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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청춘극장-꽃-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에리카8
작품등록일 :
2019.04.01 14:41
최근연재일 :
2019.06.13 07: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765
추천수 :
103
글자수 :
332,222

작성
19.04.28 07:00
조회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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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인동초(금은화)7




DUMMY

말자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이사를 하려고 집을 찾아보았고, 고생한 보람이 있어 식당 근처에 가게가 딸린 단독주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서야 내 새끼들과 같이 살수 있게 되었구나.

가끔 지희가 아이들을 데리고 구파발까지 왔지만, 버스를 갈아 탈 때 지섭이를 잃어버릴 뻔 한 이후로 구파발에 오지 못하게 하고 보고 싶어도 참고 두 달을 지냈던 것인데, 몸은 피곤해도 아이들이 보고 싶어 밤중에 잠자다가 일어나서 울기도 많이 울었던 말자이다.

청승맞게 말자가 울고 있으면 어머니인 을순은 '자식새끼 다 필요 없으니 자식한테 너무 매달리지 말고 차라리 이혼을 하고 새 출발을 하면 어떻겠냐'고 하며 공장 사장이 나이는 오십이라 나이가 많지만 상처하고 혼자 사니 생각을 해보라고 한다. 김 서방 같이 못난 놈하고 같이 살아봐야 나중에 자식들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아직 젊은 나이인 서른에 이렇게 고생할 필요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말자는 어머니인 을순의 자식을 버리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져 식당에 우두커니 앉아 소주를 한잔 마신다.

아이들이 보고 싶은 맘을 소주 한잔에 푸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참다가 아이들과 같이 살 집도 생기고 집에 딸린 식당도 넓은 것이 마음에 든다. 이제는 내 인생에도 햇볕이 드나보다.


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모두 비켜라.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음정 박자 틀려도 신이 난 말자에게는 상관없다.

말자는 아이들 볼 생각에 신이 나서 일요일에 휴업을 하고 계약금을 가지러 회기동 집으로 날듯이 달려간다.



회기동 단독주택.


종기는 오복과 같이 동거하는 동안 자신이 벌려 놓은 사업이 부도가 나자 도망쳐서 잊고 지낸 가족이 생각 난 것인데, 생활비가 떨어지자 오복이 앙앙 대기 시작을 하며, 이러다가 굶어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하는 것이다.


어머니와 아이들이 회기동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같이 가자는 학도의 권유를 무시하고 현실을 회피하며 지낸지 근 일 년 만에 가지고 있던 돈이 다 떨어지자 이제는 장모에게 준 회기동 집을 처분하기 위해 집에 돌아온 것이다.


종기가 집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작은 마당에서 지희는 빨래를 하고 있고, 지숙이와 지섭이는 물장난을 하며 비누거품을 담은 작은 플라스틱 병에 동그란 원모양이 달린 작은 막대기를 가지고 방울을 불며 놀고 있다.


“지희야,,지숙아.지섭아, 아빠왔다.”

하며 아이들을 부르자 아이들은 자신을 멀뚱멀뚱 바라본다.

오랜만에 본 아비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 하는 것 같다.

지희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 오셨어요. 어떻게 오셨어요?”

한다..

“아니 아버지가 아버지 집에 오는데 어떻게 오기는.. 그래 잘 지냈니?”

“일단 오시었으니 할머니에게 인사드리세요. 할머니가 아버지 많이 기다리셨어요. 할머니..아버지 오셨어요.”

종기는 어머니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기함을 할 정도로 놀란다.

깔끔하고 반듯한 어머니는 어디로 가고 겨우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고 있는데, 머리는 짧게 커트를 하고, 빨간 내복만 입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아이고,,이 사람아.. 자네가 일을 저지르고 나에게 묻는 것인가?”

“어머니, 죄송하지만 저는 지금 명일동에서 오복이와 살고 있어요. 애들 엄마는 어디에 있나요? 아니 어머니가 어떤 분인데 이렇게 더러운 곳에 어머니를 간병인 하나 없이 아이들만 두고,, 휴~이 여자가 미친것이 아닌가요? 어머니를 이렇게 모시는 애 엄마와는 같이 살수가 없네요. 아니 어떻게 어머니를 이렇게 모실수가 있나요?”

아들이 하는 말이 맞는 말은 아니지만 그동안 아들 없이 말자에게 받았던 구박이 가슴에 맺혔던 진씨 부인은 아들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말자에게 큰소리 한번 못 쳤던 지난 세월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은 사라지고 없다.

하필이면 그때 말자는 아이들 볼 생각에 장을 봐서 집에 들어왔고, 아이들이 마당에 서서 안방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라면 자신을 보자마자 허리에 매달리고 안아달라고 손을 벌릴 아이들인데 이상하다.

“아이고~ 내 새끼들 엄니 왔어..왜 그러고들 빤히 본데,,어여 엄니한테 와야지.”

지희는 망설이며 말을 못하고 지섭이는 계속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는데, 지숙이가

“엄마, 아빠 왔어. 아빠가 할머니 방에 들어갔어. ”

“뭐라구~느그 아빠가 왔다구~. 오~냐~ 이 인간,,마침 잘 되었구먼.”

말자는 안방으로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종기는 어머니와 마주앉아 있다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말자를 보고 마누라를 보면 단단히 따지려던 생각이 사라진다.

마누라인 말자는 예전에도 드셌지만 이제는 고된 식당일을 하며 온몸이 무기로 변한 듯 단단하고 굵은 팔뚝과 어깨하며, 온몸이 땅땅한 지방과 근육으로 바뀌어 처녀 적 몸무게에 두 배에 달하는 몸을 하게 되었고 머리는 짧게 잘라 바글거리는 파마를 하고 몸빼 바지를 입고 허리에는 지퍼가 달린 녹색의 큰 주머니를 차고 얼굴은 고생으로 서른이 된 나이에 짜글짜글한 주름이 가득한 것이 얼굴이 짜증이 난 주름 그대로 바뀌었다.


이런 마누라를 보니 없던 정도 식으며, 돈과 집문서를 챙겨서 자신을 보면 ‘갸르릉’ 거리는 고양이 소리를 내며 치켜 올라간 눈 꼬리를 가늘게 뜨고 안겨올 오복이 에게 얼른 돌아가고 싶다.


종기가 재미는 없지만 가장역할을 하던 시기에 집 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오복과 재회를 한 것인데, 자신을 보자마자 눈물 바람을 하는 오복을 보며 반갑기도 하고 이제 서른이 넘어 물오른 그녀의 몸이며 얼굴에 마음이 동했던 것인데,

다방에서 그녀와 차를 마시며 들은 이야기는 남편이 바람이 나서 아들 하나를 낳고 이혼하였다는 것이다. 자식은 남편에게 두고 나와서 친정에 얹혀사는데, 올케언니의 눈치에 친정에서 살기 싫다며 자신을 붙잡고 아직 사랑한다고 한다.


이 불쌍한 여자를 홀로 살도록 내버려둔다면 그건 인간이 아닌 것 이다.

별 수 있나? 내가 거둬야지..

그 당시에는 월급도 풍족하게 받을 시기였고, 어머니에게서도 품위유지비로 용돈도 받을 시기라, 돈 걱정 없이 명일동에 방을 얻을 수 있었고 두 집 살림도 넉넉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크흠~흠~ 지희 엄마 여기 좀 앉아보지.”

“뭐라구유. 지금 일년 만에 본 마누라 한테 미안하다고는 못하고 앉으라구유. 당신이 사람이유. 사람이냐구유, 여시같은 년이랑 사니께 좋아유. 왜 가정을 두고 딴여자랑 사냐구유.”

말자가 눈에 힘을 주며 목청을 높이자 종기는 마음은 찔리지만 찔리기 때문에 더 화가 난다.

“오복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여자요. 당신 같이 드센 여자가 아니라서 지켜줄 남자가 필요하단 말이요. 그리고, 당신이 나를 몰아세우고 아비노릇 하라고 해서 사업을 차렸는데, 남자가 사업을 하다보면 안 될 수도 있고 한 일이지..그건 그렇고 당신은 지금 시어머니와 아이들을 두고 어디를 다니다가 온 거요.”

“지금 시방 뭐래는겨. 일 년 동안 자식들하고 당신 잘나빠진 어머니하고 누가 먹여 살렸는디유..지금 뚫린 입이라고 말이 나와유. 말이 나오냐구유.”

“아니 누가 당신보고 돈 벌라고 했소. 말을 했으면 내 어떻게라도 변통을 해서 생활비를 보냈겠지. 당신이 아무런 말이 없으니 집안에 재산이 많은데 당장 일 년도 못 지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

둘은 어머니가 있든 아이들이 있든 서로의 입장에서 싸움을 시작했고, 지희는 동생들이 부모의 싸우는 소리에 놀랄까봐 작은방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간다.

자신은 가끔 아버지가 어머니를 싸우며 때리는 걸 봤지만 동생들은 본 적이 없으니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말로는 말자를 이길 수가 없던 종기는 집안에 돈이 있는 곳을 뒤지기 시작한다.

예전에 다른 여자와 살 때 문서를 넣어두던 문갑에서 집문서와 인감을 찾으니 왔던 목적은 달성했고, 돈은 어머니에게 물으니 아이들 엄마가 장롱에 넣어두더라는 말을 해준다.

이때 말자는 소리를 지르며 종기에게 달려들어 집문서도 뺏고, 돈도 뺏기지 않으려 장롱에 손을 못되게 막으려고 했으나 아무리 몸이 좋아졌어도 남자의 힘을 이길 수 없었고, 종기는 돈이 꼭 필요 했기에 말자를 사정없이 걷어차고 때리다가 끝까지 자신의 바지를 붙잡자 지희가 빨래하던 빨래 방망이를 가지고 와서 말자를 늘씬하게 패기 시작했다.

그때 작은방에 있던 지희가 뛰쳐나와 종기를 붙잡고 매달린다.

"아버지, 엄마 살려주세요. 엄마 죽으면 어떻게해요. 제발요."

어린 딸이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하자 잠시 정신이 돌아온다.

마누라를 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돈을 찾는 것이 목적이 었던 것을 기억한 종기는, 장롱에 옷을 전부 꺼내며 뒤진다.

얼마간 옷을 헤집다 보자기에 꽁꽁 쌓아 둔 노란 봉투가 보이고 봉투를 열어보니 만원짜리지폐가 수북하다.

이정도면 얼마간은 살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가지고 온 가방에 돈을 전부 집에 넣고, 어머니에게 자신과 같이 명일동으로 갈 것인지 묻는다.

진씨 부인은 이판에 아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드는 것으로,

이미 말자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고, 아들이 자신을 책임지겠다고 하니 며느리의 구박을 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

"지희야, 동생들 불러라."

종기는 자신의 옷이 말자가 붙잡고 늘어져 구겨진 걸 보고 손으로 먼지를 털며 잡아당기다가 큰소리로 말한다.

지희는 엄마가 정신을 못 차리자 지숙이와 지섭이를 불러 작은방에 엄마를 겨우 끌고 가 눕혀놓고 피가 나는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빨간약을 가져다 상처에 바른다. 엄마가 잠시 움찔하자 작은 가슴에 한숨을 쉬는 것이다.

'엄마가 살아있어. 아버지가 집에 오면 이런 일이 생기니 아버지가 없으면 좋겠다."

지숙이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엄마의 멍든 팔을 잡으며 한숨을 쉬고 있고, 지섭이는 큰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엄마이마에 피가 멈추자 아이들을 데리고 안방으로 간다.

그사이 할머니는 외출복을 입고 아버지가 부축하고 있다.

"너희들 아버지 따라갈래? 엄마랑 같이 살래?"

"지희야,, 너라도 이 할미랑 같이 가자. 지숙이와 지섭이는 아직 어리니까 엄마가 필요하지만 너는 할머니만 있어도 괜찮지?"

"아니요. 괜찮아요..할머니. 전 엄마와 동생과 여기 있을래요. 할머니는 아버지 따라가세요. 저는 모르는 아줌마랑 같이 살기 싫어요. 엄마가 맞아서 저렇게 쓰러졌는데 제가 어떻게 동생들과 엄마를 두고 저만 같이 가겠어요."


종기는 어린자식들 앞에서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자신의 인생에 자식들은 혹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언제 자식을 가지고 싶어 했었나?

말자 저 무식한 것이 제 멋대로 아이를 가지고 낳은 것 이지.

애써 자식들의 눈망울을 외면하며 어머니를 업고 가방을 뒤로 잡고 집을 나선다.

모양 빠지니 얼른 차부터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할머니와 아빠가 사라지고 난 후 지희는 동생들이 울어서 생긴 눈물 자국을 깨끗이 닦는다.. 엄마가 정신을 차리면 속상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손을 주무르고 물도 떠다가 입에다 흘려 넣으며 계속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을 모시고 와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아침.


말자는 머리가 어지럽고 팔이 자기 팔이 아닌 것 같고 온몸이 납덩이처럼 무거운데 몸을 일으킨다.

결국 남편은 자신과 자식들을 버리고 겨우 남은 재산마저 다 챙겨서 떠났다.

남편이 떠난 것이 슬픈 것인지 재산이 없어져서 슬픈 것인지. 맞아서 슬픈 것인지. 꿈이 사라져서 슬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정말 혼자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곁에서 이불도 없이 잠든 아이들이 보인다.

아마도 어미가 맞아서 쓰러지니 아이들이 잠도 못 자고 간병을 한 것 같다.

아직 죽지 않았구나.


그로부터 7년 후


지희 열여섯살.


새벽 2시에 일어난 지희는 쏟아지는 잠을 참으며 억지로 일어나서 운동복을 챙겨 입는다. 비가 오는 것이 오늘은 다른 날보다 힘들 것이 뻔하다.

신문이 비에 젖을까 봐 웃옷을 벗어 신문을 싼 채로 배달을 해야 하니 몸이 견딜 수 있을까 걱정인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해야 한달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중학교 등록금도 내고 학용품비도 할 수 있다.

엄마는 어제 밤늦게 까지 인형 만드는 공장에서 야근을 하고 들어 오셨다.

엄마가 깨면 안 되니 조용히 나가보자.

신문배달 지역이 아파트 지역이면 좋을 텐데 집과 가까운 곳으로 돌다보니 단독주택이 많아서 개들이 왕왕 짖어대면 무섭지만, 그래도 신문을 기다리며 문 앞에 나와 서있는 사람도 있으니 빨리 돌아야 한다.

한참을 신문을 돌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학교 갈 시간이다.

엄마는 그 사이 일어나서 아침밥을 차린다.

"엄마, 더 주무시지 않고요. 제가 차려도 되는데요."

"너도 힘들 텐데,, 괜찮여. 애들 깨워서 밥 먹자."

"네,,엄마 저 고등학교 진학상담이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엄마가 가면 좋겠는디 공장을 가야 하는디. 엄마가 꼭 가야하니~"

"아뇨..괜찮아요. 성적은 좋은데, 인문고를 갈지 상고를 갈지 결정을 해야 되요. 상고를 가면 어디를 선택할지도 결정해야 하고요. 역시 저는 상고를 가야겠죠?"

"희아야.. 미안햐. 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디 너를 인문고 보낼 능력이 엄마가 없구먼. 니가 하루라도 빨리 직장을 얻어야 지섭이를 번듯하게 공부 시킬 수 있지 않것어~"

"알겠어요..선생님께 상고 간다고 하고 상고는 집하고 가까운 곳으로 응시원서 제출 할 께요."

"고맙구먼. 그래도 니가 있어서 이 엄니가 맘이 든든햐."


아침밥을 먹고 학교로 걸어가는 길에 옆집에 사는 수호와 마주친다.

지희 네는 미아리에 정착해서 산지 칠년 째로 아버지가 작은집 살림을 시작하면서 어머니와 동생들과 같이 구파발 식당에 딸린 방에서 살았는데, 밥은 팔아도 술은 안 판다는 엄마의 원칙 때문에 간혹 밤에 술을 먹으러 온 남자들의 행패로 식당을 계속 하기가 어려워지자 식당으로 돈을 어느 정도 모은 엄마가 아이들에게 험한 꼴 보이기 싫다며 공장에 취직을 하고 미아리에 집을 얻어 계속 살 게 된 것으로 그 사이에 낡은 집이지만 전세를 안고 집도 사게 되어 말자가 서울 생활 한지 이십여년 만에 자신의 힘으로 집을 장만한 것이다.


그래도 근검절약하는 버릇은 여전해서 저녁 늦게 재래시장을 가서 떨이로 파는 사과를 사거나 야채를 그냥 주면 가져오고 생선도 끼어 파는 것을 사다가 먹고 사는데 하루에 이천원 이상을 쓰면 집안이 망할 것처럼 속 쓰려 하기에 자식들은 필요한 것이 있어도 말을 하기 꺼려하는 것이다. 지희는 엄마가 돈을 쓰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을 알기에, 동생들에게 용돈도 주고 자신의 학비도 벌기위해 신문배달을 중학교 들어가면서 하게 되었다.

지희는 크면서 다리도 다시 곧게 펴지고 얼굴이 갸름하니 하얗고, 크기만 했던 눈에 쌍거풀도 생겨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씩 보고 예쁘다고 하는 소녀가 되었다.

키는 어머니인 말자가 작은 키라서 그런지 160cm밖에 안되었지만, 손발이 길고 가슴이 큰 서구 형 체형이라 사춘기 들어 남학생들이 편지를 보내오거나 뒤를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서 말자가 일찍 들어 온 날은 빗자루를 들고 나가서 남자아이들을 쫓아내는 것이 일상이다.

수호는 옆집에 사는 남학생으로 여중을 다니는 지희와 같은 방향은 아니지만, 지희와 학교를 같이 가고 싶어서 기다린다. 그렇게 좋아하는 지희가 나왔는데 지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곁눈질로 바라본다.

사춘기가 온 소년은 지희가 이사를 왔을 때부터 좋아 했지만 좋아한다는 말을 못하고 가방을 들어주거나 빵집에서 빵을 사서 은근히 지희가 집에 올 때 기다렸다가 건네주고 도망치듯 자기의 집으로 간다.

오늘도 지희의 옆자리에 서서 가는 것을 부러워하는 다른 남자아이들을 보며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지희는 수호가 옆에 있든 없든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인데, 얼마 후에 있을 수금일에 수금이 잘 안되면 사납금을 못 채울까 걱정이고, 인문고를 가서 대학에 가고 싶은데 동생들을 위해 못 가게 된 것이 슬프다.

당연히 동생들을 생각하면 자신이 희생 하는 것이 맞지만 자신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회운동가가 되고 싶어서 사회복지학과를 가고 싶었던 것이다.

꿈은 꿈이라서 꿈으로 간직만 하는 것인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오늘 하루만 슬퍼하자.




1


작가의말

오늘은 국가기록원 참조, 경향신문 신문배달에 관한 기사 참조.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은 2002년부터 모든 도시지역에 확대 되었어요. 지방은 더 이른 시기에도 실시되었고요.

매번 자료를 조사하며, 많은것을 배웁니다.

지희가 겨우 소녀가 되었어요..좀 더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너무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게 되어서  썼던 걸 지우고 다시 완화해서 적었어요.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가정폭력에 노출되고 있어요.

제가 이 글을 적기 전에 다큐 같은 프로를 유튜*에서 보았거든요..부모가 아이들 보는 앞에서 폭력을 휘두르는데,,ㅜ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런 꼴을 봐야 하나요?

역시나 오늘도 어둠을 뿌리는 악당이 된 에리카입니다.

이제는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가 나올 일을 없을 듯요.

이 부분을 적기가 싫어서 참 망설이다 적었네요.

월요일에는 지희를 사모하는 남이 더 등장 할 것 같아요.

자~이제부터 저의 연애고자력을 치유하는 시간이 오네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최대한 로맨스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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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17 i소금i
    작성일
    19.04.28 16:00
    No. 1

    바쁘실 텐데도 올리셨네요! 수호가 남주 1인건가요 ㅎㅎㅎ
    말자가 ㅡ니가있어서 맘이 든든햐ㅡ같은 소리를 해대도 종기 따라가는 것보단 백배 나은거 같네요! 벌써 23화라니 대단하세요. 오늘도 잘 읽었어요!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19.04.28 18:33
    No. 2

    아우~~와주셔서 고마워요.
    이번 회차 내용을 월요일에 올리기 싫었어요.
    사실 몸이 힘들어요...아픈건 아닌데 피곤해요.
    기가 빨리는 기분이고요,
    그런데,,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몇분이라도 계시는데,,제가 마음으로 고마워하고 있는데,,그런 분들께 이런 우울한 글을 월요일 시작부터 읽으라고 하기 싫었어요.
    월요일은 상큼하게 시작하셔야 하잖아요.
    그래서 토요일 내내 꼼짝도 하지 않고 썼다 지웠다..의 반복 작업을 하고 간신히 한국시간 오전7시에 올렸어요. 이미 제 일상을 포기한지 이주도 넘었고요. 하루하루 완결해야지..
    이 생각으로 버티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저에게 보내는 응원만큼 저도 보답하고 싶은데,,이렇게 밖에 할 수 없더라구요.
    지희의 곁에는 세명에서 네명 정도의 남자친구가 등장 할거고요..
    누가 남주가 될지는 아직은 비밀입니다.
    그냥 보시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실거에요.^^
    제가 로맨스를 쓰는 날이 올줄이야..스스로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푹쉬시고 월요일에 뵈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5 상쾌하게
    작성일
    19.04.28 22:53
    No. 3

    몸과 마음의 건강을 먼저 챙기셔야 해요. 이제 아프면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서러워요ㅠ
    지난 회차부터 돈이 불안했는데 역시나 였네요. 지희는 예쁘고 똑똑하니까 앞으로 사랑받겠지만 말자는 어떻게 행복해질까요..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까 오늘은 왠지 말자에게 더욱 마음이 쓰이네요.
    오늘도 잘봤습니다ㅎㅎ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19.04.29 03:27
    No. 4

    ㅋㅋ
    골든아워님은 부모님이 계시잖아요.
    저는 이곳 날씨가 한동안 안좋아서 운동을 못했어요.. 그러니까 더 몸이 안좋은것 같아요.
    말자는 돈으로 표현되는 현실의 어머니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만든 캐릭터이고요.
    종기는 그 시대에 공부 좀 하고 돈 좀 있던,,한량을 만들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 두사람의 자식들이 겪어야 하는 아픔을 보면서 과연 여자와 남자라는 의미만으로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갈등하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
    싸우는 대상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사랑해주는 대상이라는 생각.
    뭐,,마무리에 읽는 분들이 제가 생각했던 부분을 공감하는 분이 한분이라도 있다면 성공한거라고 생각해요.
    같이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직 연애는 시작도 못하고,,,남자들 이름만 나왔어요..
    천천히 이끌어 가야 될 것 같은데,,
    지루하실까봐 걱정입니다..ㅎㅎ
    좋은 한주의 시작되세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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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인동초(금은화)2 +2 19.04.22 62 2 13쪽
17 인동초(금은화)1 +4 19.04.20 82 2 13쪽
16 튤립12 +2 19.04.19 54 2 16쪽
15 튤립11 +2 19.04.18 95 2 15쪽
14 튤립 10 +2 19.04.17 64 2 13쪽
13 튤립9 +4 19.04.16 84 3 15쪽
12 튤립 8 19.04.15 86 2 15쪽
11 튤립7 +2 19.04.13 57 2 13쪽
10 튤립6 +2 19.04.12 77 2 12쪽
9 튤립5 19.04.11 77 2 15쪽
8 튤립4 +4 19.04.10 129 2 13쪽
7 튤립3 19.04.09 57 2 12쪽
6 튤립2 +2 19.04.08 86 2 12쪽
5 튤립1 19.04.04 128 2 12쪽
4 매발톱 꽃 4 19.04.03 119 4 15쪽
3 매발톱 꽃 3 +2 19.04.02 113 5 11쪽
2 매발톱 꽃 2 +2 19.04.02 147 5 11쪽
1 매발톱 꽃1 +10 19.04.01 301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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