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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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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58
추천수 :
28,900
글자수 :
215,275

작성
18.11.17 06:00
조회
15,052
추천
432
글자
7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34

DUMMY

용병용 마차는 짐수레를 개조했는지 꽤 크지만 앉아있기엔 영 불편했다. 엉덩이를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지 수레 바닥엔 두툼한 담요가 깔려 있었다.


“좀 전에 싸우시는 광경을 봤는데···. 부상을 입으신 분이 있으셨죠?”


분명 아까 있던 싸움에서 고블린이 들고 있는 칼에 어깨를 크게 베인 사람이 있었다.

시몬의 말에 다른 용병 한명이 몸을 비스듬히 돌리며 어느 한쪽을 가리켰다. 거기엔 어깨에 피로 물든 붕대를 감은 남자가 앉아있었다.


“실례합니다. 제가 한번 상처를 봐도 될까요?”


부상을 입은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어금니를 꽉 문채 인상을 쓰고 있었다.


시몬은 다친 용병의 앞까지 가 앉았다. 다른 용병 동료가 남자가 편히 앉을 수 있게 등을 마차 벽으로 기대게 해주었다.

마차안은 어두웠지만 시몬에게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꽤 심하게 찔리셨네요.”


남자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고블린이 강하게 내리쳤는지, 어깨의 살점이 무척 깊게 파여 있었다.

거기에 고블린이 들고 있는 검이 좋은 상태일 리가 없다. 날이 상한 칼날에 긁혔는지 나머지 살점은 떨어져서 피가 계속 흐르는 상태였다.


“내가 포션을 먹어두라고 했는데 포션이 비싸다고 먹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는 거 있지. 미련하게 말이야.”


부상자를 도와주던 동료가 핀잔을 주듯 중얼거렸다.


“포션 하나가 얼마나 비싼데. 우리 일당 낮은 거 알잖아?”

“알지. 그래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돈 쓰더라도 아프지는 말라고. 임마.”


동료는 괜히 매정한척 말했다. 그렇지만 그 말엔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용병의 일자리는 그렇게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나라에 소속된 기사가 되거나 혹은 돈이 많고 권력이 높은 부자나 귀족의 호위기사가 되고 싶어 했다.

거기에 용병은 안전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그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 다치면 변변한 위로금이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부상을 입었다고 일에서 밀려날 뿐이다.

그 때문에 용병들은 자신이 다쳐도 부득부득 멀쩡한 척을 해내며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러다 더 몸이 상하는 것이 용병의 삶이다.

시몬은 직접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난 인생에서도 이런 인생을 사는 사람은 많았다.

시몬.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다.


“······제가 한번 봐드릴게요.”


시몬은 괜히 입안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건 이 사람에게서 연민과 동질감이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상처는 꽤 깊었지만, 다행인 점은 늦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피부가 다친 경우는 상처에 적당한 처치를 하지 않았을 때 더 상처가 커지게 된다. 흉터가 남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감염이 될 가능성도 크다.


‘거기에 몬스터가 들고 다녔을 무기가 더러운 건 당연한 일이지.’


이럴 경우 살점이 뜯어져서 출혈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살이 썩어갈 수도 있다.


‘이 사람······. 나를 만나서 다행이야.’


시몬은 지금 자신이 이 사람의 부상을 고칠 수 있는 점을 정말로 다행으로 여겼다.

이 다친 사람에게도 다행이고, 반대로 시몬에게도 다행이라고 말이다.


‘처음으로 정령의 힘으로 사람을 고쳤을 때······. 벌써 일 년 전이네.’


시몬은 대장간에 불이 났을 때를 생각했다.

그때 가족들의 상황은 심각했다.

화상과 찰과상이 심했다. 불타는 기둥에 맞은 상처는 뼈와 근육을 다치게 했다. 보이는 외상 외에도 기관지 등이 연기를 마셔서 많이 손상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그때가 제일 정령의 힘을 많이 썼을 때지.’


그 이후에도 자잘한 상처나 근육통을 고쳐본 경험은 있지만···. 그 날 화재로 인한 부상처럼 큰 상처를 치료한 적은 없었다.


때문에. 이번 기회는 시몬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나저나···. 물이 있으면 더 좋겠는데.’


시몬은 고르드 아저씨를 고쳤을때를 생각했다. 그때 시몬은 정령의 힘으로 치료수를 만들었다. 그 효능은 포션과 비슷했다.

직접 정령의 힘을 사람의 인체에 쓰는 건 아직까지 시몬에게는 조금 어려운 치료법이었다.


“저기···. 혹시 물이 없을까요?”

“물? 마실 물?”

“네. 마실 수 있는 물이라면 더 좋아요.”


시몬의 말에 앞에 앉아있던 다친 용병의 동료가 품을 뒤적거렸다. 그리고는 시몬에게 수통을 가볍게 던졌다.


“자. 여기 있다.”

“감사합니다.”


시몬은 수통을 받아들고 잠시 흔들어 보았다.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때. 운디네? 이정도면 괜찮겠어?’

‘응! 이 정도라면 충분해!’


시몬은 수통의 뚜껑을 열었다. 운디네는 그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만약 운디네가 정령이 아녔다면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렸겠지만, 운디네는 정령이었기에 환영처럼 가라앉을 뿐이었다.


운디네는 수통에 있는 물을 정령의 치료수로 바꾸고 있었다.

시몬은 그 동안 상처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었다.


‘시몬! 다 했어! 끝났어!’

“응. 고마워. 수고했어.”


시몬은 운디네에게 손가락을 내밀어 살짝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걸로···. 됐어.’


시몬은 수통의 물을 들여다보았다. 물의 빛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수건. 깨끗한 수건인가요?”


옆에 놓인 수건 중 하나를 집어 들며 묻자, 앞에 있는 용병이 답을 해주었다.


“응. 피를 닦아주려고 가져온 새 수건이야.”

“그랬군요. 좀 사용하겠습니다.”


시몬은 그 수건을 잘 접은 다음에 수통에 있는 물을 부었다. 그 물은 이제 평범한 물이 아니라 정령의 치료수로 바뀌어 있었다.

수건을 치료수로 적신 다음 다친 용병의 어깨에 가져다 댔다.


“으윽···.”

“좀 괜찮으세요?”


부상자는 아픈지 신음을 흘렸다.


“으···. 얼얼한 것 같기도 하고···.”

“잠시 이렇게 수건을 계속 대고 계세요.”


아직은 고통스러워 하고 있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다.


“자. 아저씨. 여기 이 물을 조금 마셔보세요.”

“물을?”

“네. 제가 정령의 힘으로 치료수로 바꾸었습니다. 마셔보세요.”


부상을 입은 용병은 시몬의 말에 천천히 물을 마셨다.


“어떠세요?”

“맛은 특별하지 않네. 그렇지만···.”


남자는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훔쳐냈다. 고통스러웠는지 식은땀이 방울져서 떨어졌다.


“휴우···. 확실히 고통이 줄어들었어.”


용병은 어깨에 대었던 수건도 천천히 들어보였다.


“출혈도 이제 멈추었고.”

“다행이네요.”


시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간만에 해서 잘 될까 했는데. 다행이다.’


남자는 수통에 남아 있는 치료수를 천천히 더 마셨다.


“고맙다. 너 아녔으면 며칠간 고생을 크게 했을텐데.”

“아녜요. 저야말로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사 인사는 운디네가 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시몬은 자신의 무릎에 있는 운디네를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고마워. 운디네.’

‘헤헤. 운디네도 기뻐!’


운디네는 밝게 웃으며 시몬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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