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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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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5.09.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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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DUMMY

녹운각 앞에는 청성파 제자들이 정중하게 시립(侍立)해 있었다.

앞을 주시하고 있던 원기종은 마침내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자 입가에 엷은 웃음을 띄웠다.

“오..단대인! 먼길을 오시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원장문인 정말 반갑습니다!”

그의 이름은 단중이라 하고 마교 내 수뇌 중 한 사람이었다.

청의 복장을 한 약간 마른 사람이었다. 얼굴은 약간 뾰족했고 코는 오뚝했으며 눈썹은 가늘고 미간은 좁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송곳을 연상시킬 정도로 날카로운 분위기다.

그러나 웃을 때 보는 그의 얼굴엔 인자한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속을 알 수 없는 얼굴이랄까.

“청성파는 여전히 활기가 넘칩니다.”

단중의 말에 원기종이 화답했다.

“단대인이야 말로 이번에 마교에서 수뇌부로 올라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감축 드립니다.“

“하하하, 교주께서 이 사람을 그렇게 신임하시니 황송할 따름이지요.”

“교주님은 안녕하십니까?”

“건강하십니다. 근래에 마교의 위세가 점점 커지니 고민이 많으신 모양이십니다.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말입니다.“

“원래 몸집이 커지면 행동반경에 더욱 신경이 가는 법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단중은 주위를 쭉 둘러보고 있었다.

“청성파 제자들의 수가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속가제자들을 따로 키우고 그 안에서 쓸만한 인재들을 뽑아 정식제자로 넣고 있습니다.”

“아...괜찮은 생각이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모두들 강인한 투지가 느껴지는군요”

“마교만 하겠습니까. 자 일단 안으로 드십시오.”

원기종이 내실로 안내를 하자 단중은 한 사람의 눈빛과 슬쩍 마주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와 눈이 마주친 사람은 위현룡이었다.

단중이 어떤 느낌으로 위현룡을 바라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위현룡은 지금 심정이 복잡했다.

(이런....아까 떠올랐던 영상에 저 대인의 모습이 나왔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미래의 모습이라도 떠오르는 것이란 말인가...)

“위대협 우리는 이제 가도록 해요. 어차피 아버님과 대화중이시고 여기는 다른 제자들이 지키고 있을 거예요.“

원연홍이 그를 잡아 끌었으나 위현룡은 목석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떠오른 영상에 의하면 저 대인의 목숨은 경각에 달려 있었다. 청성파에 귀한 손님 같은데 변고를 당하면 청성파의 명성에 큰 오점이 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 **


자리에 앉은 단중에게 차를 따르던 원기종이 돌연 물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찾아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단대인이 오시는 중이라는 전갈을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하하“

그가 따른 차를 한 모금 입에 물던 단중이 한마디했다.

“차(茶)맛이 좋습니다.”

“청성산 정상에 자생하는 약초를 차에 섞어 끓은 것입니다. 마시고 나면 뒷맛이 개운하고 머리마저 맑아지지요.“

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던 단중이 본격적으로 말문을 열었다.

“원장문인께서는 무척 의아해 하실 것입니다. 제가 갑자기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

“생겼습니다.”

조용하게 말하는 그와 달리 원기종은 눈빛을 빛내면서 의혹이 담긴 얼굴을 지었다.

“무슨....”

“지하밀성을 아실 것입니다.”

-지하밀성(地下密城).

마교에서는 약 백 여년전에 우연히 작은 두루마리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 두루마리는 어떤 계기로 마교(摩敎)의 신물인 성옥령(聖玉鈴)이 부서지면서 나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적혀있었다.

“천년의 세월간 지하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는 성이 있다. 그 성안에 있는 보물들이 마교의 번영을 누리게 할 것이다.“

그리고 두루마기 뒷면에는 작은 지도하나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로 인해 마교는 번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지하밀성을 모르는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왜...”

“얼마 전에 지하밀성의 위치를 발견했습니다.”

담담하게 말하는 단중과는 달리 원기종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떻게 찾을 수가 있었단 말입니까?”

바짝 다가와서 물어대는 원기종에게 단중이 대답했다.

“교주와 오대장로들의 지략을 합친 결과겠지요. 두루마리를 발견하고 나서부터 마교는 지하밀성의 행방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그러나 헛된 시간만 흘러가던 차에 이십여년전 겨우 실마리를 찾아내어, 그 후로 은밀하게 움직여 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성과를 본 것이지요“

단중의 표정에서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기색을 읽을 수 있었다.

“오...이제 마교는 무림에서 우뚝 설 수 있겠습니다.”

원기종이 그의 기분을 맞춰주려는 듯 한마디 거들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단중의 말끝이 살짝 흐려진 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만약 이 사실이 새어나간다면 무림엔 혈겁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것은 무림의 평화를 바라시는 교주님의 뜻이 아닙니다.“

“그렇겠지요...아마 구파일방을 비롯하여 세외세력 그리고 여러 세가들까지 지하밀성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겠지요.“

“그래서 제가 원장문인을 찾아 온 것입니다.”

“어쩌실 의향이십니까?”

“교주께서는 지하밀성에 믿을 만한 사람을 구성하여 보내시려고 하십니다. 아무리 극비사항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소문은 퍼지게 마련이고 부풀어지게 마련입니다. 그 전에 빨리 일을 처리하고 싶어 하시는 것이지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원기종이 고개를 끄덕이며 암묵적인 찬동을 보였다.

“아...저야 뭐 교주의 뜻대로 따르겠습니다. 그 동안 우리 청성파가 마교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지 않습니까?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는데 천만다행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선뜻 동의해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이번에 구성될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원기종이 흥미를 보이면서 묻자 단중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사실은 마교 수뇌부외에는 극비로 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면 지하밀성으로 보낼 수가 없습니다. 하여 저와 부 교주. 그리고 원장문인과 홍후인 이렇게 네 명이 같이 할 것입니다.“

순간 원기종은 흠칫했다.

“홍후인이라 하셨습니까? 그 자는 악명이 높은 수괴 아닙니까? 오래 전에 제갈세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달아난 자인데 그런 자와 같이 하시는 것입니까?“


-홍후인(洪厚仁).


근래에 무림을 시끄럽게 만든 사람이다.

마교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제갈세가를 침탈하여 몇 명이나 살상하고서 도망쳐 버렸다. 그 때문에 무림의 공적이 된 그는 지금 몸을 숨기고 잠적중이였다.

이미 은자 수 백 냥의 현상이 붙어있었고, 지금도 많은 협객이나 무림인들이 그의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인데 느닷없이 단중이 홍후인을 거론하자 원기종은 매우 놀라고 있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교주께서 많이 고심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지하밀성을 찾는데 그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자는 토목기관에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음...”

“천년 전 지하밀성을 고안해내신 분은 기관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지하밀성을 건축한 후에 행방불명이 되셔서 전수자를 남기지 못한 점이 유감스럽습니다만 현재 무림에서 홍후인처럼 기관지학에 많은 지식을 가진 자가 없습니다.“

“이런...거참 공교롭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홍후인은 무림의 공적인데 마교에서 그자의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이 알려지면 말들이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원기종의 의견은 마교가 고심하던 부분을 정확히 지적해 낸 것이었다.

단중이 깊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이번에 교주께서 직접 홍후인을 불러서 모종의 거래를 하신 모양입니다.

물론 그런 악적과는 거래를 해선 안되지만 워낙 사안이 중대한지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교주께서는 혈풍(血風)이 일어나기 전에 일을 마무리 짓고 싶어하시니 말입니다.“

비록 무리수를 두는 것이긴 했지만 원기종은 교주가 힘든 결단을 내렸다고 인정했다.

자신이 교주였어도 아마 홍후인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던 것이다.

“음...교주께서 번민이 심하시겠습니다. 그런데 지하밀성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그건 저희들도 모릅니다. 가서 파헤쳐 봐야 아는 것이겠지요. 교주께서 원장문인을 포함시키신 것은 원장문인께서도 기관에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하하, 물론 제가 기관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어린애 걸음마 수준이니 말입니다.“

“무슨 그런 겸손의 말씀을 하십니까. 이미 원장문인께서 토목기관쪽에 전문가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번 일은 너무나 중차대한 일이기에 기관에 지식 있는 분들이 참여해야 합니다.“

“홍후인에 비하면 제 실력이 조족지혈입니다. 그러나 제가 기관지학에 관심이 많다보니 홍후인과 함께 하면서 어깨너머로 조금 배울 수도 있으니 좋은 기회로군요.“

그의 말은 농담 반 진심 반이였다.

무림에 기관지학을 공부하는 자가 거의 없기에 외롭기 그지없었던 참이었다.

비록 잔악무도한 악적이나 기관지학에서 만큼은 배울 점이 있는 것이다.

“그럼 원장문인께서도 가주시는 것이지요?”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하하하. 그런데 시일은 언제쯤입니까?”

“약 일주일 뒤로 정해져 있습니다.”

“음...비무가 있는 날이군요. 그러나 지하밀성이 더 중하니 청성파 비무는 부득이 연기하도록 조치를 취해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교주께 그리 알리겠습니다. 장소는 추후에 알려드리지요.”

단중은 전한 말이 끝나자 자리에서 곧바로 일어났다.

“벌써 가시렵니까? 며칠 머무르시지요.”

원기종이 권유했지만 단중은 정중히 사양했다.

“지하밀성의 일로 인해 마교 내는 매우 분주합니다. 제가 한가하게 몸을 쉴 틈이 없습니다.”

“아...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또 한번 포권(抱拳)을 취하면서 인사를 했다.

“그럼 그날 뵙겠습니다. 원장문인.”

“살펴 가십시오 단대인.”

단중이 막 몸을 돌리려는데 그의 앞을 막아서는 자가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자네는 누구인가?”

이때 원연홍이 많이 당황하여 급히 위현룡을 잡아끌었다.

“위대협. 왜 이러세요...이러시면 안돼요!”

원기종은 그 광경을 보고 원연홍이 말했던 위현룡이란 자가 누구인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 무슨 무엄한 짓이란 말이냐!”

원기종이 크게 호통을 치자 원연홍이 급히 말했다.

“아버님 죄송해요. 위대협이 자꾸 전할 말이 있다고 하면서...”

“버릇이 없는 녀석이로구나!! 썩 물러가라!”

다시 한번 호통이 몰아쳤으나 위현룡은 정중하게 읍을 한 뒤 말했다.

“소인이 무례를 범한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대인께 급히 전하지 않으면 후에 청성파의 명성에 큰 누가 될 듯싶어서 이렇게 나서게 되었습니다.“

위현룡의 입에서 청성파의 명성이 거론되자 단중과 원기종은 갑자기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 내게 전할 말이 무엇이냐?”

단중이 부드러운 소리로 물어오자 위현룡은 얼마 전 보았던 영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와는 달리 듣고 있던 세 사람은 멍할 따름이었다.


“그러니까...네가 꾼 꿈을 우리더러 믿으라는 것이냐?”

“절대 꿈이 아닙니다.! 전 똑똑히 보았습니다. 대인에게 위급이 닥친 것을 말입니다. 좁은 계단과 용이 새겨진 벽면이 보이시면 무조건 신중하게 처신하셔야 합니다. 또한 12지신이 보이시면 축(丑)을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그는 물러서지 않고 계속 떠올랐던 영상의 내용을 언급했다.

“네 녀석이 실성한 것이 아니더냐!! 어서 물러가라!!”

뭔가 기대했던 원기종은 싱거운 소리가 들려오자 엄히 호통 쳐 물리쳤다.

“아...대인...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원연홍에게 억지로 끌려가면서 위현룡은 쉬지 않고 외쳤다.

그가 사라지자 미안해진 원기종이 급히 사죄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놈은 속가제자라서 법도도 잘 모르는 무지한 놈입니다.”

일부러 그는 정식제자가 아닌 것을 강조했다.

“허허허, 괜찮습니다. 저 녀석이 내가 걱정되어서 한 말인 것 아닙니까? 오히려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단중은 순간 어이없었으나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고 있었다.

“그렇게 관용을 베푸시니 제가 다 민망할 따름입니다.”

“하하하,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단중은 이 한마디와 함께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한편 반강제적으로 위현룡을 끌고 나온 원연홍이 언성을 높였다.

“왜 그러신 거예요! 아버님 앞에서 그런 얼토당토한 말을 입에 올리시면 앞으로 위대협에게 좋을 것이 없단 말이에요!“

아버지인 원기종에게 위현룡이 비무에서 정식제자가 되는 날 제대로 소개 올리려고 하던 참인데 엉망이 되자 그녀는 매우 속이 상했다.

“그러나 위급을 뻔히 알고도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누가 위급하다는 거예요! 그 단대인의 무공이 얼마나 높은지 모르시는군요! 마교 내에서도 단대인의 무공은 명성이 자자하단 말이에요!“

위현룡은 순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가를 깨달았다. 아무래도 판단이 흐려져 무모한 행동을 한 것 같았다.

잠시 그 모습을 보던 원연홍이 목소리를 누그러트리며 말했다.

“이미 지난 일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다 위대협이 마음씨가 착해서 생긴 일이니...아버님도 이해해 주실 거예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원연홍은 아버지의 찡그려진 얼굴이 눈에 선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비무는 일주 연기되었고 청성파 장문인 원기종은 홀연히 사라졌다.

어디로 떠난 것인지 아는 사람은 염청석과 원연홍일 뿐 다른 제자들은 고개만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 **


어느 마을 주점에 들어선 원기종은 기다리던 세 명의 일행과 만날 수 있었다.

약간 지체하여 늦게 도착한 그는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송구합니다.”

“하하하, 저희도 방금 도착한 상태입니다.”

단중은 껄껄대며 웃더니 소개를 시작했다.

“이분은 부교주이신 조양천대인이십니다”

엷은 미소를 띄고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사람.

키는 작은 편이였지만 다부진 체격을 소유하고 있었고 커다란 매부리코가 인상적이었다.

원기종이 마교에 몇 번 방문했었지만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사람이기도 했다.

이상하게 마교 교주는 만날 수 있었는데 부교주와는 연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원기종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조양천이오. 원장문인께서 마교에 오셨을 때 제가 폐관수련중이였습니다. 저를 몇 번이나 만나기를 요청하셨다지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여 청성파에 방문을 하려던 참인데 어떻게 이곳에서 만나 뵙습니다. 하하하.“

첫인상이 약간 음침했었는데 다시 보니 호탕한 성격인지라 원기종은 내심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단중이 소개를 하려하는데 한 사람이 내뱉는 투로 말했다.

“홍후인이오”

원기종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키가 크고 콧수염이 길게 난 사람이었다.

아직 40대 후반으로밖에 안 보였는데 구리빛 피부와 오만한 인상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아무튼 소문으로만 들었지 대면한지는 처음이라서 원기종은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었다.

이에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는 원기종에게 단중이 슬쩍 눈치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순간 자신의 불찰을 안 원기종이 급히 포권을 했다.

“원기종이라고 합니다.”

“자 우선 자리에 앉아서 상의 좀 해봅시다.”

통성명이 끝나자 단중이 탁자 위에 지도 한 장을 펴놓고 말문을 열었다.

“우선 저희가 알아낸 지하밀성의 위치입니다. 청해에 자리 잡고 있더군요.”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세 명은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 곳으로 일차로 간 사람이 있습니까?”

원기종의 말에 단중은 고개를 저었다.

“워낙 은밀하게 움직이는 것이라서 우리들이 처음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음...청해라면...말을 갈아타면서 달리면 닷새면 당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양천이 지리에 밝은 듯하자 듣고 있던 단중이 홍후인에게 넌지시 물었다.

“홍대협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어차피 가봐야 하는 법. 별로 할 말이 없소.”

홍후인이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단중이 약간 머쓱해져 있자 조양천이 도움을 주려는 듯 급히 말했다.

“홍대협의 말이 옳소. 지체하지 말고 서둘러 길을 떠납시다.”

네 명은 근처 여각에서 말 네 필을 사서 청해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조양천의 말대로 정확히 닷새 안에 청해에 당도한 그들은 지도를 맞춰보면서 목적지까지 더듬더듬 찾아갔다.

마침내 커다란 바위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산중턱에 이르게 되자 홍후인이 나직이 중얼댔다.

“기관을 펼치기 좋은 지역이군.”

단중이 한 손에 지도를 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일단 도착은 했으나 정확한 위치를 모르니....”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저 평범할 뿐 지하밀성이 숨겨져 있을만한 곳은 없었다.

“음...”

차근차근 지세를 살피던 원기종이 의견을 피력했다.

“이 정도면 기관을 설치하기 참으로 좋은 곳입니다. 나무도 울창하고 곳곳에 암석이 즐비합니다. 또한 땅이 단단하기까지 하니, 지도가 이곳을 가리켰다면 지하밀성은 분명 이 근처에 있을 것입니다.“

순간 흘낏 원기종을 바라본 홍후인이 말없이 등 뒤에 맨 봇짐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것은 둘둘 말린 쇠줄이었는데, 탄력이 적고 강도가 높아 보였다.

“물 좀 떠다 주시오. 많을수록 좋소.”

마른 음성으로 명령하듯 말하는 홍후인이 내심 못 마땅했지만 단중은 꾹 참고 근처에 물가를 찾으러 내려갔다.

“어쩌실 생각입니까?”

한가닥 호기심을 가지고 원기종이 물었지만 홍후인은 그대로 묵살했다.

홍후인은 근처에 돌들을 잔뜩 모아다가 땅에다가 펼치기 시작했다.

그 모양이 팔괘임을 안 원기종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마교 부교주인 조양천도 호기심이 절정에 다다른 듯 넋을 뺀 채 주시하고 있다.

마침내 팔괘가 완성되자 홍후인이 쇠줄을 풀어서 땅에다가 꽂아 넣기 시작했다.

공력을 주입했는지 흐늘거리던 쇠줄은 바짝 세워진 채 땅속으로 끝없이 들어가고 있었다.

“아니군.”

한번 지껄인 그는 계속 자리를 옮겨가면서 쇠줄을 땅속으로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그때 물 뜨러 갔던 단중이 여섯 개의 가죽자루에 물을 담아 돌아왔다.

“받으시오.”

그에게 가죽자루들을 받아 든 홍후인은 팔괘를 중심으로 물을 바닥에다 부었다.

힘들게 떠온 물을 땅바닥에다가 모조리 쏟고 있자 단중은 참지 못해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오!”

그러자 홍후인이 아무런 말없이 한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쇠줄이 만든 미세한 구멍으로 물이 스펀지처럼 빨려 들어가는 곳이 보였다.

그제야 원기종은 무릎을 탁 쳤다.

“하하하, 이제야 알 것 같소. 안쪽에 공간이 있는 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군요!”

그의 말에 조양천과 단중도 깨달은 것이 있어 탄복하게 되었다.

“정말 뛰어난 방법이군!”

“그러게 말입니다.”

“이젠 이 곳을 파야 합니다.”

홍후인이 딱딱하게 말하면서 준비해온 도구들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거참...우리가 직접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조양천이 너털웃음을 치면서 말하자 단중이 빙그레 웃었다.

“은밀하게 행해야 하는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어서 은밀하게 땅을 파봅시다!”

네 사람은 공력을 끌어올려 연장에 주입시킨 후 힘껏 파 들어갔다.

약 일장(一丈)(약 3m정도)을 파 들어가는데 갑자기 밑이 푹 꺼지며 무너져 내렸다.

“조심하십시오! 함정입니다!”

원기종의 외침에 모두 무의식적으로 신법을 이용해 떨어지는 몸에 균형을 잡았다.

돌가루가 우수수 떨어지는 와중에 네 사람은 무사히 바닥에 착지할 수 있었다.

“함정인줄 알았더니...”

원기종이 약간 당황한 듯 한마디하자 단중이 맞장구를 쳐주었다.

“우리 모두 함정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자 홍후인이 한 쪽 벽을 가리키면서 입을 열었다.

“함정은 여기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그의 말에 세 사람은 바짝 긴장했다.

이제부터는 생사를 걸어야하는 기관을 풀면서 지하밀성의 중심부까지 가야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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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가비(駕飛)
    작성일
    20.06.19 18:01
    No. 61

    오타가 있었는데 못 봤나봅니다. 다음 연재때 일괄적으로 다 고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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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6> +44 06.07.15 29,147 80 8쪽
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5> +58 06.07.08 30,084 81 12쪽
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4> +40 06.07.03 30,837 82 14쪽
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3> +38 06.06.29 30,013 81 12쪽
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2> +37 06.06.26 30,802 80 13쪽
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1> +41 06.06.20 31,773 79 11쪽
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0> +41 06.06.15 32,944 79 13쪽
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9> +32 06.06.09 32,020 83 12쪽
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8> +45 06.06.04 32,508 83 9쪽
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7> +38 06.05.28 34,513 78 13쪽
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6> +39 06.05.25 33,079 83 12쪽
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5> +33 06.05.20 34,323 74 10쪽
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4> +36 06.05.17 33,919 78 12쪽
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3> +35 06.05.06 33,840 86 12쪽
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37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09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18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60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27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05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67 84 14쪽
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2> +41 06.03.18 35,714 85 14쪽
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49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4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2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1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6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0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3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7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5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1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6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6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4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49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1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6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8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1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7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1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7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6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8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59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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