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6,952,248
추천수 :
23,721
글자수 :
1,875,669

작성
05.09.12 00:18
조회
64,408
추천
148
글자
20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DUMMY

“그럼 너희 두 놈이 벌을 받는 조건으로 속가제자들을 모두 받아주겠다.”


어차피 벌을 내리지 않고 모든 죄를 사하여 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작은 벌을 체면치레 삼아 내릴 것이 분명하다는 일관된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떨어진 벌은 상상외로 무거웠다.


“곽유라는 자는 태형 30대를 행하고 문파를 더럽힌 위현룡이라는 자는 태형 50대를 쳐서 오늘밤동안 이곳 나무 꼭대기에 묶어 놓는다!“


비록 청성파에 태형을 행하는 규율이 있긴 했지만 위현룡이 태형 50대를 맞을 정도로 그렇게 중한 벌은 짓지 않았다고 생각하고들 있던 터였다.

그런데 태형 50대를 치고도 모자라 아픈 몸을 나무에 묶어 기온의 변화가 심한 산 속에 하룻밤을 버려둔다는 것은 너무나 심한 처사였다.

제자들은 한결같이 엄격하게 벌을 적용하는 염청석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정말 염사형은 무섭다니까...)

그때 원연홍이 어이없는 듯 한 얼굴로 한 마디했다.


“사형...이건 좀 심한 처사같은데요.”


“나는 장문인의 명을 받들어서 이들을 통솔해야 하는 임무가 있는 사람이야. 저자를 내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용을 베풀었다고 생각하니 사매는 더 이상 거론 말아!“


염청석은 이어서 한수광을 불러서 강한 어조로 명했다.

“태형은 네가 집행하도록 하라. 이번엔 제대로 명을 수행하라!”

“넵!!”

제자들 앞에서 개망신을 당한 한수광은 입에 게거품을 물고 명을 받들었다.

속가제자들은 다행히 쫓겨나는 비극은 피했으나 그 대가로 위현룡과 곽유가 태형을 받게 되자 마음이 그리 기쁘지가 않았다.


(아...빌어먹을 속가제자신세...)


“자 그럼 한사제와 몇 명의 이대제자들만 남고 모두 청성파로 돌아간다!!”


명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들 사이에서 태형에 대한 논란이 일자 염청석이 복귀를 명하면서 먼저 신형을 움직였다.

그러자 청성파 제자들과 속가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때 원연홍이 위현룡에게 다가가서 위로하듯 당부했다.


“태형 50대가 좀 심하기는 하지만 잠시 오는 시련이다 생각하고 참아주세요. 그리고 오늘 정말 대협다웠어요“


연이어 그녀는 옆에서 몽둥이를 만들고 있는 한수광에게 부탁했다.


“한사제, 너무 거세게 하지 않도록 해요 무슨 말인지 알죠?”


“네네. 그럼요. 사저의 말을 제가 어찌 거역하겠습니까? 걱정 마시고 여기는 제게 맡기십시오”

안심을 한 원연홍이 몸을 돌리는데 뒤에서 위현룡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원소저...감사합니다. 절대로 이 호의 잊지 않겠습니다”


“아니에요, 그리고 대사형을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 대사형은 그래야 하는 자리잖아요.”

원연홍은 약간 서글픈 미소를 한번 짓고는 그렇게 위현룡의 눈에서 멀어져갔다.


(내 비록 이지경이나 훗날 원소저를 위해서 인생을 모두 바쳐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라져 가는 그녀의 그림자까지 마음속에 담아두면서 그는 굳게 결심을 하고 또 했다.

“야 임마!!! 이제 시작해보자!”

방금 한 원연홍의 부탁도 잊은 듯 한수광은 으르렁거리면서 몽둥이를 힘있게 쥐어 잡았다.

“검으로 못 끊은 목숨 몽둥이로 대신해주마!”

그러자 곽유가 먼저 나서면서 엎드렸다.

“저부터 때려주십시오!”

곽유는 먼저 매를 맞으면 한수광의 힘이 어느 정도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한수광은 코웃음 치면서 그를 발로 밀어버리고는 위현룡의 전신을 찜질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이대제자들이 한수광의 몽둥이가 타격 음을 낼 때마다 수를 세기 시작했다.

독기를 있는 대로 품은 한수광이었기에, 위현룡은 한 대 맞을 때마다 뼈 속까지 고통이 밀려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퍽! 퍽! 퍽!”

차라리 위현룡이 신음이라도 냈으면 한수광이 그렇게 열불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수광은 약이 바짝 올라서 젖 먹던 힘을 짜내 위현룡을 후려쳤다.

곽유는 눈과 귀를 꽉 막고 웅크리고 앉아 울부짖었다.

(형님...미안하오...미안하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곽유를 보게 된 위현룡은 구타당하면서도 흐린 미소를 보냈다.

“오십!”

절반정도 치자 한수광은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오른 팔에 검상을 입은 터라 욱신거림을 참고 태형을 행하던 그는 더 참지 못하고 몽둥이를 왼손으로 바꿔 잡았다.


“이 자식이 잘도 버티는군!! 어디 얼마나 가나 보자!! 퉤!”


독이 바짝 오른 몽둥이가 허공에서 춤을 추었다.

위현룡의 입술이 악문 이에 찢겨 피로 범벅이 되었다.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것이 분명했다.

팔십 여대까지 도달하자 위현룡은 느끼던 고통마저 잊었다. 그리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그만 바닥에 쓰려져 실신해버리고 말았다.


“저기 한사형...이제 그만 해도 되지 않을지...”

죽을까 걱정한 제자들이 만류를 시작했으나 한수광은 귀담아 듣지도 않았다.

“난 염사형의 명을 받들 뿐이다!”

언제부터 그리 명을 잘 수행했던 것인지 알 길은 없으나 한수광은 초죽음이 되어 엎어져있는 위현룡을 양심의 가책도 없이 시원하게 매질해댔다.

이미 정신의 한쪽 끝을 놓은 위현룡은 한 대 맞을 때마다 마치 장작개비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면서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씩씩대면서 기어코 오십대를 다 친 한수광은 제자들에게 나무꼭대기에 묶으라고 명했다.

“한사형!, 오늘 밤 폭풍우가 한바탕 몰아칠 것 같습니다. 여기 묶어놔도 괜찮을지...”

“상관없어!! 죽든 말든 아주 맨 꼭대기에 묶어 놔라.!”

제자들은 속으로 인정없는 놈이라고 중얼대면서 할 수없이 명에 따랐다.

“형님!!”

이미 정신을 잃은 채 피투성이가 된 위현룡을 곽유가 구슬피 불렀다.

“야! 이제 네놈 차례야! 잠깐만 기다려라!”

제자들이 위현룡을 밧줄로 칭칭 묶어서 나무위로 끌고 올라가는 것을 보던 한수광이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몽둥이를 들고 곽유에게 다가왔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 **


그날 밤은 유난히 천둥번개가 몰아치는 날씨였다.

태형 30대를 맞아 반쯤 죽어서 들려온 곽유는 방구석에 앓아 누워버렸다.

몸이 그렇게 건장하지 못한 그에게 태형은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올 정도로 심했던 것이다.

안쓰러워 어쩔 줄 모르던 속가제자들이 번갈아 가며 미음을 끓여다 주고 피투성이 된 몸도 닦아주고 하면서 수시로 병시중을 들었다.

좁은 창문 밖으로 심하게 몰아치는 폭우와 천둥소리를 들으면서 곽유의 마음은 얻어맞은 부위보다 더욱 쓰려오고 있었다.


“형님은 괜찮으시려나...설마 돌아가시진 않으시겠지...삼십대 맞은 나도 이지경인데...오십대 맞으신 형님은 견디기 힘드실텐데...“

또 다시 눈물이 얼굴로 번졌다.


“내가 훗날 고수가 되면 염청석 놈과 한수광 놈을 반드시 찢어 죽여 이 원한을 갚을 것이다!”

곽유는 걱정과 고통, 그리고 증오에 뒤척이면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칠흑 같던 방에 갑작스런 섬광(閃光)이 들어와 주위를 환하게 밝혔다.

그리고 정확히 숨 한번 쉴 찰나였다.

-우르르. 꽝!-

천지가 진동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하늘을 찢고 떨어지는 한줄기 번개가 창문 밖으로 뚜렷하게 새겨졌다..

귀가 얼얼할 정도로 무서운 굉음이었고 시력이 마비될 정도로 강력한 섬광이었다.

곽유는 온몸이 공포로 부들부들 떨렸다.


“형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신 건 아닌가!!”


곽유는 갑자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으악!!!!!!!!”

곁에 자던 동료부터 시작해서 옆방에서까지 곽유의 비명소리에 놀라 튀어나왔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잠결에 놀라서 나온 그들에게 곽유가 발광하듯이 소리쳤다.

“형님이 위험하시다!! 어서 형님에게 가봐야 해!!”

그들은 안쓰러운 듯이 묵묵히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염대협께서 내리신 명이라서...오늘밤이 지나야 할거야..”


한 명이 죽어 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무슨 소리들이야!! 형님이 우리 때문에 저 지경이 되신 걸 모른척하겠다는 건가!!”

곽유의 일갈에 그들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속가제자들의 심정은 곽유와 하나 다를 바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위현룡을 구해내고 청성파를 쑥대밭으로 짓밟고 싶은 생각까지 들만큼 그들의 청성파에 대한 원한은 극에 달아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고 그 현실에 굴복되어 가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보게들...제발...부탁이야...가서 형님을 모셔와 줘...어차피 지키는 사람들도 없는데 하룻밤 지났다고 하면 그만일 것이니...“

일갈하던 곽유의 음성은 점차 호소로 변해갔다.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들의 발아래 엎드려서 빌고 있는 곽유를 보자 어제 염청석에게 구걸하듯 빌었던 그가 생각이 났다.

비록 곽유가 짓밟히는 벌레처럼 그의 발아래 눌려있었지만, 보는 속가제자들 역시 자신들도 그런 벌레와 다름없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속가제자들은 가슴 아픈 얼굴을 한 채 서로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결심이 선 듯 말했다.


“그래! 우리가 이러고 있으면 사람도 아니다! 자네는 여기 걱정 말고 있게나! 우리들이 지금 당장 가서 형님을 모셔 올 테니!“


“정말 고마워... 고마워...”

곽유는 그들의 손을 붙잡으면서 또 한차례 눈물을 흘렸다.

“자 어서 서두르자!”

속가제자들이 급히 옷을 주서입고 넓은 삿갓을 챙기더니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갔다.

“제발 형님이 무사하셔야 할 텐데...”


** **


죽음(死), 검(劍), 그리고 환령(幻靈)들...

그곳은 깊고 어두운 강이었다.

무수히 잠든 검의 영혼(靈魂)들이 아직 피가 씻기지도 않은 채 원한(怨恨)의 인고(忍苦)를 새기고 있는 곳.

무수한 귀혼(鬼魂)들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을 느낀다.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그럴수록 귀혼들의 몸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수렁처럼 끌려 들어가는 육체는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


“아...빠져나가야 한다...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순간 위현룡의 눈이 크게 부릅떠졌다.

희미함 속에서 점차 밝아지는 낯익은 영상들...

“이제 정신이 좀 드는 거요?”

한 사람의 얼굴이 눈 안에 들어왔다.

“날 알아보시겠소? 형님”

그는 곽유였다.

위현룡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보니 자신이 묵었던 방안에 수많은 속가제자들이 꽉 들어와 있었다.

깊은숨을 한번 들이킨 그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것인가?...”


“말도 마십시오...그날 새벽 곽유녀석이 울고불고 난리 치면서 형님이 위험하다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반신반의하면서 저희들이 달려갔는데, 도착해보니 형님이 묶였던 나무는 시커멓게 타서 반 동강된 채 구르고 있었고, 형님 또한 나무처럼 숯덩이가 되어 쓰러져 있더라구요.“


속가제자 한 명이 입에 침을 튀면서 끔찍한 듯 몸을 떨자 다른 속가제자가 말을 이었다.


“저희는 형님이 죽었는 줄 알았는데 기적적으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보살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랴부랴 형님을 들쳐 업고 이쪽으로 냅다 달려왔었죠.“


“형님이 만약 죽기라도 했으면 난 바로 칼을 품고 청성파로 들어갔을 것이오.”

곽유가 한줄기 비장한 결심을 드러내면서 말했다.

위현룡은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그때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뭔가 강력한 힘이 내 머리위로 내려쳤다는 것뿐이다. 그 외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니...)


과거를 기억하려 애쓰자 머리가 빠개지듯이 아파왔다.

곽유는 누워있던 그가 인상을 찡그리자 걱정되서 한마디했다.


“아직 몸이 완전히 낫지 않았으니 몸을 좀 추스르면 나오시오. 그리고 내가 염대협에게 며칠만 쉬게 사정했는데 매몰차게 거절하더니만...원소저가 힘써주었소. 정말...원소저의 마음은 비단결이오..“


위현룡은 원연홍이 언급되자 엷은 미소를 보이면서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원연홍을 생각했던 그였다.

어떻게 보면 끝까지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그녀가 가지게 해 준 것이었다.

그는 이제 막 의식이 돌아왔기에 피곤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속가제자들은 짧은 안부를 한마디씩 건넨 후에 모두 방을 나가 주었다.

마지막으로 곽유가 이불을 잘 덮어주면서 당부했다.


“염대협이 형님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부터 원소저와 가깝게 있지 마시오...그게 다 형님을 위한 길입니다.“


이렇게 말한 곽유는 왠지 자신이 인정머리 없는 말을 한 것 같아 속이 쓰려왔다.

원연홍을 사모하는 위현룡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자신이 아닌가.

잠시 머뭇거린 곽유는 위현룡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가 나가자마자 위현룡은 나직한 한숨을 쉬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뛰는 데 내가 어쩌란 말이냐. 이미 어제 죽었어야 할 생명이기에, 이제 남은 생명은 원소저를 위해서 써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 **


위현룡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것은 그로부터 나흘 뒤였다.

속가제자들은 병세가 매우 위중하기에 몇 달은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단기간 내에 회복을 하자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 아무튼 제일 기뻐한 사람은 단연 곽유였다.


“형님 정말 다행이오! 조금 있으면 비무가 시작되는데 그때까지 형님이 몸져 누워있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었다오“


“하하하,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 꼭 비무시험을 통과해서 청성파 제자가 되어 보일테니 염려 말거라!“

위현룡은 어림없다는 듯이 응수한 후에 자신의 검을 챙겨들었다.

그 순간 그는 뭔가 이상함을 손끝으로 느꼈다.

아무런 느낌도 없는 느낌...

마치 허공을 잡고 있는 묘한 느낌이였다.

“왜 그러시오?”

심상치 않은 기운이 돌자 곽유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음...아니다...병을 털고 일어나서 그런지 몸이 좀 무거웠나 보다. 아무튼 어서 가서 수련을 하도록 하자“

위현룡은 이유 없이 예민해진 것 같아 더는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은 서둘러서 연무대로 들어섰다.

이미 다가오는 비무시험에 고무되서 그런지 많은 속가제자들이 땀을 흘리면서 검법수련에 몰두하는 것이 보였다.

“이 사람들이...은근히 욕심들이 많았구만!”

곽유가 너털웃음을 치면서 한 마디 하자 저쪽에서 다가오던 천승비가 맞장구 쳤다.

“안 죽고 끝까지 살아서 연무대로 오는 위형만 하겠는가...하하하”

위현룡에게 다가온 그는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몸은 좀 어떻소? 위형이 쾌차하니 정말 반갑소이다.”


“흥...내가 천형님은 그렇게 안 봤는데 그 때는 정말 너무하셨소!.”

곽유는 천승비가 제일 먼저 염청석에가 붙은 일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개의치 않은 듯 천승비는 대꾸했다.


“우리가 만일 계속 버텼다면 문제는 위형 혼자만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다수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무림에서 살아남는 길일 것이다“


“허...형님 말은 정말 청산유수구료...”

곽유가 은근히 비꼬고 있자 위현룡이 나직하게 타이르면서 천승비에게 말했다.


“그때 나 역시 천형에게 무리한 결단은 요구해서 미안하던 참이었소. 나는 천형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으니 다시 예전처럼 사이좋게 지냅시다.“


손을 내민 그의 손을 천승비는 꽉 잡았다.


“그날은 정말 미안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이해해 주시오”

위현룡은 그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보면 그가 어느 정도 염청석에게 동조했기에 큰 불상사를 피한 것일 수도 있었다.

만약 그때 모든 속가제자가 한마음으로 염청석과 척을 지었다면 장래에 속가제자들에게 여러 탄압이 이뤄질 것이 불문가지(不問可知)였던 것이다.


“자 그럼 검법을 연습해 보도록 합시다. 얼마 전에 내가 터득한 것인데 비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오. 잘 보고 따라하시오“


멋지게 검을 뽑아 든 천승비는 곽유와 위현룡 앞에서 청풍검법(淸風劍法)의 검초를 보여주면서 한 초식씩 공격과 방어의 요결(了結)을 설명해주었다.

또한 그것에 멈추지 않고 정식제자들을 보고 연구한 그들의 공격방식과 그에 맞는 방어자세 등까지도 남김없이 꺼내놓았다.

그날까지 계속 천승비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곽유는 힘들게 얻은 깨달음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그를 보고 금방 미움을 털어 버렸다.

천승비의 가르침에 이미 뭔가를 깨달은 위현룡은 급히 검을 잡고 머리 속에 검초를 그리면서 검을 휘둘렀다.

오십 여초를 쉬지도 않고 휘둘러대는 와중에 위현룡은 갑자기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한기(寒氣)도 느껴지면서 동작까지 둔해지기 시작했다.

“왜 그러오?”

옆에서 검법수련을 하던 곽유가 이상한 눈치를 채고 물었다.


“모르겠다...이상하게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구나...그런데...”


위현룡은 말을 잠시 끊더니 검을 들고 있는 오른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오 위형?”

천승비도 곽유처럼 이상함을 느끼고 급히 다가왔다.


“내가 지금 검을 들고 있는 것이오??”


“....”


“검을 들고 있다면...무게가 느껴져야 하고 검병을 잡고 있으니 손아귀에 쥐는 느낌이 나야 하는데...어째서 아무 느낌이 없는 것인지...“


두 사람의 시선은 아래로 내려가서 그의 오른손을 주시했다.

분명 검을 꽉 쥐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기에 곽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때 천승비는 돌연 자신의 검으로 위현룡의 검을 부딪쳐 보았다.

“챙깡 “

물에 젖은 지푸라기처럼 검(劍)은 위현룡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형님...검을 안 쥐고 있는 것이오??”

무인이 검법을 연마하면서 손아귀에 힘을 뺄 수는 없기에 물어본 것이다.


“나....는....힘을 주었다고 생각했는데...거기다가....이 내 손이....”

위현룡이 얼굴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오른쪽 어깨를 흔들어댔다.


“손뿐 아니라 팔까지 안 움직인다...오른 팔이 안 움직인다!!!”


그의 외침소리에 주위에 있던 속가제자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속속 모여들었다.

“형님...서두르지 말고 다시 잘 움직여봐요..”

곽유가 오히려 당황해서 옆에서 닦달했다.

그러나 위현룡의 어깨만 거칠게 움직여 댈 뿐 그 아래 오른팔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순간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검을 익히는 자가 오른팔이 마비되었다는 것은 죽음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 위현룡이 한수광을 꺾는 것을 목도한 그들이기에 지금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이...이게...”

위현룡은 너무나 기가 막히고 절망스러워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힘들게 버텨내고 이제 겨우 살겠구나 했는데 더 큰 시련이 다가와 버린 것이다.


“혀....형님....그게...아직... 병이 다 낫지...않아서...그런 것 아닌지...”

곽유도 말을 더듬는 것이 위현룡만큼이나 충격이 큰 것 같았다.

천승비가 급히 그의 팔을 휘어잡으면서 말했다.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 거요? 이러는 데도?”

거의 반쯤 꺾다시피 했는데도 위현룡의 표정엔 고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모여 있는 속가제자들은 그 순간 탄식을 흘렸다.

한수광을 꺾어 속가제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문파에서 쫓겨날 속가제자들을 구해준 은인이었으며, 속가제자들의 대사형이고, 정신적 우상이 바로 위현룡이었다.

그런 사람이 하루아침에 팔을 못 쓰게 되어버렸다.

그들은 왜 하필 왼팔이 아니고 검을 잡는 오른팔인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다.

“아직 뭐라 단정하긴 이르오...곽유 말대로 병이 완쾌되지 않은 모양이니 며칠 더 요양하다보면 분명 차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천승비가 깊은 생각을 말하자 저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쓰러진 위현룡을 들쳐 업고 온 그들 이였기에 더욱 공감을 했다.

반송장이 되어 온 사람이 단 나흘 만에 쾌차한 것이 왠지 꺼림칙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혼환령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5> +40 06.08.22 28,612 77 11쪽
8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4> +35 06.08.18 28,590 78 9쪽
8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3> +49 06.08.16 28,817 77 9쪽
8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2> +48 06.08.12 29,619 87 10쪽
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1> +45 06.08.07 29,201 82 9쪽
8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0> +50 06.08.03 30,148 81 11쪽
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9> +48 06.07.26 29,122 86 11쪽
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8> +53 06.07.22 29,072 81 10쪽
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7> +45 06.07.18 29,440 85 9쪽
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6> +44 06.07.15 29,148 80 8쪽
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5> +58 06.07.08 30,084 81 12쪽
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4> +40 06.07.03 30,837 82 14쪽
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3> +38 06.06.29 30,013 81 12쪽
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2> +37 06.06.26 30,802 80 13쪽
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1> +41 06.06.20 31,773 79 11쪽
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0> +41 06.06.15 32,944 79 13쪽
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9> +32 06.06.09 32,020 83 12쪽
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8> +45 06.06.04 32,508 83 9쪽
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7> +38 06.05.28 34,513 78 13쪽
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6> +39 06.05.25 33,079 83 12쪽
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5> +33 06.05.20 34,323 74 10쪽
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4> +36 06.05.17 33,919 78 12쪽
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3> +35 06.05.06 33,840 86 12쪽
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37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10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18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61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28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05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68 84 14쪽
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2> +41 06.03.18 35,714 85 14쪽
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50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5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2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1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27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1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4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0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69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16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1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6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3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7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6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1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6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7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4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50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2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4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6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8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2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58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1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58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3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1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3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8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6 143 18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09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60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