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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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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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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6.01.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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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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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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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DUMMY

“검이 하나 더 있다고 위력이 배증(倍增)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더군다나 신학검법으로? 가소로운 놈!!!”


살기가 잔뜩 베어있는 비웃음이었다.

위현룡의 검(劍)이 머리에 있는 인당혈(印堂穴)을 노리며 들어오므로, 염청석은 검으로 틀어막으려던 생각을 버리고는 피하는 동시에 위현룡을 일검(一劒)에 즉사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특이한 신법이라도 익힌 듯 염청석의 몸은 슬쩍 미끄러지면서 위현룡의 정면으로 돌진해갔다.


“잘 가거라! 애송이야!”

예상했던 공격이 손쉽게 먹혀가므로 염청석의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이로써 모든 상황이 종결되고 청성파와 원연홍을 손아귀에 넣을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때였다.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우측 하복부를 노리는 또 다른 검이 있었다.

홍후인이 움직이는 오른손 검.

물론 위현룡이 쌍검을 들고 있는 것을 보긴 했지만, 오른손 검의 공격은 시기적으로 엇박자에 가까웠다.

즉 염청석이 오히려 역습으로 변환시킬 때 위현룡은 방어를 위해 정신을 쏟는 것이고, 신체도 그에 반응하여 소극적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위현룡의 신체가 방어로 전환되는 와중에서도 오른손 검은 별도로 공격을 펼치고 있었다.

이는 참으로 아연실색할 공격법이 아닐 수 없었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목숨이 왔다 갔다하는 위험한 격전에서, 일부러 정신을 분산시켜 명을 재촉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숙이며 깊숙이 침투해 끝장낼 요량으로 검을 휘두르려던 염청석은 갑작스런 변칙공격에 깜짝 놀라 피부의 솜털까지 쫙 곤두서버렸다.


“아차!!”

예상치 못한 위급한 순간이었지만, 기묘하게 자세를 잡아 틀은 염청석은 아슬아슬하게 홍후인이 내지른 검날을 피해나갔다.


-찌익..

측면으로 몸을 꺾어 물러나던 염청석의 하얀 옷자락이 보기 좋게 찢기며 공중에 눈송이처럼 흩어 날렸다.

관망하던 이들의 입이 쩍 벌어진 것은 바로 그때였다.

염청석은 당혹스런 얼굴과 함께 고통스런 얼굴마저 내비쳤다.


(빌어먹을...겨우 지혈을 해놨더니만...)


장문인의 내실에서 고육책(苦肉策)으로 입은 허리의 상처가 무리한 움직임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고 있었다.

겨우 옷자락 정도만 찢긴 것이지만 이것이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컸다.

대적에서 초반부터 밀렸다는 것은 일파의 대사형으로서 제자들 앞에서 큰 망신을 초래한 것이나 진배없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일대제자 중 말단인 놈이 아니던가.


[아....아깝다. 거의 끝낼 수 있었는데...!]

홍후인이 혀를 끌끌 차면서 아쉬움을 삼키고 있었다.

위현룡은 홍후인과 합세하여 펼친 혼신을 다한 공격을 염청석이 피해내자 얼굴이 굳어졌다.

한번 혼쭐난 염청석이 분명 인정사정 안 봐주고 공격해 들어올 것이 뻔했던 것이다.

상대를 과소평가했던 염청석의 교만함이 처음이자 마지막 약점이었기에, 그는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했다.


“위현룡이 대사형을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인가?”

“이번 공격은 매우 날카로웠는데....쌍검식을 언제부터 익힌 거지?”


청성파 제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관망하는 천승비의 얼굴에 강한 의혹이 지나갔다. 수도 없이 위현룡과 연습대련을 했었기에 그의 공격로를 꿰뚫고 있는 천승비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상상을 초월한 공격식이 위현룡의 쌍검에서 펼쳐졌고 위력은 가증되어 있었다.


“이 놈이!!!”

얼굴이 화끈거린 염청석은 결코 편히 죽게 만들지 않겠다 라는 의지를 가지고 공력을 최고치로 끌어 올려 검에 주입시켰다.

그리고는 빛살처럼 돌진하면서 청성파 검법 최고 절기인 청운적하검(靑雲赤霞劍)중 여섯 초식을 연달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제자들은 저런 상승검법까지 굳이 사용해야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의 손속에는 자비가 배제되어 있었다.

빠른 속공에 숨이 가빠진 위현룡은 이를 악물고, 여지껏 배웠던 청성파 검법들과 마지막에 완성시킨 신학검법 중에서 방어에 적합한 초식들을 머릿속에 이끌어냈다.

[정신 차려라! 저 검법은 차원이 다른 검법이지만 집중을 하면 못 막을 것도 없다!!]

무수한 변화를 공중에 그려내면서 움직이는 검로(劒路)를 위현룡은 끝까지 추적하면서 급한 방어와 몸놀림을 자제했다.


-파파파팟.


두 개의 금속이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모두의 신경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위현룡은 침착하게 방어초식을 끌어내긴 했지만, 불안한 움직임으로 연신 뒤로 밀려나가기만 했다.

초절정 상승검법과 실전으로 겨뤄본 적이 없는 위현룡에게는 확실히 무리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위현룡이 힘에 부쳐 차마 못 막은 검공(劍攻)을 홍후인이 제때에 막아주었다는 것이었다. 청성파 장문인 원기종에 버금가는 고수 홍후인의 눈에는 염청석의 공격로가 훤히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위현룡은 홍후인의 조력을 믿고 더욱 과감한 공격을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염청석은 풍차처럼 거세게 돌아가는 검공을 위현룡이 막고 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대제자 중에서 서열 열 번째 안에 들어가는 제자들과 실력이 엇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은 절대 멈추지 않았다.


사방으로 염청석의 청운적하검에서 퉁겨져 나오는 기가 파편처럼 터져 나갔고, 제자들은 그 기세에 자신도 모르게 뒤로 몇 발자국이나 물러나고 있었다.

염청석이 내지른 연속공격을 겨우 막아낸 위현룡은 보법과 함께 뒤로 몸을 빼냈다.

동시에 몸을 돌풍처럼 날리면서 일검을 앞으로 쭉 뻗어나갔다.

이 초식은 위현룡이 신학검법을 완성한 후에 마르고 닳도록 연마해둔 새로운 초식이었다.

처음 이 초식을 시전했을 때 홍후인은 비웃음을 날리면서 한심하다는 투로 말하곤 했다.


[공격초식이란 상대가 미리 움직일 방향까지 계산에 넣어야 효과가 큰 법이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일초 내지른다고 위력이나 있겠느냐!]


하지만 영민한 위현룡은 머릿속으로 수많은 대적상황을 만들어서 연구해 놓은 상태였다.

그의 말대로 평범하게 일초를 내지른 초식은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위현룡은 보법을 이용한 속공, 그리고 상대가 한번 공격을 해버렸을 때 보이는 운신의 틈을 예상한 공격초식으로 다시 발전시켜 놓고 있었다.

홍후인은 위현룡의 이 과감하고 허를 찌르는 공격에 감탄을 금지 못했다.

이 초식은 오로지 공격에 모든 정신을 쏟아 부은 것이다.

그렇다면 방어는 자신의 몫이 아닌가.

[허허허, 생각보다 약삭빠른 녀석이었구나!]

위현룡에게 이런 핀잔을 하면서도 홍후인은 내심 대견했다.

의외로 고수가 될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실로 기습적인 공격이었지만 염청석에게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공격이었다.

몸을 살짝 틀면서 위현룡의 심장을 찌를 듯 검을 움직여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위현룡은 심장을 방어하기 위해 몸을 틀어 피하거나, 공격하던 검으로

막아내는 두 가지의 방법뿐이었다.

그러나 위현룡은 동요조차 보이지 않은 채 그대로 염청석에게 공격해 나갈 뿐이었다.

마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것처럼 말이다.


“이 미련한 녀석!”


일검에 맞기 전에 먼저 위현룡을 죽이면 된다는 생각에 염청석은 더욱 속도를 가했다.

그런데 염청석의 검이 막 심장에 닿으려는 순간, 죽은 듯이 있던 오른쪽 검이 살아나더니 회심의 일격을 턱하니 막아버리지 않는가.

완벽한 방어였으며, 최소한 수 십년간 격전에서 얻은 임기응변이 아니면 힘든, 그야말로 단수의 맥을 짚어 상대의 공격을 일시에 무력화시키는 움직임이었다.

찰나동안 귀신에 홀린 듯 멍하니 있던 염청석은 아직까지 위현룡의 검이 요혈들을 노리고 돌진해 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크!”

낮은 외침소리와 동시에 염청석의 몸이 또 한번 흐물거리면서 안개처럼 시야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대신 그의 죄없는 옷자락이 또 한번 찢겨져 공중에 나부끼는 당혹감을 맛보아야 했다.


(믿을 수가 없다!!)


관전하던 모든 제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공통된 생각이었다.

위현룡의 무공이 비록 일대제자들 중 말단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일대제자 중에 최고인 대사형 염청석을 상대로 평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였던 것이다.


[이놈아...시도는 좋았다만...실패했구나. 저 염가놈의 신법이 어째 과거 원기종이 황보세가에서 운행했던 보법과 엇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제법 한자락 하는군.]


위현룡은 심혈을 기울인 공격이 연이어 실패를 하게 되자 심신(心身)이 지쳐오고 운행하던 귀혼내력도 점차 거칠어짐을 느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위현룡을 보던 홍후인이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상대의 기도(氣度)에 하수(下手)인 위현룡이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고, 구타당한 몸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자신까지 검을 휘두른 덕분에 귀혼내력이 빠르게 고갈되어가고 있었다.

쌍검을 휘두르면 내력이 더 빨리 고갈된다는 것을, 알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 아니던가.

그나마 다행이라면 위현룡이 사용하는 신학검법이 내력을 그렇게 많이 소비시키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홍후인 덕분에 겨우 맞수를 이룬 것이긴 해도 어차피 이십여 초안에 승패가 드러날 싸움이었다.


[젠장...난리났군...이런 식으로는 죽음뿐이다...]


홍후인의 입에서 그답지 않은 초조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선배님 어차피 승산도 없었습니다. 전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위현룡이 이렇게 외치면서 땅을 박차고 공중으로 몸을 솟구쳤다.

기괴한 공격을 겨우 피해낸 염청석이 숨을 채 돌리기도 전에 위현룡은 공격해오고 있었다.

청성파외의 인물들이 봤다면 분명 내력을 알고 싶어했을 만큼 위현룡의 공격법은 다양했고 과감하기 그지없었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으려 하면 살 것이다.(必生卽死,必死卽生)“ 라는 말이 있듯이 독기 품은 살모사처럼 덤벼드는 위현룡에게 염청석이 적지 않게 당황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결정적인 순간에 일초식 내질러오는 오른손 검의 존재는 끔찍한 악몽이나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

현재 위현룡의 오른손과 왼손은 번갈아가면서 움직이기도 하고 한꺼번에 움직이기도 했다.

고수라면 상대의 검초(劍招)를 이해하고, 검로(劒路)를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겠지만 이 경우는 매우 특별했다.

왼손이 미친 듯이 공격을 감행하면 오른손은 적절히 수비를 하는 척하다가 갑작스럽게 허를 치고 들어오는 그런 공격법인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오른손이 이끄는 검초는 왼손 검에 비해 매우 단순하기 그지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것이 가장 빠르듯, 오른손 검은 암습의 전형적인 위력을 모조리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 기이하군...)

염청석은 위현룡의 오른손에 잡혀있는 검이 마치 하나의 생물처럼 느껴졌다.

그렇기에 약간 공세를 늦추고는 휘둘러오는 위현룡의 검을 틀어막으면서 유심히 관찰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른손 검이 아주 시기적절하게 정확하고 매서운 공격을 해왔다.

그것도 단 일초식으로 말이다.

이미 대비했던 염청석은 위현룡의 검을 쳐내는 동시에 홍후인의 일검을 막아냈다.

그리고는 몸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청운적하검의 후반부에 있는 십여초식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 십여 초는 청운적하검법에서 두 번째로 위력적인 십공류(十攻流)라는 연속공격초식이었다.

청성파는 예로부터 검(劍)에 심혈을 기울인 문파였고, 세월이 흐르면서 발전된 검초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무당파 검법이 유(柔)를 이용한 부드러운 검법이라면 청성파 검법은 류(流)의 검법이었다.

즉 상대의 허점을 발견한 즉시 몰아치면서 물 흐르듯 전진하는 검법이었던 것이다.

이번 염청석의 공격은 빛을 발하여 위현룡은 미친 듯이 검공을 막아내면서 후퇴하기에 이르렀다.

홍후인이 아무리 애를 써보려 해도 내력마저 고갈되어 가는 상황에서 몇 초나 내지를 수는 없었고, 돕겠다고 갑작스럽게 일초를 지르게 되면 오히려 위현룡이 방어하는데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또한 현재 공격하는 염청석의 살벌한 공격초식에 끼어 들어갈 빈틈이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홍후인은 이미 십여 초 정도를 휘둘렀으며 귀혼내력은 얼마 남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에만 도움을 줄 수 있게 내력을 아껴야 했다.


[젠장...귀혼심법 오성(五成)에만 들어섰어도...어느 정도 버틸 수가 있었을 것인데...]


위현룡이 사용하는 내력과는 달리 홍후인은 팔을 움직이는데 더 많은 양의 내력이 소비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라!!”

염청석의 청운적하검법 십공류가 변초까지 생산해내면서 삼십 여 초를 끊임없이 돌려대자 위현룡은 더 버티지 못하고 오른팔에 일검을 맞고 말았다.


[젠장...실수다!]

홍후인이 욕설 비슷한 탄식성을 내질렀다.

위현룡의 삼대요혈을 노리고 쳐들어오는 검세에 신경쓰는 바람에 정작 자신이 움직이고 있는 오른팔의 방비를 소홀히 했던 것이다.

홍후인은 부상과 함께 팔을 움직이는데 더욱 많은 내력과 기력이 소모됨을 느꼈다.


[부상당하면 이렇게 되는 것인가...]

부상당해도 조종하는데는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지라 그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되면 설상가상으로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이다.

염청석의 충만한 내력에 쌓인 검은 인정사정없이 목을 쳐버릴 요량으로 휘둘러 들어왔다.

위현룡이 왼손으로 힘겹게 틀어막았지만 힘에 부쳐서 뒤로 몰골 사납게 나동그라져 버렸다.

뜨거운 숨을 내쉬면서 위현룡은 어떻게든지 기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끝이 났구나...”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염청석이 대소(大笑)했지만, 관망하던 제자들은 약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격전이 흥미진진했기에 모두들 위현룡이 흉수라는 것도 잊고 몰입되었던 것이었다.


“저게 저자의 진정한 무공이었군...”


그들은 위현룡이 여태껏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 무공을 바탕으로 원기종을 시해하고 염청석에게까지 부상을 입힌 것이리라.

당시 암습으로 행한 일이니 졸지에 참변을 당했음은 어쩔 수 없을 것이고...

그제야 청성파 제자들은 그 날의 살해 장면을 상상하면서 한조각 한조각 맞춰나가듯이 억지스런 진실을 규명하기 시작했다.

또한 위현룡이 어떻게 상승무공을 배울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하여 그가 청성파 속가제자로 신분을 숨기고 들어온 이유가 장문인을 노린 것일까라는 억측까지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마치 작은 불씨가 사방으로 번져 큰불이 되는 것처럼 위현룡의 내력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과장되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청성파 제자들은 위현룡을 염청석의 호적수로까지 격상시키게 되었다.

자신이 대사형이라는 것도 잊은 채 한껏 자만심을 뽐내던 염청석은 그런 반응을 인식하게 되자 자만심이 곤두박질치면서 분노가 솟구쳐 올랐다.


(더러운 속가제자 출신과 내가 비교되야 한단 말인가!)


위현룡이 고통을 참으며 바닥에서 힘들게 일어나는 가운데 염청석의 재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놈아!! 너의 오른팔에 입은 부상으로 움직임이 둔해져서 널 빨리 돕지 못할 수도 있다!]


불안한 마음이 잔뜩 들은 홍후인이 현상태를 다급히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위현룡은 어차피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곳이 무덤자리였고, 부끄럽지 않게 싸우다 죽으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즉사(卽死)를 시키지 않으면 명성에 큰 오점이 된다 싶은 염청석은 검에 내력을 철철 넘치게 담아 크게 휘두르면서 공격을 해왔다.

완전히 끝장을 볼 작정임이 분명했다.

검의 파공성이 울리지자마자 위현룡은 아래로 몸을 날려 염청석의 하체쪽으로 굴러 들어갔다.

“헛!”

설마 하급무사들도 안 쓰는 추잡한 공격으로 들어올 줄 전혀 예상 못한 염청석은 당황한 채로 몸을 펄쩍 뛰어 뛰어넘으려고 했다.

그때 용수철처럼 퉁기듯 일어선 위현룡의 신학검법 변초가 여지없이 터져 나왔다.

이 변초 역시 홍후인의 빈정거림 속에서 창안해낸 공격초식이었다.

위현룡은 홍후인과 무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떤 고수가 생명의 위급을 느끼자 체면도 잊고 바닥을 굴러 살아났다는 내용을 들었다.

홍후인은 언급을 하는 와중에도 혈압을 올린 채 강력하게 부르짖곤 했었다.

무림인은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저급한 운신을 해서 명성에 흠을 내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그는 오래 전에 지하밀성에서 원기종을 비롯한 조양천과 단중이 어떻게 덤벼들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차라리 정면대결로 해서 졌으면 억울하지도 않을 것을, 그들은 하늘도 고개를 돌릴 만큼 추잡한 공격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 당시 위현룡은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머릿속에 데굴데굴 구르는 장면을 떠올려보니 의외로 상대의 허점이 많이 드러나 보였고, 공격로(攻擊路)도 수없이 많이 생산되는 것이었다.

그럴 경우 어떤 변초가 위력적일까 하고 그는 찬찬히 초식들을 조합해보았다.

실전에서 사용해보겠다 라기 보다, 순전히 연습삼아 그리고 재미삼아 한 짓거리였다.

그렇지만, 그 짓거리가 지금 염청석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었다.

더군다나 염청석은 허리에 깊게 입은 검상 때문에 갈수록 몸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있는 상태였다.

전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들어왔기에 염청석은 신형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상태로 위현룡의 신학검법의 변초들과 맞닥트려버렸다.


[...]


홍후인은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지만, 위현룡이 위급에서 벗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승세(勝勢)까지 잡은 터라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그렇게 경시하던 공격법이었지만 막상 목숨을 살리게 되자 홍후인은 지금까지 가졌던 경멸을 한순간에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잘한다!! 계속 몰아쳐라!! 내가 돕겠다!]

허점이 보이자 홍후인의 오른손 검은 여지없이 급소를 찾아 기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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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4> +36 06.05.17 33,919 78 12쪽
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3> +35 06.05.06 33,840 86 12쪽
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37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10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18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60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28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05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68 84 14쪽
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2> +41 06.03.18 35,714 85 14쪽
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50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5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2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1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6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1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3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7 86 13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6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1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6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6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4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49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1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6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8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1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8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1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8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6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8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59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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