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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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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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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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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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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DUMMY

청성산에 은신한 지도 벌써 닷새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계속 되는 장마의 기세를 등에 업고 뿌려대는 빗줄기는 멈출 기미가 없었다.

토굴위에는 고목나무들의 뿌리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었고, 뿌리를 타고 새어드는 빗물은 그나마 공복을 채워주는 훌륭한 식량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무공을 연마한 몸이고, 빗물로 배를 채운다 할지라도 완벽한 회복을 위해서는 영양분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가끔씩 청성파 제자들의 움직임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집요한 수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홍후인은 장기간을 이런 식으로 버티다보면 위현룡의 기력이 다시 떨어져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염가자식...지독한 녀석이다. 청성산을 이 잡듯이 뒤지고 있으니 발각될 소지가 다분하구나. 더군다나 비가 그치게 되면 식수공급마저 단절되지 않느냐. 그전에 무조건 탈출해야 한다!!]


“지금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지만 이틀정도는 더 쉬어야 합니다. 만약 무리하게 움직인다면 신체를 망가트리는 역효과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위현룡의 말을 유심히 듣던 홍후인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혈기방자해서 날뛰던 네가 웬일로 신중을 기하는구나]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위현룡이 외골수의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특히 오늘처럼 진저리나게 느껴본 적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둥그런 두개골 안에 자리 잡은 뇌에는 자나 깨나 청성파와 속가제자 그리고 원연홍만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약간 쓴맛을 다시던 홍후인이 억지로 환멸을 떨치려는 듯 화제를 바꾸었다.


[근데 말이다...좀 이상하지 않느냐?]


“뭐가 말입니까?”


[염가놈 말이다...너랑 대적을 할 때 그 녀석의 신체가 붉게 물드는 것은 제갈무와 흡사했다. 그렇지만 그 놈의 이성은 완전히 마비가 되어있었으니...그게 꼭...]


홍후인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서 눈빛을 빛냈다.


[그 놈 무위가 급속도로 떨어진 것을 봐서는 주화입마와 비슷하기도 한데...갑자기 무위가 상승되면서 정신이 나간 것은 주화입마와는 다른 현상이고...그런데 마지막에 피를 토하고 쓰러진 것은 주화입마와 비슷하단 말야....거참 미치겠군...그때 그 녀석이 가까이 있었다면 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을 텐데...그럼 모든 궁금증이 다 풀렸을 것인데 말이다!!]


“저는 그것보다도 염청석이 어째서 장문인을 살해하려고 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나 역시 무슨 흑막이 있다는 생각이다만...일단은 원기종의 여식을 차지하고, 장문인 자리도 넘보게 되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 아니겠느냐...]


“그렇긴 합니다.”


[원기종의 여식 때문에 불안하지 않느냐? 염청석 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고 말이다. 그녀가 네가 죽은 줄 알고 염가놈과 덥석 혼례라도 치르면...]


홍후인은 말끝을 살짝 흐리면서 위현룡의 얼굴에 어둠이 스치는지 살폈다.

[이 녀석...분명히 의기소침해질 것이다...]

그러나 위현룡은 의외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 이년(二年)안에 혼례는 힘들 것입니다.”


[뭐? 어째서 그렇게 장담을 하고 나서는 것이냐?]


“전에 원사저가 저에게 원씨 가문의 가풍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원장문인께서 원사저의 어머니와 혼례를 치르려 하실 당시 원장문인께서 모친상을 당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씨 가문의 규칙에 따라서 이년동안 혼례를 금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청성파의 장문인이기 전에 원씨 가문의 가풍이 먼저이기에 아마 원사저도 따르게 되겠지요. 때문에 염청석이 강압적으로 혼례를 강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던 홍후인이 무릎을 탁 치면서 말했다.


[오라! 그 때문에 네가 무공을 배우려고 했던 것이구나! 이년(二年)내에는 무림을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고...내 말이 틀리느냐?]


“무림장악은 아니지만...열심히 익히면 염청석의 음모를 밝히고 청성파와 원사저를 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헐...말은 그럴 듯 하구나. 그렇지만 난 장담할 수 있다! 네가 힘을 가지게 되면 더 큰 힘에 대한 욕망이 생길 것이라고...그게 인지상정이지...하하하 두고 봐라! 넌 내말대로 무림을 손아귀에 넣으려 할 것이니...]


홍후인은 기세가 등등하여 앞날을 자신있게 예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위현룡은 지지않고 대꾸했다.

“청성파를 위해서 일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될까?.]


** **


토굴에서 시체처럼 오랜 기간을 누워 지내던 위현룡은 조금씩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청성파 제자들은 열흘이 넘게 허탕을 치자 지쳤는지 수색작업을 느슨히 했다.

더 이상 버티다가는 아사(餓死)할 처지에 놓여 있었으므로, 위현룡은 어느 정도 몸을 가눌 자신이 생기자 토굴의 입구를 뚫고 기어나갔다.

지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을 때는 아직도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는 대낮이었다.


[비가 그치지도 않고 지긋지긋하게도 내리는 구나...하긴 그 덕분에 네가 살았다만...]

위현룡은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된 자신의 행색을 살피다가 떨어지는 빗방울에 모두 씻겨 내리기를 바라며 가만히 서 있었다.

갑작스럽게 하강하는 산중(山中)의 기온과 피로는 그의 숨을 다소 헐떡이게 만들었다.

[아직 네 몸이 온전치 않은데...걸을 수는 있겠느냐?]

말없이 비를 맞고 있던 위현룡이 천천히 신형을 움직여 보았다.

“하루 더 요양할 것을 그랬나 봅니다. 지금 이런 상태로 하산을 할 수 있을지....”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토굴이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감을 잡았다.

청성파가 자리 잡은 곳과는 반대방향이다.

매우 험난한 지형이라서 이쪽으로는 청성파 제자들도 잘 다니지 않는 다는데 안도감이 들었다.

청성파 지리에 밝은 위현룡은 약간만 내려가면 흐릿한 하산길이 하나 있음을 생각해냈다.

그는 근처에 지팡이로 쓸만한 굵고 튼튼한 나뭇가지를 주워 몸을 지탱하면서 한발자국 한발자국 하산로를 향해 걸었다.

[나는 혹시 주위에 인기척이 생기는지 망을 봐주마.]

홍후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쉬지 않고 돌려가며 사방을 경계했다.


그때였다.

[앗! 저쪽에 사람들이 보인다! 어서 몸을 피해라!]


홍후인의 다급한 음성이 터져 나왔으나 위현룡의 몸은 생각만큼 그렇게 재빠르지 못했다.

전방에는 일단의 청성파 제자들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위현룡을 발견하고 달려오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고개를 들어 불안한 눈초리로 접근하는 이들을 노려보았다.


[이런...우리가 성급한 판단을 한 것 같구나. 힘들더라도 험난한 길을 택해 산을 넘었어야 했는데 편안한 하산길로 방향을 잡다니...]


“형님!!”

가까이 다가온 그들 중 한 명이 나지막하게 위현룡을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제자들은 주위를 흘낏 하면서 망을 보는 행동을 취했다.

“너희들이구나!!”

그들은 속가제자 출신인 정식제자들로 오두막에서 위현룡의 탈출을 돕던 이들과는 달리 염청석의 명에 따라 청성산 아래쪽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위현룡은 반가운 표정으로 그들의 손을 꽉 잡았다.


“형님이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다행이랄 것이 무엇이더냐.”

한없이 미안한 모습을 보이는 위현룡에게 그들은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연유는 알 수 없지만 모두 형님이 그러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들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구나....”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 중 다행한 일이었다.


“지금 근처에 일대제자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얼른 피하셔야 할 것입니다. 형님을 우리가 먼저 발견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순간 위현룡은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본래 자신에게 화가 미치는 거리에 있는 인정은 변하기 쉬운 법이라 했던가. 그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과 동정만이 잔뜩 베어 있었다.


“실망시켜서 정말 미안하구나.”

풀이 죽은 위현룡의 사죄를 그들은 애써 부인하였다.


“형님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입니다. 지금은 시기가 불리하니 인내하시면서 기다리시면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놈들...생각보다 괜찮은 녀석들이군.]

좀처럼 상대의 칭찬에 인색한 홍후인이 입에 칭찬 한마디를 올리고 있었다.


“형님! 이쪽으로 하산하십시오. 저희들이 이쪽을 지키고 있는지라 서두르시면 안전하게 청성산을 빠져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허허허, 이 놈들 생각할수록 기특하네...]

“그리고 이 검(劍)이 진흙에 묻혀 있는 것을 저쪽에서 발견했습니다. 형님의 검이니 가져가십시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현룡은 물끄러미 그가 들고 있는 검(劍)을 바라보았다.

대장간 주인인 진평이 하사한 검. 도대체 이 검은 나와 왜 이리 인연이 깊은 것인가.

언제나 함께 하는 지기지우(知己之友)같다는 생각에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제 혈혈단신인 상황에서 한 자루의 검에게 동료애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고맙구나.”

가지고 있던 나뭇가지를 던져버리고 그 검으로 몸을 지탱했다.

[현룡아! 서둘러라!]

홍후인이 사안이 시급함을 알려왔다.

“내가 없는 동안 너희들이 원사저를 잘 보필해야 한다!”

위현룡이 떠나가면서 마지막 부탁을 하자 그들은 망설이지 않은 채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형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원사저를 충심으로 모시겠습니다!”

위현룡은 믿음직스러운 그들이 원연홍의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그럼 이만 떠나겠다! 꼭 돌아올 터이니 기다리거라!!”

급박한 시기인지라 위현룡은 짧은 인사만을 남긴 채 몸을 움직여 하산을 시작했다.

속가제자 출신의 정식제자들은 조금씩 사라져 가는 모습을 주시하면서 그 자리에 꿈쩍도 하지 않고 지켰다.

아마도 일대제자들이 다가오기라도 한다면 이쪽으로는 개미새끼 한 마리 지나가지 않았다고 고할 작정이었으리라.


** **


무사히 청성산에서 내려온 위현룡은 추격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며칠 동안 길 가던 나그네들에게 소량의 양식을 얻어먹어 가며 쉬지도 않고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청성파에서 꽤 멀리 떨어진 마을 어귀에 도달하게 되자 긴장이 풀리면서 모든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전신은 흙먼지로 뒤덮여서 더러운 몰골을 하고 있었고, 머리털은 봉두난발이 되었으며, 입고 있는 의복은 여기저기 뜯어져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또한 빛바랜 핏자국이 범벅되어 지나가는 이들마다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수중에 있는 물건이라곤 비급과 검 한 자루뿐. 요기를 할 푼돈조차 지니고 있지 않았다.

허기에 시달려 정신까지 몽롱해졌지만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었다.


[많이 배고프겠지만 참아라. 마을 안으로 더 들어가면 음식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니...]

그러나 돈이 없는 상황에서 음식을 구하는 방법은 구걸뿐이었다.

사실 홍후인은 약탈이라도 해서 몸보신을 하라고 부추기고 싶었으나, 위현룡의 성품을 놓고 봤을 때 차마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

시장통을 지나서 골목으로 들어선 위현룡은 힘이 빠져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진력까지 쥐어짜듯 해서 천신만고 끝에 이곳까지 도망친 것이었지만 이미 기력은 다한 상태였다.

초점을 잃은 몽롱한 눈으로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누구하나 흔한 시선한번 주는 사람 없이 자신들의 길만 부지런히 가고 있었다.

악착같이 버티던 힘마저 사라지면서 그의 상체는 힘없이 앞으로 쓰러져갔다.

[현룡아! 정신을 잃어선 안 된다! 여기서 정신을 놓으면 목숨이 끊어지게 된다! 그러니 힘을 내서 정신만은 유지해야 한다!!]

귓속으로 홍후인의 음성이 모기소리처럼 흐릿하게 기어들어 왔다.

억지로 고개를 위로 쳐들면서 가쁜 숨을 내쉬는데 지나가던 소녀하나가 동전 한 닢을 던져주었다.

땅바닥에 탁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져 구르는 동전을 본 위현룡은 눈이 번쩍 뜨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엉금엉금 기어가 집어 들었다.

영락없는 동네 거지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었다.

동전이라는 것은 최소한 반쪽의 만두라도 살 수 있는 매개체였고, 음식은 곧 생명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동전 한 닢이 저승 문턱에 걸려있는 위현룡의 정신을 꽉 잡아 이끌어 주었음을 부인할 여지가 없겠다.

[음...]

홍후인이 차마 못 볼일이라는 듯 고개를 돌렸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때 이런 소리가 들렸다.

“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이구나.”

앞에는 풍채 좋은 공자 하나가 서 있었고, 뒤로는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정중하게 시립해 있었다.

[뭐야 이놈들은...]

홍후인이 잔뜩 경계심을 풀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공자의 나이는 이십대 초반에서 중반정도로 보였는데 얼굴엔 기름기가 번지르르하고 꽤 값비싼 고급의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부잣집 외동아들이었다.

또한 뒤에 시립해 있는 자들은 그의 하인들일 것이다.

위현룡 역시 뜻밖의 출현에 경계를 하면서 고개를 살짝 돌려 시선을 피했다.

기껏 말을 걸었는데 상대가 입을 무겁게 닫아 버린다면 분명 무안해할 텐데 공자는 전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이렇게 말을 걸고 있었다.

“마을거지 치고는 소지하고 있는 검이 매우 훌륭하구나. 그렇다면 보통 거지는 아닐 것이고...네 정체가 무엇이냐?“

호기심이 났는지 그는 더욱 바짝 다가와 반쯤 쓰러져있는 위현룡 앞에 털썩 하고 마주보며 주저앉았다.


[부자집 녀석치고는 하는 행동이 예사롭지 않군.]


뜻하지 않게 위현룡은 공자의 얼굴을 가까이서 살펴보게 되었다.

오똑한 콧날에 서글서글한 눈매, 그리고 잔잔하지만 왠지 악동 같은 미소를 지닌 공자로서, 기름기가 번들거려 풍채가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상하게 다른 부잣집 공자들과는 격이 다른 느낌이었다. 약간 호리호리한 몸매에 한 손에는 백우선을 들고 한껏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지만, 그에게서 무인과 같은 당당함이 풍겨져 나온다는 것이 매우 불가사의했다.

공자의 눈은 위현룡의 검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탐욕스러운 눈초리로 말이다.

기력이 다한 위현룡이었지만 있는 힘껏 검을 꽉 움켜쥐면서 텁텁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검은...줄 수 없는 것이오...”

잠시 그의 말을 음미한 공자가 돌연 한바탕 웃어댔다.

부잣집 공자치고는 꽤 천박한 웃음이 아닐 수 없었다.

“으하하하! 내가 그따위 검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생각했느냐! 나 정도면 그따위 검은 수 만 자루도 더 모을 수 있단 말이다!“

[쥐꼬리만한 재산 가지고 잘난 척 하기는...검 수만 자루면 얼마인지 아는 건가....]

홍후인이 같지 않다는 듯 실컷 빈정대고 있었다.

위현룡은 공자의 뒤에 시립해 있는 자들에게 시선을 옮겼다.

약 삼십여 명의 무리였는데 모두 좋은 옷들을 입고 한 손에는 보검을 들고 있었다.

이런 복잡한 시장통에서 무슨 이유로 수많은 수하들을 이끌고 돌아다니는지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아무튼 그리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분명 돈으로 잡스런 무인들을 사서 골목대장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검을 들었다면 무공은 좀 할 줄 아는 것이냐?”

의외의 물음이 들려왔다.

위현룡이 잠시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침묵을 지키자 홍후인이 얼른 훈수를 두었다.

[일단 먹고 살아야하니 무공 한다고 하거라. 그것도 고수라고 해라. 이놈이 분명 수하를 구하는 모양이니...]

위현룡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무공을 할 줄 압니다.”

그 말을 들은 공자가 또 한번 방정맞게 웃어댔다.

마치 원하던 대답을 시원하게 들었다는 표현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하하, 보검을 지니고 있으니 그 정도는 짐작할 수 있지...내 밑에 들어오겠느냐?”

예상했던 대답이기에 위현룡은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여봐라! 저 자를 부축해서 나를 따르라!”

그의 명에 두 명의 사람이 다가와서 양쪽에서 위현룡을 부축해 일으켰다.

흡족한 표정을 드러낸 공자는 마을을 순찰이라도 하듯이 뱅뱅 돌다가 큰 여각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총 사층 규모를 자랑하는 이 여각은 대도시의 여각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호화스럽기 그지없었다.

이미 여각에서는 그 공자를 잘 아는 듯 했다.

여각 주인이 직접 나와서 정중하게 그를 안내하고 있었다.

“이 자를 좀 먹이고 새 옷으로 갈아 입히거라.”

공자가 마치 여각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명령을 내리는데도 여각주인은 당연한 듯 고개를 숙이며 명을 받들었다.

“네! 분부대로 시행하겠습니다.”

여각 주인이 눈짓을 하자 하인 하나가 다가와 위현룡을 따로 인도해 갔다.


작가의말

질문) 마지막에 나온 공자는 뭐하는 녀석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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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49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4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2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1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6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0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2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7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5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1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6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6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4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49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1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6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8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1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7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0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7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6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8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59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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