘시몬 힘내.’


시몬의 옆에 정령들이 나와 그를 위로해주었다.


“아아······. 그래. 나, 혼자는 아니니까.”


시몬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마차 바퀴에 묻혀 옆에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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