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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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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6.01.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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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DUMMY

“흥! 웃기지 마시오! 쉽게 죽을 우리가 아니오!”

곽유가 즉각 검을 뽑아 들고 다가오는 제자들을 향해서 미친 듯이 공격을 해댔다.

그것은 흡사 독약을 먹고 발악하는 산짐승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고, 궁지에 몰린 쥐의 꼴과 같았다.

“다가오면 누구라도 죽일테다!!”

목숨을 내던진 공격 방식에 청성파 제자들은 감히 접근조차 못했다.

“이봐...곽유! 진정하라고!!!”

전 속가제자였던 몇 몇 정식제자들이 앞에 서서 그를 말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 꼴을 보던 염청석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면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그 때 위현룡이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흥분해 있는 곽유의 앞을 조용히 막아섰다.

그리고는 모든 이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바짝 타들어 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도망가지 않고 순순히 포박 당할 테니 이들을 보내주시오. 그저 정에 흔들려서 구하러 온 것 일뿐 반역을 하려는 생각은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위현룡이 무거운 몸을 아래로 내리면서 비참하게 무릎을 꿇고 호소를 했다.

어차피 장문인까지 살해하고 모든 이들을 기만한 염청석이 갑작스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대사형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고, 비록 속가제자들이지만 수십 명이나 되는 이들을 처단한다거나 위해(危害)를 가하는 것은 한번쯤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깨닫게 만들어 보이려는 생각이었다.

그 모습을 가증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던 염청석이 코웃음을 치면서 대꾸했다.


“파렴치한 살인범 주제에 감히 나에게 명이라고 내려 보겠다는 것이냐?”

그의 말에 성질이 급한 곽유가 참지 못하고 대들었다.


“누가 살인자라는 것입니까!! 장문인의 방에 형님 외에 염대협도 있지 않았소!!”


곽유의 입바른 소리는 염청석의 비위를 심하게 건드리는 동시에 살심마저 동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먼저 그런 기미를 눈치 챈 위현룡이 억지로 곽유를 만류하면서 애원조로 말했다.


“염사형께서 이들을 놓아주신다면 죽어서도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나더러 사형이라고? 하하하! 비열한 녀석 같으니라고... 하긴 장문인을 살해할 때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장문인이라 칭했던 놈이니 어련할 라고...“


위현룡은 굴욕감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주먹을 꽉 쥐고 염청석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그러나 더 이상 쓸데없는 말로ㅗ 그의 성질을 돋워서는 안 된다 판단했다.

그런 눈치를 즐기기라도 하듯이 염청석이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정 그렇다면 이들 앞에서 네가 장문인을 살해한 것을 자백하고 인정하라. 네게 마지막으로 속죄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진심으로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면 이들의 목숨은 해하지 않으마. 청성파 제자들이 그 증인들이 될 것이다!“


[저런 개같은 자식!!!]

홍후인이 참다못해 노여움 서린 어조로 욕설을 하고 나섰다.


“형님! 절대 그러지 마시오! 여기서 거짓자백을 하게 된다면 꼼짝없이 죽게 됩니다! 아직 기회는 있어요!! 청성파 원로님들이 오시게 되면....“

곽유가 필사적으로 위현룡의 앞을 막아서면서 입막음을 하려했다.


[그렇다! 현룡아! 저놈의 말이 맞다! 청성파 원로들이 오면 상황이 좀 나아질 수도 있구나!]


뜻하지 않은 수확이라는 듯 홍후인이 곽유의 말을 두둔했다.

“네 놈이 자꾸 명을 재촉하는 구나!!”

염청석은 그렇지 않아도 제발 저려 죽겠는데 곽유가 쓸데없이 청성파 원로까지 운운하자 왠지 초초한 마음이 들었다.

아까도 일대제자들이 주축이 되어 원로님들을 모시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끈질기게 청을 올리지 않았던가.

괜히 분란만 커지겠다 싶은 염청석이 서둘러 내력을 검에 주입시켰다.


“기다리시오! 염대협!! 내가 시인하겠소!!”


염청석의 섬뜩한 눈길이 곽유에게 쏠려있는 것을 보고 위현룡이 급히 소리질렀다.

시인 하겠다라는 소리는 막 행동을 개시하려던 염청석을 극적으로 멈춰 세웠다.

염청석은 갑자기 자애로운 미소를 가득 머금고 청성파 제자들이 똑똑히 들으라는 듯 명했다.


“그럼 청성파 제자들 앞에서 네 양심을 걸고 모든 것을 자백을 하라!”

“형님!! 안되오!!”

만약 여기서 실토를 해버리면 음흉한 염청석은 원하던 증거를 잡는 동시에, 위현룡을 그 자리에서 처단하여 후환을 없앨 소지가 다분했다.

곽유가 절규하면서 만류를 하였지만 이내 결심한 위현룡은 슬픈 눈으로 뒤에서 떨고 있는 속가제자들을 한번 바라본 후에 무거운 입을 떼었다.

“난.....장문인을....시해....하....”

“안되오!”

그때 갑자기 곽유가 고함을 지르면서 염청석에게 검을 휘두르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유야!!”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위현룡이 비명을 질렀다.

“흥!”

이미 곽유가 검을 꽉 쥐었을 때부터 암습(暗襲)을 예견했던 염청석인지라 몸을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앞으로 돌진해나갔다.

“염청석!!! 죽어라!!”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곽유의 검이 염청석의 단전을 노리고 찔러갔다.

그러나 유령같은 신법으로 슬쩍 옆으로 미끄러진 염청석은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좌수가 살짝 부풀더니 강맹한 장력이 벼락치듯 쏟아졌다.

퍽!.

피 분수가 사방으로 뿌려지면서 머리가 뒤로 꺾인 곽유의 몸통이 공중을 날아 뒤로 심하게 내동댕이쳐졌다.

“곽유야!!!”

위현룡이 혼비백산하면서 허겁지겁 달려가 곽유 앞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유아!! 정신 차려라!!”

안면에 염청석의 장력을 적중 당한 터라 그의 얼굴은 형체마저 알아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곽유의 맥을 잡으려다 포기하고 곧바로 심장 쪽에 고개를 숙여 귀를 바짝 가져다 댔다.

혹시나 조금이라도 심장이 뛰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의원에게 달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용을 써보아도 귓가로 들리는 것은 없었다.

그저 뜨겁고 끈적끈적한 핏물만이 귓불을 조금씩 적시고만 있었다.


위현룡은 이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을 거부하면서 오열을 터트렸다.

곽유는 염청석의 장력에 적중되자마자 끝장나 있었던 것이다.

위현룡은 점점 크게 울부짖으면서 곽유의 주검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떨고 있던 속가제자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 주축이 된 이 불쾌한 악몽을 애써 감추려는 모습이었다.


“염사형! 이건 약속이 틀리지 않습니까!!!”

천승비가 득의에 찬 미소를 짓고 있는 염청석의 정면을 가로막으면서 성난 음성을 쏟아냈다.


순간 모든 이목이 천승비에게 집중되었다.

약속이 틀리다는 그의 말속에서 무언가를 감지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염청석이 짙은 눈썹을 위로 치켜세우면서 엄하게 호통을 쳤다.

“어딜 감히 끼어 드는 것이냐!! 네 말대로 정식제자가 된 속가제자들의 안위는 보장해줄 것이다!! 그러나 주동자들까지 용서해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늘 냉정한 천승비도 이때만큼은 마음의 동요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가족처럼 지내던 곽유의 죽음과 자신에 대한 분노가 머릿속을 마비시키고, 뜨거운 피는 역류하여 숨을 멎게 할 것만 같았다.

천승비는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염청석의 머리통을 후려쳐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몸은 자신의 의지를 따라주지 않은 채 돌산처럼 서있을 따름이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천승비는 강제로 머릿속을 지배한 분노와 허탈감을 지우려고 애썼다.

어차피 주동자인 곽유의 죽음정도는 감안하고 내린 결론이 아니던가.


염청석이 주위를 한번 둘러보는 모습을 보이더니 낭랑하게 소리쳤다.

“과거에 속가제자였던 제자들은 잘 듣거라! 너희들의 목숨은 일대제자 천승비가 살려준 것이나 진배없다! 그가 살인범인 위현룡을 탈출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내게 알려준 대가로 너희들이 산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청성파 제자의 신분을 잊고 함부로 날뛴다면 법도에 따라 엄중히 처단할 것이니 늘 명심하도록 하라!!“


“천형님이....밀고를...했단 말입니까?”

위현룡의 주위에 서 있던 속가제자들이 불신의 눈으로 천승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어찌....그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속가제자 중 한 명이 분노를 표출해내면서 부르짖고 있었다.

순간 곽유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통곡하던 위현룡이 고개를 천천히 들어 천승비를 노려보았다. 핏빛으로 물들여진 눈동자는 원한과 슬픔을 가득 담고 있었다.

애써 평상심을 유지하려 했던 천승비는 소리없는 원망과 배신자를 바라보는 서늘한 눈초리 등이 피부 곳곳을 자극하는 것을 느끼면서 위현룡을 슬쩍 쳐다보았다.

위현룡의 강렬한 눈은 왜 그랬냐고 똑똑히 묻고 있었고 변명을 요구하는 듯했다.

그러나 천승비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정말 천사형께서 그러셨습니까?”

정식제자가 된 속가제자들 중에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는 제발 부정이라도 해달라는 염원이 강렬히 드러나 있었다.

잠시 뜸을 들인 천승비는 비장한 어조로 짧게 대답했다.


“그렇다!”


설마 했지만 본인의 입으로 시인하는 말을 직접 듣고 나자, 모든 이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잠시 술렁이는 와중에 위현룡이 조심스럽게 곽유의 시신을 바닥에 내려놓고 있었다.

그리고는 대장간 주인 진평이 하사했던 검을 왼손으로 굳게 잡아 쥐었다.


[검 하나 더 집거라! 내가 도와줄 것이다!!]


격양된 음성으로 홍후인이 호통치듯 명했다.

아무리 생사가 하늘에 달리고, 현재 염청석이 하늘을 대신하려 한다 해도 허무하게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 홍후인의 생각이었다.

사십 중반의 나이를 넘어서기까지 무수한 격전을 치렀고, 그 중에는 승산이 없는 싸움도 더러 있었지만 그는 늘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최선이라는 것이 결정적으로 목숨을 구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위현룡은 아무 말 없이 곽유의 검을 들어 오른손에 쥐었다.

다시는 홍후인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던 그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던 염청석이 갑자기 앙천대소를 했다.

“죽기 전에 발악이라도 해보겠다는 것이냐? 두 손에 검을 들고...하하하. 그러고 보니 마비됐다던 오른손이 움직여지나 보구나. 그렇다고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


그러자 위현룡은 염청석의 빈정거림을 참지 못하고 일갈을 했다.


“염청석! 잘 들어라!! 네 놈은 장문인을 살해하는 것도 모자라 나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곽유까지 죽였다. 내가 만약 여기서 살아나간다면 너는 내 손에 비참하게 죽을 것이다! 아주 비참하게 말이다!!“


주위에 있던 청성파 제자들은 위현룡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평소 위현룡을 잘 알고 있는 전(前) 속가제자들 출신의 정식제자들만 멈칫했을 뿐 나머지는 그가 죽음을 앞두고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위사제의 말에 진심이 담겨있다!)


천승비는 한줄기 의혹이 강하게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곽유가 위현룡에게 어떤 존재임을 잘 알기에 지금 위현룡의 일갈이 단순히 발악으로만은 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다시 조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았다.

이미 위현룡은 청성파에서 살인자로 인식된 상태이다.

장문인을 죽인 장면은 제외하고, 염청석을 부상 입히고 원연홍을 죽일 시도를 한 점은 그의 죄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될 것이다. 이런 확실한 정황에서 과연 청성파 원로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결과가 뒤집어 질까?

곽유는 처참히 죽음을 맞이했으며 남은 속가제자들의 안위도 음흉한 염청석을 보자면 사실상 보장하기 어려웠다.

누구보다 냉정하고 상황판단에 뛰어난 청승비.

그는 위현룡에게는 차마 못할 짓이나 단순히 작은 의혹만을 가지고 이 판세를 뒤집으려하다가는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 보았다. 특히 장문인이 죽고 염청석이 청성파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말이다.

한마디로 이미 되돌리기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천승비는 입술을 꽉 깨문 채 힘없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자포자기였다.


한편 염청석을 향한 위현룡의 음성은 피를 머금은 흡혈귀처럼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뼈라도 갈아먹을 듯한 섬뜩한 저주에 염청석은 약간 철렁했지만 이내 여유를 되찾았다.


“하하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하늘의 뜻에 따라 살인자를 처단하는 것이 좋겠구나. 이미 모든 이들이 너의 악행을 알고 있으니 처단을 뒤로 미룰 이유가 없겠다!”

염청석은 검을 한번 휘둘러 보이더니 한발자국 다가왔다.


“모두 잘 들어라!! 이 녀석은 내가 처단할 것이니 누구도 끼어 들지 말라!”

그는 원연홍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는 위현룡을 직접 해치움으로써 치정(癡情)의 앙금을 말끔히 지울 셈이었던 것이다.

주위에 몰려있던 제자들은 명에 따라서 뒤로 일장정도 물러났다.


물러설 수 없는 죽음의 싸움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자 홍후인이 재빠르게 말했다.

[잘 들어라! 넌 이제 겨우 귀혼심법 2성에 머물러 있다. 그 뜻은 내가 휘두를 수 있는 건 겨우 몇 초식뿐이라는 거다. 네가 신학검법을 쓰고 나는 너의 오른팔에 적응되어 있는 기초검법만 사용하마.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구나. 대신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움직이고 있는 오른팔에 힘을 완전히 빼라는 것이다. 네가 힘을 주게 되면 통제가 불안정해지게 된다.]


얼마 전 홍후인이 원연홍을 찌르기 위해 가했던 일초식이 온전히 뻗지도 못한 채 위현룡의 오른손에 잡혔던 이유도 위현룡이 무의식적으로 왼팔을 안쪽으로 잡아당겼기 때문이었다.

물론 당시 홍후인의 기력이 쇠했다고는 하나 주체는 위현룡이었기에, 그의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염청석은 고수 중에 고수다! 그러나 저 놈은 널 얕보고 있고 나의 존재 또한 모른다. 이는 엄청난 이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현룡은 양손으로 두 개의 검을 잡은 채 귀혼내력을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렸다.

두개로 나눠져 속성으로 내공을 쌓던 것이 합쳐지면서 엄청난 내력을 발출시켰다.

[이제부터 너의 오른팔은 내가 사용할 것이다. 네 머릿속에서 오른팔의 존재를 완벽히 지우고 왼팔로만 공격을 가하거라. 넌 그저 최선을 다해서 싸우면 되는 것이다.]


미미하지만 왠지 특이한 기를 느낀 염청석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

쌍검을 잡고 있는 위현룡의 기세는 점차 당당해져갔다.

마치 죽음을 넘어선 신선(神仙)의 기도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선배님...”

위현룡이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나직이 불렀다.


[왜 그러느냐?]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제가 죽고 다시 혼백으로 떠돌게 되어 다른 자와 공생(共生)할 기회를 얻으신다면, 부질없는 원한일랑 다 잊으시고 선하게 존재하시기 바랍니다.“


홍후인은 위현룡이 죽음을 직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별로 정도 가지 않고, 대장부가 가져야 하는 야망도 없이, 그저 값싼 사랑에 목이 메어 인생을 헛되이 소비하는 한심한 놈이라고 홍후인은 늘 생각해왔으나,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이상하리만큼 찡하게 쓰려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시답지 않은 소리 집어치우고 대적하는데 전력을 다하거라!]


불같이 화를 낸 홍후인의 말에 위현룡은 눈을 한번 깊이 감았다.


(원소저...원소저...원소저...)

마음속으로 원연홍을 세 번 부르게 되자 여지껏 같이했던 행복한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충분히 행복하게 지냈고 더 이상 여한은 없구나.)


그는 죽음 앞에서 의외로 태연한 마음을 가질 수가 있었다.


“먼저 공격해 오거라!”

염청석은 살인범에게까지 선수(先手)를 양보해준다는 행동을 취함으로써 대인(大人)의 풍모를 만인에게 보여주려 노력했다.

[저 놈이 널 얕보고 있으니 약간 놀라게 해주자! 가까이 접근하면서 그의 인당을 노리거라!]


귀혼내력이 양검을 타고 흐르면서 반투명한 내력을 발산해냈다.

그리고 홍후인의 작전이 떨어지자마자 위현룡은 검을 곧게 세우고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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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1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5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0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2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7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5 96 18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0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6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6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4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49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1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5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7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0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7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0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7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5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8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59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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