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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뇨니의 서재입니다.

자아도 : 칼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카레만듀
작품등록일 :
2020.05.11 22:54
최근연재일 :
2020.06.19 07: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0,492
추천수 :
997
글자수 :
203,320

작성
20.06.13 07:30
조회
133
추천
34
글자
10쪽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6

처음이라 두려운 맘이 더크고, 부족한 부분이 크게 와닿습니다. 7부까지 기획된 '칼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놉시스가 완성되어 있었지만 글로 옮긴것은 처음입니다. 무협이라 하기에도 애매하고, 또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새로움을 갖고 탄생한 작품입니다. 모쪼록 많은 응원과 애정어린 질타를 함께 부탁드립니다.




DUMMY

탁준경은 그들과 함께 암자에 도착하여 먼저 큰스님께 인사를 올렸다.


“야심한 밤 찾아뵈게 되어 죄송합니다. 소인 위위경(衞尉卿) 탁준경이라 하옵니다.”


“이런 누추한 곳에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승 운보(雲步)라 합니다.”


큰스님과 탁준경은 서로 합장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 부락민들은 귀화인들로 이루어져 관아에서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 곳인데 어찌 알고 도와주셨는지 감읍할 따름입니다.”


“부처님께서 인도하셔서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곳의 동자승께서 이미 그들을 잘 막아내고 있었으니까요.”


“동자승이라면 홍진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하마터면 제가 늦어 부락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뻔 했습니다.”


“홍진이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래도 살상은 하지 않았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시각. 법당의 뒤쪽에서 풀이 죽어 있는 홍진에게 현이 다가왔다.


“실전에서 자아도를 운용(運用)해 보니 어떠하더냐?”


“스님...잘 모르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는 불자인데, 제가 이렇게 피를 묻히면 안될 것 같고..”


“나도 처음에 그러했으니 너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말이다 홍진아. 너로 인해 이곳 부락민들이 죽지 않고 돌아온 것만을 기억해라. 만약에 그들 누구라도 죽었다면 더 큰 마음의 짐을 가지고 평생 살아가야 했을 것이야.”


“하지만 동무들의 눈빛이.. 저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산적들에게 어미를 빼앗기고도 어찌 할 수 없었을 뿐더러, 너 혼자 산적을 무찌르고 자신의 목숨도 구했줬으니, 겁도 났을 것이고 경외감(敬畏感:공경하며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


“...”


“얼마안가 사람들은 너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 친구들은 너를 목표로 강해질 테니 너무 심려하지 않아도 될 거야.”


현은 홍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해주었다. 알다시피 현 역시도 과거 자신 때문에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고 생각했고, 괴로운 시간들을 보낸적이 있었기에 홍진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나를 믿으렴. 근데 너 머리 잘라야겠다. 제법 길어졌구나.”


“...”


홍진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곳의 삭도((削刀:승려의 머리를 깍는칼)는 날이 잘 들지 않아 몇 번을 베어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


******


“뎅~ 뎅~ 뎅~”


다음날. 홍진은 어김없이 호안사의 먼 종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어제의 일은 잠시 잊은 듯 어김없이 쌀을 씻어 안치고 마당을 쓸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과가 된 것 같았다.


마당에 빗질을 하려고 나오자 탁준경과 마주치게 되어 잠시 빗자루를 몸에 기대어 놓고 합장을 하며 인사를 건넸다.


“기침하시었습니까?”


탁준경도 합장을 하며 새벽해가 떴을 때 홍진을 보자, 몇 해 전의 모습과 아이의 부친인 홍영의 모습이 교차했다.


“어제는 어두웠기에 잘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많이 자랐구나. 이곳 암자에 있는 연유가 혹시.. 네 어미가 명을 달리 한 것이냐?”


“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갈 곳이 없는 저를 이곳 큰스님께서 받아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어미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무렇지 않았던 가슴이 울컥했다.


“왜 나를 찾아오지 않았느냐?”


“찾아가려 했으나.. 사노비가 된다 하여 이곳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사노비? 누가 너를 사노비로 쓴다 하였느냐?”


“혀... 현가.. 아닙니다.”


홍진은 당황스러웠지만 현에게 당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속으로 삼켰다.


“그래도 나의 도움 없이 잘 자라 주었구나. 네 아비 홍영이 보았다면 크게 기뻐했을 터인데.”


아비의 이야기가 나오자 기억을 떠올려보려 했지만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저는 아비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렸을 때 전장으로 떠났기에..”


“... 그럴 수도 있겠구나. 미안하다. 네 아비와 나는 호형호제(呼兄呼弟:형과 아우로 부르는 사이)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이제부터 나를 백부(伯父:큰아버지)라 생각하거라.”


자신의 아버지 홍영과, 그리고 홍진역시 모두 귀화인이었기 때문에, 높으신 장군과 아비가 호형호제를 하였고, 자신에게는 백부라 칭하라 하니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곧 이곳에서 승려가 되기로 한 처지에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다.


******


아침 발우공양(鉢盂供養:절에서 하는 식사)을 마치고 나자 큰스님과 탁장군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은 작은 암자치고는 참으로 마음의 안정을 심어 주는 곳이군요.”


“세상 시름을 모두 버리고 이곳에만 있으시니 그럴 겁니다. 시주(施主: 절이나 승려에게 물건을 베풀어 주는 사람)께서도 그동안 근심이 많으셨나 봅니다.”


탁장군은 차 향을 잠시 음미하고는 한모금 마셨다.


“조정의 일이라는 게 그렇지요. 고려의 주변국들이 많이 시끄럽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부처님께서 고려에 평화를 가져다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탁장군도 속으로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절히 바랬다.


“그런데 시주께서는 이곳은 변방일 터인데 어인일로 이곳까지 행차 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이번 일은 조정에서도 극비(極祕:극비밀)인지라 말씀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큰스님을 마주하여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혹시 홍진이의 부모를 아십니까?”


운보는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지만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다.


“아닙니다. 어미를 잃고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해 갈 곳이 없던 아이를 이곳에서 잠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듣기로는 선무도 같은 것은 가르친 적이 없다 들었는데, 어찌 혼자 무예를 익힐 수 있었습니까?”


“그것도 다 부처님과 인연으로 배우게 되었겠지요.”


홍진이 어떠한 기연(奇緣:기이한 인연)으로 무예를 배우게 되었는지 대답하지 않자 탁장군은 더 이상 묻지 않기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아이는 정식으로 출가(出家:스님이됨)를 한 것인지요?”


“부처님을 모실 준비가 되어야 정식으로 수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만, 홍진이는 아직 나이가 어려 행자로만 있었습니다.”


“저 큰스님. 그렇다면 홍진을 저에게 맡기심이 어떻신지요? 제가 홍진의 아비에게 빚을 진 것도 있고, 또 그의 무예를 보자니 나라에 큰 쓰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저보다 홍진이에게 물어보심이 나을 듯합니다. 이곳을 떠난다 하여도 모두 부처님의 뜻이겠지만, 아이가 심성이 고와 어느 곳에서도 잘할 듯합니다.”


일단 큰스님의 허락은 구했으니 탁준경은 인사를 드리고 바로 홍진을 찾으러 갔다.


때마침, 나무를 하러 가려했던 홍진은 다시 그와 마주치자 지게를 멘 체 인사를 하였고, 마음이 급한 그는 바로 홍진에게 물었다.


“너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는냐?”


“네. 나라의 높으신 관리이시자 장군이라 들었사옵니다.”


“그래. 잘 알고 있구나. 그런데 전장에서 너의 아비와 약조를 하나 한 것이 있다. 그것은 누군가가 살아 돌아가면 유품을 가족에게 전해주고, 남은가족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었다.”


다짜고짜 이야기를 하는 장군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홍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너와 너의 어미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은 저승에 가면 네 아비에게 크게 사죄를 하마.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너를 조카가 아닌, 내 수양아들로 삼아 그 약조를 지키고 싶구나.”


마른하늘 날벼락 같은 소리에 홍진도 깜짝 놀랐다.


“그게..저..저..”


“이미 큰스님께는 이야기가 다 되었다. 너만 마음을 먹으면 되니 잠시 생각해 보거라.”


갑작스러운 제의에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탁장군은 잠시 시간을 주겠다며 자리를 비켜 주었다.


“장군의 수양아들? 이곳은? 큰스님은?”


혼란스러웠다. 이제 가족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현은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다 홍진을 부르며 다가왔다.


“홍진아.”


그가 부르자 잠시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인 채 지게를 메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장군께서 함께 하자 하시더냐? 지난밤에도 너에 대해 많이 물어보시더구나.”


“...”


“이곳은 언제든 다시 돌아 올수 있으니 장군을 따라가 더 큰 물에서 지내보아라. 이곳에 남기에는 네 나이가 아깝구나.”


홍진은 현의 말에 서운하면서도 자신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눈물이 고였다.


“행자 노릇이야 내가 하면 되는 것이니 큰스님은 걱정하지 말고, 장군 떠나시기 전에 얼른 짐을 싸 큰스님께 인사를 드리렴.”


마치 사노비 이야기를 지우려는 것처럼 홍진의 등을 떠밀 듯 보내려고 했다.


“현각스님. 제가 장군을 따라가는 것이 나을까요?”


“원래 네가 가려고 했던 곳 아니더냐? 이곳에는 잠시 머물렀다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고 간다 생각하고, 암자는 어디 안가니 생각날 때 언제고 찾아오려무나.”


홍진은 현에게 안기며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듯 눈에 눈물이 고였다.


"... 현각스님."


“아! 그리고 갈 때 잊지 말고 자아도를 꼭 챙겨가고..”


흐를 뻔 한 눈물이 멈췄다.




매일 한편씩 업로드 예정입니다. 지속적인 관심은 사랑입니다~ ^^


작가의말

1인칭 관찰자 시점이 아직도 어색합니다. 이점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초고를 쓸때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쓴게 독이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이래서 초보는 티가 날수밖에 없네요. ㅠㅠ


추후 수정이 가능한 날에 대대적으로 수정을 할 계획이오니 읽어주시는 분들께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든분들 힘내시고, 조금 더 나아지는 글쟁이가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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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1 +44 20.06.19 143 28 12쪽
36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0 +42 20.06.18 98 26 9쪽
35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9 +42 20.06.17 85 25 10쪽
34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8 +45 20.06.16 109 28 9쪽
33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7 +41 20.06.15 113 28 9쪽
»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6 +44 20.06.13 134 34 10쪽
31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5 +42 20.06.12 149 31 9쪽
30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4 +42 20.06.11 176 34 9쪽
29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3 +36 20.06.10 177 29 10쪽
28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2 +38 20.06.09 203 35 10쪽
27 제2부 평화를 위한 칼 1 +40 20.06.08 216 29 15쪽
2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4 (1부 완결) +38 20.06.06 226 27 12쪽
25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3 +40 20.06.05 233 31 14쪽
24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2 +36 20.06.04 228 27 12쪽
23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1 +38 20.06.03 249 27 13쪽
22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20 +28 20.06.02 256 25 13쪽
21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9 +26 20.06.01 255 23 13쪽
20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8 +20 20.05.30 269 24 14쪽
19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7 +12 20.05.29 271 23 13쪽
18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6 +15 20.05.28 265 19 13쪽
1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5 +10 20.05.26 261 21 13쪽
16 제1부 복수를 위한 칼 14 +6 20.05.25 267 17 13쪽
1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3 +6 20.05.23 265 18 14쪽
1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2 +6 20.05.22 273 17 13쪽
1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1 +4 20.05.21 269 19 13쪽
1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0 +8 20.05.20 274 20 14쪽
11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9 +6 20.05.19 289 20 15쪽
10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8 +6 20.05.18 276 19 13쪽
9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7 +10 20.05.18 286 24 13쪽
8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6 +6 20.05.16 306 23 15쪽
7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5 +6 20.05.15 306 24 13쪽
6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4 +12 20.05.14 337 24 14쪽
5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3 +10 20.05.14 368 24 14쪽
4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2 +8 20.05.13 392 29 14쪽
3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1 +18 20.05.12 518 30 16쪽
2 제1화 복수를 위한 칼 0 (프롤로그) +30 20.05.11 873 40 15쪽
1 제0화 복수를 위한 칼 0-1 +34 20.05.11 1,056 7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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