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주뇨니의 서재입니다.

자아도 : 칼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카레만듀
작품등록일 :
2020.05.11 22:54
최근연재일 :
2020.06.19 07: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0,481
추천수 :
997
글자수 :
203,320

작성
20.06.17 07:30
조회
84
추천
25
글자
10쪽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9

처음이라 두려운 맘이 더크고, 부족한 부분이 크게 와닿습니다. 7부까지 기획된 '칼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놉시스가 완성되어 있었지만 글로 옮긴것은 처음입니다. 무협이라 하기에도 애매하고, 또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새로움을 갖고 탄생한 작품입니다. 모쪼록 많은 응원과 애정어린 질타를 함께 부탁드립니다.




DUMMY

“그만!”


두 사람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들려왔다.


탁준경과 사묘아리였다. 여진 사람들이 싸움 구경이 나자 환호성을 질러댔고 그 소리에 두 사람도 알게 된 것이었다.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시오!”


사묘아리는 둘러싼 여진사람들에게 소리를 치자 사람들은 아쉬워했지만 수성(水星: 별칭)사묘아리의 말에 군말 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고려에서 오신 사신일행께 제 아들 녀석이 실례를 범했습니다. 저는 질리부 절도사 사묘아리라 합니다!”


“저희도 손님일진데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위위시 소경 탁준경입니다.”


“아! 탁준경 공이시군요! 위명(威名)을 익히 들어 존함을 알고 있습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야말로 고려군을 여러 번 괴롭히신 사묘아리 장군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하하하! 탁장군님만 할까요?”


서로 포권을 하며 인사를 나누었지만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묘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천하무쌍 여진족 사묘아리.


탁준경도 그를 모를 수가 없는 건, 몇 해 전 동북9성의 전투때 여러 차례 고려군을 괴멸시켰고 그로 인해 9개의 성을 포기하게 만든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여진족의 장수로 고려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명장이었지만, 아들 앞에서는 똑같은 아버지 일뿐이었다.


하지만 그에 무력에 뒤지지 않는 그가 바로 명장 유금필에 버금가는 고려 전장의 신(神) 탁준경.


이 둘은 전장에서 부딪힌 적은 없었으나 그 소문을 들어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 녀석 고려에서 온 손님께 어찌 이리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어서 사과드리도록 해라!”


“아닙니다. 어린 아이들이야 서로 싸우면서 크는 것이죠. 손님으로 온 저의 아들도 잘못을 했습니다. 홍진아 사과드려라.”


“미..미안합니다.”


홍진은 자신을 땡중, 귀화인(歸化人)으로 놀렸던 놈에게 화가 났지만 탁준경의 체면을 생각해 먼저 사과를 청했다.


“아버지! 저 녀석이 먼저 우리를 야만인이라고 욕했다고요! 전 사과하지 못해요!”


“내..내가 언제? 야만인 같이..라고 했지! 넌 나보고 땡중에 고려인도 아니라면서!”


서로 핏대를 세우며 다시 싸울 기세를 부리자 사묘아리는 길리지의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쥐어 박으며 말렸다.


“죄송합니다. 전장으로만 돌다보니 자식 놈이 버릇없이 컸습니다. 제 잘못이니 부디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사묘아리 장군께서 사과하실 일이 아니지요. 아직 아이들이 화가 덜 풀린 것 같으니 괜찮으시다면 아이들을 대련(對鍊) 시켜보심이 어떻실지요?”


사실 탁준경은 사묘아리와 한판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여진족과 화친중이라 그럴 수도 없을뿐더러, 자신은 고려의 사신으로 비밀리에 혼자 왔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아이들이라면 이야기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귀화인 부락에서 산적들과 싸움을 본 홍진을 떠올리며 해볼 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든 것이었다.


“사신으로 온 분의 자제분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찌..”


분명 사묘아리는 자신의 자식이 질것이라 추호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호오~ 요것 봐라!’


두 사람은 전장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기에 생각하는 것도 비슷했다.


“씨름은 고려와 조금 방식이 다르니 목검으로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탁준경은 사묘아리에게 먼저 제의했다.


******


여진족은 유목민답게 막사를 여러 채 지어놓고 있었으며 그중에는 씨름을 하기위한 막사도 있었다.


홍진은 내가 가르쳐준 무예를 믿고 목검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홍진아. 이길 수 있겠느냐?”


“네..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다! 자고로 전투에 이기면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 법. 네가 이기면 3가지 소원을 반드시 들어주마!”


“...”


홍진은 소원은 없었지만 저 여진족 아이에게 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거기다 자아도에게 그동안 배운 것도 있으니 능히 제압하고도 남을 듯 생각한 것이었다.


마침내 두 아이가 씨름판에서 목검을 마주하고 섰다.


“합(合)이란 구호와 함께 시작이 되고, 결(結)이란 구호에 반드시 목검을 그쳐야 한다. 그것이 상대방과 대련에 대한 예의이니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야. 알겠느냐?”


사묘아리는 두 아이에게 당부하였지만 서로를 노려보느라 대답을 하지 않았다.


“코쟁이 짝눈 다시 절로 보내주마!”


“아빠 덕택에 콧대만 센 건방진 녀석! 혼꾸녕을 내주마!”


서로를 향해 전의(戰意:싸우고자하는 의사)를 불태우며 시작을 알리는 구호가 울렸다!


“합!”


두 아이는 가볍게 검을 부딪치고 뒤로 조금씩 물러섰다. 그리고 먼저 기합과 함께 사묘아리의 아들 길리지가 선공을 했다.


“히얏!”


검을 치켜세우고 앞으로 나서며 내려치자 홍진은 자신의 목검으로 비켜 치며 오른쪽 어깨를 밀어 넣었다.


길리지는 몸을 돌려 홍진의 어깨를 피하자 다시 약간의 거리가 다시 생겨났다.


‘모래 때문에 움직임이 불편하네.’


길리지와는 다르게 모래에서 수련을 해본 적이 없어, 홍진은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모래를 불편해 했다.


반면 길리지는 이곳 모래사장에서 씨름을 연마하며 익숙해 하였기에 재빠른 움직임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이 코쟁이 녀석! 두고 봐라!’


다시 목검을 들고 이번에는 오른쪽 상단에서 홍진의 목을 겨냥하여 칼을 내려치자 홍진은 맞받아치며 그 힘을 이용해 주저앉듯 아래로 내려앉아 한 바퀴 돌아 길리지의 다리를 공격했다.


하지만 길리지는 내려쳐진 자신의 목검을 오른쪽으로 땅에 박으며, 하단공격을 막아내고 옆으로 앉아 있는 홍진의 얼굴을 향해 무릎으로 공격했다.


홍진은 그 공격에 옆으로 구르며 떨어졌지만 오른손으로 막아 큰 부상은 없었다.


“이 녀석들 봐라? 제법인데?”


탁준경은 팔짱을 끼고 두 아이의 대련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고 사묘아리 역시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일어선 홍진이 앞으로 내딛으며 중단 가로 베기를 시도했다. 길리지 역시 지지, 않으려 가로 베기를 하였고 두 목검은 서로 부딪히며 양쪽으로 튕겨나갔다.


홍진은 그 힘을 돌려 다시 상단 내려치기를 시도하였고 조금 늦게 가로 베기를 한 길리지는 내려치기를 막기 위해 목검을 가로로 추켜올리며 막아냈다.


“이.. 이 녀석이..”


뜻밖의 연계에 길리지가 조금 놀란 듯하였고 홍진은 방어를 할 줄 알았는지 몸을 붙이고 오른다리로 밧다리 걸기를 시도했다.


길리지는 몸이 붙은 상태에서 갑자기 자신의 왼쪽다리를 걸어오자 몸이 치우치며 넘어질 듯 하였지만


목검을 오른쪽으로 더 밀어 그 힘을 반동으로 손을 대지 않고 제비돌기를 하여 간격을 벌려 놓았다.


홍진은 쓰러질 줄 알았던 여진족의 아이가 오히려 제비돌기를 하며 빠져나가자 허탈해 하면서도 길리지의 재빠른 몸놀림에 놀랐다.


‘헉..헉.. 제법인데?’


‘하아 하아~ 이 녀석이..’


두 아이 모두 한차례씩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누구 하나 결정타를 내린 사람은 없었다.


홍진도 동네 아이들과 수박(手搏)을 놀이로 하며 보내왔기에 단순히 추풍도술의 무예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수련을 했었지? 자아도의 초식들은 어찌 했던 거지?’


홍진의 생각이 자아도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오고 있었지만, 목숨을 걸고 하는 싸움이 아니었기에 굳이 나서지 않았고 스스로 깨우쳐 주길, 그리고 자아도 역시도 얼마만큼의 실력이 늘었는지도 궁금하기도 했다.


잠시 숨을 고른 길리지는 다시 칼을 오른쪽 귀 옆으로 세워 들고 달려갔다.


반면 홍진은 칼을 오른쪽 아래로 낮게 내리며 무릎을 굽혔다.


정확히 홍진의 가슴을 향해 들어오는 목검의 찌르기가 들어올 때의 순간을 예측하며 거리를 재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길리지의 찌르기를 왼쪽 상단으로 올려치자 두 아이 모두 칼이 치켜 올라갔다.


홍진은 왼쪽 머리위로, 길리지는 오른쪽 머리위로 올라간 목검을 서로에게 내려쳤다.


목검은 부딪혀 튕겨 나갔지만 거리가 가까워지자 몸을 맞대게 되었다.


다시 근접한 두 아이는 너무 가까운 거리에 붙어 있어 양 어깨를 들이밀며 서로를 밀어 내려 했다.


“이 고려놈. 제법이긴 한데 그 정도 실력으로 감히 나 길리지에게 덤빈 것 이냐?”


“흥, 네놈이야 말로 고작 그것밖에 안되는데 아버지 믿고 까분 것 아냐?”


허리를 숙이고 칼을 든채 어깨를 부딪치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사묘아리는 이 상황을 말릴까 하였지만 전장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놔둘까 하고 탁준경 장군을 힐끗 보았다.


하지만 그도 별다른 표정이 없었기에 잠시 두고 보기로 했다.


어깨로 서로를 밀치다 키가 조금 더 작은 길리지가 낮은 위치를 점하여 힘을 주자, 홍진은 자신의 오른쪽 편으로 공간을 내어주며 거리를 만들어 냈다.


“헉.. 헉”


“하아.. 하아..”


짧은 대결이지만 아이들은 온 힘을 다하였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탁준경과 사묘아리는 아이들의 상태를 보자 곧 마지막 공격으로 결판이 나리라 예측하였다.


아이들은 잠시 호흡을 고른 뒤 다시 칼을 앞으로 향해 들어 공격을 준비했다.


길리지는 천천히 움직이며 홍진의 허점을 찾았고, 반대로 홍진은 그 자세 그대로 서서 조금씩만 움직이며 공격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닷!”


이번에도 길리지가 뛰어들었고 호진은 자세를 낮추며 칼의 방향을 유심히 살폈다.


칼을 앞으로 향한 채 안으로 당겨 달려오던 길리지는 오른쪽중단에서 왼쪽 상단으로 크게 올려쳤고, 홍진은 왼쪽으로 몸을 틀며 목검을 피했지만 다시 내려오는 목검을 막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번에 끝내려는 듯 길리지의 목검이 올려졌고 홍진역시 칼을 들어 올리려고 할 때 전음을 전했다.


“왼발을 반보로 이동!”




매일 한편씩 업로드 예정입니다. 지속적인 관심은 사랑입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자아도 : 칼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5 20.07.09 58 0 -
3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1 +44 20.06.19 143 28 12쪽
36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0 +42 20.06.18 98 26 9쪽
»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9 +42 20.06.17 85 25 10쪽
34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8 +45 20.06.16 109 28 9쪽
33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7 +41 20.06.15 113 28 9쪽
32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6 +44 20.06.13 133 34 10쪽
31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5 +42 20.06.12 149 31 9쪽
30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4 +42 20.06.11 176 34 9쪽
29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3 +36 20.06.10 176 29 10쪽
28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2 +38 20.06.09 203 35 10쪽
2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 +40 20.06.08 216 29 15쪽
2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4 (1부 완결) +38 20.06.06 226 27 12쪽
25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3 +40 20.06.05 233 31 14쪽
24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2 +36 20.06.04 228 27 12쪽
23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1 +38 20.06.03 249 27 13쪽
22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0 +28 20.06.02 255 25 13쪽
21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9 +26 20.06.01 255 23 13쪽
20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8 +20 20.05.30 269 24 14쪽
19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7 +12 20.05.29 270 23 13쪽
18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6 +15 20.05.28 265 19 13쪽
1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5 +10 20.05.26 261 21 13쪽
1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4 +6 20.05.25 267 17 13쪽
1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3 +6 20.05.23 264 18 14쪽
1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2 +6 20.05.22 272 17 13쪽
1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1 +4 20.05.21 269 19 13쪽
1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0 +8 20.05.20 274 20 14쪽
11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9 +6 20.05.19 289 20 15쪽
10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8 +6 20.05.18 275 19 13쪽
9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7 +10 20.05.18 285 24 13쪽
8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6 +6 20.05.16 305 23 15쪽
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5 +6 20.05.15 306 24 13쪽
6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4 +12 20.05.14 336 24 14쪽
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3 +10 20.05.14 368 24 14쪽
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2 +8 20.05.13 391 29 14쪽
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 +18 20.05.12 518 30 16쪽
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0 (프롤로그) +30 20.05.11 873 40 15쪽
1 제0화 복수를 위한 칼 0-1 +34 20.05.11 1,056 75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