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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일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천재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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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일
작품등록일 :
2020.05.18 17:10
최근연재일 :
2020.08.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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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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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기척

DUMMY

“크흑, 이 악마 새끼가!!”


그의 무릎 아래에서 기사가 울분에 찬 고함을 내질렀지만 두 사람 모두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무력시위는 그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여기 모인 이들은 자네의 검을 보고도 오해할만큼 수양이 낮지 않아. 콘라드 경에게 자세한 사정은 모두 들었으니 슬슬 일어나게.”


“.......”


네이먼은 그렇게 말하면서 한차례 강력한 기세를 내뿜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듣지 않을수도 없는 노릇이다. 로저는 천천히 무릎을 떼고는 쓰러져 있던 기사를 앞으로 휙 밀쳤다.


기사는 벌떡 일어나 뒤돌더니 로저를 강하게 노려보았지만, 더이상 덤벼들지는 않았다.


그녀 역시 방금 네이먼이 하는 말을 듣기는 들었던 것이다.


“달리야. 뒤로 물러나서 정비하도록. 앞으로 내 명령없이 먼저 검을 뽑았다가는 엄벌에 처하겠다.”


“.......”


“지금까지는 조사 업무가 선행이었기에 방관했지만 앞으로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일. 상대를 몰라보고 함부로 검을 드느니 싸움을 시작하지도 않는게 낫겠지.”


“....알겠습니다.”


입술을 꽉 깨문 그녀는 땅바닥에 널브러진 검과 투구를 주워들고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뒷모습을 잠깐 쳐다본 네이먼이 다시 로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달리야는 성격이 화급하긴 하지만 우리 기사단에서도 독종으로 유명한 녀석인데, 자네가 그렇게 빨리 제압해버릴줄은 몰랐네. 왕자 전하의 신임을 받는 인재답군.”


왕자의 이야기가 나오자 로저는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저번에 나눴던 대화를 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콘라드가 쓸데없는 말까지 네이먼에게 들려준 모양이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솜씨가 제법 날카로워서 상대하기가 힘들더군요.”


“내 앞에서 그게 우연이라고 말할셈인가? 왕도 기사단원들은 겸손이 심하군.”


네이먼은 그렇게 말하고 로저의 뒤에 멀찍이 서 있던 카이나와 아지드를 쳐다보았다.


“저 두 사람은 자네의 일행인가?”


“그렇습니다. 저희 역시 방금의 폭발을 보고 그쪽으로 향하려던 참이었죠.”


“흠, 자네들도 그 폭발을 봤단 말이지....”


로저의 말을 들은 네이먼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졌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결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급한 마음에 여기까지 달려오기는 했지만, 역시 시간을 두고 진입하는게 좋겠군.”


“예?”


“자네와 나 모두 목격했을 만큼 큰 불꽃이었어. 그 정도라면 이 숲에 들어와있는 모든 이들의 눈에 띄었겠지. 처음에는 너무 노골적이라 오히려 의심하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함정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여.”


“.......”


“우린 뒤로 물러나서 정비하는 시간을 가질걸세. 지금 당장 진입할 생각이 아니라면 자네들도 함께 하지.”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저 불꽃을 쏘아올린게 로저 쪽 마법사라고 이야기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이먼은 로저 일행에게 선택지를 강요할 생각은 없어보였지만 애초에 남부 기사단의 선진입이 없다면 로저도 저 안쪽에 머리를 들이밀 생각은 없었다.


마지못한 표정을 꾸며낸 로저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수 없군요. 알겠습니다.”



#



“따로 움직일 생각이라더니, 일행이 있었던 모양이군.”


기사단의 근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이, 콘라드가 로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의 뒤에서 부관 토메르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미리 약속이 되어 있어서 말입니다. 저도 11번대와 함께 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죠.”


옆에 앉아서 육포를 우물거리던 카이나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로저는 싹 무시했다.


하지만 콘라드는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남부 기사단에 합류한 우리와 비슷하게 여기까지 다다를 정도니 자네의 판단이 틀렸다고 볼수는 없겠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로저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법사 아가씨, 나도 하나 줄 수 있을까?”


“.....어려울 건 없죠.”


그녀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는데 콘라드는 금세 카이나가 마법사라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카이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콘라드와 그의 옆에서 당연하다는듯이 손을 내민 토메르에게 육포를 길게 찢어 건네주었다.


“고맙네. 이 임무를 시작한 뒤로 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말이야. 이렇게 숨을 돌리는것도 오랜만이군.”


육포를 질겅거리는 콘라드의 말에 로저는 고개를 돌려서 남부 기사단 쪽을 쳐다보았다.


진작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초인들인만큼 그리 힘들어보이지는 않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숨을 고르는 모습은 생각보다 진이 빠져 있었다.


“2번대와 8번대는 아직 합류하지 않은겁니까?”


“2번대장이 얼마나 특이한 사람인지 자네도 알고있지 않나? 난 이 임무에서 그 작자를 마주칠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네. 일이 끝나기전에 얼굴이나 비추면 다행이겠지. 8번대는.... 솔직히 모르겠군. 다만 마커스 경은 공명심이 강한 사람이니 현장에 나타날거라고 생각하긴 하네. 어쩌면 이미 저쪽에 숨어들어서 최적의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콘라드는 잘 모른다고 하면서도 생각외로 유용한 말을 많이 들려줬다.


기사단의 각 번대장들, 수뇌부의 자리를 차지한 간부들의 성격은 로저에겐 완전히 낯선 정보였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이 임무는 우리 생각보다는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것 같네. 아이바르의 숲 안쪽으로 들어오는 길에 무장을 한 이들을 몇번 마주쳤는데, 하나같이 기본기가 출중한데다 지형을 이용할줄 알아 상대하기가 까다로웠지. 처음에는 기사단을 넓게 퍼트리던 부단장도 몇번 데이고 나니 계속 인원을 모으기 시작하더군.”


“저희들도 몇번 마주쳤습니다. 저들은 아예 이 숲의 지형을 훤히 꿰뚫고 있는것처럼 보이더군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더욱 까다로운 상대겠어. 어쩌면 2번대와 8번대와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그것 때문일수도 있겠지. 물론 그들이 쉽게 당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육포를 한입 더 베어문 콘라드가 더욱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


“적어도 단순한 무장강도는 결코 아닌 셈이지. 아까 그 달리야라는 여기사가 자네를 보자마자 거품을 물고 달려든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네. 남부 기사단에서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터라 이쪽은 상당히 예민해져 있거든.”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 너머로 슬쩍 고갯짓을 했다.


콘라드의 등 뒤로, 아까 전투를 벌였던 탈리야라는 여기사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아직도 일전의 분이 풀리지 않은듯이 이쪽으로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치기 전에 얼른 고개를 돌린 로저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거 눈앞의 적이 아니라 등뒤의 아군을 조심해야 할 판이군요.”


“아무리 그래도 같은 기사단끼리 뒤통수를 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것도 사실이네. 애초에 왕도 기사단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는 않아보이더군.”


“....기사단끼리 알력다툼은 어쩔 수 없는 문제니까요.”


레이포드에는 왕도에 존재하는 1, 2기사단과 왕국의 사방위를 관할하는 4개의 기사단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각 방위를 관할하는 4개 기사단은 서로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왕도 기사단과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임에서는 기사단 사이의 갈등이 빈번하게 언급되는데다 때로는 왕자의 임무로도 알게 되기 때문에 로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자네가 그 여기사를 때려눕힐때 좀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더군. 여간 신경질적이어야 말이지. 이건 어디가서 말하지 말게.”


콘라드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로저도 마주 웃었다.


“걱정 마시죠.”


“그럼 난 이만 가보겠네. 이 부대를 통솔하는 네이먼 경은 그래도 말이 좀 통하는 작자야. 그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쓸만한 계획이 나올지도 모르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11번대 기사들이 쉬고 있는 곳으로 떠났다.


로저는 태연하게 앉아서 육포를 씹고 있는 토메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콘라드의 부관인 그가 그를 따라가기는 커녕 움직일 생각조차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토메르 경은?”


“아, 물론 나도 따라가야지. 근데 잠시 할 말이 있어서.”


느긋하게 입에 든 말린 고깃덩이를 전부 씹고 나서 토메르는 손을 들어 누군가를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은 카이나 옆에서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지드를 향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아무말도 안하고 앉아있는 거기 젊은 친구한테 말이지.”


“내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담담한 아지드의 대답에 토메르는 씩 웃으면서 말했다.


“인간인척 하고 싶다면 연기하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닌가?”


“.......”


전혀 예상치 못한 토메르의 발언에 좌중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나같은 사람들은 그쪽이 인간이 아니라는걸 금세 알아볼걸.”


“당신같은 사람들이 누구지?”


“누구겠어? 이종족에 익숙한 사람들이지.”


이종족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면 반박조차 불가능하다. 토메르가 했던 말은 아무런 근거없이 내뱉는 헛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로저가 손을 움찔거리는 것을 본 토메르가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오해하지는 마. 난 그냥 충고를 해주고 싶은것 뿐이니까. 이런게 뭐 잘났다고 어디가서 떠벌릴만한 거리도 아니고 말이지. 그러니까 그 검은 집어넣자고.”


토메르는 로저가 달리야와 싸우는 모습을 본 뒤로 그와 검을 맞댈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무슨 깨달음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을 바꿔잡은 뒤로 로저가 보여주는 검술은 귀신들린것마냥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어떻게 알아본 겁니까?”


아지드는 마법으로 엘프의 신체적 특징을 모두 감추고 있어서 겉으로 보기엔 인간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로저조차도 란티스의 말이 없었다면 아지드를 보고도 의심조차 하지 못했을 터.


그런데 토메르가 한번 쓱 보고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걸 알아본것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로저의 질문에 그는 별것 아니라는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겉모습은 잘 감춘 편이지만, 타고난 습관같은건 의식하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기 마련이지. 저 친구는 내가 지금 말을 하는 와중에도 전혀 호흡을 하지 않고 있다고.”


그 말에 카이나와 로저 둘다 무심코 고개를 돌려서 아지드를 쳐다보았다.


아지드 역시 낭패감을 느낀듯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물론 우리같은 기사들은 호흡이 꽤 느리고, 긴 편이지만 정도라는게 있는 법이지. 숨소리가 들리기는 커녕 식물처럼 미동도 없는 존재를 보고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건.... 전혀 몰랐습니다.”


“몰라도 상관없어. 이종족들이랑 어울리던 사람들이나 습관적으로 체크하는 사항일 뿐이니까. 하지만 남부 기사단에 나와 같은 경험을 해본 사람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군.”


토메르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로지스 경이 데려온 친구니까 굳이 의심할 필요는 없겠지. 난 그냥 조언을 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귀중한 정보였군요.”


그의 말대로 아지드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보는 사람이 존재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로저 일행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진 않을것이다.


로저가 감사인사를 표하자 토메르가 손사래를 쳤다.


“고마우면 나중에 우리 부대 예산이나 잘 짜줘. 요새 대장이 보고서를 붙잡고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서 하는 말은 아니고.”


“....단장님께 말씀드려보죠.”


“그건 좀 괜찮은 대답이군.”


토메르가 씩 웃으면서 사라진 뒤에야 아지드가 입을 열었다.


“미안하네. 숲에 들어온지 너무 오랜만이라 나도 모르게 경계를 풀고 있었군. 이리 쉽게 들키다니 면목이 없어.”


“아닙니다. 누굴 탓할 일은 아니니까요. 이런 식으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죠.”


“그런데 정말 숨을 안쉬고 있는건가요?”


궁금증을 참지 못한 카이나의 질문에 아지드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호흡기가 아닌 피부로 호흡하고 있는 셈이지. 아예 호흡을 하지 않는건 아니라네.”


“정말 흥미로운 능력이군요. 엘프들이라면 모두 가능한 건가요?”


“숲에 오래 머물면서 감각기관이 깊게 동화된 엘프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그리 대단한 능력은 아니야.”


아지드는 별것 아니라는것처럼 말했지만 로저와 카이나 모두 피부로 호흡한다는것이 얼마나 독특하고 유용한 능력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호흡기관에 의존하지 않을뿐더러 그에 따라오는 들썩임, 숨소리나 기척조차 없다.


그야말로 숲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 만들어진 듯한 기능.


이런 능력을 단지 숲에 오랫동안 머무는것만으로 얻을 수 있다니, 이종족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특별함은 인간이 견줄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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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난입 +19 20.06.13 29,272 935 14쪽
39 국면 전환 +30 20.06.13 30,277 995 14쪽
38 이데르타 (3) +19 20.06.12 29,408 914 14쪽
37 이데르타 (2) +19 20.06.12 29,268 887 13쪽
36 이데르타 +18 20.06.11 29,680 922 14쪽
35 전투 시작 +25 20.06.11 30,260 1,026 14쪽
» 기척 +17 20.06.10 30,150 921 13쪽
33 남부 기사단 +19 20.06.10 30,297 951 13쪽
32 길잡이 +22 20.06.09 31,474 960 13쪽
31 전조 +17 20.06.09 30,917 1,004 14쪽
30 아이바르의 숲 +35 20.06.08 31,357 964 13쪽
29 제국 조사전단 +20 20.06.07 31,992 981 12쪽
28 내부의 적 +18 20.06.06 32,824 964 13쪽
27 숲의 종족 +24 20.06.05 32,798 1,040 11쪽
26 한명 더 +20 20.06.04 33,592 969 13쪽
25 두번째 임무 +14 20.06.03 33,566 970 12쪽
24 협력의 대가 +20 20.06.02 33,785 996 12쪽
23 마탑의 마법사 +21 20.06.01 35,178 988 12쪽
22 차출 +26 20.05.31 35,424 1,038 11쪽
21 확신을 더하다 +30 20.05.30 35,947 993 11쪽
20 대담 +35 20.05.29 36,834 1,063 13쪽
19 대립 +28 20.05.28 37,101 1,064 12쪽
18 메인스트림 네피로스 +22 20.05.27 37,036 1,083 11쪽
17 왕도 지하수도 +18 20.05.26 37,050 1,052 12쪽
16 길잡이 반셀 +23 20.05.25 38,899 1,044 12쪽
15 구명의 은혜 +34 20.05.24 39,301 1,1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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