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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뇨니의 서재입니다.

자아도 : 칼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카레만듀
작품등록일 :
2020.05.11 22:54
최근연재일 :
2020.06.19 07:3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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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3
추천수 :
997
글자수 :
203,320

작성
20.06.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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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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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4

처음이라 두려운 맘이 더크고, 부족한 부분이 크게 와닿습니다. 7부까지 기획된 '칼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놉시스가 완성되어 있었지만 글로 옮긴것은 처음입니다. 무협이라 하기에도 애매하고, 또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새로움을 갖고 탄생한 작품입니다. 모쪼록 많은 응원과 애정어린 질타를 함께 부탁드립니다.




DUMMY

마을 아이들과 동무가 된 후 홍진의 성격은 많이 밝아졌다.


한 번도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본적이 없는 홍진이기에 사회성도 기를 수 있었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더 좋아했던 건 지금까지 마음껏 다닐 수 없었던 이곳의 부락을 알아가는 것 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 아이들은 홍진과 마찬가지로 고아들이 많았다.


여진과 거란의 전쟁으로 피난을 온 사람들도 많았거니와 부모는 죽고 아이만 온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곳의 아이들도 셋 중 하나는 그렇게 고아이거나 부모가 한사람인 아이들이 대부분 이었기에 양 부모님을 모두 잃은 홍진과 금세 친해 질수도 있었다.


친구들과 암자를 놀이터 마냥 놀다가 큰스님에게 걸려 함께 나무도 해오기도 했었고, 공양도 함께 나누어 먹는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홍진아. 넌 성이 홍 씨니?”


“몰라. 그냥 어렸을 때 홍진아~ 홍진아~ 라고 불려서 홍진이라고만 알고 있어.”


“.. 성이 뭐 중요한가? 근데 저 칼은 뭐야?”


아이들은 암자에서 함께 뛰어 놀다 세워져 있는 자아도를 발견했다.


“아..아.. 그거 현각스님꺼야.. 건드리면 혼날 거야. 아마..”


‘... 이놈이!’


조금 언짢기는 했지만 아이들에게 자아도에 대해이야기를 모두 했다간 다시 따돌림을 당할까 싶어 말을 피하는 것 같아, 잠시 눈감아 주었다.


기억을 돌이켜 보면 홍진도 현이 자아도를 건네어 준다고 하였을 때 본인도 믿지 못하였기 때문일까?


물론, 내가 아이들에게 대답을 해주지도 않겠지만..


현을 통해 알게 된 이 마을은 거란과 여진의 약한 부족 사람들이 오게 되어 만들어진 부락이었다.


벌거벋은 나무들이 있는 산속에 열몇가구만 살고 있는 작은 부락이었고


이곳에 사는 귀화인들은 원래 수초를 따다가 고리를 만들거나 사냥을 하며, 도살하여 팔기도 하여 간간히 먹고 살았었다.


풍족하지는 않았겠지만 북방에서 온 민족이라 농사를 짓는 것도 매우 어려워했었으며, 고기를 먹지 않고는 살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인들과 한데 어울리지 못하였고, 일부는 산적이 되어 괴롭히기도 했기 때문에 그들을 무섭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도 정이 있는 사람들 이었다.


“왜 안 먹어?”


고기를 내미는 거란족 아이에게 홍진은 머뭇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얘..얘들아.. 나 고기를 못 먹잖아. 동자야.. 어린 스님.”


“아.. 그렇구나..근데 고기를 왜 못 먹어?”


“맞아. 다른 중들은 다들 고기를 먹는 것 같던데?”


“...”


홍진은 잡은 고기를 삶아 아이들과 돌려 먹으며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에는 매번 설명을 해야 해서 곤욕을 치르곤 했다.


“차라리 고기를 못 먹게 된다면 그냥 스님안하겠다.”


사실 홍진이는 고기를 먹고 싶어 했다. 아니 무척 먹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님을 잃고 2년을 넘게 암자에서 살면서 스님들과 가족이 되었고,


또 다시 그 가족을 떠나야 한다면.. 홍진에게는 이제 더는 남는 것이 없었기에 그것을 더 두려워했었다.


“내 몫까지 더 먹으면 되잖아.”


애써 웃어 보이며, 암자에서 쓸 말린 밤을 입에 넣고 아이들이 고기를 먹는 지켜보고는 웃어 보였다.


하지만 밤새 아이들이 먹던 고기가 생각나 잠을 이룰 수 없어, 자아도와 함께 수련을 하던 그날 밤.


한 동안 뜸했던 산적들이 마을로 들어와 자고 있던 부락민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Чи үхэхийг хүсэхгүй байгаа бол гараад ир! Үлээхээс өмнө (죽고 싶지 않으면 다들 나와! 불 질러 버리기 전에.)”


홍진은 암자에 있었기에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지만 자주 있는 일이었다.


한겨울 날이 풀려 봄이 되면, 산적들이 쳐들어와 곡간에 쌓아둔 곡식과 말린 고기를 가져간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나오시오! 목숨은 해치지 않을 테니 금방 끝날 겁니다.”


촌장은 끌려 나온 사람들을 다독거리며 큰 나무 밑에 모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Зөвхөн яагаад ийм зүйл байдаг вэ?(왜 이것밖에 없는 것이야?)”


“Урт өвөл болсон тул үр тариа, ан агнуур энэ өвөл улам хүндэрсэн. Таны одоо авсан дүн маргаашнаас өлсөх гэж байна.(겨울이 길어져 곡식이나 사냥이 올 겨울에는 더욱 힘들었습니다. 지금 가져가시는 양도 저희는 당장 내일부터 굶어야 하는 정도입니다.)”


그들의 언어를 알고 있는 촌장은 사정을 하며 봐달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산적들의 두목은 얼굴을 찌푸리며 그런 촌장을 발로 걷어찼다.


“어이쿠~”


“Хэрэв та маргааш гэхэд хоёр дахин их бэлтгэл хийхгүй бол би энэ тосгоныг дэлбэлж бүгдийг нь устгах болно. Аа! Тосгоны эмэгтэйчүүдийг барьцаална.(내일까지 지금의 2배를 준비하지 않으면 이 부락을 불 질러 버리고 싹 다 죽여 버리겠다. 아! 그리고 부락의 여자들을 인질로 데려가지.)”


그들이 요구하는 양이 점차 많아지고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많은 양을 요구해왔다.


마을의 여자들을 데리고 산적들이 떠나자, 부락 사람들은 큰일이 났다며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엄마와 누나,동생들이 끌려가자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이제 어쩝니까? 촌장님.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어찌 지금 가져간 것에 2배를 준비한답니까?”


마을의 남자들은 촌장의 주변으로 모여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호안사에서 또 빌릴 수 있겠는가?”


“빌려줄지 말지도 모르겠지만, 지난겨울에 부락에서 빌린 곡식도 다 못 갚았는데 그만큼을 또 빌리면 이자는 어찌 감당합니까?”


이미 매해 겨울마다 사찰에서 곡식을 빌려 조금씩 갚아 나가기는 했는데, 이번에는 산적들이 2배를 준비하라니 앞길이 캄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아녀자들이 인질로 끌려갔는데 이대로 넋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촌장의 안타까움에 이 부락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귀화인이 물었다.


“촌장님.. 이곳 관아에서 말씀을 해보시는 게 어떻씬지?”


“...”


새로 온 이의 말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 생각을 안 해 봤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세금도 안 받는 잡척(雜尺:천민)중에서도 잡척인데, 그들이 우리를 도울 것 같아서 하는 말인가?”


촌장은 화풀이를 하듯 귀화인에게 쏟아내며 말했다.


“그리고 그들이 도와준다 한들, 산적들이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 봉변을 어찌 감당할 셈인가?”


“죄..죄송합니다. 잘 몰랐습니다..”


“...끙”


새로 온 귀화인은 화풀이를 하는 촌장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죄를 했지만, 이 안타까운 현실을 부락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결국 전날 밤 호안사에 사람을 보내어 식량을 빌리기로 하였고, 그렇게 꼬박 밤을 샌 채 하루가 지나가고


“촌장 어르신. 큰일 났습니다.”


호안사에 갔던 사람이 돌아오자마자, 촌장의 집으로 부리나케 달려와 소리쳤다.


“어..어떻게 됐나? 설마?”


불안한 마음에 뛰쳐나온 촌장은 호안사에서 더 이상의 곡식을 빌려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을 했다고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이런 큰일이구나. 이일을 어찌 한단 말이냐..”


촌장은 절망에 휩싸여 비상식량이나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보았지만, 이미 모두 털어가고 별다를 것 없이 결국 밤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Уучлаарай. Би устөрөгчийн хаалгыг үр тариа түрээслэх боломжтой газарт туршиж үзсэн боловч эцэст нь бүгдийг нь үгүйсгэж, үлдсэнийг нь хусав.(죄송합니다. 곡식을 빌릴만한 곳에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결국 모두 거절당하고 남은 것을 모두 긁어모은 것들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촌장은 먹지도 않을 느릅나무 껍질이나 소나무 껍질을 긁어 와 산적두목에게 받쳤다.


“Хэрэв бид ийм маягаар гарвал бид үүнийг хийж чадахгүй. Энэ газрыг шатааж, бүгдийг нь ал.(정녕 이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할 수 없지. 이곳을 불 지르고 이놈들을 모두 죽여라.)”


두목의 말이 떨어지자 산적들은 웃으며 칼을 들어 무릎을 꿇고 있는 부락사람들에게 다가갔고 사람들은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Үүнийг ал!(죽여라!)”


산적들은 저승사자와 같은 얼굴로 다가서며 촌장의 머리 앞에서 높이 칼을 들었다.


“이 천벌을 받을 것들! 그만두지 못 할까?”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가 들려오자 산적들은 소리가 나는 곳을 모두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현이 서있었다.




매일 한편씩 업로드 예정입니다. 지속적인 관심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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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 : 칼의 이야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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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1 +44 20.06.19 143 28 12쪽
36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0 +42 20.06.18 99 26 9쪽
35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9 +42 20.06.17 85 25 10쪽
34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8 +45 20.06.16 109 28 9쪽
33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7 +41 20.06.15 114 28 9쪽
32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6 +44 20.06.13 134 34 10쪽
31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5 +42 20.06.12 149 31 9쪽
»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4 +42 20.06.11 177 34 9쪽
29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3 +36 20.06.10 177 29 10쪽
28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2 +38 20.06.09 203 35 10쪽
2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 +40 20.06.08 216 29 15쪽
2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4 (1부 완결) +38 20.06.06 227 27 12쪽
25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3 +40 20.06.05 233 31 14쪽
24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2 +36 20.06.04 229 27 12쪽
23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1 +38 20.06.03 250 27 13쪽
22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0 +28 20.06.02 256 25 13쪽
21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9 +26 20.06.01 255 23 13쪽
20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8 +20 20.05.30 269 24 14쪽
19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7 +12 20.05.29 271 23 13쪽
18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6 +15 20.05.28 265 19 13쪽
1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5 +10 20.05.26 262 21 13쪽
1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4 +6 20.05.25 267 17 13쪽
1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3 +6 20.05.23 265 18 14쪽
1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2 +6 20.05.22 273 17 13쪽
1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1 +4 20.05.21 269 19 13쪽
1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0 +8 20.05.20 274 20 14쪽
11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9 +6 20.05.19 290 20 15쪽
10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8 +6 20.05.18 276 19 13쪽
9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7 +10 20.05.18 286 24 13쪽
8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6 +6 20.05.16 306 23 15쪽
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5 +6 20.05.15 307 24 13쪽
6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4 +12 20.05.14 337 24 14쪽
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3 +10 20.05.14 369 24 14쪽
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2 +8 20.05.13 392 29 14쪽
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 +18 20.05.12 518 30 16쪽
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0 (프롤로그) +30 20.05.11 873 40 15쪽
1 제0화 복수를 위한 칼 0-1 +34 20.05.11 1,057 7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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