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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님의 서재입니다.

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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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5,904
추천수 :
28,900
글자수 :
215,275

작성
18.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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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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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50

DUMMY

적은 어느 정도 검을 사용하는 상대였다. 시몬은 침착하게 응수했다.


‘그렇다면 나도···!’


시몬은 검을 든 채 초식을 사용했다. 든 검의 형태는 확실히 전생과 다르다. 초식을 펴는 몸도 전생과는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시몬은 정확하게 같은 초식을 폈다.


쉬익―!


한줄기의 차가운 검격이 바람처럼 적을 베어냈다.

적은 목부터 사선으로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죽지는 않았지만 이제 일어나진 못하겠지.’


승패를 정하는 것은 단 일격이면 충분하다.


시몬은 두 명의 오러를 정리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히익!”

“다들 철수! 철수한다!”


용병으로 보이던 놈들 중 다수는 도망가기 시작했다. 남아 있는 놈들이라곤 이미 모조리 쓰러져 기절하거나 죽은 놈들 정도다.


‘수고 많았어. 고마워.’


시몬은 정령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대부분은 시몬의 정령에게 당한 듯 보였지만, 몇 명은 기사들에게 제압당한 것 같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남아있는 기사 몇 명이 시몬쪽으로 다가왔다.

그중에서도 아까의 여기사가 검을 집어넣으며 시몬의 쪽으로 가까이왔다. 그녀는 시몬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투구를 벗었다.

붉은색의 짙은 머리가 투구를 벗자 길게 어깨로 떨어진다. 그녀의 외모는 깔끔하면서도 단정했다.


“당신이 아니시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혹시···. 어디서 보내신 분이십니까?”

“어디서 온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저, 근처를 지나가다가 소리를 듣고 왔습니다.”

“어머. 그러셨군요.”


여기사 역시 분명 시몬이 자신의 동료가 보낸 사람일거라 생각한 듯 하다.


“그러면 지나가시던 분께서 우연히 도와주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여기사의 뒤에서 소녀가 시몬에게 물었다. 시몬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까이에서 보니 소녀는 무척이나 귀여운 외모였다. 크고 푸른 눈동자에 하얗고 뽀얀 피부. 금색으로 굽이치는 머리카락은 예쁜 인형과도 같이 보인다. 살면서 몇 번 보기 힘들 정도로 귀여운 소녀다.


“어쩜 이렇게 고결하신 분이······.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소녀는 자신이 입고 있는 치마를 양 손으로 잡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 행동이 어리지만 무척 기품이 있다.


“저희도 감사하단 말씀을 올립니다.”


기사들은 소녀의 뒤에서 감사 인사를 했다.


“자. 다들. 부상을 입거나 다친 사람을 도와주도록 해.”

“네. 아가씨.”


소녀는 아직 키가 작은데다가 얼굴도 무척 어려 보였다. 그렇지만 자신보다 훨씬 큰 기사들에게 당당하게 지시하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럽다.


‘신분이 꽤 높나보네.’


시몬은 아직 소녀와 통성명을 하지 않았지만 그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

그동안 기사들은 죽은 동료를 수습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다친 사람을 부축하기도 했다.


‘시몬. 다친 사람이 무척 많아······.’

‘응. 싸움이란 그런거니까.’


운디네는 왠지 슬퍼보였다. 지금까지 치료소에서 물의 정령으로서 다친 사람을 도와줘서일까. 부상자를 보니 마음이 아픈 모양이다.


‘조금 도와줄까?’


시몬은 운디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운디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운디네는 예전보다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고 순수하다.


‘아마도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에 힘을 많이 써서 그럴까.’


시몬은 그렇게 추측했다.


“저······. 잠시 상처를 볼 수 있겠습니까?”


시몬은 다친 기사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중에서 가장 심하게 다친 기사가 한명 있다. 적이 던진 검에 관통을 당해서 정말로 위급한 환자다.

그는 지금 미처 대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녔기에, 그의 상처를 지혈하고 있던 동료가 시몬을 대신 바라봤다.


“당신은······?”

“저는 치료술을 쓸 수 있습니다.”

“혹시 정령사십니까?”

“네.”


시몬이 싸우는 모습을 본 기사는 의심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시몬은 즉시 칼에 관통당한 기사에게 손을 가져다대었다.


‘칼이 출혈을 막고 있어···. 지금 뽑으면 안 되겠어.’


정령의 치료수로 상처를 치료하면서 시몬은 옆의 기사에게 말했다.


“제가 지시하면 이 칼을 조심스럽게 위로 빼주실 수 있으십니까?”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러면···. 하나. 둘···. 지금입니다!”


칼이 빠지자마자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내 시간이 되감기듯 상처가 치료되어간다. 그렇게 시몬이 치료하고 있는 동안 운디네는 다친 사람을 내려다보면서 희미하게 웃고 있다.


‘도와주길 잘했네.’


시몬은 뿌듯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구해주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친 사람까지 고쳐주시다니.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할지······.”


소녀는 시몬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아닙니다.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어서요.”

“사례는 반드시 해드리겠습니다. 아···. 지금은 무리이지만요.”


소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참. 그러고 보니···. 귀하께서는 정령사 이십니까?”

“네. 정령사인 시몬이라고 합니다.”

“그러셨군요. 앗, 이런. 내 정신 좀 봐···. 생명의 은인께 인사가 늦었습니다.”


소녀는 다시 치마를 잡더니 고개를 숙였다. 치마는 화려하고 섬세한 자수로 장식 되어 있었지만, 싸움 통에 밑단에 흙과 그을음이 튀어 더러워졌다. 그럼에도 소녀의 품위 있는 동작은 무척이나 깔끔하고 고상했다.


“제 이름은 리첼. 리첼 엘라리아 마그누스라고 합니다. 하센이라는 도시에서 왔습니다만···. 혹시 알고 계신지요?”

“하센이라면···. 여기서 조금 더 위쪽의 지방이던가요.”


시몬은 알고 있던 지식을 꺼냈다. 하센은 시몬이 잘 아는 지역은 아니다. 다만 시몬의 고향인 칸디스나 지금까지 살았던 플로렌과 비교해봤을 때 한참 위인 북쪽 방향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네. 맞습니다. 저희 가문은 그 지역을 다스리는 가문입니다.”

“아하······. 역시 귀족이셨군요.”


소녀의 행동을 보고 신분을 못 알아차린다면 그쪽이 바보 아닐까.

아마 시몬이 아니라 누구더라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리첼 아가씨께서는 마그누스 백작가의 영애이십니다.”


뒤에 서 있던 여기사가 소녀의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백작가문의 장녀 되시는 몸으로서 앞으로 가문을 이끌어 가실 귀중한 몸이십니다.”

“당신은?”

“저는 그런 아가씨의 호위기사, 베로니카입니다. 저의 동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호위기사까지 대동하고······. 백작가의 따님께서 여행을 다니시는 중으론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건······.”


시몬의 지적에 베로니카는 눈을 흐렸다.

그 대신에 답한 것은 리첼. 본인이었다.


“저는 귀족이면서 동시에 마법사로서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마법사?”


귀족이 마법사라니.

시몬은 태어나서 귀족인 마법사를 본적이 거의 없다.


‘하긴. 마법사가 되려면 돈도 많이 든다고 했던가.’


마법은 재능과 소양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커서 배우는 교육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마법 아카데미에 다니거나 마법사에게 개인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마법에 들어가는 아이템이나 장비 역시 상당한 비싼 가격이다.


‘귀족이라면 돈 걱정은 없이 편안하게 실력을 쌓을 수 있겠네.’


그런점에서 보면 오히려 귀족이라서 가질 단점은 적다.

단지 귀족이란 사람이 수련과 노력이 필요한 마법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네. 저의 마법사 스승님을 만나 뵙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이렇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리첼의 말을 베로니카가 이어줬다.


“아가씨께서는 상당한 마법적 재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대로 성장하시면 저희 아르시아 왕국의 대마법사가 되실 분이지요.”

“베로니카···. 그런 말은 부끄럽잖아.”

“사실이지 않습니까.”


베로니카는 섬기는 주인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지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정작 리첼은 조금 부끄러워했지만 베로니카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어린 나이에 재능을 가졌다···라. 분명 대단한 일이기도 하지. 그렇지만 아주 좋다고 보기도 힘들어.’


어린 나이에 재능을 가진 천재는 어찌 보면 세상에게 큰 선물을 받은 사람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 선물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이다.

단순한 질투라면 오히려 낫다. 세상엔 재능을 가진 어린 천재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공격을 당하신겁니까?”


시몬은 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앞으로 대마법사가 될 만한 재능을 가진 천재라면, 차라리 죽이기 쉬운 어릴 때 처리하자는 생각을 가질 사람도 많다. 적으로 삼느니 그 이전에 죽여 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무례하십니다. 아가씨에게 그런 걸 여쭈어보십니까?”


베로니카가 리첼의 앞을 가로막듯이 나서며 말했다. 리첼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다른 이에게 목숨이 노려지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역시 무서웠던 모양이다.


‘확실히 귀족 아가씨에게 할 질문은 아니네.’


시몬은 솔직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제가 실언을 했군요.”

“아닙니다. 아마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갑작스럽게 암살자들이 와서···. 저의 오늘 치 마력을 다 써버려서 엄청난 위기였습니다.”


리첼은 베로니카 뒤에서 그래도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태도는 비록 겁은 먹은 듯 했지만 비굴하지 않고 오히려 공포를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


“저···. 시몬님이라고 하셨죠.”

“시몬으로 괜찮습니다.”

“그러면 시몬. 이렇게 만나서 도움을 받아서 이미 충분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저희 본가로 간다면 반드시 사례는 드리겠습니다만······.”


리첼은 시몬보다 한참 키가 작기에 시몬을 올려다 볼 수밖에 없다. 시몬을 올려보는 푸른 눈동자는 크고 맑았다. 흔들림이라곤 없다.


“한 가지 더 청할 것이 있습니다.”

“부탁? 무엇입니까?”

“제가 본가에 돌아 갈 때까지 동행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똑 부러지는 리첼의 말에 당황한 사람은 오히려 베로니카였다.


“아가씨! 지금 무슨 말씀을···!”

“지금 저희는 많은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여기서 가장 좋은 선택이 있다면 여기 계시는 시몬 씨의 도움을 받는 일이겠지요.”


리첼은 베로니카의 말을 끊고는 시몬을 정중히 가리켰다.


시몬이 생각하기에도 그녀의 말이 맞다.

백작가의 기사들은 지금 상당수가 이미 큰 부상을 입은 상태다. 사망자도 너무 많다.

만약 지금 바로 또 다시 습격을 당한다면 이번에는 모두 목숨을 건지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첼의 선택은 합리적이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내 쪽에선 어떠려나.’


지금까지 시몬의 인생에서 귀족과 친해진 적은 전혀 없었다. 대장간에서 일할 때 손님으로 귀족이 오면 언제나 신경을 더 꼼꼼히 써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했던 기억뿐이다.


‘지금 도망자가 된 것도 어찌보면 다 귀족과 엮여서이지.’


플로렌 지방에서 있던 일이 오해라고 쳐도, 칸디스에서 아르헤르츠 공작가문과 안 좋게 얽힌 것은 확실히 좋지 않은 일이었다. 공작 가문의 영향 아래에 있던 조직을 건드렸던 이후로 시몬은 계속 귀족의 눈에 들지 않게 도망치게 되었다.


‘이런 내가 귀족과 친해져도 되려나.’


시몬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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