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혼잣말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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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선생님이 똑 같이 몸을 일으키시네요.
어머나, 악수를 하시네! 그래요. 두 분은 악수를 했어요.
계속 손을 잡고 계시네요. 저게 무슨 뜻인지를 통 모르겠어요.
하지만 겁이 나네요. 엄마와 선생님이 다시 친해지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 때문에요.
맹세해요. 난, 아니 우리는 이제부터 절대로 아빨 안 찾을 거예요.
엄마하고만 행복하게 살 거라고요. 참말이지, 우리 예쁜 엄마만 있음 우린 기똥차게 행복할 자신이 있걸랑요. 그렇고말고요. 인조인간은 아직 본 적이 없지만, 인공수정이란 말도 뭔지 궁금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는 이제부터 아빠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어요.
아아, 두 분이 서로 손을 흔드시네요.
가슴이, 가슴이 아려요. 선생님이 혼자 가시는 모습이 슬퍼요.
엄마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시고 선생님은 혼자서 뚜벅 뚜벅 걸으시다가 문득 멈춰 서서 엄마를 획 돌아보시네요. 그런데요, 엄마는 그런 선생님을 보셨는지 어쨌는지 엎어질듯이 급하게 병원으로 돌아오고 계시네요. 진정제, 정말 진정제 같은 선생님은 한동안 서서 내 병실을 올려다보시고, 내 눈에선 지금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나는 선생님께 손을 흔들어요.
선생님 안녕…… 말 잘해 드릴게요. 윤은비 언니랑 예쁜 아가랑 행복하게 사시도록 도와드릴게요. 아 참, 아가가 없다고요? 언니도 두랑이처럼 가짜 아기를 가졌었다고요? 눈물이, 눈물이, 왜 자꾸자꾸만 눈물이 나는지 알 수 없네요. 그런데요, 한 가지 이해 안되는 게 있어요. 선생님이 왜 자기 애인의 뺨을 때렸을까 하는 거 말이에요. 따지고 보면 선생님이 잘못한 거 아닌가요? 선생님 태도가 오죽했으면 언니가 이 별똥별이를 납치까지 했을라고요.
아이쿠 난 이제 몰라요. 그 언니만큼 자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요 뭐.
오줌싸개 분수대로 달려간 선생님이 분수대 물에 손을 씻으셔요.
휠체어 아저씨가 선생님을 가리키며 뭐라, 뭐라, 소리치고 있어요. 무슨 말일까요? 혹 이런 소리 아닐까요?
“거기서 손을 씻으면 물이 더러워집니다.”
“거기다 손을 씻으면 손이 더러워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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