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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일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천재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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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일
작품등록일 :
2020.05.18 17:10
최근연재일 :
2020.08.19 13:00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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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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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721

작성
20.05.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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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첫번째 임무 (2)

DUMMY

로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도움을 받고 싶은 일이 있어서.”


“도움이라고?”


란티스가 히죽 웃었다.


“내가 누구인지는 알고 도움을 바라는거냐? 어디서 운좋게 내 이름을 주워들은 모양인데, 내가 기분이 좋을때 빨리 꺼지는게 좋을거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뭘 하는 사람인지는 알겠군.”


“뭐?”


로저가 여유롭게 대답했다.


“호구새끼들을 털어먹는 전문 도박사. 그것도 도박장이랑 손을 잡고 전문적으로 수익을 나눠먹는 악질중의 악질이지.”


“호오?”


“그러지 않고서야 그딴 꼴로 도박장 구석에서 코를 골고 있을리가 없지 않겠어?”


란티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가 하는 일을 지구의 카지노에 대입해보면 꽤나 추측하기 쉬운 편이었다.


“크크, 생긴거랑 다르게 꽤나 눈치가 좋군. 하지만 네가 뭔 일을 하고 있던간에 널 도와줄 생각은 없어.”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보는게 어때?”


“나는 막무가내인 놈들을 아주 싫어하지. 세밀한 계획을 짜고 정확한 협력을 요구해도 모자랄판에 대뜸 찾아와서 이런 말을 하면 냉큼 고개를 끄덕일줄 알았냐?”


그는 그렇게 대꾸하고는 테이블에 쓰러진 술병을 집어 남은 알코올을 목구멍에 털어넣었다.


아르윈은 영 마음에 안든다는 얼굴로 란티스를 쳐다보다 로저에게 속삭였다.


“널 도와줄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인데?”


“이대로 포기할수는 없죠.”


로저는 빈의자를 하나 빼서 란티스의 옆자리에 앉았다.


크레시에가 건네준 브로치를 이용하면 곧바로 반응을 볼 수 있겠지만, 란티스의 이상할정도로 자신만만한 태도가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까부터 그의 몸에서 마력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던 것 역시 마음에 걸렸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전혀 마력을 각성하지 못한 일반인이 분명했지만, 극히 희박한 확률로 마력이 아닌 다른 동력을 사용하는 술사일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테면.... 영력을 사용하는 주술사라던가.


란티스가 섬뜩한 눈빛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흐흐흐.... 내 말을 이렇게까지 무시하는 놈은 또 오랜만이군. 진짜 죽고싶은거냐?”


단련이라고는 전혀 되어있지 않은 몸을 가졌으면서도 그는 정말로 로저를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듯 했다.


되도 않는 허세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로저는 란티스가 하는 말이 사실임을 직감했다.


그가 정말로 로저가 생각하는 만큼의 술사라면 지금의 로저 하나쯤 쥐도새도 묻어버리는게 어려운 일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크레시에의 브로치와, 뒤에 서 있는 아르윈을 믿고 있던 로저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내가 원하는건 당신이 가진 도박실력이 아니야.”


“뭐라고?”


“사람 하나를 깔끔하게 세탁해서 다른 인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당신의 수완이지.”


크레시에는 란티스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배경에 대해서는 대충 기억하고 있던 로저는 금세 여러가지를 눈치챘다.


레이포드 왕국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는 그녀가 왕국 내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녀가 왕국으로 넘어올때 도움을 준 장본인이 아니고 누구겠는가.


모르길 몰라도 란티스는 제국 출신인 크레시에를 왕도의 기사단에 밀어넣을 수 있을만큼 깔끔한 수완을 가지고 있는것이 분명했다.


로저가 하는 말의 의미를 눈치챈 란티스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삽시간에 음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표정을 찌푸렸다.


“너...... 귀찮은 일을 들고왔군.”


그의 반응을 주의깊게 살피던 로저는 란티스의 흐릿한 갈색 눈동자가 붉게 물드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으려던 찰나의 순간, 우렁찬 목소리가 도박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란티스!!! 내가 왔다!!”


콰아아앙!!


그 순간 두 사람이 팔을 기대고 있던 테이블이 박살나면서 나무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로저는 재빨리 팔을 뺐지만, 턱을 괴고 있던 란티스는 꼴사납게 그대로 바닥으로 철푸덕 엎어졌다.


직후 통나무같은 굵은 손이 란티스의 목덜미를 잡아채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았다.


“이 사기꾼 자식!! 당장 어제 내가 잃은 판돈을 내놔!!!”


거무잡잡한 피부에 턱수염을 길게 기른 거한이 란티스의 멱살을 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얼굴이 시뻘겋게 물든데다 눈까지 충혈되어 있는것을 보니 화가 이만저만이 아니어보였다.


란티스가 정신을 차리고는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엊그제 26번 테이블에서 나랑 카드를 쳤던 친구군. 이제와서 그런 억지를 누가 들어줄것 같냐?”


“웃기지 마라 이 개자식아!! 네놈이 내게 속임수를 써서 판돈을 쓸어간것을 모두 알고 있어!! 당장 내 돈을 내놓지 않으면 네놈의 모가지를 반으로 분질러버리겠다!!”


키가 2m가까이 되어보이는 거한은 전신이 울룩불룩한 알통으로 가득한 근육질이라 보는것만으로 위압감이 느껴지는 장대한 풍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남자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대번에 쏠리는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란티스는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붉게 물들어있던 그의 눈동자는 어느새 흐린 갈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멍청한 놈아, 그때 너랑 했던 카드 게임은 그냥 네놈이 돈을 모조리 꼬라박고 혼자 뒈진것뿐이잖냐. 쓰레기같은 패를 들고 허세를 부렸으면 죽어야지 왜 지랄이냐고. 그때 네가 들고 있던 패 숫자까지 불러줄까?”


“닥쳐!! 개같은 수작 부리지 말고 당장 돈을 내놔!! 돈을 주지 않는다면 이 도박장을 모조리 박살내버리겠다!!”


콰아아앙!!


거한이 분통을 터트리며 발을 구르자 바닥에 깔려잇던 카펫이 대번에 찢어지면서 박살난 나무판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박장이 지진이라도 난것마냥 흔들리면서 먼지가 피어오르자 그제서야 위기감을 느낀 다른 사람들이 재빨리 도박장 밖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아르윈은 그 모습을 보면서 눈을 반짝였다.


“이제 좀 재밌어지는데? 저 비실이랑 떡대랑 싸우면 볼만하겠어.”


그녀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하는일이 애들 다툼으로밖에 보이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로저는 가만히 그 꼴을 두고 볼 생각이 없었다.


그는 멱살을 잡힌 란티스의 옆에 다가가서 말했다.


“도와줄까?”


란티스는 눈알을 데구르르 굴려서 로저를 내려다보고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흐흐.... 이 상황에서 그딴 말이나 하고 앉아있다니, 너도 어지간히 미친놈이군.”


“넌 뭔데 내 일을 방해하는거냐!!”


거한은 로저를 내려다보고는 벼락같은 고함을 질렀다.


어찌나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는지 그 고함소리에 천장에 걸린 샹들리에가 깨져나갔다.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버린 도박장 한가운데서 로저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일단 방해꾼은 치워야겠군.”


“감히 내앞에서 그런 건방진 소리를 지껄이다니!!”


거한은 로저의 말에 머리꼭지가 열린것처럼 란티스를 등뒤로 휙 던져버리고 솥뚜껑만한 주먹을 휘둘렀다.


로저는 동요하지 않고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절묘한 타이밍에 거한의 주먹이 로저의 옷깃만을 스치고 허공을 갈랐다.


“으아아아!!”


한번 공격이 빗나간 순간 거한은 마력을 끌어올리더니 그대로 다리를 박차고 로저에게 어깨를 들이밀었다.


콰앙!!


새하얀 돌로 만들어진 기둥이 거한의 돌진을 맞고 그대로 산산히 가루로 변했다.


그 안에서 곤죽이 된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거한이 고개를 하늘로 치켜든 순간, 로저의 발 뒤꿈치가 거한의 미간에 정확하게 내리꽃혔다.


콰직!!


“끄아악!!!”


고함소리만큼 우렁찬 비명소리와 함께 거한이 뒤로 쓰러졌다.


으깨진 이마에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일어난 거한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것도 신경쓰지 않고 로저가 무표정한 얼굴로 걸었다.


거한이 로저를 막기 위해 이리저리 양손을 휘둘렀지만, 로저는 마치 누가 일러주기라도 한것처럼 느릿하게 몸을 흔들어 그 모든 공방을 빗겨내고 다시 한번 발차기를 미간에 꽃아넣었다.


쾅!!


“끄으으으!!! 젠장할!!”


로저는 비명을 지으며 울부짖는 거한을 담담한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압도적인 체급차이, 신체적으로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로저는 싸우기 전부터 승리를 직감하고 있었다.


근거도, 이유도 알 수 없다. 검귀의 재능이 선물해준 날카로운 감각과 직관은 과정조차 없이 그에게 결과를 알려주고 있을 뿐이니까.


동요도, 흥분도 없다. 태어나 두번째로 싸움을 해본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로저는 차분하게 거한을 두드려패기 시작했다.


싸움을 시작한 순간부터 싸늘하게 얼어붙은 이성조차 검귀가 가지고 있던 재능의 일부인 것일까. 전투의 두려움에 벌벌 떨던 예전과는 확실하게 달랐다.


거기에 검귀가 무수한 전장을 거쳐왔던 기억까지 자연스럽게 로저의 몸에 체화되면서 단순한 주먹질까지도 묘한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타고난 재능이라는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치명적인지 다시한번 실감하면서 거한의 공격을 모조리 피하고, 모든 반격을 그 두꺼운 얼굴에 꽃아넣자 거한이 벌벌 떨었다.


“허, 허억...!! 흐익..!! 제, 제발 살려줘!!”


퉁퉁 부어서 제대로 이목구비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망가진 거한이 주춤주춤 뒷걸음질치더니, 그대로 도박장 바깥으로 도망쳤다.


로저는 거한을 뒤쫓아가는 대신에 란티스를 돌아보고 씩 웃었다.


“이제 다시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는데.”


바닥에 주저앉아서 싸움을 구경하던 란티스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짜증나는 자식.”




#



소란은 금방 수습됐다.


도박장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수십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무너진 도박장에 나타난 것이다.


주인은 빠르게 사람을 부려 무너진 부분과 널린 쓰레기들을 치우고, 다시 테이블과 의자를 깔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다시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도박이 재개되었다.


무너진 바닥과 부서진 바닥을 치울수는 없었지만,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았다.


그 황당한 광경을 지켜보면서 로저는 내심 혀를 내둘렀다.


지구나 여기나 도박에 미친 사람들의 행동은 여러모로 상식을 초월하는 감이 있었다.


“생각했던거랑은 좀 다르네.”


아르윈이 로저를 보면서 씩 웃었다.


“무슨 뜻입니까?”


“주먹질만 신나게 해댔지만, 몸 쓰는걸 보면 대충 느낌이 와. 단순하게 감이 좋은 수준이 아니구나?”


“.......”


핵심을 찌르는 말에 로저가 침묵했다.


그녀는 그 잠깐의 싸움을 지켜본것 만으로 로저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것이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손발을 휘두르면서도 흐름을 만들어내는건 훈련의 영역이 아니지. 혹시 어디 혼혈이거나 혈족 출신이야? 날때부터 피에 미친 놈들이라도 그렇게 싸울수는 없을텐데.”


“.....평범한 인간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 역시 한판 붙어보고 싶은데. 검을 들고 싸우면 얼마나 더 강해지려나.”


아르윈은 로저가 기사인데다 검을 다루는것까지도 이미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등 뒤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숨기면서 로저가 애써 태연하게 대답했다.


“저보다는 저희 단장님이 훨씬 강할겁니다. 상대를 찾으실거면 기사단에 한번 들리시는게?”


“흠, 너같은 녀석들을 부리는 단장이라니 좀 궁금하긴 한데..... 아, 저 녀석 이쪽으로 온다.”


아르윈의 말대로 저편에 서 있던 란티스가 도박장 주인과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더니 곧장 로저 쪽으로 걸어왔다.


“여기 주인한테 말을 해뒀다. 일단 나가서 이야기하지.”


“이제 좀 생각이 바뀐건가?”


“시끄러워.”


란티스는 그렇게 짜증을 내고는 먼저 도박장 밖으로 휙 나가버렸다.


로저와 아르윈은 그를 따라서 맞은편에 있던 작은 술집으로 향했다.


맥주 한통을 시킨 뒤 벌컥벌컥 들이킨 란티스가 다시 취기가 돌기 시작한 얼굴로 말했다.


“완전히 맹탕은 아닌것 같으니 미리 말해두지. 어디서 그런 헛소문을 듣고 왔는지 모르지만, 쓸데없는 개소리를 주변에 흘렸다가는 가만두지 않겠어. 난 지금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기억해두지.”


“크크.... 그럼 어디 그 좆같은 일이라는 걸 먼저 말해. 듣고나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지 판단해줄테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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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난입 +19 20.06.13 29,272 935 14쪽
39 국면 전환 +30 20.06.13 30,278 995 14쪽
38 이데르타 (3) +19 20.06.12 29,409 914 14쪽
37 이데르타 (2) +19 20.06.12 29,270 887 13쪽
36 이데르타 +18 20.06.11 29,681 922 14쪽
35 전투 시작 +25 20.06.11 30,262 1,026 14쪽
34 기척 +17 20.06.10 30,151 921 13쪽
33 남부 기사단 +19 20.06.10 30,299 951 13쪽
32 길잡이 +22 20.06.09 31,475 960 13쪽
31 전조 +17 20.06.09 30,919 1,004 14쪽
30 아이바르의 숲 +35 20.06.08 31,357 964 13쪽
29 제국 조사전단 +20 20.06.07 31,994 981 12쪽
28 내부의 적 +18 20.06.06 32,826 964 13쪽
27 숲의 종족 +24 20.06.05 32,798 1,040 11쪽
26 한명 더 +20 20.06.04 33,593 969 13쪽
25 두번째 임무 +14 20.06.03 33,568 970 12쪽
24 협력의 대가 +20 20.06.02 33,786 996 12쪽
23 마탑의 마법사 +21 20.06.01 35,180 988 12쪽
22 차출 +26 20.05.31 35,425 1,038 11쪽
21 확신을 더하다 +30 20.05.30 35,948 993 11쪽
20 대담 +35 20.05.29 36,834 1,063 13쪽
19 대립 +28 20.05.28 37,102 1,064 12쪽
18 메인스트림 네피로스 +22 20.05.27 37,037 1,08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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