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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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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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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6.01.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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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DUMMY

위현룡은 부상을 털고 일어나자 늘 했던 것처럼 좌선을 하고는 귀혼심법으로 내공을 쌓았다. 하루종일 무거웠던 몸 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위현룡이 탄성을 내질렀다.

“선배님, 귀혼심법이라는 심법을 배우기는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청성파에서 가르쳐 주었던 심법보다는 뭔가 특이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

“도대체 이 심법의 내력이 무엇입니까?”

[그래...]

그제야 홍후인의 대답이 건성임을 알아챈 위현룡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물었다.

“선배님? 지금 무슨 일을 하시는 중입니까?”

그때 위현룡의 품속에 머리를 처박고 귀혼환령검 비급을 보며 상념에 젖어 있던 홍후인이 갑자기 버럭 소리 질렀다.

[현룡아!! 손을 내밀어 보거라!!]

뜬금없이 손을 내보여 달라고 하자 위현룡은 얼떨결에 손을 쑥 내밀었다.

“왜 그러십니까?”

[음...이상한데...]

“제 손에 뭐가 묻기라도 한 것입니까? 전에 났던 손의 상처는 이미 다 아물어...”

[야! 시끄럽다. 입 닫고 귀혼내력을 한번 이끌어 보거라!]

약간 무안해진 위현룡은 그의 말대로 귀혼내력을 단전에서 끌어 올려 주었다.

[오!!! 있다!!]

위현룡은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항상 저런 식이었던 것이다. 연유는 알려주지 않고 혼자서 중얼대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알려주는 잔인한 방식 말이다. 한동안 홍후인의 목소리만 독백처럼 울려 퍼졌다.

[그러니까 말이다...]

(이제 알려주실 모양이군...)

[귀혼심법은 총 10성의 단계가 있지 않느냐?]

“네, 저번에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렇지! 지금 보아하니 네가 드디어 귀혼심법 일성(一成)에 들어섰구나!]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방금 알아낸 바에 의하면 일성에 도달할 때마다 손톱이 검은 줄이 하나 생기게 된다고 한다. 즉 10성에 도달하면 열손가락의 손톱에 모조리 줄이 생기는 것이지.]

위현룡은 즉시 손톱에 시선을 가져가 보았다.

홍후인의 말대로 왼손 엄지손톱에는 시커먼 줄이 흉측하게 새겨져 있다.

마치 독극물에라도 중독된 것처럼 보이는 지라 바라보는 심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

특히 원연홍이 이 몰골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질지 생각하니 끔찍하기까지 했다.

“선배님, 꼭 이렇게 나타내야 하는 것입니까?”

그의 의중을 알아챈 홍후인이 대답했다.

[알다시피 귀혼내력을 끌어올렸을 때만 나타나는 것이니 너무 걱정 말아라.]

약간 안심을 한 위현룡이었으나 잠시 뭔가를 곰곰이 생각해낸 그는 다시 물었다.

“귀혼심법도 이 정도인데 설마....환령심법을 배울 때는 손톱이 모조리 빠지는 것 아닙니까?”

[음...]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홍후인은 잠시 말문을 잃었다가 비정하게 대꾸해 주었다.

[아무렴 어떠냐! 무공만 익힐 수 있다면 눈알 빠지는 한이 있어도 해야지!!]

“....”


한달이 차는 날, 홍후인은 또 다시 수면상태에 빠져들었다.

혼백이 잠을 잔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였다. 하긴 혼백과 대화도 하는데 혼백이 잠 좀 잔다고 해서 그리 놀랄 것은 없겠지만...아무튼 위현룡은 며칠 후 깨어날 홍후인을 기다리면서 귀혼심법과 신학검법에 몰두했다.

수면에 빠지기 전 홍후인은 그 동안 고심하며 연구해 낸 것들을 위현룡에게 모조리 전수해 주었다.

허나 위현룡이 보기엔 별로 새로울 게 없었다. 그저 몇 군데 혈도를 더 경유하여 일주천하는 방법 정도랄까.

자칭 무림에서 쟁쟁한 인사라고 자부하면서 처음부터 마치 귀혼환령검을 통달한 것으로 우겨대더니, 시일이 흐르면서 위현룡에게 모조리 들통나 버린 홍후인이었다.

그때 홍후인의 어물쩍거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절로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 **


[이놈아 기분 나빠진다! 자꾸 히쭉대지 마라!]

“하하하, 선배님은 그 동안 무엇을 알아내신 것입니까?”

이미 홍후인과 친해진 그는 슬슬 농을 걸고 나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야...귀혼심법의 몇 가지 문장이 안 풀린단 말야. 그것만 넘어서면 술술 전진하겠건만...]

홍후인은 이해 안가는 많은 문장을 몇 가지로 단축시키면서 자존심을 되찾을 시도를 했다.

“저야 잘 모르겠지만 청성파 내공심법처럼 무단히 내력을 모으는 방법은 같지 않겠습니까? 매일 밤 노력하면 언젠가 성과를 볼 것입니다.“

위현룡이 위로하면서 이렇게 말해 주었다.

[뭐...일단은 네 뜻이 곧 내 뜻이 될 것 같구나...]


** **


이렇게 어제 일을 떠올리던 위현룡은 무림 대선배인 그도 진저리를 칠 만큼, 귀혼환령검법이 심오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었다.

“차라리 나도 좀 보고 선배님을 도와드려야 할까?”

한 손을 품속에 넣어서 푹푹한 비급을 만졌던 그는 이내 손을 뺐다.

“선배님이 읽지 말라고 하셨거늘...내가 본다고 한들 무엇을 이해하겠는가...”

잠시 단전에다가 내력을 담아 본 위현룡은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렇게 심오한 무공이라면 어째서 내력이 이것뿐이란 말인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귀혼심법으로 정순한 내력을 쌓고는 있었지만 홍후인이 언급했던 속성으로 내공을 모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청성파에서 가르쳐준 심법으로 쌓아도 이 정도의 내공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손톱에 그어져 있는 검은 줄을 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리기에 이르렀다.

“똑같은 양의 내력에 귀혼심법만 이런 부작용이 있다면, 청성파 내공심법이 한차원 더 높은 것이 아닐까...“


** **


폭포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근처에서 위현룡은 검법을 연마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았으나 귀혼심법을 밤에 운행해야 하므로 가급적 낮에만 검법을 연마했다.

이 곳은 청성파 비무가 있을 때 속가제자들을 단체로 훈련시킨 곳이었고 염청석과 일전을 치룬 곳이기도 했다.

웬만하면 악몽같은 장소를 꺼려야 하겠지만 위현룡은 그날을 생각하면서 더욱더 분발했다.

비록 염청석에게 당하여 큰 부상을 입긴 했으나 대신 무공이 얼마나 높고 깊은 것인지 깨닫게 된 수확이 있었던 것이다.

홍후인이 깊은 수면에서 깨어나자마자 닦달을 해댄 덕분에 위현룡의 신학검법은 10성에 도달하는 성취를 이룩했다.

남은 2성은 깨달음에 대한 경지로 그것까지 홍후인이 도와줄 길은 없었다.

“위사제! 좀 쉬어가면서 해야죠!”

무아지경에서 검만 휘두르는 위현룡을 발견한 원연홍이 반가워하면서 소리쳐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집중을 하고 있는 위현룡이 그 소리를 들었을 리가 만무했다.

“어머! 이제 무시해보겠다 이거죠?”

장난기가 발동한 원연홍이 검을 뽑아 들고는 소리없이 위현룡의 검세 안으로 들어갔다.

갑작스런 암습에 놀란 위현룡은 반사적으로 상대를 볼 겨를도 없이 일초를 내질렀다.

“쨍강”

두 개의 검이 허공에서 부딪힐 때서야 암습한 상대가 원연홍임을 알아챘다.

“어이쿠! 원사저!”

아무리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하더라고 원연홍은 일대제자였다.

큰 실수를 범한 것을 안 위현룡이 당황하면서 변명과 함께 사과를 했다.

“제가 성급히 검을 사용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원연홍은 살짝 웃음을 지었다.

“위사제는 늘 그렇게 겸손해서 싫다니까요. 잘못은 제가 했음을 아시잖아요. 호호”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는 공격을 멈추고 원사저에게 고스란히 목숨을 바쳐야 옳은 것이지 않습니까?“

“호호호, 그러고 보니 정말 위사제가 잘못 했군요.”

원연홍이 검을 집어넣으면서 한쪽 눈을 살짝 찡그렸다.


“원사저가 근래에 폐관수련을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진전을 보셨습니까?”

그는 청성파 일대제자들이 시기를 정해 번갈아 가며 폐관수련에 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폐관수련이란 밀폐된 수련실에 들어가서 오랜 기간 동안 정해진 무공을 집중적으로 연마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청성파 폐관수련은 좀 더 독특했다.

보통 몇 년의 기간을 잡는 것과는 달리 기간은 겨우 일주일이라는 시간만 허락한다.

처음에 들어간 자가 무공을 연마하여 얻은 깨달음을 수련실 안에 있는 책자에 기록하면

다음 사람이 그것을 기초로 해서 얻은 깨달음을 다시 보완하게 된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노력으로 얻은 것들을 공유하고 더욱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었다.

이 역시 원기종이 다른 문파와 차별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산물 중 하나였다.

원연홍은 만족한 얼굴을 하고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큰 진전이 있었어요. 청운적하검(靑雲赤霞劍) 삼성(三成)의 단계에 도달했거든요.”

“아...청성파 최고의 검법이라는 그 검법 말이군요. 정말 부럽습니다.”

“위사제는 항상 그래요. 부럽습니다라는 말을 하기 전에 차라리 ”꼭 그 검법을 익히고 말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전 듣기가 좋아요.”

그녀는 아쉽다는 투로 우회하는 충고를 했다.

[거봐라...저 계집도 네가 야망이 없음을 탓하고 있지 않냐...쯧쯧]

조용히 있던 홍후인이 갑자기 염장이라도 질러 보겠다는 듯 한소리하고 나섰다.

“지금 비록 장문인께서 저를 일대제자로 올려주셨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대제자들의 실력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실력을 더 쌓아서 원사저 말대로 최고 검법까지 완성하고 말 것입니다.“

왠지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위현룡이 강조하면서 힘있게 말했다.

[유치한 청성파 무공 말고 차라리 나한테 배우지 그러냐...]


“호호호, 그 다짐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있겠어요!”

위현룡은 유쾌하게 웃고 있는 그녀가 폐관수련으로 많이 초췌해져 있자 걱정이 앞섰다.

(원사저가 비록 장문인의 여식이긴 하나, 여인의 몸으로 무리한 무공을 연마하는 것이 왠지 안쓰럽구나.)

원연홍이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외롭게 자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인 원기종이 청성파를 위해 아들을 고대했다가 딸을 출산한 직후 숨을 거둔 아내의 무덤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며 이렇게 울부짖었다고 한다.

“딸보다 아들을 더 바랬지만 그보다는 아내를 더 바란다고...”

원기종은 아들을 운운하면서 임신한 아내에게 큰 부담을 준 것이 후회스러웠던 모양이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원연홍은 아버지를 원망하기보다 딸로 태어난 자신을 원망했다.

그래서 사내들 못지않게 무공을 연마하여 아버지의 한을 대신하겠다는 대견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이고, 그 결과 일대제자 중 열 번째 안에 들어가는 서열이 되었다.


“저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아버지를 실망시킬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저 때문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한도 풀어야 하니까요...”

원기종에게도 비밀로 한 속마음을 원연홍은 위현룡에게 고백하듯 털어놓았었다.

그녀는 조금씩 자신도 모르게 위현룡을 어깨를 기댈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로 생각했던 것이다.

원연홍의 슬픔을 잘 알기에, 위현룡은 부상당했을 때보다 더욱 극심한 통증이 가슴속에서 일어났다. 마음의 상처는 스스로 치유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들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녀의 아픔을 대신하고 싶다고 그는 늘 생각했다.


“아 맞다! 제가 잊고 있었어요!!”

순간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면서 원연홍이 호들갑을 떨었다.

“아버님이 위사제를 부르시는군요. 저와 같이 오라고 하셨는데 왜 그런지는...”

그녀는 말끝을 흐리면서 살짝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위현룡은 그녀 역시 자신처럼 설레임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순간이 그녀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다는 데 기쁨을 찾았다.

위현룡은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입을 열었다.

“전 무슨 일로 오라 하시는지 다 압니다!”

위현룡이 겉으로는 안 그런척 하면서 은근히 짓궂은 어투로 놀리고 있었다.

“도대체 알긴 뭘 안다는 거죠!!”

원연홍은 얄밉다는 듯이 위현룡의 한쪽 팔을 살짝 꼬집어 주었다.


** **


위현룡은 원연홍과 함께 청성파 장문 원기종을 배알했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들어와 읍을 하는 것을 지긋이 쳐다보던 원기종이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너희들을 불러들인 이유는 혼인 때문이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살짝 몸만 떨었을 뿐 그리 놀라지는 않고 있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비무를 열 생각이다. 현룡이는 그 비무에서 서열을 올리도록 하거라.”

위현룡은 원기종이 기회를 주기 위해 일부러 비무를 연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성파는 구대문파 중에서도 상위에 올라가 있고 명성도 높다는 것을 알 것이다. 네가 비록 일대제자에 올라서긴 했지만 그것으로 대외에 청성파 장문인의 사위로 공포하기엔 미흡하다. 그것이 네가 비무에서 서열을 올려야 하는 이유니라.“

“잘 알겠습니다.”

위현룡은 담담한 어조로 대답을 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서 올라오는 작은 부끄러움과 씁쓸함을 참기는 어려웠다.

[독야청청하던 원장문인도 별수없는 인간이었군.]

홍후인이 한심하다는 어감을 표출해 내면서 한마디 하고 있었다.


원연홍은 그의 기분을 생각해서 살짝 손을 쥐어 주었다. 그리고는 원기종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위사제는 근래에 열심히 무공을 연마하고 있어요. 아마 이번 비무에서 큰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는 걸요.“

원기종은 딸인 원연홍의 표정을 읽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에 비무를 열려고 생각한 것이었단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원기종이 다시 입을 열었다.

“대제자는 계속 염청석이 맡을 것이다. 물론 추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만, 내 사위가 되었다고 해서 장문인의 자리를 물려받는 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거라. 이는 청성파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결단이니 서운하게 생각 말고 따라 주기 바란다.“

“하지만 아버님...”

깜짝 놀란 원연홍이 항변이라도 하려는 듯하자 위현룡이 얼른 가로막고는 말했다.

“저는 단 한번도 청성파의 장문인자리나 대제자의 자리를 염두에 둔 적이 없습니다. 자질이 부족한 자가 그런 자리에 오르게 되면 청성파의 앞날에 큰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단지 저는 청성파의 일원으로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장문인과 원사저를 보필할 것입니다.“

위현룡은 얼굴에 진실을 가득 담고 원기종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당당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넌 너무 야망이 없다...네가 그런다고 원장문인이 기특하게 생각하여 훗날 대제자 자리라도 물려줄 것 같으냐?]

홍후인이 어이없다는 듯 또 한소리 지껄이고 있었다.

위현룡의 말을 차분히 다 듣고 난 원기종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가 소인배가 아닌 것이 정말 천만다행이로구나. 그럼 그렇게 알고 물러가도록 하거라. 비무는 두 달 뒤로 할 것이니 준비 철저히 하는 것을 잊지 말라.“

[누군 소인배라는 거야?]

마지막 원기종의 말에 배알이 뒤틀린 듯 홍후인이 심히 격노했다.


“알겠습니다. 꼭 열심히 하여 장문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자 염청석이 대기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원기종의 부름을 받은 것 같았다.

염청석은 위현룡을 슬쩍 노려보더니 아무 말 없이 내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걸으면서 원연홍이 투덜대기 시작했다.

“물론 대사형이 뛰어난 기재이긴 해요. 그렇지만 어떻게 노골적으로 위사제를 과소평가 하실 수 있단 말이에요? 정말 아버님이 너무 성급하셨어요.“

그러자 위현룡은 걸음을 멈추고 원연홍을 지긋이 쳐다보면서 말했다.


“전 원사저를 오랫동안 사모했었습니다. 모두들 일몽(一夢)에 불과하다고 했었지만, 한시도 마음속에서 원사저를 지워 본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다시 속가제자로 돌아간다 해도 원사저만 곁에 있어 준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커다란 감동을 받은 듯 커다란 눈을 깜빡이던 그녀는 가슴속에서 북받치는 무엇인가를 꾹 참으며 겨우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전 위사제가 다른 사람에게 무능하게 비쳐지는 것이 싫을 뿐이에요. 당신은 분명 큰 인물이 될 사람이라고 전 믿고 있는데...“

원연홍은 너무 서운하고 아쉬운 나머지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것만 같았다.

그녀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개천에 처박혀 있는 자신의 승천(昇天)을 위해 얼마나 많은 배려와 격려를 했는지 잘 알기에, 위현룡은 그녀를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수 백번이나 다짐하고 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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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6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1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3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7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6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1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6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6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4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49 98 13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2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6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8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1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8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1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8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6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8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60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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