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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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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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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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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DUMMY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수 아래로 두 사람이 힘차게 검을 휘두르고 있다.

위현룡과 천승비.

송풍검법의 초반부를 배운지 겨우 사흘 남짓이었으나 그들은 그런 대로 능숙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검으로 무섭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관통하기란 매우 힘든 과제였다.

그러나 웬만한 사람들은 몸 가누기도 벅찬 일을 두 사람은 이미 적응이 된 듯 이를 악물고 폭포수 사이로 검을 휘둘렀다.

천승비는 남의 수련이 더 효과적이면 자존심을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답습(踏襲)하는 성격이었다.

그러기에 위현룡이 왼손검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는 것을 보자 더 생각하지 않고 자신도 폭포 속으로 뛰어 들어간 것 아니겠는가. 이미 검에 대해 어느 정도 해탈을 한 그들은 여태껏 배운 검초들을 송풍검법에 적용하면서 수많은 변초들을 생산해냈다.

“이봐요!!”

잠시동안 그들을 바라보던 원연홍이 소리쳐 불렀다.

“아..원소저 오셨군요.”

천승비가 먼저 듣고는 급히 물 밖으로 나왔다.

“매번 와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뒤따라 나오던 위현룡이 얼른 감사의 말을 전했다.


“호호호, 아까 보니까 제법들이던데요!”


“원소저의 발끝도 미치지 못하니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

위현룡이 겸허하게 대꾸하자 원연홍이 한마디 충고했다.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처럼 미련한 것이 없는 거예요. 특히 검객은 자신의 능력을 숭배해야 해요. 필승무패(必勝無敗)의 신념을 가지지 않는 다면 살벌한 강호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법이지 않겠어요?“


“맞습니다. 원소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탈을 하셨으니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천승비가 탄복하면서 칭찬을 하자 원연홍은 싱글벙글했다.

“오늘은 송풍검법 중반부네요!”

더 이상 말을 끌지 않고 시범을 시작한 원연홍은 한 초식씩 보여주면서 그에 따른 검결과 공수전환 법을 설명해주었다.

검초에서 공수 전환이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했다.

검법이란 하나의 춤사위처럼 매끄럽게 이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변초를 위해서라도 각 초식의 전환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각자 깨닫기에는 수년이 걸리는 것을 원연홍이 알기 쉽게 지적해주자 두 사람의 무공습득은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연 중에 기연이었던 것이다.

위현룡과 천승비는 즉각 검을 휘둘러 송풍검법 중반부를 연마했다.

한 시진이 지나고 직접 그들을 지도한 원연홍은 탄성을 연발했다.


“이 정도면 송풍검법 후반부까지 연마해도 될 듯하군요”

그들의 무공실력이 나날이 늘어나자 흐뭇해진 그녀는 후반부 검초들까지 시전 해 보였다.

비장한 눈으로 검초식을 기억한 그들은 그대로 따라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송풍검법의 후반부에 있는 검초는 초반과 중반에 이은 검법의 정수였다.

매우 힘겨워 하는 것을 본 원연홍은 다시 직접 지적해주면서 틀린 점을 바로잡아 주었다.

또 한 시진이 빠르게 지나가고 이내 송풍검법에 젖어드는 위현룡을 보면서 원연홍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사흘 후에는 신학검법이에요! 그때까지 열심히 익혀요!”

그러나 이미 검법에 심취한 두 사람에게 그녀의 말은 한마디도 들리지 않고 있었다.

(깊은 몰입을 하는 것을 보니 얼마안가 많은 깨우침을 얻겠네....)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 원연홍은 발길을 돌려 곧장 청성파 연무대로 경공을 전개했다.

열심히 익히는 그들을 보면서 자신도 검법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원연홍도 점점 검법에 대해 깨우치는 것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새로운 지식이 되어서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얼마쯤 경공을 전개했을 때였다.

앞쪽에 낯익은 모습이 길을 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대사형?”

그녀가 급히 신형을 멈추자 염청석이 한가닥 분노를 머금고 일갈했다.

“이거였어? 사매가 혼인을 거절한 이유가!!”

원연홍은 그의 표정에서 모두 알고 있음을 알아챘다.

약간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렇게 죄인처럼 행동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염청석과 장래에 혼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 본적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은 한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소문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했기에 그녀에게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부풀어진 소문을 잠재워야겠다는 결단이 서고 있었다.


“위대협의 무공을 도와주고 있었어요”


“위대협? 그 속가제자를 대협이라고 칭하다니...사매는 어떻게 된 거 아닌가?”


“누구나 대협이라는 칭호를 가질 수 있어요. 물론 대협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겠지만”


“그럼 그 녀석은 그런 기질이 있단 말인가?”


“청성산 수행에서 못 보셨나보죠?”

말이 오가면서 서로 언성이 점차 거칠어졌다.

그 동안 두 사람의 관계를 봤을 때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장문인께서 이 사실을 아신다면 절대 좌시(坐視) 하지 않으실 것이야”


“대사형이 설마 아버님께 고자질이라도 하시겠다는 것인가요?”


“고자질이라니! 대사형으로써 문파 내 법도를 바로잡는 것 뿐이야.”


“아...그때 그 청성산 수행 때처럼요?”

원연홍이 자꾸 청성산 수행을 거론해대자 염청석은 화가 폭발했다.

“원사매! 이런 식으로 법도를 무시하면 아무리 원사매라고 해도 법도대로 처리 할 수도 있어!”

“흥! 태형이라도 치시게요?”


염청석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대꾸하는 원연홍이 미치도록 증오스러웠고 답답했다.


(원사매와 나는 이런 사이가 아니었다...위현룡이란 놈이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사형이 오늘 너무 신경이 곤두선 것 같으니 좀 더 이성을 찾으시면 그때 다시 말해요”

애증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를 놔두고 그녀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이렇게 소모적인 언쟁을 해봐야 득이 없기에 서로 여유를 갖기 위해서였다.

반 시진이 지나서야 염청석은 원래의 냉철한 그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성을 찾은 지금은 끝까지 한 사람의 형상만 떠오르고 있었다.


“위현룡! 이놈... 네 놈은 반드시 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 **


석양에 타는 저녁놀을 배경으로 위현룡의 검술 수련은 계속 되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잠시 앉아 있는 곽유가 질린 얼굴로 말했다.

“형님!! 도대체 몇 시진째요!! 정말 무섭습니다 무서워...”

벌써 지쳐버린 자신과는 달리 위현룡은 전혀 지친 기색도 안 보였다.

“대장간에서 얼마나 수련을 받았기에 저리 펄펄 나는 것인지...”

위현룡의 지도아래 다른 속가제자들과 수련을 한 곽유는 온몸이 욱신거렸다.

근래에 수련하는 검법의 강도가 높아져 몸이 녹초가 돼 버린 것이다.

다른 속가제자들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대신 검법을 이해하고 진전이 빨라진 터라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상태였다.

“아직도 거기서 쉬고 있는 것이냐!!”

위현룡이 흐르는 땀도 닦을 생각 않고 뒤돌아보면서 한마디했다.


“아 곧 수련할겁니다!! 근데 마실 물이 떨어져서...”

쉬고 싶은 마음에 죽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거리를 찾자 위현룡이 떨어지는 폭포수를 가리켰다.


“저 정도면 평생 마실 물은 충분하지 않겠느냐?”

“쩝...그렇긴 한데...배도 좀 고프고...”

“하하하, 나 원...그래서 어쩌겠다는 것이냐?”

곽유는 순간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내가 음식 좀 가져오리라! 어차피 형님도 계속 연습하시려면 요기는 좀 해야할 것 아니오”

위현룡은 앞으로 두시진 가량 더 수련할 생각이었다.

그러려면 곽유의 말대로 시장기를 모면해야 하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빨리 갔다 오너라!”

“아! 좀만 기다려요!!”

조금 더 쉴 수 있게 되자 기뻐한 곽유가 나는 듯이 자리를 떠났다.


“하하하, 저 녀석에게 지금 수련이 많이 고되었던 모양이군. 오늘은 나만 수련하고 곽유는 들어가게 해야겠다.“

위현룡은 다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원연홍에게 배운 송풍검법 후반부를 익히는 중이였다.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일을 필요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현룡과 천승비가 이토록 서두르는 이유는 앞날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청성파 문내 법도에 따라서 내일이라도 당장 속가제자에게 상승검법을 전수하는 것이 중단될 수도 있었다. 그전에 한 수라도 더 배우는 것이 상책이었던 것이다.

진평에게 받은 보검이 저녁공기를 가르며 힘차게 날고 있을 때 누군가 한마디 해왔다.

“원사매에게 제대로 배웠군”

위현룡은 상대가 염청석인 것을 알자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염대협”

잠시 비릿한 미소를 흘리던 염청석의 눈에는 진한 살기가 돌았다.


“보아하니 속가제자주제에 청성파 상승검법을 잘도 훔쳐 배웠군 그래”

“원소저가 지도해 주시는 것을 염대협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당연히 알지. 그것이 법도에 어긋난 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시 돋친 말투가 들려오자 위현룡은 뭔가 낌새가 이상함을 느꼈다.

더구나 조금씩 그에게서 나오는 짙은 살기가 느껴지기까지 했던 것이다.


“염대협. 제가 법도를 어겼다면 지금이라도 청성파 상승검법 연마를 멈추겠습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푸시고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연마를 멈춘다?”

“....”

“대장부로 태어나서 겨우 아녀자 치마 속에 숨어있는 꼴이라니... 네 놈은 원사매를 믿고 그런 말을 내뱉는 것이다. 원사매가 꼭 다시 가르쳐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 한적 없습니다!”

위현룡은 꺾이는 자존심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염대협께서는 속가제자들이 청성파 상승검법을 배워서 올라오는 것이 두려우신 것입니까? 우리들이 상승검법을 배우면 청성파 정식제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염대협은 무림에서 위풍당당한 청성파 제자들 실력이 고작 그 정도 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뭐라!!”

겁 없이 할말 안 할말 다 하고 있자 염청석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상승검법을 훔쳐 배우는 주제에 뭐가 그리 당당한 것이냐!! 저번 청성산 수행에서 그만큼 관용을 베풀었것만! 네 놈이 이제는 기고만장해졌구나! 오늘 내가 네 놈의 나쁜 버릇을 좀 고쳐주마!“

크게 호통을 친 염청석은 곧바로 검을 뽑아 들었다.


“그것입니까? 염대협께서 노리시는 것이?”

“뭐라고!!”

“염대협은 제 숨통을 끊어놓고 싶어하시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돌리지 말고 행동을 취하십시오. 비록 염대협이 청성파 대사형이긴 하나 지금 하는 행동 역시 법도에 어긋난 행동입니다. 장문인의 허락도 없이 청성파 내에서 함부로 살인을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십니까?“


한 치의 물러섬없이 꼬박꼬박 대꾸하는 위현룡을 보면서 염청석은 끓어오르는 노기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네 놈의 그 주둥이부터 잘라주마!!”

순식간에 염청석의 기(氣)가 피부까지 쫙 뻗쳐왔다.

위현룡은 검을 곧게 잡고 긴장했다.

(내력을 검에 주입한 것으로 보아 오늘 나는 그의 손에 죽겠구나...그러나 죽을 땐 죽더라도 무기력하게 당하다 죽지는 않겠다!)

이미 죽음을 직감한 위현룡은 입술을 꽉 깨물고 청풍검법의 자세를 취했다.


(그래...이렇게 된 마당에 사내답게 신나게 싸우다 죽는 것이다. 원소저...그 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원연홍을 생각하자 마음이 미어지는 듯했지만 위현룡은 곧 정신을 차리고 대결에 집중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껏 배웠던 초식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나열되기 시작했다.

무릎이라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이라도 할 줄 알았것만 오히려 승부를 펼치려하자 염청석은 기가 막혀 미칠 지경이었다.

“송풍검법 몇 자락 배우더니만 간이 부었구나!”

자신보다 하수인 자에게는 몇 초 가량 양보하는 것이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염청석은 먼저 선공을 취해 들어갔다.

(온다!!)

위현룡의 머리 속에 정리되었던 초식들은 한순간에 백지장처럼 사라져버렸다.


(난 이제부터 아무 것도 모른다. 그냥 감각으로 오는 공격을 막아내는 몸놀림만 취하면 되는 것이다)

-쨍강!

두 사람의 검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이놈...내 공격을 막아내다니!)

염청석은 속으로 은근히 놀랐다. 비록 과소평가하여 내력의 반도 주입 안 했다고 하지만 이번 공격은 청성파 상승검법 중 두 번째인 사전절광검(射電絶光劍)의 일초식이었다.

청성파 일대제자들만이 배울 수 있는 이 검법을 일개 속가제자가 막아낸 것이다.


“네 놈은 내가 봐왔던 놈들과는 좀 다르구나!”

염청석이 이런 한마디를 중얼대고 있는데 위현룡이 돌연 역습을 시도하면서 수초를 휘둘렀다.

그 동안 갈고 닦은 청성검법 변초들이었다.

정식으로 휘두르는 것보다 변초를 사용하자 그 위력은 몇 배가 되고 있었다.


(이 녀석이 생각보다 기재(奇才)가 아닌가? 원사매가 신경을 쓸 만도 했군)


그는 원연홍을 떠올리게 되자 갑자기 진한 애증을 느끼게 되었다.

위현룡은 사력을 다해 공격하는데도 염청석이 뒤로 조금도 물러가지 않자 내심 씁쓸했다.


(염청석을 이기겠다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로 강한 존재인줄은 몰랐군. 이제 죽는 일만 남은 것인가)


위현룡은 내력을 극성으로 끌어올려서 쉬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격해 들어갔다.

내력을 극한까지 사용한다는 것은 생명을 내놓는 싸움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흔히 내력의 한 자락은 남겨놓고 적게나마 내력을 계속 생성시키게 하는 것인데 위현룡은 단 한줌의 내력까지 모두 끌어올리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자 후회 없이 싸우다 죽기를 작심한 것이다.


“그게 다인 것이냐?”

여유있게 그의 검을 막고 피하던 염청석이 비웃듯이 말했다.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위현룡이 염청석에게는 최후의 발악으로 보이고 있었다.

대단치도 않은 놈이 자신의 속을 뒤흔들었다는 것에 노기가 뻗친 염청석의 검이 방어를 멈추고 본격적인 공격에 들어갔다.


“이제 그만 죽어줘야겠구나!”


-사전절광검(射電絶光劍)

한줄기 퍼런 빛줄기가 염청석 주위로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심장 박동수가 빨라진 위현룡은 심상치가 않자 남은 여력을 바탕으로 방어초식을 취했다.

“가라!!”

섬광이 번뜩이면서 순식간에 목덜미까지 검이 들어오자 위현룡은 급히 검으로 막아내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환영이었다. 천돌혈 뿐 아니라 이미 인당혈, 전중혈까지 광범위하게 공격은 들어오고 있던 것이다.

긴박한 상황에 위현룡은 마음을 비우고 사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미련한 놈!!”

염청석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위현룡은 온몸에 검상을 입으면서 공중으로 날았다.

“으읔.”

고통스런 신음과 함께 피떡이 되어 바닥에 쓰러진 위현룡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한가닥 숨은 붙어있었지만 팔다리 할 것 없이 수십 개의 검흔이 뚜렷했고 그 사이로 피가 쉴새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그는 필사적으로 끊어지려는 생명자락을 쥐어 잡고 억지로 눈을 뜨려했다.

“자업자득이니 너무 원통해 말아라!”

이미 살기등등해진 염청석이 마지막 숨통을 자르기 위해 검을 휘두르려는 모습이 눈 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염청석의 일검이 그의 목을 치려는 순간 누군가 무섭게 고함을 치면서 달려왔다.

“염대협!! 기다리시오!!!”

천승비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는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젠장...골치 아프게 만드는 놈이군”

염청석이 얼굴을 찡그리다가 다시 위현룡을 검으로 베려고 할 참이었다.

귓가로 들리는 파공음에 염청석은 반사적으로 몸을 휘어 피해냈다.

순간 한자루의 비도가 그를 지나 날아가 버렸다.

“너도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비도를 던진 자가 천승비인 것을 알자 염청석은 심히 격노했다.

다급하여 던진 비도가 다행히 시간을 벌게 되자 천승비는 망설이지 않고 검을 뽑아 위현룡 앞을 막아섰다.

“염대협께서는 어쩌자고 이런 짓거리를 한단 말이오!”

“뭐라고? 짓거리?”

두 명의 속가제자한테 연이어 불손한 말을 듣자 염청석은 속이 뒤집어 질 지경이었다.

“청성파 대사형께서 어찌 법도를 무시하고 이런 무자비한 살상을 저지르는 것입니까!”

천승비가 일갈하자 염청석은 입가에 살기를 드리웠다.


“이왕 네놈까지 왔으니 둘 다 없애버리는 것이 편하겠구나”

천승비의 검미가 위로 치켜 올라갔다.

“그런다고 제가 두려워할 줄 아십니까?”

“하하하, 저기 반쯤 죽어있는 위현룡이라는 놈도 너랑 비슷한 행동을 하더만...어떻게 속가제자 놈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자존심만 센 것이냐“


“비록 속가제자일 뿐이나 도의는 알고 있습니다. 저와 위형이 엄두도 낼 수 없는 상대에게 겁 없이 맞서는 것이 자존심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뭐라?”


“진정한 용기는 맞설 수 없는 상대에게 굴복하지 않는 것이지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 힘을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염대협이 어찌 그러고도 대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염청석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구구절절 천승비의 말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냥 수긍하기에도 때는 늦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미 위현룡이라는 작자를 반쯤 죽여놓은 상태라 어떻게 물러서기도 좀 꺼림칙했던 것이다.


“난 남몰래 청성파 상승검법을 훔쳐 배우는 놈을 법도에 따라 처단했을 뿐이다. 그를 비호하는 어떤 놈들도 용서 될 수 없을 것이다!“


“법도를 따지시려면 장문인 앞에서 하시면 될 일! 힘없는 속가제자를 검으로 직접 처단하려함은 어디 문파의 법도입니까?“


“이 놈이 자꾸 입을 나불대는구나!!”

염청석은 정의를 부르짖기 힘든 상황이기에 자꾸 따지고 드는 천승비가 귀찮은 존재였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놈은 단 두 놈뿐이니 어서 처치하고 자리를 뜨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염청석은 조용히 검을 들어 올렸다.

이미 공세를 취한 마당에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천승비는 상대가 오기 전에 먼저 선공을 시작했다.

빠른 속공이 들어오자 염청석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발자국 물러났다.

이 정도로 빠른 놈 일줄 상상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놈이...)

대사형으로써 일개 속가제자에게 한발자국 패퇴했다는 점은 대단한 치욕이었다.

천승비는 모든 공력을 다 끌어올려서 공격에만 치중을 해버렸다.

그 역시 위현룡과 마찬가지로 필승(必勝)을 염두에 둘 처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단지 하늘같은 존재에 대항하여 자신이 닦은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은 욕망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염청석은 아까보다 더욱 짙은 살기를 내 뿜으면서 천승비의 공격을 모조리 다 막아냈다.

그와 동시에 염청석의 검이 출수를 시작했는데 단 세수만에 천승비는 뒤로 물러나갔다.

한쪽 팔에 검을 맞은 천승비가 비틀대자 염청석은 끝장낼 요량으로 몸을 날렸다.

순간 하늘에서 비오듯이 검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조화에 염청석은 천승비에게 향한 검공을 돌려 떨어지는 검들을 휘둘러 떨어트렸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가지고 있던 검들을 모조리 던져 위급함을 막은 속가제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천승비와 위현룡의 앞을 맨몸으로 가로막았다.

(빌어먹을...)

염청석은 생각보다 일이 자꾸 꼬이자 매우 난감했다.

뒤에 피범벅이 되어 혼절해있는 위현룡을 보던 곽유는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무리 염대협이라고 해도 이는 너무한 것이 아니오!!”

“법도를 어긴 놈에게 그 정도는 약과다”

“그러냐? 그럼 나도 한번 죽여봐라!”

성정이 불같은 곽유가 떨어진 위현룡의 검을 움켜쥐고는 앞으로 달려 나가려했다

그러자 천승비가 급히 제지시키면서 소리쳤다.

“참아라! 네 상대가 아니다!”

“이거 놔요!! 상대가 아니면 어떻소!! 우리가 저 놈에게 일방적으로 벌레처럼 짓밟힌다 해도 조금이나마 꿈틀대고 죽는 게 덜 부끄러울 것이오!“

곽유가 이미 이성을 잃고 소리쳐대자 남은 속가제자들의 눈에도 분노가 폭발했다.


“죽이려면 우리도 다 죽여보시오!”

“염가의 칼에 죽는 것이 수치일 따름이오!”

속가제자들이 이렇게 부르짖으면서 염청석 앞으로 조금씩 다가왔다.

“쓰레기 같은 놈들...정 죽고 싶다면 소원대로 해주마!”

염청석 역시 평정심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

이판사판으로 검을 들고 속가제자들을 쳐 넘기려는데 뒤에서 차가운 비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만 하시죠. 염사형!”

뒤를 돌아본 염청석은 일시에 말문이 막히고 당황한 기색이 돌았다.

원연홍이 무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그녀의 두 눈은 그들 너머로 피를 쏟고 쓰러져있는 위현룡을 한번 주시하고 제자리에 돌아왔다.

몸을 부르르 떨던 원연홍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떨어지고 있었다.

“사형이 다 죽이시겠다니 저도 한번 죽여보세요!”

원연홍은 곧바로 검을 뽑아 염청석에게 겨누었다.

“사매...그런 뜻이 아니고....”

“변명거리가 남아있던가요?”

“난 저 놈이 법도를 어기고 상승검법을 배우기에...”

“상승검법은 내가 가르쳤으니 법도를 적용시키려면 저에게 먼저 하셔야 하지 않나요? 지금부터 사형의 벌을 받을 테니 해보세요“

이미 일전을 각오한 원연홍이 공력을 끌어올려 검에 주입시킨 상태였다.


“사매는 겨우 이런 놈들을 위해 나와 싸우겠다는 것인가?”

“사형이 법도를 따진다면 나 역시 청성파 내에서 함부로 살상을 하는 사형에게 법도를 적용하는 것뿐이에요.“

그녀가 냉랭한 음성으로 대꾸하자 염청석은 그만 힘이 빠졌다.

원연홍을 상대로 검을 휘두르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던 것이다.

검을 검집에 넣은 염청석은 말없이 원연홍을 지나쳐 사라져 버렸다.


순간 원연홍이 급히 소리질렀다.

“어서 위대협을 안으로 모시도록 해요!”

“전 의원을 모셔오겠습니다”

천승비가 한마디를 남기고 급히 마을 쪽으로 달려갔다.

“형님 정신 좀 차려요!!”

곽유가 위현룡을 들쳐 업으면서 울부짖었다.

축 늘어진 채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위현룡은 한 구의 시체나 다름없이 보였다.

“아...이게 다 나 때문이야...나 때문에...”

그의 처참한 몰골을 본 원연홍이 참고있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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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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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5> +40 06.08.22 28,613 77 11쪽
8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4> +35 06.08.18 28,593 78 9쪽
8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3> +49 06.08.16 28,818 77 9쪽
8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2> +48 06.08.12 29,623 87 10쪽
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1> +45 06.08.07 29,205 82 9쪽
8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0> +50 06.08.03 30,149 81 11쪽
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9> +48 06.07.26 29,123 86 11쪽
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8> +53 06.07.22 29,073 81 10쪽
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7> +45 06.07.18 29,441 85 9쪽
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6> +44 06.07.15 29,151 80 8쪽
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5> +58 06.07.08 30,088 81 12쪽
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4> +40 06.07.03 30,838 82 14쪽
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3> +38 06.06.29 30,014 81 12쪽
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2> +37 06.06.26 30,803 80 13쪽
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1> +41 06.06.20 31,773 79 11쪽
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10> +41 06.06.15 32,944 79 13쪽
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9> +32 06.06.09 32,022 83 12쪽
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8> +45 06.06.04 32,512 83 9쪽
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7> +38 06.05.28 34,516 78 13쪽
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6> +39 06.05.25 33,080 83 12쪽
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5> +33 06.05.20 34,324 74 10쪽
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4> +36 06.05.17 33,922 78 12쪽
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3> +35 06.05.06 33,843 86 12쪽
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41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14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20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64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32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09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73 84 14쪽
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2> +41 06.03.18 35,716 85 14쪽
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54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69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14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2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31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23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15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03 95 13쪽
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70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21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785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88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67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26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71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48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77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299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84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09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30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25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24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53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65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29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15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39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75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25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79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19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79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33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06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05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68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0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495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61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05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62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1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8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46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495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01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895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14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84 130 19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36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71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15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29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12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63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868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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