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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뇨니의 서재입니다.

자아도 : 칼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카레만듀
작품등록일 :
2020.05.11 22:54
최근연재일 :
2020.06.19 07: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0,495
추천수 :
997
글자수 :
203,320

작성
20.06.18 07:30
조회
98
추천
26
글자
9쪽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0

처음이라 두려운 맘이 더크고, 부족한 부분이 크게 와닿습니다. 7부까지 기획된 '칼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놉시스가 완성되어 있었지만 글로 옮긴것은 처음입니다. 무협이라 하기에도 애매하고, 또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새로움을 갖고 탄생한 작품입니다. 모쪼록 많은 응원과 애정어린 질타를 함께 부탁드립니다.




DUMMY

“왼발을 반보로 이동!”


두 아이의 목검이 치켜 올려진 상태에서 길리지가 먼저 내려치기를 시도 했고 난 홍진에게 전음으로 훈수를 두었다.


그 결과는 길리지의 목검은 허공을 갈랐고, 홍진은 비어진 오른쪽 어깨를 목검으로 타격할 수 있었기에 승부를 결정 짓게 되었다.


“결!”


길리지는 그 상태로 얼어붙은 듯 멈추어 있었다.


‘왜..왜.. 알려줬어?’


홍진의 원망 섞인 전음이 전해졌지만 자아도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주인을 지키는 것은 나의 사명이기 때문에..’


사묘아리는 씨름판 중앙으로 이동하여 지친 아이들의 목검을 걷으며 탁장군에게 이야기 했다.


“승부가 정해졌습니다. 탁장군님의 자제분이 승리 하였습니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이었습니다. 사묘아리 장군의 자제도 나중에는 대단한 용사가 될 것 같습니다!”


탁장군은 포권을 하며 사묘아리의 인사에 답례를 했다.


“잘 싸웠다. 서로 악수를 하거라.”


“...이럴 리가 없어. 내가 더 빨랐단 말이야.”


“길리지!”


길리지는 자신의 패배를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은 채, 막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녀석이!”


사묘아리는 버릇없는 아들을 잡으려고 했지만, 손님을 앞에 두고 자리를 비울 수 없었기에 그 자리에 멈추었다.


“탁장군님 죄송합니다. 아직 저희애가 철이 없어 제가 크게 혼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저희도 이맘때 아이일적에는 승부욕이 넘치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탁준경도 홍진의 승리에 기분이 좋은지 씨름판으로 웃으며 다가와 홍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장군님. 이건 공평하지 못한 승부였습니다. 다시 한 번 대련을..”


홍진도 탁준경을 보며 이야기 했지만 탁준경이 대답을 해주었다.


“홍진아. 대결이라는 것이 언제나 공평할 수는 없단다. 그것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조금 더 강한 사람만이 이기게 되는 것 이란다. 그것이 난세(亂世)를 살아가는 자들의 전장(戰場)인 것이고.”


“...”


“이름이 홍진이라 했나?”


사묘아리가 물었다.


“..네 장군님.”


“내 아들 길리지에게 불공평 하다고 다시 재대결을 하자 하는 것은 패자에게도 수치를 주는 것이란다. 자신의 패배를 인정해야만 더욱 더 승자를 이기려고 수련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네.. 알겠습니다.”


“탁준경 장군님! 오랜만에 좋은 승부를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워낙 기운이 넘쳐 일어난 일이니 더는 크게 괘념치 마시지요!”


사묘아리의 예의 넘치는 대화에 탁준경도 화답을 했다.


“아이들과 어디 가서 식사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시지요! 자~ 이쪽으로~”


사묘아리가 막사 출구로 인도하자 탁준경은 홍진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


탁준경과 사묘아리는 여진족의 말 젖으로 만든 술을 꺼내어 마시면서 화탕하게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전장에서 마주할 때는 서로가 최강의 적이었겠지만, 전쟁 밖에서는 아마 두 사람처럼 마음이 통하는 이도 없을 듯했기 때문이었다.


“장군님! 여진의 술맛은 고려하고는 비교할 바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고려에서는 자주 금주령(禁酒令)이 내려져 이렇게 마음껏 마시기가 힘듭니다!”


“금주령이요? 그러시다면 오늘 이곳에서 배가 터지도록 마셔야 겠습니다! 하하하!!”


홍진은 막사 밖에서 두 사람이 크게 웃는 소리에도 자아도를 들고 바라보았다.


‘자아도..꼭 그래야만 했어?’


‘그러면 내 주인을 위기에서 나뒀어야 했을까?’


홍진의 질문에 해줄 수 있는 자아도의 대답은 이것뿐이었다. 아마 자신이 길리지에게 패배 했을 거란 의미를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때 어디선가 길리지가 홍진을 향해 뛰어와 씩씩 거리며 소리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패배를 한 이유를 모르겠어. 진검으로 다시 대련을 해!”


“.. 아니야. 100번을 해도 소용없어. 이 대결은 불공평한 대결이야.”


“뭐라고? 100번을 해도 다 네가 이긴다는 거야?”


“하아~ 그게 아니고 우리 대결에는 방해꾼이 있었어.”


“방해꾼? 갑자기 무슨 방해꾼?”


찌푸린 인상의 길리지는 방해꾼이라는 말에 얼굴이 의아해 하며 궁금해 하는 표정으로 변하며 되물었다.


홍진은 그런 길리지에게 자아도를 들어 보여줬다.


“자. 이게 방해꾼이야.”


“이게 뭐야?”


“칼날을 봐봐.”


나무로 되어 있는 칼집에서 자아도를 꺼내자 호랑이 무늬의 칼날을 길리지도 보게 되었다.


“우와~ 이게 무슨 칼이야?”


“이건 자아도라고 하는데.. 이 녀석은 스스로 자아가 있어서 우리 대결에 어쩔 수 없이 방해를 할 수밖에 없어. 다시 또 대결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일거야.”


“스스로 생각을 한다고? 그런 칼이 어디 있어?”


“믿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나도 처음에는 안 믿었어. 하지만 사실인걸. 이 녀석은 나의 친구이자 보호자라 나와 생각으로 대화를 하고 있어.”


“진..진짜야? 머..멋진데?”


“이 녀석이 마지막에 나에게 너의 공격을 알려줬고, 나도 모르게 그 말을 그대로 따라하게 된 거야. 이 대련은 내가졌어.”


“다.. 당연하지.”


길리지는 잠시 으쓱거렸지만 역시 장군의 아들로 태어나다 보니 무기에 관심이 많았고 자아도를 보고는 방금까지 대련했던 일에 대해서는 모두 잊은 듯 눈을 떼지 않았다.


“..저 난 홍진이라고 해. 보시다시피 서역에서 온 귀화인의 아들이고”


“.. 아까 한 말은 나도 미안해.”


“아니야. 사실이긴 하니깐. 난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잃고 암자에서 자라다가 얼마 전에 탁장군님의 눈에 띄어서 여기까지 함께 온 거야. 귀화인도 맞고, 땡중도 맞는 거지..”


“그랬구나...나도 어릴 때 어머니를 잃었어.”


두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픔이 있다는 공통점이 생겼다.


“난 길리지라고 해. 우리 동무가 되자.”


“동무? 좋아!”


팔뚝을 서로 잡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막사 안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두 장군은 흐뭇해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 보십시오. 아이들은 싸우면서 친해진다 하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어미 없이 홀로 키우다 보니 버릇이 없어져 큰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번 대련으로 좋은 친구가 생겨 다행입니다. 한잔하시지요!”


두 사람은 잔을 부딪치며 전장의 무신으로써 자신들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아버지 대 아버지로써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두 아버지들의 대화는 오래 가지 않았다.


“탁장군. 한 가지 어려운 질문을 여쭤도 되겠습니까?”


“말씀 하시지요.”


“아골타..연맹장을 만나셨습니까?”


“... 네”


“어차피 알게 될 일이니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저와 이야기를 하시지요. 저도 아는 선 까지는 모두 이야기 하겠습니다!”


“네! 저도 차라리 사묘아리 장군과 이야기 하는 것이 편하겠지요. 단, 둘만의 이야기라면..”


“결국 아골타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생여진이 강해진 이유도 있을 것이고, 장군의 탓도 있겠지요.”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고려와의 전쟁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전우들을 보며 더 이상은 전쟁보다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요나라와의 전쟁 말고 또 있습니까?”


“네.. ”


탁준경은 술을 한잔 끝까지 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여진은 이제 부족이 아니라, ‘암반안취운 구룬’ 대금국을 세우겠다 하였습니다.


“대..대금국 이라 하셨습니까?


사묘아리는 놀라 탁자를 치고 일어섰다.


현재의 여진족은 요나라와 합병된 숙여진(熟女眞)과 그렇지 않은 생여진(生女眞)으로 갈라져 있었는데, 생여진과 요나라를 정벌하는 것은 둘째 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겠다?


완얀 아골타(完顏 阿骨打). 현재의 연맹장이자, 완안부의 수장으로써, 나라를 세우고 요나라를 침공하겠다 선포하고, 탁준경을 통해 고려에 알리며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었다.


“사묘아리 장군께서도 곧 알게 되실 터이니 미리 말씀드리면, 대금국의 황제로써 요나라를 정벌할 때 고려가 함께하거나, 아니면 쌍방 간의 공격을 하지 말아 달라 약조를 원하셨습니다.”


“아.. 그만큼 아골타의 마음이 확고한 것입니까?”


“네. 이미 송나라와 밀약이 되어있다고 까지 하였으니 달라지지 않겠지요.”


천하무쌍 수성 사묘아리 장군은 불패의 장수였지만 그의 성품은 전쟁을 싫어하였다.


하지만 한 부족의 장수로써 명을 받아 거역할 수도 없는 노릇.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고려 황제께서도 지금보다 더 돈독한 화친을 원하시어 제가 온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고려와는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장군께서는 다시 전장으로 가시겠지요.”


두 사람은 공공연한 비밀을 서로에게 이야기 하며 속내를 비추었다.


무인이란 마음속을 숨기기에 능하지 못하는 서로를 진심을 이해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곧 준비를 하셔야 할 겁니다.”


두 사람은 전장의 참상을 떠올리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매일 한편씩 업로드 예정입니다. 지속적인 관심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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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 : 칼의 이야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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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1 +44 20.06.19 143 28 12쪽
»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0 +42 20.06.18 99 26 9쪽
35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9 +42 20.06.17 85 25 10쪽
34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8 +45 20.06.16 109 28 9쪽
33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7 +41 20.06.15 113 28 9쪽
32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6 +44 20.06.13 134 34 10쪽
31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5 +42 20.06.12 149 31 9쪽
30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4 +42 20.06.11 176 34 9쪽
29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3 +36 20.06.10 177 29 10쪽
28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2 +38 20.06.09 203 35 10쪽
2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 +40 20.06.08 216 29 15쪽
2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4 (1부 완결) +38 20.06.06 226 27 12쪽
25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3 +40 20.06.05 233 31 14쪽
24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2 +36 20.06.04 228 27 12쪽
23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1 +38 20.06.03 249 27 13쪽
22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0 +28 20.06.02 256 25 13쪽
21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9 +26 20.06.01 255 23 13쪽
20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8 +20 20.05.30 269 24 14쪽
19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7 +12 20.05.29 271 23 13쪽
18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6 +15 20.05.28 265 19 13쪽
1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5 +10 20.05.26 261 21 13쪽
1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4 +6 20.05.25 267 17 13쪽
1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3 +6 20.05.23 265 18 14쪽
1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2 +6 20.05.22 273 17 13쪽
1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1 +4 20.05.21 269 19 13쪽
1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0 +8 20.05.20 274 20 14쪽
11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9 +6 20.05.19 289 20 15쪽
10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8 +6 20.05.18 276 19 13쪽
9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7 +10 20.05.18 286 24 13쪽
8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6 +6 20.05.16 306 23 15쪽
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5 +6 20.05.15 307 24 13쪽
6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4 +12 20.05.14 337 24 14쪽
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3 +10 20.05.14 368 24 14쪽
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2 +8 20.05.13 392 29 14쪽
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 +18 20.05.12 518 30 16쪽
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0 (프롤로그) +30 20.05.11 873 40 15쪽
1 제0화 복수를 위한 칼 0-1 +34 20.05.11 1,057 7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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