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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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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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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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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DUMMY

“형님!! 그 검(劒)이 웬 거요??”

위현룡이 물에 젖은 검을 닦고 있는데 곽유의 눈이 휘둥그레져있었다.

“오....정말 비싸게 보이는 검인데...이게 그 말로만 듣던 보검(寶劒)이라는 건가??”

신기한 듯이 곽유가 검집을 들고 만지작거리자 위현룡이 웃으면서 보검을 건넸다.

“자...검집 말고 직접 검을 만져보거라.”

“아니...이 보검이....어디서 난 것입니까?”

보검과 자신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출처를 물어왔지만 위현룡은 진평이 마지막에 당부한 생각이 나서 말끝을 흐렸다.

“그냥...주웠다.”

“켁! 줍다니요!! 형님 뭐 숨기는 것 있는 거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난처해진 위현룡이 화제를 돌리기 위해 대뜸 물었다.

“그나저나 넌 비무를 대비해 수련은 하고 있는 것이냐?”

현재 속가제자들에게 화두(話頭)는 단연 얼마 후에 열릴 비무(比武)였다.

삼대제자를 꺾으면 비로소 정식제자가 될 수 있기에 모두들 미친 듯이 검법수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뭔가 잘 안되었던 곽유는 순간 인상을 찌푸리면서 한마디했다.


“형님은 갑자기 왜 그런 말을 꺼내시오...난 그냥 비무 포기할 생각인데...”


“어째서?”


“솔직히 청풍검법인가 뭔가를 가르쳐준다고 저 난리지만...얼마 전에 삼대제자들 배우는 게 송풍검법(松風劍法)이었습니다. 도대체 청풍검법 따위로 어떻게 송풍검법을 이긴단 말입니까...나 뿐 아니라 다른 속가제자들도 지금 불만이 가득합니다.“


위현룡은 순간 언젠가 원연홍이 언급했던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제자들은 검법의 단계에만 너무 집착하더군요. 물론 단계가 높으면 위력적이긴 해도 제대로 깨닫지 않은 상승검법이란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음을 왜 모르는 것일까요.-


초반에 청풍검법을 배우게 되어서 뛸 듯 기뻐한 속가제자들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금세 그 윗 단계인 송풍검법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너는 그렇게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냐?”

위현룡의 음성이 순간 엄숙해지자 약간 찔끔한 곽유가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꾸했다.

“어차피 안 되는거... 빨리 포기하는 게...”

“그게 무슨 소리냐?”

“형님이 몰라서 그렇습니다. 지금 속가제자들 사이에서도 체념한 사람들 많아요. 현실을 깨닫는 게 죄는 아니지 않습니까.“

곽유가 기세를 몰아서 당당하게 항변하자 위현룡은 일순 어이가 없었다.


“비무를 포기한 속가제자들이 그렇게 많단 말이냐?”

“당연하오. 지금 한 오십 명도 넘을 겁니다.”

“음...”

“형님도 사실 좀 힘드시지 않습니까...”

곽유가 슬쩍 그의 오른팔을 보면서 슬쩍 말을 얼버무렸다.

“나는 힘들지 않다. 왼팔로도 충분히 비무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형님도..참...”

곽유는 위현룡이 괜한 호기를 부린다 싶었다.

근래에 그가 혼자 사라져서 검법연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왼팔로 검을 휘두른다는 자체가 영 미덥지 않았던 것이다.


“한 팔로도 포기하지 않는데 양팔이 성한 너는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포기한단 말이냐.”

“그거야....”

“네가 만약 비무를 포기한다면 다시는 나를 형님이라고 부르지 말아라. 나는 나약한 동생을 두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위현룡의 입에서 찬바람이 몰아치자 곽유는 일순 당황했다.

수년간을 형님, 동생하면서 돈독하게 지냈는데 비무 때문에 의절 할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곽유에게 위현룡은 친형이상이었고 가끔은 친부모이상이기도 했다.

그는 위현룡 앞에서 싹싹 빌었다.


“형님 제가 정말 잘못 했습니다. 그러니 의절(義絶)만은 하지 말아주시오”

속가제자들 사이에 곽유의 성정이 거칠기로 정평이 나있었으나 위현룡 앞에서 만큼은 고양이 앞에 쥐처럼 꼼짝 못했다. 그만큼 위현룡은 속가제자들 사이에서는 지도자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가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자 위현룡의 음성이 다시 부드러워졌다.


“너는 내일부터 나와 같이 검법을 수련할 것이다.”

“형님과 같이요?”

곽유가 눈빛을 빛내더니 이내 얼굴을 활짝 폈다.

“나야 물론 형님과 함께 한다면 비무를 준비하겠습니다. 그 동안 형님 혼자 몰래 수련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를 것이오“

그러고 보니 그 동안 검법수련에만 신경을 쓴 터라 곽유를 등한시 한 것이 생각났다.


“그 동안 미안하게 되었구나. 이제부터 같이 검법을 수련하도록 하자. 그리고 속가제자들 중에 포기한 자들을 모두 이끌고 오너라“

“그들도 함께 수련시키실 생각이오?”

“그래. 그러니 꼭 데리고 와야 한다!”


“아!! 걱정 마시오. 형님이 오라고 하면 그들은 도축되는 소처럼 순순히 끌려 나온다오! 이럴 때가 아니군...어서 가서 형님의 명을 받들고 오겠습니다“


곽유가 벌떡 일어나더니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 모습을 보던 위현룡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녀석...서둘기는...”


** **


다음날 아침.

폭포가 흐르는 곳 옆에는 커다란 공터가 생겼다.

원래는 나무로 우거져있는 곳이었으나 위현룡이 속가제자들을 이끌고 모조리 베어내 연무대 같은 터를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곽유의 말에 의하면 비무를 포기한 속가제자는 약 오십여 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숫자는 백여 명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그만큼 속으로 비무에 자신이 없던 자들이 즐비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위현룡이 직접 수련을 돕겠다는 소문이 퍼졌고, 평소 위현룡을 존경하던 속가제자들이 무더기로 몰려 든 상황이었다.


“위형이 우리 속가제자들 사이에서는 꽤 인심을 얻고 있는 듯 하오”

언제 나타났는지 천승비가 열(列)을 맞추고 있는 속가제자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그것보다 비무을 반쯤 포기한 사람이 저렇게 많았다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픕니다”

위현룡이 어두운 기색을 하자 천승비는 반박하듯이 입을 열었다.


“어차피...못 오르는 나무는 올라가지 않는 게 상책이오. 지금은 저들이 불쌍할 수도 있으나, 희망도 없는 일에 매달려 인생을 허비하느니 하루라도 빨리 정신차려 본업을 찾는 것이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현룡은 고개를 저었다.

“모든 무림인들이 바늘구멍만한 희망을 바라고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존재 아닙니까. 어차피 죽음에 이르면 모든 것이 허무한 것.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허비한 들 누가 그것이 값싼 인생이라고 단정 할 수 있겠습니까?“


“가끔 느끼는 바이지만...위형과 나는 의견일치가 잘 되지 않는군요. 그러면서도 우리가 잘 어울리니 참으로 특이하오.“


“하하하, 서로간의 감정이나 성격보다 이 속가제자라는 큰 테두리 하나면 다 감싸지지 않습니까? 자 시간이 되었으니 시작해 봅시다.”


위현룡은 속가제자들이 검을 쥐고 행과 열을 맞춰서 도열해 있자 몸을 움직였다.

한층 기대를 품은 그들의 시선을 받은 위현룡은 큰 소리로 외쳤다.

“비무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적은 시일 안에 성과를 내야하므로 오늘부터 우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련에 몰두하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나를 따라 칠십이파검법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칠십이파검법이라는 말이 나오자 속가제자들은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청풍검법(淸風劍法)을 제대로 수련하나 싶어 나온 참인데 수년간 밥 먹듯이 해온 칠십이파검법을 행한다니 어이가 없을 법도 했다.

그러나 위현룡은 이미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이 말을 이었다.


“칠십이파검법을 익히면서 청풍검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들은 그 두 개의 검법을 섞어서 연마하게 될 것이다.“


“섞어? 두 개의 검법을?”

속가제자들 사이에서 거대한 소란이 일어났다. 수년간 검법을 수련하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수련방식에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위현룡은 소란을 잠재우기라도 하는 듯 검을 힘차게 뽑아들고 외쳤다.

“이제부터 나를 따라서 한 초식씩 따라한다!”

칠십이파검법 제 일초식부터 그의 검에 의해 시전이 되었다.

이유야 어쨌든 위현룡에게 무슨 깊은 뜻이 있음을 믿는 속가제자들은 더 이상 잡음을 내지 않고 구호에 따라 검을 휘둘렀다.

한 시진 가량을 두 개의 검법을 연습하고 나자 위현룡은 그들에게 진검을 버리고 목검을 쥐게 했다.


“이제부터 두 명씩 짝을 이뤄서 대련을 하도록 한다. 다만 너희들이 명심해야 할 일은 지금껏 익힌 검초를 모두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초를 모두 잊어 버리라구요?”

뜻밖의 주문에 모든 속가제자들이 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 상대의 공격에 맞춰서 아무 초식이나 사용하라. 그것이 칠십이파검법이든 청풍검법이든 상관이 없다. 그냥 상대의 공격을 막고 역공만 하면 되는 것이다“


속가제자들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대로 믿고 따르기로 했다.

자유대련이 시작되자 예상했던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먼저 공격한 자들이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한마디로 선공을 취한 자가 승기(勝氣)를 잡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미 초식을 잊기로 한 마당에 들어오는 공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들은 몰랐다.

이렇게 되자 비명이 속출하고 쓰러지는 자가 부지기수였다.

천승비가 나직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야 원...”

먼저 선공을 한 자들은 신이 나게 검을 휘둘러 구타를 하고 있었고 열세에 몰린 자들은 뒤로 내빼거나 바닥에 뒹구는 등 가지각색의 몰골들이었다.

“에이 빌어먹을...에라 모르겠다!”

한동안 줄기차게 얻어맞던 자들은 분노가 일어나자 몇 대 맞는 것을 감수하고 벌떡 일어나 역공을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공격하던 자들이 오히려 당황하여 수세에 몰리는 촌극이 벌어졌다.

한동안 공세를 취하던 자들이 반대로 얻어터지게 되다가 그들이 다시 역공을 취하면서 검을 휘둘러대자 상황이 점차 묘해졌다.

약 두시진 동안 공방이 오가다가 어느새 모두 안정적으로 공수를 행하고 있게 되었다.

(이제야...서로 살길을 찾은 것인가...)

천승비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속가제자들이 휘두르는 검초를 살폈다.

변초였다.

무의식중에 그들은 변초를 내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위형의 이번 수련방식이 꽤 쓸모 있겠는걸...)

속가제자들이 어느 정도 감을 잡아 가자 위현룡은 직접 다가가서 하나하나 지도를 해주었다.

그리고 수련은 해가 떨어질 무렵에야 끝마쳐졌다.


속가제자들은 생각보다 과격한 수련방식에 힘이 빠져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여기저기 얻어맞아 살이 터지고 멍이 잔뜩 들었지만 속가제자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치고 있었다.

기존에 했던 수련에는 어떤 소득도 얻지 못했던 그들이 변초를 익혀가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느낀 것이었다.

그때 원연홍이 박수를 치면서 나타났다.

“정말 대단하군요!”

그녀가 출현하자 주저앉아 있던 속가제자들이 허겁지겁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나오셨습니까. 원소저”


“위대협의 수련방식이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원연홍의 입에서 위대협이란 말이 떨어지자마자 속가제자들은 입을 쩍 벌렸다.

일개 속가제자에게 청성파 일대제자가 대협이라고 칭한다.

순간 원연홍은 자신의 실책을 눈치채고 아차 했다.

위현룡이 그렇게 주의를 주었것만 자신도 모르게 말실수를 해 버린 것이다.

속가제자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서 지들끼리 수근댔다.

“자 이만 해산하고 내일 다시 모인다.!”

천승비가 급히 고함을 쳐서 동요를 막고는 강제로 해산시켰다.

“미안해서 어쩌죠?”

원연홍이 어쩔 줄 몰라 하자 위현룡이 말했다.


“원소저의 잘못이 아닙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하지만...이 사실이 사형이나 청성파내에 퍼지면 곤란하다면서요.”

“네 많이 곤란하게 됩니다!”

천승비가 끼어 들어서 대신 대꾸를 했다.


“음...그럼 어쩌지...”


“입단속을 시키는 방도 외엔 없습니다. 다행히 저희들은 한 가족이나 다름없으니 소문이 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천승비의 말에 원연홍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위현룡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속가제자들 때문에 당신은 오늘 수련을 못 했네요?”

“저는 이제부터 하면 됩니다.”

“그럼 몸이 피곤하지 않겠어요?”

은근히 위현룡을 걱정하는 속내가 비춰지자 위현룡과 천승비 두 사람은 무척 당황했다.

그 동안 원연홍은 그들과 어울리면서 점차 격이 없는 사이로 발전하고 있었다.

이제 위현룡은 그녀에게 속가제자 중 한 명이 아닌 사제나 다름없을 뿐이다.


“원소저가 그렇게 걱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걱정은 좀 되네요 호호호”


한 달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상상이나 해봤겠는가.

위현룡은 그녀가 진정으로 자신에게 마음을 써주자 정말 꿈을 꾸는 듯 믿어지지가 않았다.


“제가 어제 곰곰이 생각해봤거든요. 위대협이 겨우 삼대제자를 꺾고 올라온들 거리감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결정을 했어요“


“무슨 뜻인지...”


“위대협은 이제부터 저에게 송풍검법과 신학검법을 배우도록 하세요”

그녀의 말에 위현룡과 천승비는 또 한번 경악했다.

송풍검법과 신학검법은 이대제자들이 배우는 상승검법이었다. 장문인은 속가제자들에게 청풍검법만 익히도록 명했지 송풍검법과 신학검법은 절대 배워서는 안 되는 금기나 다름없었다.

위현룡의 얼굴에 수심이 드리우자 눈치 챈 원연홍이 입을 열었다.


“물론 속가제자들이 배우면 안 되겠죠. 하지만 제가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어요. 위대협이 그 검법을 배워서 이대제자들을 꺾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아마 아버지도 무척 기뻐할 듯 싶네요“


“하지만...원소저...너무 앞서나가는 것은 아닌지...”


“앞서 나가다뇨?”


“저는 이제 막 왼팔이 적응을 시작했습니다. 상승검법을 익히기엔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청성파의 규칙을 무시하고 함부로 상승검법을 익히는 것은 아무리 원소저의 허락이 있다고 해도 안 될 말일 것입니다“


자신 때문에 원연홍이 괜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여 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 원연홍은 화가 났는지 입을 꼭 다물었다.

그리고 그렇게 상기된 채 있더니 돌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위대협은 뭐가 그리 복잡하죠? 무조건 싫다고만 하니 어찌 대장부라고 할 수 있겠어요. 대장부는 돌아오는 기회를 잡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못 들어 봤나요? 제가 본문의 상승검법을 가르쳐 주겠다는데 그렇게 호의를 거절하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에요!“


이렇게 되자 위현룡은 머쓱해졌고, 안될 말씀이라고 한마디 붙이려던 천승비는 바로 할 말을 목구멍 속으로 넘겨버렸다. 위현룡은 그녀의 태도를 보자 자신이 너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 잘난 것도 없는데 이리 거절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곁눈질로 천승비를 슬쩍 보니 입을 쫙 벌린 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었다.

못 말리는 소저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원소저...그럼 송구하지만 상승검법을 가르쳐주시면 꼭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위현룡이 즉시 고개를 숙이자 원연홍은 노한 얼굴을 금세 거두고 화사하게 웃었다.


“호호호, 정말 잘 생각하셨어요!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그녀가 검을 뽑아서 시범을 보이려는데 천승비가 옆에서 부탁해 왔다.


“원소저...저도 같이 좀 배워도 되겠습니까...”

위현룡에게 전수하겠다는 검법에 천승비가 슬그머니 끼어 들자 원연홍은 어이가 없었다.


“위대협에게만 가르칠 생각인데요.”

“네, 압니다만 저도 같이 배울 수 있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천승비는 자존심을 굽히고 곧바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역시... 천형답군...)

그의 무공에 대한 집념을 잘 아는 위현룡인지라 원연홍을 보면서 같이 부탁했다.


“원소저...정말 면목이 없습니다만...천형도 같이 연마하게 해주십시오. 그는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입니다...“

왠지 내키지 않았지만 그녀는 위현룡의 안면을 봐서 허락하기로 했다.

“그럼 그렇게 해요.”

“감사합니다. 원소저!”

천승비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더니 곧바로 자신의 검을 뽑았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원연홍은 송풍검법의 자세를 잡은 그녀가 일초를 시작으로 유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송풍검법의 특징은 상대의 공격의 흐름을 타고 들어간다는 것이에요. 청성파 검법중에 가장 부드러운 검법이며 관대한 검법이지요.“


돌연 그녀가 기합을 넣으면서 송풍검법의 후반부 초식을 선보이고 있었다.

위현룡과 천승비는 안광에 힘을 주고 그녀가 일으키는 환영을 머릿속에 심어두려고 노력했다.


“그 다음은 신학검법! 청성파 검법 중 세 번째로 위력있는 검법이며 총 40초식이에요.“


원연홍의 검 끝에서 붉은 섬광이 터지더니 신학검법이 시전되었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경지를 목도하게 되자 숨도 멎은 채 속으로 감탄하기 정신없었다.

그만큼 신학검법은 다른 검법들과 차원이 틀렸던 것이다.


“신학검법은 겉으로는 우아해 보이지만 강력한 살기를 담고 있는 검법이지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특성이 있기에 상대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연공(連攻)을 펼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후반초식으로 갈수록 점점 난해한 검초(劍招)가 나타나자 위현룡과 천승비는 필사적으로 머릿속에 갈무리하려 애썼다.

신학검법마저 끝나고 잠시 숨을 고르던 원연홍은 두 사람이 목석같이 굳어진 채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을 보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당신들은 몇 년간 수련해야 하는 두 검법을 한순간에 다 연마하겠다는 것인가요?”


그제야 그들은 쑥스러워 하면서 탄식을 냈다.


“이런 기회를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터라 놓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위현룡을 말을 이어서 천승비도 한마디했다.


“원소저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르니 저희야 한 초식이라도 기억에 담아두려 했던 것이지요”


“호호호, 제가 비록 대장부는 아니지만 내뱉은 말은 중요시하니 걱정들 마세요. 제가 이 두 검법을 다 보여준 이유는 검법의 경지가 높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죠. 이미 당신들은 마음속으로 갈 길이 험하다는 것을 느꼈겠죠?“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금방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송풍검법에서 초반부 초식들을 알려줄 것이니 열심히 익히도록 해요. 3일 뒤에 다시 이 곳에서 중반부 초식들을 가르쳐주겠어요.“


“그렇게 빨리 배울 수 있겠습니까?”


“그냥 초식만 익혀두는 것에 불과해요...비무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속성으로 익히는 것이에요. 비록 속성이지만 이렇게라도 익혀두면 나중에 비무에서 이대제자들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보이겠죠? 호호호“


원연홍이 언젠가 삼대제자와 이대제자들이 일대제자의 반열에 못 올라서는 것은 정석으로 휘두르기 때문이라는 말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위현룡은 지금 그녀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석으로만 휘두르기에 지금 초식들을 배워두면 대비할 방책이 생기는 것이다.


(과연 비무에서 이대제자들을 꺾을 수 있을까...)



** **


용운각(龍雲閣) 내실(內室).

청성파 장문인 원기종은 두 사람을 앞에 두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너희들이 만난 지도 꽤 되는 구나”

“십 오년정도 된 것 같습니다. 장문인.”

염청석이 조용한 음성으로 아뢰었다.

“그래...”

잠시 인자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원기종은 이내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서로 터울 없이 지내는 사이이고, 이제 혼기까지 꽉 찼으니 더 시간을 끌고 싶지 않구나”


그의 말에 염청석과 원연홍의 눈이 커졌다.

뒤에 어떤 말이 오갈지 마음속에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내년 초쯤 해서 날을 잡자꾸나.”


“장문인!”

염청석의 얼굴이 밝아지면서 기쁜 탄성을 토해냈다.


“혼례를 올리고 나면 내 장문인 자리도 네게 넘겨주도록 하겠다.”

원기종의 말은 이미 염청석을 청성파의 전인으로 염두에 두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때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염청석은 오랜 숙원이 코앞에 다가오자 감동에 몸을 떨었다.

아리따운 원사매와 혼인을 하고 거기다가 청성파 장문인까지 된다.

모든 이가 봤을 때도 염청석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그때 원연홍이 약간 망설이더니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저는 아직 생각이 없어요”

그녀의 말은 청천벽력이 되어 원기종과 염청석 머리 위에 떨어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원사매! 어찌...그런 말을...”

원연홍이 수줍어서 무의식적으로 거절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잠시 멍해있던 원기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진정으로 하는 소리냐?”

“네.”

이미 결심한 듯 이번에 그녀의 대답은 확고하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되자 염청석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가면서 원망하듯이 울분을 토했다.


“사매! 이런 법이 어디 있어! 이미 우리는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가!”


“죄송해요. 사형... 그러나 저는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 되었어요”


“사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염청석이 약간 이성을 잃고 언성이 높아지자 보다 못한 원기종이 헛기침을 한번 했다.

성급하게 행동함을 후회하는 염청석에게 원기종이 타일렀다.


“연홍이가 갑작스런 내 결정에 당황한 듯하니 너는 너무 서둘지 말거라.”

오래 전부터 원연홍을 끔찍하게 아끼는 원기종은 그녀의 말을 좇아 금방 뒤로 한발 물러섰다.

“장문인...”

염청석은 그의 행동에 알 수 없는 배신감이 들기까지 했다.


(도대체...사매가 왜 그런 건가...)

계속 생각을 해봤지만 원연홍의 싸늘한 태도에 어떤 해답도 찾을 길이 없었다.

원기종이 장문인 자리를 운운한 것은 원연홍과 혼례를 치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염청석에게는 단 두 가지의 길만 있을 뿐이다.

원연홍과 장문인 자리를 얻거나 둘 다 잃거나...


“그럼 너는 사형과 혼례를 치를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이냐?”

원기종이 확실한 그녀의 의중을 알기 위해 재차 물어보았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아직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 되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매우 애매모호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강하게 부정하지 않은 것으로 염청석은 안심했다.


(아마 사매가 장문인의 갑작스런 결정에 마음이 산란해서 그런 것일 것이다.)

원기종은 원연홍의 대답에서 아무 것도 얻을 수가 없자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자. 비무가 끝나는 날 즈음해서 연홍이가 확실한 답을 내게 주도록 하거라. 그 이후에 내가 따로 결정을 하기로하마“

“네...아버지.”

원연홍은 왠지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도 왜 혼사를 거절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온 염청석보다 위현룡의 모습이 마음속에 더 깊이 새겨지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될 뿐이었다.

나직한 한숨을 쉬는 원기종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참다못한 염청석이 급히 물었다.


“사매...무슨 일이 있는 거야? 장문인께서 너무 서두르셔서 그런 거야?”

두서없는 질문이 마구 터져 나왔으나 원연홍은 어떤 대꾸도 못한 채 하늘만 바라보았다.

“사매!!”

“사형...”

“그래...다 털어 놔봐. 도대체 무슨 일이야?”

“지금 생각해보니까 사형과 나는 오누이처럼 지내왔던 것 같아요.”

“뭐?”

“연인이나 부부보다는 지금처럼 지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네요. 저는 사형에게서 가슴 뛰는 연정을 느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녀의 말에 염청석은 한 대 맞은 것처럼 휘청거렸다.

완벽한 배신이었다.

그 동안 바보같이 혼자서 마음을 주었다는 생각에 염청석은 진한 실망감까지 느꼈다.

“사매.!!”

“저는 약속이 있어서 그만 가봐야 해요...사형. 그럼 나중에 봐요”

잠시 할 말을 잃었던 그가 힘겹게 말을 꺼내려는데 원연홍이 한마디하고는 사라졌다.

확실히 이제껏 알아왔던 원연홍이 아니었기에 염청석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분명...무슨 일이 있다...)

그때 두 사람이 그의 곁에 다가왔다.

이대제자 한수광과 속가제자중 하나인 장삼백이었다.


"대사형. 근래에 원사저의 행동이 좀 이상하시죠?“

한수광의 물음은 염청석의 궁금증에 불을 당겼다.

“네가 아는 것이 있느냐?”

“저보다는 이 놈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제야 장삼백은 자신이 나설 때라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는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위현룡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위현룡?? 그게 누구냐?”

“전에 청성산 수행에서 한대협을 꺾으신....”

장삼백은 말끝을 흐리면서 한수광을 슬쩍 쳐다보았다.

그때가 생각난 듯 한수광의 얼굴은 울긋불긋 실룩대고 있었다.

(이 자식이 왜 그때 얘기는 꺼내는 거야!)

당장이라도 쥐어박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염청석의 앞이라 감히 그러지도 못하고 분만 삭히고 있었다.

속으로 자신의 입방정을 탓하던 장삼백은 염청석을 위해 계속 말을 이었다.


“그 위현룡이 남몰래 원소저를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뭐? 그 놈이 감히 원사매를 사모해? 하하하”

어이없다는 웃음이었다.

어차피 정식제자들 중에서도 원연홍을 사모하는 자가 많았음을 모르지는 않았다.

거지같은 속가제자 따위가 사모한들 원연홍이 눈길 한번 줄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다음에 나오는 장삼백의 생생한 증언은 염청석의 분노를 터트리기에 충분했다.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원사저가 다정하게 위현룡에게 검법을 전수하는 것을...한대협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송풍검법과 신학검법이라고 했습니다.“

“뭣이!! 그 말이 사실이냐!!”

“분명합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굳게 다짐하면서도 염청석은 왠지 불안했다.

최근에 원연홍에게 어떤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기에 그냥 마음속으로 삭혀두기도 꺼림칙했던 것이다.


“지금 원사매는 그곳으로 간 것이냐?”


“넵. 아마도 그쪽으로 가셨을 것입니다. 검법을 전수하는 날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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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5> +40 06.08.22 28,612 77 11쪽
8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4> +35 06.08.18 28,590 78 9쪽
8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3> +49 06.08.16 28,817 77 9쪽
8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2> +48 06.08.12 29,619 87 10쪽
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1> +45 06.08.07 29,201 82 9쪽
8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0> +50 06.08.03 30,148 81 11쪽
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9> +48 06.07.26 29,122 86 11쪽
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8> +53 06.07.22 29,072 81 10쪽
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7> +45 06.07.18 29,440 85 9쪽
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6> +44 06.07.15 29,148 80 8쪽
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5> +58 06.07.08 30,084 81 12쪽
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4> +40 06.07.03 30,837 82 14쪽
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3> +38 06.06.29 30,013 81 12쪽
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2> +37 06.06.26 30,802 80 13쪽
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1> +41 06.06.20 31,773 79 11쪽
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0> +41 06.06.15 32,944 79 13쪽
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9> +32 06.06.09 32,020 83 12쪽
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8> +45 06.06.04 32,508 83 9쪽
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7> +38 06.05.28 34,513 78 13쪽
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6> +39 06.05.25 33,079 83 12쪽
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5> +33 06.05.20 34,323 74 10쪽
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4> +36 06.05.17 33,919 78 12쪽
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3> +35 06.05.06 33,840 86 12쪽
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37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10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18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60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28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05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68 8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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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50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5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2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1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6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1 8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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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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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49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1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6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8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1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8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1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8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6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8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59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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