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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걱정꾸러기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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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난정(蘭亭)
작품등록일 :
2015.09.08 04:05
최근연재일 :
2015.11.08 16:3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7,113
추천수 :
214
글자수 :
64,591

작성
15.10.30 16:08
조회
241
추천
5
글자
5쪽

18. 은별이

DUMMY

윤은비는 밤길을 걸어 자기 어머니 집으로 갔습니다.

어머니는 보이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동생이 언니를 돌아봅니다.

“언니 언제 왔어?”

세상에, 금별이랑 똑같이 생긴, 은별입니다.

은별 금별은 머리모양만 다를 뿐입니다.

“조용히 해. 엄만 어디 가셨니?”

“응, 어디 가신 게 아니라 아직 안 들어오셨어.”

“또 별똥별 줍겠다고 가셨나? 너 하나로 부족해서?”

“언니야, 자꾸 그러니까 입원하는 거 아냐? 근데, 완전히 퇴원한 거야? 왜 밤중에 들어와?”

윤은비는 은별이 그러거나 말거나 은별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며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그러더니

“히야아, 넌 정말 똑 같구나. 엉덩이까지 내려온 요 머리칼만 자르면 되겠어.”

하고 은별의 머리칼을 한 손에 움켜쥐고는 눈 깜짝할 새 싹둑 잘라낸다, 금별이의 옷을 은별에게 입힌다 하고 법석을 떨어댑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똑 같습니다.

“차암 나, 뺑 돌아버리겠네. 야, 금별! 자라니까 언제 따라왔니?”

“아아니 언니! 왜 그래?”

윤은비, 샐쭉 웃고 나더니 이내 딱딱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똑똑히 들어. 넌 이제부터 네 엄마한테 가는 거야. 네 엄마는 금보라 씨고, 네 외삼촌은 금난새 씨야. 그 정도만 알아도 뭐 지장 없을 걸?”

“뭔 소릴 하는 거야? 우리 엄마가 언니 엄마고 언니 엄마가 내 엄마인데, 뭔 자다가 개미 뒷다리 긁는 소릴 해?”

“이런 바보! 생각해봐. 우리 엄만 네 엄마가 될 수 없어. 할머니람 또 몰라도 말이야. 네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라고 하던 말이 장난이 아니야. 참말이거든.”

“아이고오, 또또 그런다. 잠이 싹 달아나네,··· 내가 그럼 진짜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라 치고, 그게 참말이라 치고, 우리엄마가 왜 금보라야? 우리엄마가 하늘에 살어? 지금 하늘나라로 가는 길이야? 이렇게 새 옷도 아니고 하필 남의 옷을 입고 지금 어딜 가고 있는 거야?”


은별의 머리를 콕 쥐어박고 난 윤은비는 갑자기 핸드폰을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금별이의 사진을 은별의 얼굴에 슥 갖다 댔다가 얼른 떼었습니다.

“어쨌든 넌 쌍둥이야. 그것도 일란성 쌍둥이··· 아니면 이토록 닮을 수가 없지.”

“뭐야 언니?”

“둘 중에 하나가 버림받은 건지, 아니면 둘 다 버림받은 건지, 진짜로 별똥별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라면 떨어지다가 각각 헤어진 건지······ 교통정릴 좀 해봐야겠어.”

은별은 손가락을 머리에 대고 뱅그르르 돌렸습니다.

“아직도 그래? 병원에 계속 있지 왜 벌써 와서 사람 헷갈리게 해? 남의 귀한 머리는 싹둑 잘라버리고······, 언니 무서워. 진짜 돌았어. 언닌 다시 입원해야 해.”

윤은비가 히죽히죽 웃었습니다.

“야아 야, 내가 돌지 않을 수 있어? 여기 있다고 생각한 애가 분명히 저기서 자고 있고, 저기 저 애는 분명히 아파트에 있는데, 꽁꽁 묶어놨는데, 지금 보니 바로 내 앞에 있고,······”

“그럼 내가 정말 쌍둥이란 거야?”

“그래, 이제 알아들어? 내가 돌은 게 아니라, 엄마가 돌은 거야. 근데, 교통정리를 하지 않았다간 진짜로 나까지도 돌아버린다고. 둘 중 하나는 없어져야 내 병이 낫는다 그 말이야. 그러니까 은별아, 아니 금별아, 하여간 그냥 별아, 넌 이제부터 금보라하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신나게 살어. 난 우리 정제 씨하고 우리 별똥별하고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 테니까.”


어느덧 능금마을아파트 109동에 왔습니다.

윤은비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은별을 거듭거듭 교육시켰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나서 말이야,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얼른 소리쳐. 엄마, 나야 나, 별이라고!······. 그렇게만 하면 된다고.”

별 어려울 것도 없었습니다. 은별은 일단 언니가 시키는 대로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엄마, 나야 나. 별이야.”

‘시키는 대로 잘 하는군.’

“아니 너 어디 갔다 왔니? 누구한테 붙잡혀 간줄 알았지 뭐야.”

은별이가 금보라 씨한테 감싸이듯 하면서 현관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본 윤은비는 엘리베이터 문을 닫자마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펴더니 두 손을 신나게 흔들어댔습니다.

“좋았어!”

지완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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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은별이 15.10.30 242 5 5쪽
19 17. 언니의 아기 15.10.30 188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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