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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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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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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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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DUMMY

[그 검은 원장문인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지. 원장문인이 그 검을 보게 되면 과거의 일과 나를 해한 원수에 대해서 뭔가를 떠올릴 것이다.]


위현룡은 얼굴에 약간 심각한 기미를 띄웠다. 지금까지 함구하던 홍후인이 처음으로 원수에 대해 언급하려 하고 있었다. 그것도 갑작스럽게 말이다.


“그럼 장문인께서 선배님의 원수를 아시고 계신단 말입니까?”


[그렇다. 다만 문제는 원장문인이 그걸 기억 못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네가 검을 보여서 기억이 되살아나게 도와드려야 한다.]


문득 오래 전 홍후인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무림을 손아귀에 넣게 해줄 테니 세 명만 없애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 세 명이 누구냐고 했더니 굳게 입을 다물 뿐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었는데, 갑자기 원기종을 그 안에 끌어다 넣고 있는 것이다.

(선배님은 장문인을 잘 모른다고 했었는데 이제 보니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것 아닌가...)

갑자기 끝없는 의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도대체 선배님의 원수인 세 명과 장문인과의 관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어째서 장문인에게 검을 보이려고 하는 것일까...장문인께서 무슨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것인가.. 아니 어쩌면...세 명의 원수가 벅찬 존재이기에 장문인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닐까...)


[뭘 그리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홍후인의 또렷한 음성이 위현룡이 펼치는 상상의 날개를 꺾었다.

정신이 번쩍 난 그는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한 다음 입을 열었다.


“선배님이 제게 신학검법의 요지를 깨우치게 하시고, 귀혼심법까지 전수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은혜를 입으면 갚는 것이 당연지사이니 제가 보답하는 의미로 꼭 장문인께서 기억을 하시도록 돕겠습니다.“


[그래...]


“하지만 만약 장문인께서 검(劒)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시다면 제가 대신 선배님의 원한을 갚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위현룡의 음성은 어느 때보다 단호했고 얼굴엔 비장한 기색마저 보이고 있었다.


[고맙구나...]

위현룡은 벌떡 일어나서 침상 밑에 감춰두었던 검을 꺼냈다.

그 당시에는 별 신경 안 썼었는데 자세히 보니 꽤 뛰어난 명검이다.

검집이 없어서 아쉽긴 했으나, 번쩍이는 검신을 따라서 승천하는 용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고, 그 바로 아래를 세 개의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받치고 있는 것이 꼭 청성산에 유명한 삼봉(三峰)과 흡사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검병에는 또 다른 용이 휘감겨 있었는데 잡아보니 손아귀에 알맞게 차는 것이 매우 편안하고도 단단했다.

“좋은 검입니다”

진평이 하사했던 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명검이기에 위현룡이 탄사를 보냈다.


[그렇겠지...어서 서둘러라. 지금시각이 장문인이 가장 한가할 때이니...]


“알겠습니다. 그럼 수련은 일을 끝마치고 나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후 수련을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한 위현룡은 하얀 천을 찾아내서 검(劍)을 조심스럽게 싼 후 원기종이 머무는 전각으로 향했다.


“위사제!! 오전 수련이 끝난지가 얼마 안되었는데 또 수련을 하러 가는 것인가요? 그런데 들고 있는 것은 무엇이지요? 검 같은데...”

위현룡이 왼손에 들고 있는 기다란 것을 보고 검으로 직감한 원연홍이 묻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반색을 한 위현룡이 슬쩍 위로 쳐들면서 설명했다.


“장문인께 잠시 보여드릴 물건이 있어서 가는 길입니다.”

“어떤 것인데요?”

부쩍 호기심이 난 모양인지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이놈아! 자꾸 분란 일으키지 말고 어서 가기나 해라!]


“하하하, 원사저 죄송합니다만 장문인께 먼저 보여드려야 함이 순서입니다.”


“풋! 그러고 보니 제가 너무 무례했네요. 보아하니 검이 분명한데 도대체 얼마나 멋진 명검이기에 그러죠?“


“명검 중에 명검입니다!”


“어머! 아버님이 보시고 나면 저도 꼭 한번 봐야겠군요.”


“기대하셔도 될 것입니다.”

두 사람은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원기종의 내실이 있는 전각 앞까지 당도했다.


“그럼 어서 들어가서 보여드리고 나와요. 오후수련에는 제가 사전절광검법(射電絶光劍法)을 가르쳐줄게요. 신학검법을 다 연성했다고 했으니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호호호.“


“아! 잠시만 저쪽에서 기다려주십시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오래 전 염청석에게 당한 검법이 사전절광검법임을 알게 된 위현룡이었다. 신학검법 다음에 사전절광검이기에, 그렇게 부단하게 노력을 했는지도 몰랐다.

염청석에 대한 원한보다는 그때 맛보았던 사전절광검의 검초들이 그를 들뜨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얼른 일을 끝내고 나와야겠구나.)

급히 내실 앞까지 움직인 위현룡은 조용히 아뢰었다.


“일대제자 위현룡이옵니다. 장문인을 꼭 뵙고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들어오너라.”

안으로 들어가자 염청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었다.

탁자 위에 김이 무럭 무럭무럭 나는 찻잔이 두 개 있는 것으로 미루어 두 사람이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괜히 끼여든 것 같아 멋쩍었지만, 어차피 검만 보여주고 얼른 나갈 생각뿐이었다.

슬쩍 염청석의 얼굴을 보니 잠을 못 잤는지 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가 않았다.

하긴 근래에 들어서 청성파 제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나돌았다.

대사형의 성정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이 아마 원사저 때문이라는 것과 준수했던 얼굴이 그로 인해 점차 핏기가 가시면서 흙빛을 띈다는 그런 말들이었다.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원기종이 차를 한 모금 마시기 위해서 찻잔을 들면서 묻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서는 뜻밖의 방문이 아니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장문인께 보여드릴 물건이 있어서 왔습니다.”

“물건?”

원기종은 마시려던 차를 잠시 탁자 위에 놓고는 위현룡이 들고 있는 물건에 호기심을 보이고 있었다.

“검(劒)인 것이냐?”

위현룡이 물건을 탁자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천을 풀어헤치려는데 원기종이 먼저 물어왔다.

역시 무인들이란 긴 물건을 보면 무조건 검을 연상시킨다더니 그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때 홍후인의 음성이 급박하게 들렸다.


[현룡아! 내실 어딘가에 살수(殺手)가 숨어 있다!]


순간 위현룡은 둔기에 맞은 것처럼 멈칫했다. 살수(殺手)라는 어감이 주는 섬뜩한 느낌이 등골까지 강렬히 자극시키기 시작했다.


[당황하지 말고 일상처럼 행동하거라. 살수가 눈치채고 도망칠 우려가 있다]


(감히 청성파에, 더군다나 장문인의 내실까지 침입했다면 살수중에서도 최고수 일 것이다. 만약 살수를 잡아서 배후를 캐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침탈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 찰나에도 위현룡의 머릿속은 초조함을 누르고 이성적 판단과 처신책을 생산해 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내 평정심을 찾은 그는 주위를 슬쩍 돌아보면서 말했다.


“제가 한 자루의 검을 누군가에게 받았습니다. 장문인께서 한번 보시고 어떤 내력(來歷)인지 말씀 해주십시오.“


“무슨 검인데 내력을 운운하는 것이냐?”

원기종이 고개를 쭉 빼는 것으로 보아 호기심이 절정에 다다랐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때 염청석이 의혹의 눈초리로 일어서더니 말했다.


“청성파 내실에는 무기를 가져 올 수 없음을 몰랐더냐! 어디서 이상한 수작을 보이려는 것이냐! 썩 나가지 못할까!!”

염청석의 이런 행동은 살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위현룡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실에 출구는 단 하나 뿐이다. 천장을 뚫고 나간다는 것은 장문인과 대사형의 무공을 놓고 봤을 때 큰 위험부담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염청석의 호통소리를 묵묵히 막아내면서 위현룡의 신형이 출구를 가로막는 선상으로 움직여졌다.

원기종이 괜찮다는 듯한 손짓을 보이면서 염청석을 자제시켰다.

“괜찮으니 어디 좀 보자꾸나.”


“네.”


[아무래도 살수가 숨어 있는 방향을 알 수가 없구나. 귀혼내공을 끌어올려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거라. 그리고 급습을 하면 네가 막아내야 한다. 배후를 위해서 꼭 잡아야 하니 아직 티를 내지 말거라!]


홍후인의 당부에 따라 위현룡은 암암리에 귀혼내력을 단전에 모으면서 위급시에 원기종을 보호할 준비를 했다.

여차하면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들고 있었다. 흰 천이 헤쳐지고, 한 자루의 검이 번뜩이면서 위풍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을 본 원기종의 혈색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의혹에 찬 눈빛을 띄기 시작했다.


“이 검이옵니다!”

위현룡이 왼손으로 탁자위에 있는 검을 원기종 앞으로 슬쩍 미는 시늉을 했다.


[현룡아! 공격해온다!]

순간 홍후인의 긴박한 알림소리가 귀청을 파고들었다.

이미 대기를 하고 있던 위현룡은 사방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탁자 위에 놓여있던 검을 잡는 동시에 내력을 주입시켰다.

그런 움직임은 어떤 살수보다도 빠르고 정교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오른쪽이다!]

왼손을 쓰는 자에게 오른쪽 공격에 대한 대처는 다소 느릴 수가 있다.

그러나 위현룡은 능숙하게 몸을 틀어 오른쪽으로 중심을 이동시켰다.

[신학검법 일초식!]

홍후인이 소리지르면서 살수의 암습에 적절한 검초를 알려주었다.

살수의 위치를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무림 선배인 홍후인의 능력을 믿는지라 그는 곧바로 검을 옆으로 기울이면서 쭉 뻗었다. 그리고 소리 질렀다.


“장문인! 살수의 암습(暗襲)입니다! 피하십시오!”


순간 허공을 가르던 검신에서 연약한 미동이 느껴졌다.

그것은 마치 원연홍을 살짝 안았을 때 느껴지는 그런 떨림과도 같았다.

“이것은...”

위현룡이 생각을 다 마치기도 전에, 검(劍)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원기종의 심장을 노리고 찔러 들어가고 있었다.

전에 작은 솔방울을 찔렀을 때 느꼈던 그런 빠르고 가공할 위력을 가득 담고 있는 공격이었다.

“앗!”

아무 짓도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검(劒)이 마치 살아있는 듯 원기종을 공격했으므로 위현룡은 대경실색했다.

암습이라는 외침에 신경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고 있던 원기종은 살수가 아닌 믿고 있던 위현룡에게서 검공이 뻗어 나오자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위현룡의 쾌속무비한 검공은 근거리에서 출수된 것이기에, 원기종이 인식을 했을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변변한 대비도 못하고 있던 원기종은 피부까지 괴이한 기(氣)가 느껴지자, 무의식적으로 허둥대면서 몸을 움직여 버렸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은 결정적으로 원기종의 목숨을 구해냈다.

“윽”

위현룡이 내지른 검(劍)이 노렸던 원기종의 심장을 비켜나면서 그보다 위쪽인 견갑을 꿰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한 주먹도 더 될 듯한 피가 터져 나오면서 뒷배경을 지옥도처럼 축축이 적셔놓았다.

왼쪽 어깻죽지 뒤쪽으로는 약 5촌(15cm)의 검이 피를 토하며 살벌하게 튀어나와 있었고, 불신(不信)의 눈빛을 감추지 못한 원기종은 인상을 심하게 흩트리면서 비틀거리기에 이르렀다.


“장...문인...저는....”

뜻밖의 변고에 당황한 위현룡이 검을 잡은 손을 화들짝 놓고는 뒷걸음질치며 변명을 뇌까리려 했다.

원기종은 핏발이 선 눈으로 위현룡을 노려보면서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고 있었다.

분명 분노의 호통을 치려고 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를 악문 입술이 쉽게 벌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선배님!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위현룡이 정신이 마비된 상태로 실성한 사람처럼 소리쳐댔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살수가 요상한 무공으로 술수를 부린 것이 분명하다는 믿음으로 홍후인을 옹호하기 바빴다.


(선배님은 살수로부터 장문인을 보호하려고 했었다! 이건 뭔가 잘못 된 것이다!)


피가 철철 새어나오면서 원기종의 백색 도포는 붉은 도포가 되어 갔다.

앞으로 반쯤 쓰러지며 탁자를 붙들고 있는 원기종의 모습을 염청석은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마치 꿈이 아닐까 라는 무리한 상상을 하는 모습이었지만 어느 순간에 염청석의 입가에는 검은 웃음이 피어났다.

민첩한 행동과 함께 염청석은 몸을 날려 원기종을 부축했다.

그리고는 고래고래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이놈이!! 장문인을 암살하려 하다니!!! 누구 없느냐!!!”


내공이 실린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자 바깥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점차적으로 다가왔다.


[현룡아! 이때가 기회다! 어서 경공으로 도망쳐라!]


“하지만...제가 왜...”


위현룡은 살수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원기종만 희생되었기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염청석과 같이 원기종을 부축하고 싶었지만, 그를 찌른 것은 자신의 검이기에, 감히 다가서지 못하고 망설이고만 있었다.

[어서 도망가라니까!]

홍후인은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피신할 것을 계속해서 명령해댔다.

“장문인!! 괜찮으십니까!!”

황급히 움직인 염청석이 걱정을 하며 상태를 확인하고 나섰다.


“괜찮다...다행히 심장은 비켜나갔으니...”

검공에 의한 강한 충격에서 벗어난 원기종은 스스로 혈도를 눌러 지혈을 시도하고 있었다.

원기종이 오른 손으로 어깨에 박힌 검을 빼려하자 염청석이 얼른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움직이시면 악화됩니다. 제가 대신 빼겠으니 고통스럽더라도 참으십시오.”


“그래...부탁하마.”

화타에게 몸을 맡긴 관운장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견갑골을 뚫고 나갔기에 검을 뺄 때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분명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한 원기종이 눈을 감으며 초연하게 몸을 꼿꼿이 세우자, 염청석은 상기된 얼굴을 하며 검을 빼기 위해 검병을 꽉 잡았다.


“장문인 고통스럽더라도 꾹 참으십시오!”

그 순간 염청석은 검을 뽑는 척하더니 갑자기 아래쪽으로 검을 끌어 누르듯이 움직였다.

뼈가 부서지는 듯한 효과음과 함께 검날은 심장쪽을 향하여 맹렬히 살을 헤치고 돌진했다.

“으윽!”

원기종의 두 눈이 무섭게 부릅떠지면서 입가로 한줄기 선혈이 터져 흘러나왔다.

그리고는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목석처럼 앞으로 쿵하고 쓰러져버렸다.

한 문파의 장문인의 죽음치고는 너무나도 허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염청석은 검으로 원기종의 심장을 완벽하게 두 동강 내고는 악귀처럼 몸을 일으켜 세웠다.

피로 흥건하게 젖은 검을 뽑아들고 득의에 찬 미소를 짓고 있던 염청석은 얼굴색을 싹 바꾸며 호통을 질렀다.


“네 이놈!! 감히 장문인을 시해하다니!!”


위현룡은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면서 염청석이 원기종의 숨통을 끊는 것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그가 뭐라고 소리지르는지 귓가로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염청석이 원기종을 살해했다는 것이었다. 원연홍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버지를 말이다.


“염청석!! 네 이놈!!”

화산처럼 엄청난 분노가 터져 나온 위현룡은 더 생각하지도 않고 염청석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위현룡은 이미 이성이 마비되고 싸움에서 필요한 마음의 평정마저 잃어버린 직후였다.

“흥!”

가소롭다는 듯 염청석이 몸을 슬쩍 피하면서 검을 휘두르자 위현룡이 금나수법을 이용하여 검을 휘어잡았다.

의외로 쉽게 검을 빼앗겨준 염청석은 뭔가 작심을 한 듯 스스로 위현룡의 검에 몸을 날렸다.

푹 소리와 함께 염청석의 옆구리에 검이 관통되고 있었다.


“죽어라!! 이놈!!”


이미 이성을 잃고 반미치광이가 되어있는 위현룡은 염청석의 허리를 끊어버릴 요량으로 검을 가로로 움직였다.

이때 방문이 덜컥 열리면서 일단의 제자들이 들이 닥쳤다.

그 기회를 살려 염청석은 얼른 검에서 몸을 빼내고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졌다.


“이놈이! 장문인을 시해하였다. 어서 잡아라!!”


“뭐라고! 염청석 이 극악무도한 놈!!”


위현룡은 검을 휘두르며 그를 쳐 죽일 듯이 몸을 날렸다.

원기종이 피를 쏟고 바닥에 쓰러져 있고, 염청석은 허리에 깊은 검상을 입고 있으며, 그 앞으로 살인귀처럼 검을 휘두르는 위현룡을 보고 있는 제자들의 판단은 한결같았다.


“저 살인자를 잡아라!!”


청성파 제자들은 일시에 검을 뽑아들고 염청석을 공격하던 위현룡에게 달려들었다.


[이놈아!! 위험하다!! 어서 밖으로 몸을 피해라!!]

그러나 바깥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수 개의 검이 살기를 내뿜으며 목숨을 노리는 공격을 해오고 있었다.


“내가 아니오! 범인은 염청석이란 말이오!”


급급히 공격을 막아내면서 위현룡이 발악하듯 소리를 치고 있었지만 믿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어서 저 놈을 잡아라!!”


위현룡의 입을 막을 속셈인지 염청석은 피가 흘러나오는 허리를 움켜쥐고 끝까지 소리지르고 있었다.


[젠장 함정에 빠진 것 같다! 어서 밖으로 일단 몸을 빼내라!!]

홍후인이 외치는 함정이라는 단어가 위현룡의 어두운 정신을 밝은 곳으로 이끌었다.

귀혼내력을 더욱 끌어올린 그는 이를 악물고 쏟아지는 검들을 힘껏 쳐내며 외쳤다.


“내가 아니오! 염청석이 장문인을 죽인 것이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 위현룡의 외침은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감언이설에 지나지 않았다.

수많은 검이 위현룡에게 찔러져왔다.

다행히 제자들은 이대제자들이 주축인지라 위현룡은 맹공을 퍼부어 그들이 뒤로 황급하게 물러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끌어올렸던 귀혼내력을 바탕으로 신법을 전개해 급히 문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순간 위현룡의 신형은 일장도 채 못 가서 우뚝 멈춰서 버렸다.

내실 앞마당에는 이미 많은 제자들이 비명소리를 듣고 몰려있는 상태였고, 맨 앞에는 원연홍이 놀란 토끼모양 서 있었다.


“원사저...”

위현룡이 가쁜 숨을 헐떡이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위사제...어떻게 된 거예요? 무슨 일이에요?”


원연홍이 불안한 기색으로 몸을 떨며 묻고 있었다. 한손을 검에 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막 내실로 뛰어들 참이었다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장문인께서...”

위현룡이 숨넘어가는 소리로 입술을 막 떼려 하는 찰나였다.

내실에서 몇 명의 제자들이 검을 들고 튀어나왔고, 연이어 염청석이 피를 철철 흘리며 고통스런 표정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저 놈이 장문인을 시해했다!! 어서 잡아라!!”


다른 제자들과 담소하고 있던 원연홍을 필두로, 뒤를 따라온 제자들 모두 외침소리만 듣고 온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먼저 들이닥친 일단의 이대제자들의 고함소리를 듣고서야 내실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떠올린 것이다.

그런데 대사형인 염청석의 소리가 괴이하지 않은가.

장문인을 시해하다니...누가 말인가.

원기종의 딸인 원연홍과 혼례를 치를지도 모르고, 속가제자에서 정식제자로 단숨에 올라온 기재이며, 심성이 착하고 인품이 좋기로 유명한 위현룡이 말인가.


모든 이들의 이목이 위현룡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미지의 사실을 탐구하는 학자들의 눈초리와 비슷한 것이었다.

마치 하나의 가설을 기초로 하여 위대한 업적이라도 발견해보겠다는 듯, 그들은 위현룡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복장은 피로 군데군데 얼룩져있었으며, 왼손에 들고 있는 검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 방금 전 일어난 참사의 잔혹함을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다.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으며, 검을 든 팔은 부들부들 떨면서 초라하게 몸통에 붙어 있었다.


원연홍은 아버지가 시해 당하고 그 범인이 위현룡이라는 말에 혼이 나간 듯 멍해졌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물속에 잠겨있는 것처럼 혼미한 정신만 맥박 뛰듯이 살아 있었다.

입술이 반쯤 벌어지면서 목 쉰 듯한 신음이 새어나오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 것 같았다.

“당...신....당신...”

위현룡처럼 혈색이 창백해진 원연홍은 발작이라도 하듯 몸을 심하게 떨었다.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 왜 아버지를 죽였을까 라고 그녀의 눈은 생각하고 있었고, 위현룡은 그런 원연홍의 모습을 보면서 피가 들끓을 만큼 슬픔이 밀려왔다.

막 실신이라도 할 것처럼 겨우 버티고 서 있는 그녀의 눈은 거칠게 충혈 되어갔다.


“어째서...당신이...”


맑고 청소한 눈망울에서 굵은 눈물이 뺨을 타고 턱까지 흘러 빛이 되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위현룡은 충격으로 경련하고 있는 그녀를 꽉 끌어안고 같이 울어버리고만 싶었다.

자신이 살인자로 지목되고 있는 현실보다도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라는 걱정이 그를 고통스럽게 괴롭히고 있었다.

그녀를 안심시키고 장문인은 염청석이 시해했으며, 자신은 누명을 쓰게 되었다고 설명을 하게 되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오락가락했으나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았다.


“뭐 하느냐! 어서 저 놈을 잡아라!!”


염청석이 또 한번 고래고래 소리지르자 원연홍 때문에 잠시 주춤거리던 제자들이 분노를 표출해 내면서 처 밀고 들어왔다.


[이런! 이놈아! 어서 도망쳐야 한다! 아직 일대제자들은 연무대에 집결되어 있고, 계집의 뒤쪽으로 몰려드는 제자들의 수가 적으니 가능성이 있다! 서둘러라!!]


홍후인이 급박함을 알리면서 행동을 개시하라고 끊임없이 외치고 있었다.

정인의 배신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구슬피 울고 있는 그녀에게 위현룡은 뭐라고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고 변명도 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최소한 범인은 내가 아니라 염청석이라고 말해줘야 하는데, 숨이 넘어갈 듯한 원연홍의 표정을 보면서 더 이상 충격을 안기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하는 생각마저 들고 있었다.

장문인이 염청석을 각별히 아꼈고 그녀와는 또 얼마나 친한 사이였던가.

위현룡은 자신의 위급함도 잊은 채, 그저 그녀가 받을 충격만을 걱정하였다.


그때였다.

왼손가락으로 검을 타고 온 아주 옅은 미동이 느껴져 왔다.

순간 위현룡은 그 미동을 느낀 적이 몇 번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황보세가에서 그랬고, 귀혼심법 이성의 단계에 도달하여 솔방울을 꿰뚫어 보일 때, 그리고 원기종을 공격하려던 살수를 막기 위해 검을 잡았을 때도 이런 느낌이 있었다.

위현룡의 심장이 빠르게 진탕되면서 인상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웅.

검이 구슬피 울었다.

“안돼!!!”

검을 잡은 왼손이 홀로 움직이면서 곧장 원연홍의 목덜미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원기종을 찔렀을 때와 같은 힘, 그리고 같은 속도로 말이다.

한시가 급한 위현룡의 안위를 막고 서 있는 원연홍을 없애 탈출을 모색하기 위한 검의 충성심이었던 것일까. 위현룡의 뜻과는 관계없이 검은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목전에 닥친 위급함 속에서도 원연홍은 아무런 변화도 취하지 않았다.

그저 아득해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보내는 상주(喪主)처럼, 눈물에 쌓인 초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을 뿐이었다.


검(劍)은 그녀의 목에 있는 천돌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선배님!!”

위현룡이 오열에 찬 비명을 질러대면서 부자연스러운 몸을 흔들어보았지만, 검은 오히려 가속(加速)까지 내며 앞으로 내달렸다.

-스윽.

귀혼내력에 휘감겨 있는 검(劍)이 살집을 헤집는 소리가 유난히 섬뜩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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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5> +40 06.08.22 28,613 77 11쪽
8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4> +35 06.08.18 28,593 78 9쪽
8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3> +49 06.08.16 28,818 77 9쪽
8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2> +48 06.08.12 29,622 87 10쪽
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1> +45 06.08.07 29,205 82 9쪽
8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0> +50 06.08.03 30,149 81 11쪽
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9> +48 06.07.26 29,123 86 11쪽
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8> +53 06.07.22 29,073 81 10쪽
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7> +45 06.07.18 29,441 85 9쪽
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6> +44 06.07.15 29,149 80 8쪽
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5> +58 06.07.08 30,088 81 12쪽
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4> +40 06.07.03 30,838 82 14쪽
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3> +38 06.06.29 30,013 81 12쪽
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2> +37 06.06.26 30,802 80 13쪽
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1> +41 06.06.20 31,773 79 11쪽
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0> +41 06.06.15 32,944 79 13쪽
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9> +32 06.06.09 32,022 83 12쪽
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8> +45 06.06.04 32,511 83 9쪽
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7> +38 06.05.28 34,515 78 13쪽
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6> +39 06.05.25 33,079 83 12쪽
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5> +33 06.05.20 34,324 74 10쪽
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4> +36 06.05.17 33,921 78 12쪽
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3> +35 06.05.06 33,842 86 12쪽
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41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12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20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63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29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08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72 84 14쪽
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2> +41 06.03.18 35,716 85 14쪽
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51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9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4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2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30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23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5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2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70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21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3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7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5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69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6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6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4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9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28 104 18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5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51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2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5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5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9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9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9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3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60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3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62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0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5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4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3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4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5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68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8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10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61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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